미, 렘데시비르 3개월 치 물량 ‘싹쓸이’…9월까지 92% 독차지

미국이 코로나19 치료제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사의 렘데시비르 3개월 치 물량을 싹쓸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NN방송과 AFP통신 등은 현지시간 2일, 미국이 9월 말까지 길리어드가 생산하는 렘데시비르 물량의 92%를 구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7월 생산 예상량의 100%를 샀고, 8월과 9월 생산량의 90%를 확보했는데, 50만 회 이상의 치료 과정에 활용될 수 있는 분량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도자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이 최초의 승인된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놀라운 계약을 타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렘데시비르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어 이번 미국의 렘데시비르 싹쓸이를 둘러싼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지난 1일 언론 브리핑에서 "분명히 전 세계적으로 매우 아픈 사람이 많이 있다"며 모든 사람이 렘데시비르 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영국 리버풀대학의 앤드루 힐 선임 객원연구원은 CNN에 "단일국가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대해 전체 약품 공급량을 징발한 상황을 결코 알지 못한다"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렘데시비르의 효능 입증을 위해 다른 나라 환자들도 위험을 무릅쓰고 임상시험에 참여했다며 "그 연구의 혜택을 가져가는 것은 왜 미국뿐이어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CNN은 길리어드가 10월까지 50만 회 이상, 12월까지 200만 회 이상의 치료과정에 사용될 수 있도록 렘데시비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 약이 전 세계로 배포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습니다.

렘데시비르는 미 식품의약처(FDA)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유일한 코로나19 치료제로, 현재 길리어드가 특허를 갖고 있습니다.

길리어드는 지금까지 약 14만 회 치료 과정에 사용될 수 있는 150만 회 투여분을 전 세계에 기증했고, 인도와 이집트, 파키스탄 등의 5개 복제약 제조사와 협약을 통해 127개의 저소득국 공급을 위한 렘데시비르 생산을 허용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