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근대건조물 멸실…대저수리조합건물은 ‘빙산의 일각’
입력 2020.07.03 (19:53)
수정 2020.07.0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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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시대 등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부산의 근대유산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부산의 근대문화 유산 관리와 보존 실태를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풍요로운 곡창지대인 강서구 대저지역.
이 때문에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일제가 최대한 많은 곡식을 수탈하기 위해 물을 대어주고 빼내어 주는 근대 시설 수리조합을 설치했고 이를 설치하기 위한 공사비와 물 사용 요금을 대저 소작농들에게 물었습니다.
이런 수탈의 역사가 창고, 본관, 비석에 걸쳐 오롯이 남아 있는 곳은 부산에서 대저수리조합이 유일합니다.
지난 해에는 이같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부산시가 근대건조물 관리목록 A등급에 포함했습니다.
[강동진/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부산시 근대건조물 보호위원회 위원 : "농업이란 관점에서 지역(대저)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시설과 유산 중에 가장 핵심적인 곳이 바로, 대저수리조합이라 할 수 있고요."]
하지만, 관리목록에 포함된지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아 철거 위기에 놓였습니다.
옛 대저수리조합 일대가 강서구의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가 포함된 문화시설 건립지로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강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52년도에 미군 폭격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그 건물이 완전히 소실이 됐거든요. 또 그게 (문화재로) 지정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건축물을 짓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얼마 남아있지 않은 역사적인 장소를 철거하는 것은 부산의 정체성을 지우는 일이라 목소리를 높입니다.
[김승남/건축가 : "여기에 70년, 100년이 된 문화적인 가치가 있는 유산이 있는데 그거를 없애고 새로 짓는다는 건 그건 마치 우리에게 소중한 보석을 다 버리고 새로운 보석을 사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부산에서 원형이 가장 잘 남아있는 서양풍 일식주택으로 평가 받았던 권호성 주택을 비롯해 총 44개의 근대건조물이 이미 사라졌습니다.
KBS 뉴스 이도은입니다.
일제시대 등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부산의 근대유산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부산의 근대문화 유산 관리와 보존 실태를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풍요로운 곡창지대인 강서구 대저지역.
이 때문에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일제가 최대한 많은 곡식을 수탈하기 위해 물을 대어주고 빼내어 주는 근대 시설 수리조합을 설치했고 이를 설치하기 위한 공사비와 물 사용 요금을 대저 소작농들에게 물었습니다.
이런 수탈의 역사가 창고, 본관, 비석에 걸쳐 오롯이 남아 있는 곳은 부산에서 대저수리조합이 유일합니다.
지난 해에는 이같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부산시가 근대건조물 관리목록 A등급에 포함했습니다.
[강동진/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부산시 근대건조물 보호위원회 위원 : "농업이란 관점에서 지역(대저)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시설과 유산 중에 가장 핵심적인 곳이 바로, 대저수리조합이라 할 수 있고요."]
하지만, 관리목록에 포함된지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아 철거 위기에 놓였습니다.
옛 대저수리조합 일대가 강서구의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가 포함된 문화시설 건립지로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강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52년도에 미군 폭격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그 건물이 완전히 소실이 됐거든요. 또 그게 (문화재로) 지정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건축물을 짓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얼마 남아있지 않은 역사적인 장소를 철거하는 것은 부산의 정체성을 지우는 일이라 목소리를 높입니다.
[김승남/건축가 : "여기에 70년, 100년이 된 문화적인 가치가 있는 유산이 있는데 그거를 없애고 새로 짓는다는 건 그건 마치 우리에게 소중한 보석을 다 버리고 새로운 보석을 사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부산에서 원형이 가장 잘 남아있는 서양풍 일식주택으로 평가 받았던 권호성 주택을 비롯해 총 44개의 근대건조물이 이미 사라졌습니다.
KBS 뉴스 이도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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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7-03 19:53:53
- 수정2020-07-03 19:57:48

[앵커]
일제시대 등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부산의 근대유산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부산의 근대문화 유산 관리와 보존 실태를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풍요로운 곡창지대인 강서구 대저지역.
이 때문에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일제가 최대한 많은 곡식을 수탈하기 위해 물을 대어주고 빼내어 주는 근대 시설 수리조합을 설치했고 이를 설치하기 위한 공사비와 물 사용 요금을 대저 소작농들에게 물었습니다.
이런 수탈의 역사가 창고, 본관, 비석에 걸쳐 오롯이 남아 있는 곳은 부산에서 대저수리조합이 유일합니다.
지난 해에는 이같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부산시가 근대건조물 관리목록 A등급에 포함했습니다.
[강동진/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부산시 근대건조물 보호위원회 위원 : "농업이란 관점에서 지역(대저)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시설과 유산 중에 가장 핵심적인 곳이 바로, 대저수리조합이라 할 수 있고요."]
하지만, 관리목록에 포함된지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아 철거 위기에 놓였습니다.
옛 대저수리조합 일대가 강서구의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가 포함된 문화시설 건립지로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강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52년도에 미군 폭격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그 건물이 완전히 소실이 됐거든요. 또 그게 (문화재로) 지정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건축물을 짓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얼마 남아있지 않은 역사적인 장소를 철거하는 것은 부산의 정체성을 지우는 일이라 목소리를 높입니다.
[김승남/건축가 : "여기에 70년, 100년이 된 문화적인 가치가 있는 유산이 있는데 그거를 없애고 새로 짓는다는 건 그건 마치 우리에게 소중한 보석을 다 버리고 새로운 보석을 사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부산에서 원형이 가장 잘 남아있는 서양풍 일식주택으로 평가 받았던 권호성 주택을 비롯해 총 44개의 근대건조물이 이미 사라졌습니다.
KBS 뉴스 이도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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