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① 부산 근대건조물 멸실…대저수리조합건물은 ‘빙산의 일각’
입력 2020.07.03 (22:13)
수정 2020.07.0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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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시대 등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부산의 근대유산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저수리조합건물의 경우 기초지자체에서 앞장서 철거를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부산의 근대문화 유산 관리와 보존 실태를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풍요로운 곡창지대인 강서구 대저지역.
이 때문에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일제가 최대한 많은 곡식을 수탈하기 위해 물을 대어주고 빼내어 주는 근대 시설 수리조합을 설치했고 이를 설치하기 위한 공사비와 물 사용 요금을 대저 소작농들에게 물었습니다.
이런 수탈의 역사가 창고, 본관, 비석에 걸쳐 오롯이 남아 있는 곳은 부산에서 대저수리조합이 유일합니다.
지난 해에는 이같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부산시가 근대건조물 관리목록 A등급에 포함했습니다.
[강동진/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부산시 근대건조물 보호위원회 위원 : "농업이란 관점에서 지역(대저)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시설과 유산 중에 가장 핵심적인 곳이 바로, 대저수리조합이라 할 수 있고요."]
하지만, 관리목록에 포함된지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아 철거 위기에 놓였습니다.
옛 대저수리조합 일대가 강서구의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가 포함된 문화시설 건립지로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강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52년도에 미군 폭격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그 건물이 완전히 소실이 됐거든요. 또 그게 (문화재로) 지정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건축물을 짓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얼마 남아있지 않은 역사적인 장소를 철거하는 것은 부산의 정체성을 지우는 일이라 목소리를 높입니다.
[김승남/건축가 : "여기에 70년, 100년이 된 문화적인 가치가 있는 유산이 있는데 그거를 없애고 새로 짓는다는 건 그건 마치 우리에게 소중한 보석을 다 버리고 새로운 보석을 사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부산에서 원형이 가장 잘 남아있는 서양풍 일식주택으로 평가 받았던 권호성 주택을 비롯해 총 44개의 근대건조물이 이미 사라졌습니다.
폐허처럼 보이는 이곳은 이중섭과 함께 동시대 미술을 선도했던 부산 서양화 1세대, 김종식 화백이 살았던 생가로 부산의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관리가 되지 않은 것을 증명하듯 덩쿨과 나뭇가지로 뒤덮여 출입이 불가능합니다.
김종식화백기념관을 포함해 멸실이 우려된다며 긴급 보호 조치 대상으로 꼽힌 곳은 총 5곳이나 됩니다.
철거되는 근대건조물과 함께 부산의 역사도 함께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도은입니다.
일제시대 등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부산의 근대유산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저수리조합건물의 경우 기초지자체에서 앞장서 철거를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부산의 근대문화 유산 관리와 보존 실태를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풍요로운 곡창지대인 강서구 대저지역.
이 때문에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일제가 최대한 많은 곡식을 수탈하기 위해 물을 대어주고 빼내어 주는 근대 시설 수리조합을 설치했고 이를 설치하기 위한 공사비와 물 사용 요금을 대저 소작농들에게 물었습니다.
이런 수탈의 역사가 창고, 본관, 비석에 걸쳐 오롯이 남아 있는 곳은 부산에서 대저수리조합이 유일합니다.
지난 해에는 이같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부산시가 근대건조물 관리목록 A등급에 포함했습니다.
[강동진/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부산시 근대건조물 보호위원회 위원 : "농업이란 관점에서 지역(대저)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시설과 유산 중에 가장 핵심적인 곳이 바로, 대저수리조합이라 할 수 있고요."]
하지만, 관리목록에 포함된지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아 철거 위기에 놓였습니다.
옛 대저수리조합 일대가 강서구의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가 포함된 문화시설 건립지로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강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52년도에 미군 폭격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그 건물이 완전히 소실이 됐거든요. 또 그게 (문화재로) 지정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건축물을 짓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얼마 남아있지 않은 역사적인 장소를 철거하는 것은 부산의 정체성을 지우는 일이라 목소리를 높입니다.
[김승남/건축가 : "여기에 70년, 100년이 된 문화적인 가치가 있는 유산이 있는데 그거를 없애고 새로 짓는다는 건 그건 마치 우리에게 소중한 보석을 다 버리고 새로운 보석을 사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부산에서 원형이 가장 잘 남아있는 서양풍 일식주택으로 평가 받았던 권호성 주택을 비롯해 총 44개의 근대건조물이 이미 사라졌습니다.
폐허처럼 보이는 이곳은 이중섭과 함께 동시대 미술을 선도했던 부산 서양화 1세대, 김종식 화백이 살았던 생가로 부산의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관리가 되지 않은 것을 증명하듯 덩쿨과 나뭇가지로 뒤덮여 출입이 불가능합니다.
김종식화백기념관을 포함해 멸실이 우려된다며 긴급 보호 조치 대상으로 꼽힌 곳은 총 5곳이나 됩니다.
철거되는 근대건조물과 함께 부산의 역사도 함께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도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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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7-03 22:13:51
- 수정2020-07-03 22: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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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등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부산의 근대유산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저수리조합건물의 경우 기초지자체에서 앞장서 철거를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부산의 근대문화 유산 관리와 보존 실태를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풍요로운 곡창지대인 강서구 대저지역.
이 때문에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일제가 최대한 많은 곡식을 수탈하기 위해 물을 대어주고 빼내어 주는 근대 시설 수리조합을 설치했고 이를 설치하기 위한 공사비와 물 사용 요금을 대저 소작농들에게 물었습니다.
이런 수탈의 역사가 창고, 본관, 비석에 걸쳐 오롯이 남아 있는 곳은 부산에서 대저수리조합이 유일합니다.
지난 해에는 이같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부산시가 근대건조물 관리목록 A등급에 포함했습니다.
[강동진/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부산시 근대건조물 보호위원회 위원 : "농업이란 관점에서 지역(대저)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시설과 유산 중에 가장 핵심적인 곳이 바로, 대저수리조합이라 할 수 있고요."]
하지만, 관리목록에 포함된지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아 철거 위기에 놓였습니다.
옛 대저수리조합 일대가 강서구의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가 포함된 문화시설 건립지로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강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52년도에 미군 폭격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그 건물이 완전히 소실이 됐거든요. 또 그게 (문화재로) 지정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건축물을 짓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얼마 남아있지 않은 역사적인 장소를 철거하는 것은 부산의 정체성을 지우는 일이라 목소리를 높입니다.
[김승남/건축가 : "여기에 70년, 100년이 된 문화적인 가치가 있는 유산이 있는데 그거를 없애고 새로 짓는다는 건 그건 마치 우리에게 소중한 보석을 다 버리고 새로운 보석을 사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부산에서 원형이 가장 잘 남아있는 서양풍 일식주택으로 평가 받았던 권호성 주택을 비롯해 총 44개의 근대건조물이 이미 사라졌습니다.
폐허처럼 보이는 이곳은 이중섭과 함께 동시대 미술을 선도했던 부산 서양화 1세대, 김종식 화백이 살았던 생가로 부산의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관리가 되지 않은 것을 증명하듯 덩쿨과 나뭇가지로 뒤덮여 출입이 불가능합니다.
김종식화백기념관을 포함해 멸실이 우려된다며 긴급 보호 조치 대상으로 꼽힌 곳은 총 5곳이나 됩니다.
철거되는 근대건조물과 함께 부산의 역사도 함께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도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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