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깊어지는 法-檢 갈등

입력 2020.07.04 (07:42) 수정 2020.07.0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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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익 해설위원

요즘 법을 다루는 정부 기관들에서 불협화음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 사이에서, 그리고 검찰 내부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 갈등, 크게는 여권과 윤총장간 갈등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최근의 발단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입니다.

추미애 장관은 그제 윤석열총장을 향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의 '검언유착의혹 사건' 수사는 수사팀이 독립성을 갖고 수사하란 겁니다. 헌정사상 두번 째 발동된 이같은 지휘권 행사에 검찰에선 반발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수사의 최종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란 것은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겁니다. 사실상 총장직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장관의 수사지휘는 검찰이 자초한 측면이 강해 보입니다. 수사자문단 심의를 받으려고 한 대검의 결정은 윤석열총장이 수사대상이 된 최측근 검사장을 보호하려는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총장은 어제 전국의 검사장들을 모아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아들일지 논의했습니다. 차라리 독립적 수사권을 갖는 특임검사를 지정해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도록 장관에게 재지휘를 요청하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추장관측에선 안 된다며 미리 쐐기를 박았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 마음이 편할리 없습니다. 국민들이 알고싶은 건, 장관이 옳으냐, 검찰총장이 옳으냐가 아닐 겁니다. 검언유착이 실제 있었냐, 바로 이 문제입니다. 윤총장의 측근이라는 검사장은 떳떳하다면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수사받길 자처하는 게 마땅합니다. 윤총장은 측근 비호라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사건 지휘에서 먼저 손을 뗐어야 했습니다.

장관의 수사지휘를 부른 검찰은 독립성에 상처가 났습니다. 그 책임 문제를 윤석열 총장은 고민할 것입니다. 세간엔 이 모든 게 정권 관련 수사에 거침없는 '총장 내쫓기' 아니냔 시선도 존재합니다. 중요한 건 모든 게 법과 원칙, 상식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고,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겁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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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깊어지는 法-檢 갈등
    • 입력 2020-07-04 07:43:45
    • 수정2020-07-04 07: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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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익 해설위원

요즘 법을 다루는 정부 기관들에서 불협화음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 사이에서, 그리고 검찰 내부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 갈등, 크게는 여권과 윤총장간 갈등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최근의 발단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입니다.

추미애 장관은 그제 윤석열총장을 향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의 '검언유착의혹 사건' 수사는 수사팀이 독립성을 갖고 수사하란 겁니다. 헌정사상 두번 째 발동된 이같은 지휘권 행사에 검찰에선 반발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수사의 최종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란 것은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겁니다. 사실상 총장직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장관의 수사지휘는 검찰이 자초한 측면이 강해 보입니다. 수사자문단 심의를 받으려고 한 대검의 결정은 윤석열총장이 수사대상이 된 최측근 검사장을 보호하려는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총장은 어제 전국의 검사장들을 모아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아들일지 논의했습니다. 차라리 독립적 수사권을 갖는 특임검사를 지정해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도록 장관에게 재지휘를 요청하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추장관측에선 안 된다며 미리 쐐기를 박았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 마음이 편할리 없습니다. 국민들이 알고싶은 건, 장관이 옳으냐, 검찰총장이 옳으냐가 아닐 겁니다. 검언유착이 실제 있었냐, 바로 이 문제입니다. 윤총장의 측근이라는 검사장은 떳떳하다면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수사받길 자처하는 게 마땅합니다. 윤총장은 측근 비호라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사건 지휘에서 먼저 손을 뗐어야 했습니다.

장관의 수사지휘를 부른 검찰은 독립성에 상처가 났습니다. 그 책임 문제를 윤석열 총장은 고민할 것입니다. 세간엔 이 모든 게 정권 관련 수사에 거침없는 '총장 내쫓기' 아니냔 시선도 존재합니다. 중요한 건 모든 게 법과 원칙, 상식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고,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겁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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