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ET] ‘코로나’ 모르는 ‘명품’…없어서 못 판다
입력 2020.07.06 (18:00)
수정 2020.07.0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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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ET> 오늘부터 진행을 맡은 박태원입니다.
진짜 필요한, 진짜 궁금한 세계 경제 소식만 쏙쏙 뽑아서, 발 빠르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글로벌 ET> 첫 시간, 이경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 지갑이 아주 굳게 닫혀 있죠.
그런데, 분위기가 영 다른 곳이 있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품절', '매진' 빛의 속도로 클릭한다…. 이런 열풍이 불고 있다는데요.
영상으로 한번 보실까요.
끝도 안 보이게 길게 늘어선 줄.
나눠준 번호표는 일찌감치 동났습니다.
많은 사람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이곳은 서울의 한 백화점입니다.
정부가 재고 면세품에 한해 한시적으로 국내 유통을 허용했죠.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 물건이 풀리면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깁니다.
[앵커]
우리가 흔히 '면세품'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품목이 있는데요.
수입 고가품, 이른바 '명품'도 포함됐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마 한 번쯤은 들어서 아실 만한 상표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가방, 신발 등 수입 고가품이 '반값'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업계 또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루이뷔통 등을 소유한 프랑스 패션 그룹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감소했고요.
미국 보석업체 티파니의 경우 5월 기준 전 세계 매출이 40% 급감했습니다.
그래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명품업계가 앞으로 최소 2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라는 감염병 대유행 앞에서는 수입 고가품 업계도 맥을 못 출 줄 알았는데, 그게 또 아니었군요?
[기자]
네, 특히 아시아 지역, 그중에서도 중국에서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중국 소비자들, 언제 그랬냐는 듯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티파니의 경우 중국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 대비 올랐습니다.
4월에 30%, 5월에는 90%로 껑충 뛰었습니다.
루이뷔통 그룹도 마찬가집니다.
4월 이후 중국 전역 매장에서 매출이 50% 이상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 광저우의 한 명품 판매장은 코로나19로 두 달여 만에 다시 문을 열었는데요.
재개장 첫날에만 270만 달러, 우리 돈으로 32억 4천만 원어치를 팔아치웠습니다.
하루 매출 신기록입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케링(구치 등 보유) 최고경영자 : "매출이 4월 이후 매우 강하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자사 제품들이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황이 아주 좋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전 세계 확진자가 천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데, 이런 업계만 비껴가는 모양샙니다.
이유가 뭘까요?
[기자]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선은, 코로나19로 여행도 못 가고 외출마저도 자유롭지 못했죠.
억눌려있던 소비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일종의 보상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닌가…. 이런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투자 목적도 강합니다.
중고 고가품, 한정판의 경우 희소가치가 워낙 높다 보니 부르는 게 값입니다.
지난달 말 크리스티 경매에서 2016년 제작된 핸드백이 약 1억 8천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고 명품 가방 판매는 1년 전보다 5백% 이상 폭등했습니다.
[앵커]
업체들이 해마다 가격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비싸도 잘 팔리니까요.
최근에도 일부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또 인상했죠?
[기자]
네, 가격 인상 폭이 작지 않습니다.
샤넬이 지난 5월에 주요 제품 가격을 20% 가까이 올렸고요,
이달 들어서는 디오르가 10% 정도 인상했습니다.
지난 10년여간 수입 고가품 업계가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아시아 시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샤넬의 경우 지난해 매출의 44%, 절반 가까이가 아시아 시장에서 나왔고요.
루이뷔통과 구치도 매출의 30% 이상을 아시아에서 벌어들였습니다.
특히, 중국이 전 세계 명품의 3분의 1을 쓸어담고 있죠.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라인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이면 우리 집 현관문 앞까지 배달해 주는 거죠.
한 업체는 중국에서 향수와 화장품 등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는데, 5월 온라인 매출이 100% 증가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모든 제품을 온라인에서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화장품, 향수 등 일부 품목으로 한정돼 있고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가방은 무조건 매장에서만 판매합니다.
물론, 할인도 없습니다.
[앵커]
이경진 기자, 잘 들었습니다.
<글로벌 ET> 오늘부터 진행을 맡은 박태원입니다.
진짜 필요한, 진짜 궁금한 세계 경제 소식만 쏙쏙 뽑아서, 발 빠르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글로벌 ET> 첫 시간, 이경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 지갑이 아주 굳게 닫혀 있죠.
그런데, 분위기가 영 다른 곳이 있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품절', '매진' 빛의 속도로 클릭한다…. 이런 열풍이 불고 있다는데요.
영상으로 한번 보실까요.
끝도 안 보이게 길게 늘어선 줄.
나눠준 번호표는 일찌감치 동났습니다.
많은 사람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이곳은 서울의 한 백화점입니다.
정부가 재고 면세품에 한해 한시적으로 국내 유통을 허용했죠.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 물건이 풀리면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깁니다.
[앵커]
우리가 흔히 '면세품'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품목이 있는데요.
수입 고가품, 이른바 '명품'도 포함됐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마 한 번쯤은 들어서 아실 만한 상표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가방, 신발 등 수입 고가품이 '반값'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업계 또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루이뷔통 등을 소유한 프랑스 패션 그룹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감소했고요.
미국 보석업체 티파니의 경우 5월 기준 전 세계 매출이 40% 급감했습니다.
그래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명품업계가 앞으로 최소 2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라는 감염병 대유행 앞에서는 수입 고가품 업계도 맥을 못 출 줄 알았는데, 그게 또 아니었군요?
[기자]
네, 특히 아시아 지역, 그중에서도 중국에서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중국 소비자들, 언제 그랬냐는 듯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티파니의 경우 중국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 대비 올랐습니다.
4월에 30%, 5월에는 90%로 껑충 뛰었습니다.
루이뷔통 그룹도 마찬가집니다.
4월 이후 중국 전역 매장에서 매출이 50% 이상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 광저우의 한 명품 판매장은 코로나19로 두 달여 만에 다시 문을 열었는데요.
재개장 첫날에만 270만 달러, 우리 돈으로 32억 4천만 원어치를 팔아치웠습니다.
하루 매출 신기록입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케링(구치 등 보유) 최고경영자 : "매출이 4월 이후 매우 강하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자사 제품들이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황이 아주 좋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전 세계 확진자가 천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데, 이런 업계만 비껴가는 모양샙니다.
이유가 뭘까요?
[기자]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선은, 코로나19로 여행도 못 가고 외출마저도 자유롭지 못했죠.
억눌려있던 소비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일종의 보상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닌가…. 이런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투자 목적도 강합니다.
중고 고가품, 한정판의 경우 희소가치가 워낙 높다 보니 부르는 게 값입니다.
지난달 말 크리스티 경매에서 2016년 제작된 핸드백이 약 1억 8천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고 명품 가방 판매는 1년 전보다 5백% 이상 폭등했습니다.
[앵커]
업체들이 해마다 가격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비싸도 잘 팔리니까요.
최근에도 일부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또 인상했죠?
[기자]
네, 가격 인상 폭이 작지 않습니다.
샤넬이 지난 5월에 주요 제품 가격을 20% 가까이 올렸고요,
이달 들어서는 디오르가 10% 정도 인상했습니다.
지난 10년여간 수입 고가품 업계가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아시아 시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샤넬의 경우 지난해 매출의 44%, 절반 가까이가 아시아 시장에서 나왔고요.
루이뷔통과 구치도 매출의 30% 이상을 아시아에서 벌어들였습니다.
특히, 중국이 전 세계 명품의 3분의 1을 쓸어담고 있죠.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라인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이면 우리 집 현관문 앞까지 배달해 주는 거죠.
한 업체는 중국에서 향수와 화장품 등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는데, 5월 온라인 매출이 100% 증가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모든 제품을 온라인에서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화장품, 향수 등 일부 품목으로 한정돼 있고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가방은 무조건 매장에서만 판매합니다.
물론, 할인도 없습니다.
[앵커]
이경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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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7-06 18:03:58
- 수정2020-07-06 20: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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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T> 오늘부터 진행을 맡은 박태원입니다.
진짜 필요한, 진짜 궁금한 세계 경제 소식만 쏙쏙 뽑아서, 발 빠르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글로벌 ET> 첫 시간, 이경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 지갑이 아주 굳게 닫혀 있죠.
그런데, 분위기가 영 다른 곳이 있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품절', '매진' 빛의 속도로 클릭한다…. 이런 열풍이 불고 있다는데요.
영상으로 한번 보실까요.
끝도 안 보이게 길게 늘어선 줄.
나눠준 번호표는 일찌감치 동났습니다.
많은 사람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이곳은 서울의 한 백화점입니다.
정부가 재고 면세품에 한해 한시적으로 국내 유통을 허용했죠.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 물건이 풀리면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깁니다.
[앵커]
우리가 흔히 '면세품'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품목이 있는데요.
수입 고가품, 이른바 '명품'도 포함됐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마 한 번쯤은 들어서 아실 만한 상표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가방, 신발 등 수입 고가품이 '반값'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업계 또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루이뷔통 등을 소유한 프랑스 패션 그룹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감소했고요.
미국 보석업체 티파니의 경우 5월 기준 전 세계 매출이 40% 급감했습니다.
그래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명품업계가 앞으로 최소 2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라는 감염병 대유행 앞에서는 수입 고가품 업계도 맥을 못 출 줄 알았는데, 그게 또 아니었군요?
[기자]
네, 특히 아시아 지역, 그중에서도 중국에서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중국 소비자들, 언제 그랬냐는 듯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티파니의 경우 중국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 대비 올랐습니다.
4월에 30%, 5월에는 90%로 껑충 뛰었습니다.
루이뷔통 그룹도 마찬가집니다.
4월 이후 중국 전역 매장에서 매출이 50% 이상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 광저우의 한 명품 판매장은 코로나19로 두 달여 만에 다시 문을 열었는데요.
재개장 첫날에만 270만 달러, 우리 돈으로 32억 4천만 원어치를 팔아치웠습니다.
하루 매출 신기록입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케링(구치 등 보유) 최고경영자 : "매출이 4월 이후 매우 강하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자사 제품들이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황이 아주 좋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전 세계 확진자가 천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데, 이런 업계만 비껴가는 모양샙니다.
이유가 뭘까요?
[기자]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선은, 코로나19로 여행도 못 가고 외출마저도 자유롭지 못했죠.
억눌려있던 소비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일종의 보상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닌가…. 이런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투자 목적도 강합니다.
중고 고가품, 한정판의 경우 희소가치가 워낙 높다 보니 부르는 게 값입니다.
지난달 말 크리스티 경매에서 2016년 제작된 핸드백이 약 1억 8천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고 명품 가방 판매는 1년 전보다 5백% 이상 폭등했습니다.
[앵커]
업체들이 해마다 가격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비싸도 잘 팔리니까요.
최근에도 일부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또 인상했죠?
[기자]
네, 가격 인상 폭이 작지 않습니다.
샤넬이 지난 5월에 주요 제품 가격을 20% 가까이 올렸고요,
이달 들어서는 디오르가 10% 정도 인상했습니다.
지난 10년여간 수입 고가품 업계가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아시아 시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샤넬의 경우 지난해 매출의 44%, 절반 가까이가 아시아 시장에서 나왔고요.
루이뷔통과 구치도 매출의 30% 이상을 아시아에서 벌어들였습니다.
특히, 중국이 전 세계 명품의 3분의 1을 쓸어담고 있죠.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라인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이면 우리 집 현관문 앞까지 배달해 주는 거죠.
한 업체는 중국에서 향수와 화장품 등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는데, 5월 온라인 매출이 100% 증가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모든 제품을 온라인에서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화장품, 향수 등 일부 품목으로 한정돼 있고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가방은 무조건 매장에서만 판매합니다.
물론, 할인도 없습니다.
[앵커]
이경진 기자, 잘 들었습니다.
<글로벌 ET> 오늘부터 진행을 맡은 박태원입니다.
진짜 필요한, 진짜 궁금한 세계 경제 소식만 쏙쏙 뽑아서, 발 빠르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글로벌 ET> 첫 시간, 이경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 지갑이 아주 굳게 닫혀 있죠.
그런데, 분위기가 영 다른 곳이 있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품절', '매진' 빛의 속도로 클릭한다…. 이런 열풍이 불고 있다는데요.
영상으로 한번 보실까요.
끝도 안 보이게 길게 늘어선 줄.
나눠준 번호표는 일찌감치 동났습니다.
많은 사람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이곳은 서울의 한 백화점입니다.
정부가 재고 면세품에 한해 한시적으로 국내 유통을 허용했죠.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 물건이 풀리면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깁니다.
[앵커]
우리가 흔히 '면세품'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품목이 있는데요.
수입 고가품, 이른바 '명품'도 포함됐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마 한 번쯤은 들어서 아실 만한 상표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가방, 신발 등 수입 고가품이 '반값'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업계 또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루이뷔통 등을 소유한 프랑스 패션 그룹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감소했고요.
미국 보석업체 티파니의 경우 5월 기준 전 세계 매출이 40% 급감했습니다.
그래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명품업계가 앞으로 최소 2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라는 감염병 대유행 앞에서는 수입 고가품 업계도 맥을 못 출 줄 알았는데, 그게 또 아니었군요?
[기자]
네, 특히 아시아 지역, 그중에서도 중국에서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중국 소비자들, 언제 그랬냐는 듯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티파니의 경우 중국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 대비 올랐습니다.
4월에 30%, 5월에는 90%로 껑충 뛰었습니다.
루이뷔통 그룹도 마찬가집니다.
4월 이후 중국 전역 매장에서 매출이 50% 이상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 광저우의 한 명품 판매장은 코로나19로 두 달여 만에 다시 문을 열었는데요.
재개장 첫날에만 270만 달러, 우리 돈으로 32억 4천만 원어치를 팔아치웠습니다.
하루 매출 신기록입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케링(구치 등 보유) 최고경영자 : "매출이 4월 이후 매우 강하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자사 제품들이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황이 아주 좋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전 세계 확진자가 천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데, 이런 업계만 비껴가는 모양샙니다.
이유가 뭘까요?
[기자]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선은, 코로나19로 여행도 못 가고 외출마저도 자유롭지 못했죠.
억눌려있던 소비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일종의 보상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닌가…. 이런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투자 목적도 강합니다.
중고 고가품, 한정판의 경우 희소가치가 워낙 높다 보니 부르는 게 값입니다.
지난달 말 크리스티 경매에서 2016년 제작된 핸드백이 약 1억 8천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고 명품 가방 판매는 1년 전보다 5백% 이상 폭등했습니다.
[앵커]
업체들이 해마다 가격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비싸도 잘 팔리니까요.
최근에도 일부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또 인상했죠?
[기자]
네, 가격 인상 폭이 작지 않습니다.
샤넬이 지난 5월에 주요 제품 가격을 20% 가까이 올렸고요,
이달 들어서는 디오르가 10% 정도 인상했습니다.
지난 10년여간 수입 고가품 업계가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아시아 시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샤넬의 경우 지난해 매출의 44%, 절반 가까이가 아시아 시장에서 나왔고요.
루이뷔통과 구치도 매출의 30% 이상을 아시아에서 벌어들였습니다.
특히, 중국이 전 세계 명품의 3분의 1을 쓸어담고 있죠.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라인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이면 우리 집 현관문 앞까지 배달해 주는 거죠.
한 업체는 중국에서 향수와 화장품 등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는데, 5월 온라인 매출이 100% 증가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모든 제품을 온라인에서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화장품, 향수 등 일부 품목으로 한정돼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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