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야구세상 9] 구창모와 요키시, 누가 더 잘 던지고 있고 앞으로 누가 더 잘할까?

입력 2020.07.08 (07:00) 수정 2020.07.1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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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자책점의 함정

요즘 언론에서 종종 쓰는 '미스터 제로'라는 수식어에 혼돈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다. 특히 불펜투수에게 자책점 0이란 수식어는 말 그대로 빛 좋은 개살구일 수도 있다.

A라는 투수가 주자 3명을 내보내고 만루에서 내려간다. B 투수가 나머지 3명을 연속으로 탈삼진 아웃시킨다. A 투수는 주자 3명을 내보냈지만, 평균자책점이 0이다. 삼진 3개를 잡은 B 투수와 똑같이 자책점 0이 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수비능력에 따라 투수의 자책점이 왔다 갔다 할 수도 있고 기록원이 안타로 주느냐 실책으로 주느냐에 따라서도 자책점에 영향을 주는 등 여러 가지 맹점이 있다. 그래서 수비 무관 평균 자책점 FIP(Fielding Independant Pitching)등 세이버 지표를 살펴봐야 한다.

■자책점에서는 요키시가 우세, 수비 무관 자책점에서는 구창모가 우세

<기록: 7월 6일 기준>
자책점  ERA  ERA+       세이버 FIP FIP+
요키시  1.30  367          요키시 3.12 152
구창모  1.50    325        구창모   2.47   196

   


평균 자책점에서는 1.30의 요키시가 1.50의 구창모보다 앞선다. ERA+를 살펴보면 리그 평균에 비해 요키시는 무려 267% 좋은 뛰어난 기록이다. 구창모도 리그 평균 투수에 비해 225% 뛰어난 자책점이지만 요키시에 비해 못 미친다. 자책점에서 의외로 두 투수 간 0.20이라는 격차가 벌어진다.

그러나 FIP를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FIP는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으로 번역된다. 홈런·볼넷·사구 등 투수에게만 책임이 있는 항목으로 매긴 평균자책점이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과 같이 수비진의 능력이 배제된 지표다. 거의 100% 투수의 책임이라 볼 수 있는 요소로 ERA와 유사한 스케일을 갖도록 조정된다.

물론 여기에도 논란이 있다. 삼진, 볼넷, 홈런으로만 투수의 능력을 보는 게 정확하게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면 포수의 프레이밍에 따라 심판의 콜이 흔들리는 점, 잠실구장에서 10경기 던진 투수와 규모가 적은 구장에서 주로 던진 투수의 피홈런을 똑같은 홈런으로 간주한다는 점 등도 존재한다. 그래도 ERA보다 FIP가 유용하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에 FIP로 분석해본다.

FIP에서는 요키시가 3.12를 기록해 구창모의 2.47보다 훨씬 나빴다. 구창모가 더욱 뛰어난 투수 본연의 능력을 선보인 것이다. 요키시가 고척돔구장에서 동료 수비수의 도움을 더 받은 반면 구창모는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운이 나빴던 투수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인플레이 타율 BABIP로 본 요키시와 구창모의 7~8월 성적 예상

BABIP       2019년      2020년
요키시       0.290          0.238
구창모        0.273         0.232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는 야구 기록 중 대표적인 게 바로 BABIP이다. BABIP(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는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 혹은 피안타 비율을 통계로 수치화한 기록이다. 운동장에 들어간 타자들의 공이 얼마나 안타가 되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투수의 능력보다 운과 수비에 따라 좌우된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투수가 던진 공이 계속해서 빗맞은 타구로 연결돼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난다면 이것이 투수의 능력이 아닐까? 완벽한 기록은 없지만, 타자에 비해 투수의 능력을 나타내는 세이버 지수엔 허점이 많다.

요키시는 지난해 2할 9푼에 비해 무려 5푼 2리가 낮은 2할 3푼 8리를 기록 중이다. FIP보다 낮은 ERA 그리고 BABIP에서도 운이 따르고 있는 요키시의 경우 한여름 기록이 떨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구창모도 마찬가지다. 구창모의 BABIP 역시 2할 3푼 2리밖에 되지 않는다. 바가지 안타가 나온다면 구창모의 기록도 현재 성적을 유지하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요키시와 비교했을 때 2019년과의 편차가 적은 점, FIP 지수에서도 요 키 시보다 우세한 점 등 여러 가지 세이버 지수는 요키시보다는 구창모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세이버 지수 우세 구창모 ! '희나리'가 될 수 있을까?

채 마르지 아니한 장작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이 희나리이다. 덜 마른 장작은 일반 장작처럼 쉽게 활활 타오르지는 않지만 다른 불이 다 꺼지고 난 후까지도 아주 오랫동안 불씨가 남아 있는 특성이 있다.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다. 자책점에선 밀리지만 세이버 지수에선 앞선 구창모, 오랫동안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후반기에도 활활 타오르길 기대한다. 요키시 역시 맹활약을 펼쳐 최고의 2020시즌 선의의 경쟁자가 되길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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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야구세상 9] 구창모와 요키시, 누가 더 잘 던지고 있고 앞으로 누가 더 잘할까?
    • 입력 2020-07-08 07:00:38
    • 수정2020-07-17 13:49:54
    스포츠K

■평균 자책점의 함정

요즘 언론에서 종종 쓰는 '미스터 제로'라는 수식어에 혼돈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다. 특히 불펜투수에게 자책점 0이란 수식어는 말 그대로 빛 좋은 개살구일 수도 있다.

A라는 투수가 주자 3명을 내보내고 만루에서 내려간다. B 투수가 나머지 3명을 연속으로 탈삼진 아웃시킨다. A 투수는 주자 3명을 내보냈지만, 평균자책점이 0이다. 삼진 3개를 잡은 B 투수와 똑같이 자책점 0이 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수비능력에 따라 투수의 자책점이 왔다 갔다 할 수도 있고 기록원이 안타로 주느냐 실책으로 주느냐에 따라서도 자책점에 영향을 주는 등 여러 가지 맹점이 있다. 그래서 수비 무관 평균 자책점 FIP(Fielding Independant Pitching)등 세이버 지표를 살펴봐야 한다.

■자책점에서는 요키시가 우세, 수비 무관 자책점에서는 구창모가 우세

<기록: 7월 6일 기준>
자책점  ERA  ERA+       세이버 FIP FIP+
요키시  1.30  367          요키시 3.12 152
구창모  1.50    325        구창모   2.47   196

   


평균 자책점에서는 1.30의 요키시가 1.50의 구창모보다 앞선다. ERA+를 살펴보면 리그 평균에 비해 요키시는 무려 267% 좋은 뛰어난 기록이다. 구창모도 리그 평균 투수에 비해 225% 뛰어난 자책점이지만 요키시에 비해 못 미친다. 자책점에서 의외로 두 투수 간 0.20이라는 격차가 벌어진다.

그러나 FIP를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FIP는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으로 번역된다. 홈런·볼넷·사구 등 투수에게만 책임이 있는 항목으로 매긴 평균자책점이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과 같이 수비진의 능력이 배제된 지표다. 거의 100% 투수의 책임이라 볼 수 있는 요소로 ERA와 유사한 스케일을 갖도록 조정된다.

물론 여기에도 논란이 있다. 삼진, 볼넷, 홈런으로만 투수의 능력을 보는 게 정확하게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면 포수의 프레이밍에 따라 심판의 콜이 흔들리는 점, 잠실구장에서 10경기 던진 투수와 규모가 적은 구장에서 주로 던진 투수의 피홈런을 똑같은 홈런으로 간주한다는 점 등도 존재한다. 그래도 ERA보다 FIP가 유용하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에 FIP로 분석해본다.

FIP에서는 요키시가 3.12를 기록해 구창모의 2.47보다 훨씬 나빴다. 구창모가 더욱 뛰어난 투수 본연의 능력을 선보인 것이다. 요키시가 고척돔구장에서 동료 수비수의 도움을 더 받은 반면 구창모는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운이 나빴던 투수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인플레이 타율 BABIP로 본 요키시와 구창모의 7~8월 성적 예상

BABIP       2019년      2020년
요키시       0.290          0.238
구창모        0.273         0.232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는 야구 기록 중 대표적인 게 바로 BABIP이다. BABIP(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는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 혹은 피안타 비율을 통계로 수치화한 기록이다. 운동장에 들어간 타자들의 공이 얼마나 안타가 되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투수의 능력보다 운과 수비에 따라 좌우된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투수가 던진 공이 계속해서 빗맞은 타구로 연결돼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난다면 이것이 투수의 능력이 아닐까? 완벽한 기록은 없지만, 타자에 비해 투수의 능력을 나타내는 세이버 지수엔 허점이 많다.

요키시는 지난해 2할 9푼에 비해 무려 5푼 2리가 낮은 2할 3푼 8리를 기록 중이다. FIP보다 낮은 ERA 그리고 BABIP에서도 운이 따르고 있는 요키시의 경우 한여름 기록이 떨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구창모도 마찬가지다. 구창모의 BABIP 역시 2할 3푼 2리밖에 되지 않는다. 바가지 안타가 나온다면 구창모의 기록도 현재 성적을 유지하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요키시와 비교했을 때 2019년과의 편차가 적은 점, FIP 지수에서도 요 키 시보다 우세한 점 등 여러 가지 세이버 지수는 요키시보다는 구창모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세이버 지수 우세 구창모 ! '희나리'가 될 수 있을까?

채 마르지 아니한 장작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이 희나리이다. 덜 마른 장작은 일반 장작처럼 쉽게 활활 타오르지는 않지만 다른 불이 다 꺼지고 난 후까지도 아주 오랫동안 불씨가 남아 있는 특성이 있다.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다. 자책점에선 밀리지만 세이버 지수에선 앞선 구창모, 오랫동안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후반기에도 활활 타오르길 기대한다. 요키시 역시 맹활약을 펼쳐 최고의 2020시즌 선의의 경쟁자가 되길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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