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지지했더니 계약해지…인권위 “불이익은 부당”

입력 2020.07.08 (19:29) 수정 2020.07.0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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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게임업계에서 일하는 여성 일러스트 작가들이 페미니즘에 동의한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에서 해지당하는 등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런 불이익은 차별이며, 게임업계 내 여성혐오를 근절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습니다.

이세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러스트 작가 박지은 씨는 4년째 게임업계 쪽 일이 끊겼습니다.

2016년 한 성우가 페미니즘 사이트를 후원하는 사진을 SNS에 올린 뒤 네티즌들의 항의에 교체됐는데 이에 항의하는 글을 올린 게 문제가 됐습니다.

게임 회사들이 박 씨에게도 일을 끊은 겁니다.

[박지은/일러스트 작가 : "기존 작품이 내려간 것도 있고, 공개가 예정되던 일러스트가 저한테 연락도 없이 다른 일러스트레이터로 교체돼서..."]

게임 회사에 항의했지만, "여론이 가라앉을 때까지 발주하기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박 씨뿐만이 아닙니다.

페미니즘 지지 글을 올리거나 여성 단체의 글을 공유만 해도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고, 업계에서 퇴출당했습니다.

대형 게임 회사도 불매운동에 굴복했습니다.

[김희경/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 "이른바 사상검증이라는 피해를 받은 작가분들은 국내 일이 전부 끊겼어요 게임쪽 일은.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고..."]

국가인권위는 이런 게임 업계 내 여성 혐오와 차별적 관행을 개선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고객 항의 때문이었다는 게임 회사들의 해명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요구가 인권의 가치에 반한다면 소비자를 설득하는 게 책임 있는 기업의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관련 법률 개정도 주문했습니다.

[김경진/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총괄과 조사관 : "(문화예술진흥법상) 예술인으로 게임이 편입이 되면 법적,제도적 보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화예술진흥법을 개정해서...”]

인권위는 또 정부에서 게임 콘텐츠 제작 지원 업체를 선정할 때 여성에 대한 차별 여부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 유용규 영상편집 유지영 그래픽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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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미니즘 지지했더니 계약해지…인권위 “불이익은 부당”
    • 입력 2020-07-08 19:31:26
    • 수정2020-07-08 19: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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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게임업계에서 일하는 여성 일러스트 작가들이 페미니즘에 동의한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에서 해지당하는 등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런 불이익은 차별이며, 게임업계 내 여성혐오를 근절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습니다.

이세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러스트 작가 박지은 씨는 4년째 게임업계 쪽 일이 끊겼습니다.

2016년 한 성우가 페미니즘 사이트를 후원하는 사진을 SNS에 올린 뒤 네티즌들의 항의에 교체됐는데 이에 항의하는 글을 올린 게 문제가 됐습니다.

게임 회사들이 박 씨에게도 일을 끊은 겁니다.

[박지은/일러스트 작가 : "기존 작품이 내려간 것도 있고, 공개가 예정되던 일러스트가 저한테 연락도 없이 다른 일러스트레이터로 교체돼서..."]

게임 회사에 항의했지만, "여론이 가라앉을 때까지 발주하기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박 씨뿐만이 아닙니다.

페미니즘 지지 글을 올리거나 여성 단체의 글을 공유만 해도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고, 업계에서 퇴출당했습니다.

대형 게임 회사도 불매운동에 굴복했습니다.

[김희경/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 "이른바 사상검증이라는 피해를 받은 작가분들은 국내 일이 전부 끊겼어요 게임쪽 일은.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고..."]

국가인권위는 이런 게임 업계 내 여성 혐오와 차별적 관행을 개선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고객 항의 때문이었다는 게임 회사들의 해명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요구가 인권의 가치에 반한다면 소비자를 설득하는 게 책임 있는 기업의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관련 법률 개정도 주문했습니다.

[김경진/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총괄과 조사관 : "(문화예술진흥법상) 예술인으로 게임이 편입이 되면 법적,제도적 보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화예술진흥법을 개정해서...”]

인권위는 또 정부에서 게임 콘텐츠 제작 지원 업체를 선정할 때 여성에 대한 차별 여부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 유용규 영상편집 유지영 그래픽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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