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부동산 ‘항생제’ 처방 남용? 정책전환 고민해야

입력 2020.07.13 (07:43) 수정 2020.07.13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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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이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질 때쯤 이를 개발한 플레밍이 예언하듯 경고했습니다. 남용하면 항생제가 안 통하는 '항생제 내성'이 온다는 겁니다. 그 예언대로 지금 인류는 항생제에도 꿈쩍않는, 슈퍼 박테리아와 직면하게 됐죠? 무려 22번째인 이번 부동산 대책, 그 결과가 '항생제 처방 남용'이 되선 안될텐데요.

이번 대책도 핵심은 부동산 수요 누르기입니다. 수단은 세금이라는 고단위 항생제 처방이구요. 종부세 최고세율을 약 두배까지 높이고 양도세도 강화했습니다. 물론, 다주택자가 집을 팔게 하고, 단기 투기성 거래를 막겠다는 거죠. 문제는 역효과 우려입니다. 시행시기를 내년 6월로 잡기는 했지만 그 이후엔 보유하기도 팔기도 어려운 모양샙니다. 이렇게 되면 보유세 피하려 집은 정리하지만, 비싼 양도세 내고 파느니 자녀에게 증여하겠다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실제로 올들어 서울 부동산 증여가 49%나 늘었답니다. 그만큼 시장엔 공급이 주니 역으로 가격과 수요의 상승 압박만 강해 지겠죠? 이건 일례에 불과합니다. 세금, 금융, 청약규제로 수요만 옥죄는 항생제 처방만 편식하다간, 이처럼 내성만 키울 위험이 커집니다. 지난 21번의 대책이 결과로 보여 주고 있죠. 정부 대책이 집값상승의 예고 신호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니까요.

살고 싶은 곳의 공급은 재건축규제등으로 묶어 둔 채 세금과 규제라는 항생제 만으로 집값 잡겠다는 게 가능하겠느냐는 비판이 많습니다. 이번에도 공급관련해 눈에 띄는 건 T/F 구성계획 정도입니다. 지금 저금리와 사상 최대 나랏돈 풀기로 돈까지 넘쳐납니다. 부동산 수요라는 불 앞의 기름 격입니다. 심각한 문제인데 이 대책은 안보입니다. 항생제 남용하면 내성이라는 재앙을 만난다. 플레밍의 경고입니다. 부동산 대책도 '항생제 처방'남용이 안되도록 정책 전환을 고민할 때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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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부동산 ‘항생제’ 처방 남용? 정책전환 고민해야
    • 입력 2020-07-13 07:45:49
    • 수정2020-07-13 07: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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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이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질 때쯤 이를 개발한 플레밍이 예언하듯 경고했습니다. 남용하면 항생제가 안 통하는 '항생제 내성'이 온다는 겁니다. 그 예언대로 지금 인류는 항생제에도 꿈쩍않는, 슈퍼 박테리아와 직면하게 됐죠? 무려 22번째인 이번 부동산 대책, 그 결과가 '항생제 처방 남용'이 되선 안될텐데요.

이번 대책도 핵심은 부동산 수요 누르기입니다. 수단은 세금이라는 고단위 항생제 처방이구요. 종부세 최고세율을 약 두배까지 높이고 양도세도 강화했습니다. 물론, 다주택자가 집을 팔게 하고, 단기 투기성 거래를 막겠다는 거죠. 문제는 역효과 우려입니다. 시행시기를 내년 6월로 잡기는 했지만 그 이후엔 보유하기도 팔기도 어려운 모양샙니다. 이렇게 되면 보유세 피하려 집은 정리하지만, 비싼 양도세 내고 파느니 자녀에게 증여하겠다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실제로 올들어 서울 부동산 증여가 49%나 늘었답니다. 그만큼 시장엔 공급이 주니 역으로 가격과 수요의 상승 압박만 강해 지겠죠? 이건 일례에 불과합니다. 세금, 금융, 청약규제로 수요만 옥죄는 항생제 처방만 편식하다간, 이처럼 내성만 키울 위험이 커집니다. 지난 21번의 대책이 결과로 보여 주고 있죠. 정부 대책이 집값상승의 예고 신호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니까요.

살고 싶은 곳의 공급은 재건축규제등으로 묶어 둔 채 세금과 규제라는 항생제 만으로 집값 잡겠다는 게 가능하겠느냐는 비판이 많습니다. 이번에도 공급관련해 눈에 띄는 건 T/F 구성계획 정도입니다. 지금 저금리와 사상 최대 나랏돈 풀기로 돈까지 넘쳐납니다. 부동산 수요라는 불 앞의 기름 격입니다. 심각한 문제인데 이 대책은 안보입니다. 항생제 남용하면 내성이라는 재앙을 만난다. 플레밍의 경고입니다. 부동산 대책도 '항생제 처방'남용이 안되도록 정책 전환을 고민할 때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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