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살지마] ‘ㄷㅋ(뒷쿵)구함, 일당 25만원+’의 정체는?

입력 2020.07.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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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서울 강동구에서 생긴 접촉 사고는 국민적 공분을 낳았죠. "사고 처리하고 가라"며 구급차를 막아섰던 택시기사 때문에 응급환자 이송은 10여 분 지연됐고, 환자는 병원 도착 후 5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서울 강동경찰서가 택시 기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구급차를 막아선 혐의(업무방해) 외에도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합니다. 애초 이 일의 발단이 된 접촉사고 자체가, 택시기사가 고의로 유발한 계획적인 사고였다는 것이 경찰의 시각입니다.


교통사고를 이용한 보험사기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부산지방경찰청은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수천만 원의 보험금을 속여 뺏은 23명을 적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직 보험설계사 A 씨는 지인들을 교통사고 부상지원금이 지원되는 보험상품에 가입시킨 뒤 고의로 사고를 내거나 허위 교통사고를 접수시켰습니다. B 씨는 차량 정체구간, 교차로에서 진로 변경을 하는 차량만 골라 고의로 충격해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그는 이렇게 사고를 일으킨 후 미수선 수리비(차 수리비를 받은 뒤, 차를 고치지 않는 것)를 받는 수법으로 2년간 4,000만 원의 보험금을 빼먹었습니다.

오늘 <속고살지마>에서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해서 한 몫 챙기는 보험사기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런 사기꾼들을 전문적으로 추적하는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임경찬 수석조사역이 출연해 보험사기범들의 수법과 왜 이들이 결국 잡힐 수밖에 없는지 설명해드립니다.


다음은 방송 요약

1. 차선 변경 차량이 타켓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보험사기범들은 상대편 운전자의 작은 허점을 이용합니다.

직진이나 좌회전 신호가 끝난 직후 교차로에 진입하는 차량은 이들의 먹잇감이 되기 쉽습니다. 상대편 신호 위반을 주장할 수 있고, 보험사기라는 의심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두 차선이 좌회전 차선일 때 관성 때문에 차량이 제 차선을 살짝 이탈할 때가 적지 않은데 이럴 때 차선을 약간 벗어난 옆 차량을 그대로 박아버리는 것도 보험 사기꾼들이 쓰는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아주 공격적이고 대담한 사기범들도 있습니다. 영상 보시면 터널 안에서 급히 차선을 바꿔 뒤차가 사고를 내게 유도하는 사기도 있습니다. 터널 속 차량 속도들이 빨라 매우 위험해 보이는 사고입니다. 비록 보험사기 차량도 금지된 터널 앞 차선 변경을 했지만 그건 과태료만 내면 그만, 뒤에서 추돌한 차량의 안전거리 미확보를 주장한 범행이었습니다. 영상을 보면 매우 위험한 사고였기에 고의적인 사고라고 의심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대인, 대물 모두 큰 보상금을 요구한 사건이었죠.


2. 공유차량이 대세

인터넷이나 SNS에 보면 이런 고의적인 자동차 사고를 함께 하자는 글들이 올라온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입니다. 'ㄷㅋ 구합니다. 일당 25만 원'

ㄷㅋ은 뒷쿵을 의미합니다. 급정거해 뒤차가 사고를 내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보험사기꾼들은 많은 대인 합의금을 받기 위해 가급적 차에 많은 사람을 채우고 사고를 냅니다.

보험사기꾼들이 주로 이용하는 건은 공유차량입니다. 공유차량은 대여가 쉬울 뿐 아니라 보험료 할증 등에서 부담이 없죠.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특성상 보험사기 적발도 쉽지 않습니다.

배달서비스에 이용되는 이륜차(오토바이)도 보험사기에 악용되고 있습니다. 이륜차는 16세만 되면 면허를 딸 수 있는데, 배달 서비스 직원들이 이 보험사기 유혹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사고 영상에서 보면 한 오토바이는 서행하는 차량의 뒤를 그냥 박아버리면서 사고를 일부러 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임경찬 수석조사역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임경찬 수석조사역

3. 보험금 과다 청구도 문제

손해 보험이란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가입하는 안전장치입니다. 손해가 있다면 손해 본만큼 보상받고, 다쳤다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옳습니다. 보험은 안전장치이지 재테크 수단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보험사 돈은 눈먼 '돈'이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작은 사고가 나도 상대편이 잘못했다면 최대한 돈을 받아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평소에 고치지 않고 놔뒀던 부분을 사고를 계기로 상대편 보험회사로부터 돈을 받아 수리받는 다던지, 경미한 사고임에도 통증이 심하다면 장기간 입원이나 통원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도입한 마디모(MADYMO)라는 프로그램이라는 게 있습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서와 도로교통공단이 이 프로그램을 보유 중입니다. 네덜란드에서 개발한 것인데, 교통사고에 따른 자동차 탑승객과 보행인의 거동 상황을 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재연해 해석하는 상해 판별 프로그램입니다. 나이롱 환자를 잡아내는 수단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이 마디모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사고 분석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고, 무엇보다 법원이 이 마디모 결과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효용성이 떨어집니다. 보험금 과다청구는, 적극적인 보험사기는 아니라 해도 자동차 보험료 상승을 일으키는 옳지 못한 행동입니다.

4. 보험사 과잉 반응도

불의의 사고가 났을 경우 하는 정상적인 보험금 청구는 정당한 권리입니다. 그럼에도 보험사의 과잉반응으로 억울하게 보험 사기꾼으로 몰렸다는 제보가 KBS에도 적지 않게 접수됩니다. 보험사기에 대응하는 건 보험 회사의 권리이자 의무이지만 그렇다고 생사람을 잡으면 안 되는 일입니다.

보험사기는 한두 번은 성공할지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적발될 수밖에 없습니다. 블랙박스와 CCTV 등의 영상 자료와 과거 사고 내역 등을 조사하면 보험사기는 결국 드러납니다. .

※유튜브에서 <속고살지마> 검색후 구독 후 영상으로 시청해주세요. 생생한 영상과 더 자세한 분석이 담겨 있습니다. (속고살지마 구독하러가기: https://bit.ly/2UGOJ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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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고살지마] ‘ㄷㅋ(뒷쿵)구함, 일당 25만원+’의 정체는?
    • 입력 2020-07-26 14:00:28
    속고살지마
지난 6월 8일 서울 강동구에서 생긴 접촉 사고는 국민적 공분을 낳았죠. "사고 처리하고 가라"며 구급차를 막아섰던 택시기사 때문에 응급환자 이송은 10여 분 지연됐고, 환자는 병원 도착 후 5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서울 강동경찰서가 택시 기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구급차를 막아선 혐의(업무방해) 외에도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합니다. 애초 이 일의 발단이 된 접촉사고 자체가, 택시기사가 고의로 유발한 계획적인 사고였다는 것이 경찰의 시각입니다.


교통사고를 이용한 보험사기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부산지방경찰청은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수천만 원의 보험금을 속여 뺏은 23명을 적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직 보험설계사 A 씨는 지인들을 교통사고 부상지원금이 지원되는 보험상품에 가입시킨 뒤 고의로 사고를 내거나 허위 교통사고를 접수시켰습니다. B 씨는 차량 정체구간, 교차로에서 진로 변경을 하는 차량만 골라 고의로 충격해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그는 이렇게 사고를 일으킨 후 미수선 수리비(차 수리비를 받은 뒤, 차를 고치지 않는 것)를 받는 수법으로 2년간 4,000만 원의 보험금을 빼먹었습니다.

오늘 <속고살지마>에서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해서 한 몫 챙기는 보험사기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런 사기꾼들을 전문적으로 추적하는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임경찬 수석조사역이 출연해 보험사기범들의 수법과 왜 이들이 결국 잡힐 수밖에 없는지 설명해드립니다.


다음은 방송 요약

1. 차선 변경 차량이 타켓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보험사기범들은 상대편 운전자의 작은 허점을 이용합니다.

직진이나 좌회전 신호가 끝난 직후 교차로에 진입하는 차량은 이들의 먹잇감이 되기 쉽습니다. 상대편 신호 위반을 주장할 수 있고, 보험사기라는 의심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두 차선이 좌회전 차선일 때 관성 때문에 차량이 제 차선을 살짝 이탈할 때가 적지 않은데 이럴 때 차선을 약간 벗어난 옆 차량을 그대로 박아버리는 것도 보험 사기꾼들이 쓰는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아주 공격적이고 대담한 사기범들도 있습니다. 영상 보시면 터널 안에서 급히 차선을 바꿔 뒤차가 사고를 내게 유도하는 사기도 있습니다. 터널 속 차량 속도들이 빨라 매우 위험해 보이는 사고입니다. 비록 보험사기 차량도 금지된 터널 앞 차선 변경을 했지만 그건 과태료만 내면 그만, 뒤에서 추돌한 차량의 안전거리 미확보를 주장한 범행이었습니다. 영상을 보면 매우 위험한 사고였기에 고의적인 사고라고 의심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대인, 대물 모두 큰 보상금을 요구한 사건이었죠.


2. 공유차량이 대세

인터넷이나 SNS에 보면 이런 고의적인 자동차 사고를 함께 하자는 글들이 올라온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입니다. 'ㄷㅋ 구합니다. 일당 25만 원'

ㄷㅋ은 뒷쿵을 의미합니다. 급정거해 뒤차가 사고를 내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보험사기꾼들은 많은 대인 합의금을 받기 위해 가급적 차에 많은 사람을 채우고 사고를 냅니다.

보험사기꾼들이 주로 이용하는 건은 공유차량입니다. 공유차량은 대여가 쉬울 뿐 아니라 보험료 할증 등에서 부담이 없죠.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특성상 보험사기 적발도 쉽지 않습니다.

배달서비스에 이용되는 이륜차(오토바이)도 보험사기에 악용되고 있습니다. 이륜차는 16세만 되면 면허를 딸 수 있는데, 배달 서비스 직원들이 이 보험사기 유혹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사고 영상에서 보면 한 오토바이는 서행하는 차량의 뒤를 그냥 박아버리면서 사고를 일부러 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임경찬 수석조사역
3. 보험금 과다 청구도 문제

손해 보험이란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가입하는 안전장치입니다. 손해가 있다면 손해 본만큼 보상받고, 다쳤다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옳습니다. 보험은 안전장치이지 재테크 수단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보험사 돈은 눈먼 '돈'이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작은 사고가 나도 상대편이 잘못했다면 최대한 돈을 받아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평소에 고치지 않고 놔뒀던 부분을 사고를 계기로 상대편 보험회사로부터 돈을 받아 수리받는 다던지, 경미한 사고임에도 통증이 심하다면 장기간 입원이나 통원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도입한 마디모(MADYMO)라는 프로그램이라는 게 있습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서와 도로교통공단이 이 프로그램을 보유 중입니다. 네덜란드에서 개발한 것인데, 교통사고에 따른 자동차 탑승객과 보행인의 거동 상황을 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재연해 해석하는 상해 판별 프로그램입니다. 나이롱 환자를 잡아내는 수단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이 마디모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사고 분석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고, 무엇보다 법원이 이 마디모 결과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효용성이 떨어집니다. 보험금 과다청구는, 적극적인 보험사기는 아니라 해도 자동차 보험료 상승을 일으키는 옳지 못한 행동입니다.

4. 보험사 과잉 반응도

불의의 사고가 났을 경우 하는 정상적인 보험금 청구는 정당한 권리입니다. 그럼에도 보험사의 과잉반응으로 억울하게 보험 사기꾼으로 몰렸다는 제보가 KBS에도 적지 않게 접수됩니다. 보험사기에 대응하는 건 보험 회사의 권리이자 의무이지만 그렇다고 생사람을 잡으면 안 되는 일입니다.

보험사기는 한두 번은 성공할지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적발될 수밖에 없습니다. 블랙박스와 CCTV 등의 영상 자료와 과거 사고 내역 등을 조사하면 보험사기는 결국 드러납니다. .

※유튜브에서 <속고살지마> 검색후 구독 후 영상으로 시청해주세요. 생생한 영상과 더 자세한 분석이 담겨 있습니다. (속고살지마 구독하러가기: https://bit.ly/2UGOJ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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