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로 아들 잃은 아버지의 호소…“사과를 바랄 뿐입니다”

입력 2020.07.27 (06:35) 수정 2020.07.2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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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광주에서 한 청년노동자가 재활용 폐기물 파쇄기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두 달이 지난 지금도 분향소를 지키며 아들의 죽음을 잊지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정연우 기자가 그 이야길 직접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비가 내립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김○○/故 김재순 씨 아버지 : "노동자를 두 번 죽이고 사죄조차 하지 않는..."]

김 씨의 아들 고 김재순 씨는 지난 5월 광주의 재활용 폐기물 업체 조선우드에서 일하다 숨졌습니다.

파쇄기 위에 올라가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전형적인 산재 사고.

벌써 두 달이 흘렀지만, 아버지는 아직도 분향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회사로부터 '책임을 인정한다'는 사과를 듣지 못해섭니다.

["(회사 측은) 자기가 혼자 스스로 (파쇄기) 기계를 가동해서 올라가서 그런 사고를 당해서 '자기 과실사다'라고..."]

회사는 도의적 책임을 느끼며 유족과 협의를 통해 해결을 바란다면서도, 사고의 직접 책임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고가 난 작업 현장을 촬영한 CCTV 화면에는 김 씨가 평소 안전 덮개 등 안전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작업을 하는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CCTV 자료를 내놨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니 참담하죠."]

KBS가 입수한 경찰의 보고서.

회사가 파쇄기에 안전 덮개를 설치하지 않았고, 위험방지 조치도 하지 않아 재순 씨가 숨졌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신도 산재로 손을 다쳐 삶이 버거웠던 탓에 아들을 챙기지 못했다는 아버지.

아들이 떠나는 길, 사과 만큼은 꼭 받아주겠다 말합니다.

["사고 전에 일했던 모습을 봤어요. 재순이가 (평소에) 저렇게 일을 열심히 했구나.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지난 한 해 우리나라에서는 매일 2명이 넘는 노동자가 산재 사고로 숨졌습니다.

KBS 뉴스 정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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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재로 아들 잃은 아버지의 호소…“사과를 바랄 뿐입니다”
    • 입력 2020-07-27 06:37:26
    • 수정2020-07-27 07: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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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광주에서 한 청년노동자가 재활용 폐기물 파쇄기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두 달이 지난 지금도 분향소를 지키며 아들의 죽음을 잊지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정연우 기자가 그 이야길 직접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비가 내립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김○○/故 김재순 씨 아버지 : "노동자를 두 번 죽이고 사죄조차 하지 않는..."]

김 씨의 아들 고 김재순 씨는 지난 5월 광주의 재활용 폐기물 업체 조선우드에서 일하다 숨졌습니다.

파쇄기 위에 올라가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전형적인 산재 사고.

벌써 두 달이 흘렀지만, 아버지는 아직도 분향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회사로부터 '책임을 인정한다'는 사과를 듣지 못해섭니다.

["(회사 측은) 자기가 혼자 스스로 (파쇄기) 기계를 가동해서 올라가서 그런 사고를 당해서 '자기 과실사다'라고..."]

회사는 도의적 책임을 느끼며 유족과 협의를 통해 해결을 바란다면서도, 사고의 직접 책임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고가 난 작업 현장을 촬영한 CCTV 화면에는 김 씨가 평소 안전 덮개 등 안전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작업을 하는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CCTV 자료를 내놨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니 참담하죠."]

KBS가 입수한 경찰의 보고서.

회사가 파쇄기에 안전 덮개를 설치하지 않았고, 위험방지 조치도 하지 않아 재순 씨가 숨졌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신도 산재로 손을 다쳐 삶이 버거웠던 탓에 아들을 챙기지 못했다는 아버지.

아들이 떠나는 길, 사과 만큼은 꼭 받아주겠다 말합니다.

["사고 전에 일했던 모습을 봤어요. 재순이가 (평소에) 저렇게 일을 열심히 했구나.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지난 한 해 우리나라에서는 매일 2명이 넘는 노동자가 산재 사고로 숨졌습니다.

KBS 뉴스 정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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