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실수로 놓친 ‘나쁜 아빠’…경찰청장 고발

입력 2020.07.30 (19:22) 수정 2020.07.3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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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남편에게 양육비를 받지도 못한 채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직접 나서서 전남편 행방을 확인했는데, 경찰 실수로 이 사람을 놓치는 황당한 일이 최근 알려졌습니다.

양육비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을 펴는 단체가 오늘(30일) 경찰청장을 고발했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두 아이의 엄마 이 모 씨는 7년 동안 전남편 A 씨로부터 법적으로 받아야 할 양육비를 못 받았습니다.

다 합치면 8천만 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결국 법원은 전남편 A 씨를 15일간 유치장에 가두라는 '감치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통상 감치 명령을 집행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

이 씨는 직접 전남편 행방 추적에 나섰습니다.

[이OO : "밑에 잠복을 하고 있다가 주변에 있는 차를 다 뒤졌어요. 지인분들한테도 연락을 많이 취했었어요. 좀 도와 달라고. 형사분들은 안 도와주니까."]

잠복 넉 달 만에 전남편을 찾아내 경찰에 신고했는데, 정작 경찰 실수로 풀려나고 말았습니다.

당직자가 법원 서류를 못 찾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OO : "야간 형사과에서 (감치 결정문) 정본이 없다는 거예요. 집행문이랑. 4, 5개월 잠복했던 그 시간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거예요."]

그제서야 경찰이 전남편을 찾아 나섰고, 전남편이 자진 출석한 뒤에야 감치는 집행됐습니다.

[이OO : "잠복을 길게 해오면서 제 아이들에게 보내지 못한 시간을 저는 보상을 받아야 될 것 같거든요."]

'양육비 해결 모임'은 경찰이 감치 명령 집행에 더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경찰청장을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감치 집행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경찰청장이 직무를 유기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준영/변호사 : "일선 경찰관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 지도하는 가이드라인이 전무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들은 다만 이번에 실수한 경찰관도 누군가의 아빠이고 가장일 거라며,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양육비 제도를 개선해달라는 취지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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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실수로 놓친 ‘나쁜 아빠’…경찰청장 고발
    • 입력 2020-07-30 19:23:54
    • 수정2020-07-30 19:48:40
    뉴스 7
[앵커]

전남편에게 양육비를 받지도 못한 채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직접 나서서 전남편 행방을 확인했는데, 경찰 실수로 이 사람을 놓치는 황당한 일이 최근 알려졌습니다.

양육비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을 펴는 단체가 오늘(30일) 경찰청장을 고발했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두 아이의 엄마 이 모 씨는 7년 동안 전남편 A 씨로부터 법적으로 받아야 할 양육비를 못 받았습니다.

다 합치면 8천만 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결국 법원은 전남편 A 씨를 15일간 유치장에 가두라는 '감치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통상 감치 명령을 집행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

이 씨는 직접 전남편 행방 추적에 나섰습니다.

[이OO : "밑에 잠복을 하고 있다가 주변에 있는 차를 다 뒤졌어요. 지인분들한테도 연락을 많이 취했었어요. 좀 도와 달라고. 형사분들은 안 도와주니까."]

잠복 넉 달 만에 전남편을 찾아내 경찰에 신고했는데, 정작 경찰 실수로 풀려나고 말았습니다.

당직자가 법원 서류를 못 찾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OO : "야간 형사과에서 (감치 결정문) 정본이 없다는 거예요. 집행문이랑. 4, 5개월 잠복했던 그 시간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거예요."]

그제서야 경찰이 전남편을 찾아 나섰고, 전남편이 자진 출석한 뒤에야 감치는 집행됐습니다.

[이OO : "잠복을 길게 해오면서 제 아이들에게 보내지 못한 시간을 저는 보상을 받아야 될 것 같거든요."]

'양육비 해결 모임'은 경찰이 감치 명령 집행에 더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경찰청장을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감치 집행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경찰청장이 직무를 유기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준영/변호사 : "일선 경찰관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 지도하는 가이드라인이 전무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들은 다만 이번에 실수한 경찰관도 누군가의 아빠이고 가장일 거라며,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양육비 제도를 개선해달라는 취지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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