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치 비가 단 열흘 만에…철원 장흥 950㎜
입력 2020.08.10 (21:55)
수정 2020.08.1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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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열흘 동안 철원에는 최대 950밀리미터의 비가 내렸습니다.
지난해 철원에 내린 1년치 비보다 더 많은 비가 단 열흘 만에 쏟아졌습니다.
기록적인 폭우 속 침수와 대피를 반복한 철원 한탄강 인근 마을의 모습을 엄기숙 기자가 갈무리했습니다.
[리포트]
이달 1일부터 닷새동안 이어진 폭우에 한탄강 물은 평소 높이의 3배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결국, 시커먼 흙탕물이 논을 가로질러 마을까지 밀고 들어옵니다.
["여기 있지말고 빨리 높은 데로 올라가세요!"]
살림살이 하나 못 챙기고, 몸만 간신히 빠져나온 주민들.
[김옥녀/철원군 생창리 : "여기가 막 도랑이 막 넘치니까 우리집이 막 넘치니까, 이렇게 저리로 노인정으로 갈까하고."]
주민을 구하러 갔던 경찰관까지 물에 갇힐 정도로 상황은 긴박했습니다.
[박호석/철원경찰서 동송지구대 경위 : "(차 안에) 갇혀 있다고 그래가지고 구조하러 갔는데 할아버지가 몸이 불편해서 걷지를 못하니까, 허리 반정도까지 잠겨 계시더라고요."]
미처 피하지 못한 소들은 목까지 옭죄 오는 흙탕물 속에서 머리만 내밀고, 밤새 주인을 기다렸습니다.
[구정남/철원군 도창리 : "소들이 배가 크니까, 붕 떠가지고 머리만 있어. 아, 이거 글렀구나 하고 포기하고."]
이틀 만에 물이 빠진 보금자리는 이미 폐허가 됐습니다.
8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2천억 원 넘는 피해를 낸 1996년 수해의 악몽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무심한 하늘은 어제, 또 한번 폭우를 쏟아 부었고, 주민들은 또다시 몸을 피해야 했습니다.
이달 1일부터 열흘동안 철원 장흥에 내린 비는 950mm.
지난해 철원에 1년 내내 내린 비보다 30mm 더 많습니다.
역대 폭우 기록도 갈아 치웠습니다.
이달 2일, 철원에는 시간당 최고 75mm가 내려 8월 기준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198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최익환/철원군 정연리 : "1997년에 제방 둑을 쌓았는데, 지금 20여 년 만에 넘는 것은 처음이에요."]
터지고, 잠기고, 깨진 철원 한탄강 인근 마을들.
지금까지 발생한 이재민만 300여 명.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도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최근 열흘 동안 철원에는 최대 950밀리미터의 비가 내렸습니다.
지난해 철원에 내린 1년치 비보다 더 많은 비가 단 열흘 만에 쏟아졌습니다.
기록적인 폭우 속 침수와 대피를 반복한 철원 한탄강 인근 마을의 모습을 엄기숙 기자가 갈무리했습니다.
[리포트]
이달 1일부터 닷새동안 이어진 폭우에 한탄강 물은 평소 높이의 3배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결국, 시커먼 흙탕물이 논을 가로질러 마을까지 밀고 들어옵니다.
["여기 있지말고 빨리 높은 데로 올라가세요!"]
살림살이 하나 못 챙기고, 몸만 간신히 빠져나온 주민들.
[김옥녀/철원군 생창리 : "여기가 막 도랑이 막 넘치니까 우리집이 막 넘치니까, 이렇게 저리로 노인정으로 갈까하고."]
주민을 구하러 갔던 경찰관까지 물에 갇힐 정도로 상황은 긴박했습니다.
[박호석/철원경찰서 동송지구대 경위 : "(차 안에) 갇혀 있다고 그래가지고 구조하러 갔는데 할아버지가 몸이 불편해서 걷지를 못하니까, 허리 반정도까지 잠겨 계시더라고요."]
미처 피하지 못한 소들은 목까지 옭죄 오는 흙탕물 속에서 머리만 내밀고, 밤새 주인을 기다렸습니다.
[구정남/철원군 도창리 : "소들이 배가 크니까, 붕 떠가지고 머리만 있어. 아, 이거 글렀구나 하고 포기하고."]
이틀 만에 물이 빠진 보금자리는 이미 폐허가 됐습니다.
8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2천억 원 넘는 피해를 낸 1996년 수해의 악몽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무심한 하늘은 어제, 또 한번 폭우를 쏟아 부었고, 주민들은 또다시 몸을 피해야 했습니다.
이달 1일부터 열흘동안 철원 장흥에 내린 비는 950mm.
지난해 철원에 1년 내내 내린 비보다 30mm 더 많습니다.
역대 폭우 기록도 갈아 치웠습니다.
이달 2일, 철원에는 시간당 최고 75mm가 내려 8월 기준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198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최익환/철원군 정연리 : "1997년에 제방 둑을 쌓았는데, 지금 20여 년 만에 넘는 것은 처음이에요."]
터지고, 잠기고, 깨진 철원 한탄강 인근 마을들.
지금까지 발생한 이재민만 300여 명.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도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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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치 비가 단 열흘 만에…철원 장흥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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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8-10 21: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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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흘 동안 철원에는 최대 950밀리미터의 비가 내렸습니다.
지난해 철원에 내린 1년치 비보다 더 많은 비가 단 열흘 만에 쏟아졌습니다.
기록적인 폭우 속 침수와 대피를 반복한 철원 한탄강 인근 마을의 모습을 엄기숙 기자가 갈무리했습니다.
[리포트]
이달 1일부터 닷새동안 이어진 폭우에 한탄강 물은 평소 높이의 3배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결국, 시커먼 흙탕물이 논을 가로질러 마을까지 밀고 들어옵니다.
["여기 있지말고 빨리 높은 데로 올라가세요!"]
살림살이 하나 못 챙기고, 몸만 간신히 빠져나온 주민들.
[김옥녀/철원군 생창리 : "여기가 막 도랑이 막 넘치니까 우리집이 막 넘치니까, 이렇게 저리로 노인정으로 갈까하고."]
주민을 구하러 갔던 경찰관까지 물에 갇힐 정도로 상황은 긴박했습니다.
[박호석/철원경찰서 동송지구대 경위 : "(차 안에) 갇혀 있다고 그래가지고 구조하러 갔는데 할아버지가 몸이 불편해서 걷지를 못하니까, 허리 반정도까지 잠겨 계시더라고요."]
미처 피하지 못한 소들은 목까지 옭죄 오는 흙탕물 속에서 머리만 내밀고, 밤새 주인을 기다렸습니다.
[구정남/철원군 도창리 : "소들이 배가 크니까, 붕 떠가지고 머리만 있어. 아, 이거 글렀구나 하고 포기하고."]
이틀 만에 물이 빠진 보금자리는 이미 폐허가 됐습니다.
8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2천억 원 넘는 피해를 낸 1996년 수해의 악몽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무심한 하늘은 어제, 또 한번 폭우를 쏟아 부었고, 주민들은 또다시 몸을 피해야 했습니다.
이달 1일부터 열흘동안 철원 장흥에 내린 비는 950mm.
지난해 철원에 1년 내내 내린 비보다 30mm 더 많습니다.
역대 폭우 기록도 갈아 치웠습니다.
이달 2일, 철원에는 시간당 최고 75mm가 내려 8월 기준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198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최익환/철원군 정연리 : "1997년에 제방 둑을 쌓았는데, 지금 20여 년 만에 넘는 것은 처음이에요."]
터지고, 잠기고, 깨진 철원 한탄강 인근 마을들.
지금까지 발생한 이재민만 300여 명.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도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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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숙 기자 hotpenci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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