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이재민 집 떠난 지 2주째…언제 집에 가려나?

입력 2020.08.13 (12:35) 수정 2020.08.1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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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30일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어 보트를 타고 구조됐던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들.

하루아침에 이재민이 된 주민 수백 명은 집을 떠나 대피소 등에서 생활한 지 벌써 2주째가 됐습니다.

하지만 계속된 비에 복구작업이 늦어져 돌아갈 날을 기약하지 못한 채 고단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가 이재민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새벽에 집중호우로 저층이 물에 잠긴 대전의 한 아파트.

수백 명의 주민들이 겨우 몸만 빠져나와 보트를 타고 간신히 구조됐지만 하루아침에 집을 떠나 이재민이 됐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집안 벽지를 하나하나 긁어 떼어냅니다.

이젠 전기도 들어오고 물도 나옵니다.

비가 계속 내려 도배는 아직 못했습니다.

[이미경/자원봉사자 : "날씨 상으로도 계속 비가 오고 있고 습하고 해서 건조하기도 쉽지가 않고."]

방마다 선풍기를 틀어 억지로 말려보지만 역부족입니다.

2주째 대피소 생활에 지친 70대 할아버지는 이런 집이라도 괜찮다고 말하면서 그냥 서둘러 들어왔습니다.

[신대호/이재민 : "체육관에서 하루 자보니까 잠자리도 불편하고 샤워하기도 불편하고 몸이 아프니까 걸어 다니면서 거기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서..."]

시멘트 바닥 위에 돗자리를 펴고 책상과 집기류 몇 개에 TV만 챙겨와 살고 있습니다.

[신대호/이재민 : "장판이 아니니까 항상 슬리퍼를 신고 다녀야 되고 잘 때는 또 자리 펴야 되고 걷어야 되고 피난 생활하는 거랑 똑같아요."]

대피소 생활은 외롭고 고단합니다.

방에는 급하게 챙겨나온 약과 구호 물품만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이렇게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이재민이 대전에서만 240여 명.

[채복례/이재민 : "날짜가 며칠이고 며칟날 사고가 났는지 이것도 그런 기억이 없어져. 이게 그냥 갑자기 놀라가지고."]

삶의 터전을 잃고 우울해하는 이재민들에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은 그나마 큰 위안과 힘이 됩니다.

[채복례/이재민 : "잠도 편하게 잘 수 있고 자리도 다 이렇게 해줘서 이게 참 편하고 그리고 밥도 또 걱정하지 않고 끼니때마다 밥을 갖다 그 멀리서도 오는 게 (고맙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이재민들. 오늘도 고달픈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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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달픈 이재민 집 떠난 지 2주째…언제 집에 가려나?
    • 입력 2020-08-13 12:47:58
    • 수정2020-08-13 12:49:39
    뉴스 12
[앵커]

지난달 30일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어 보트를 타고 구조됐던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들.

하루아침에 이재민이 된 주민 수백 명은 집을 떠나 대피소 등에서 생활한 지 벌써 2주째가 됐습니다.

하지만 계속된 비에 복구작업이 늦어져 돌아갈 날을 기약하지 못한 채 고단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가 이재민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새벽에 집중호우로 저층이 물에 잠긴 대전의 한 아파트.

수백 명의 주민들이 겨우 몸만 빠져나와 보트를 타고 간신히 구조됐지만 하루아침에 집을 떠나 이재민이 됐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집안 벽지를 하나하나 긁어 떼어냅니다.

이젠 전기도 들어오고 물도 나옵니다.

비가 계속 내려 도배는 아직 못했습니다.

[이미경/자원봉사자 : "날씨 상으로도 계속 비가 오고 있고 습하고 해서 건조하기도 쉽지가 않고."]

방마다 선풍기를 틀어 억지로 말려보지만 역부족입니다.

2주째 대피소 생활에 지친 70대 할아버지는 이런 집이라도 괜찮다고 말하면서 그냥 서둘러 들어왔습니다.

[신대호/이재민 : "체육관에서 하루 자보니까 잠자리도 불편하고 샤워하기도 불편하고 몸이 아프니까 걸어 다니면서 거기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서..."]

시멘트 바닥 위에 돗자리를 펴고 책상과 집기류 몇 개에 TV만 챙겨와 살고 있습니다.

[신대호/이재민 : "장판이 아니니까 항상 슬리퍼를 신고 다녀야 되고 잘 때는 또 자리 펴야 되고 걷어야 되고 피난 생활하는 거랑 똑같아요."]

대피소 생활은 외롭고 고단합니다.

방에는 급하게 챙겨나온 약과 구호 물품만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이렇게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이재민이 대전에서만 240여 명.

[채복례/이재민 : "날짜가 며칠이고 며칟날 사고가 났는지 이것도 그런 기억이 없어져. 이게 그냥 갑자기 놀라가지고."]

삶의 터전을 잃고 우울해하는 이재민들에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은 그나마 큰 위안과 힘이 됩니다.

[채복례/이재민 : "잠도 편하게 잘 수 있고 자리도 다 이렇게 해줘서 이게 참 편하고 그리고 밥도 또 걱정하지 않고 끼니때마다 밥을 갖다 그 멀리서도 오는 게 (고맙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이재민들. 오늘도 고달픈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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