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꿈도 구속?”…연극무대 오른 ‘검찰개혁’

입력 2020.08.17 (19:32) 수정 2020.08.1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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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동안 굳게 닫혔던 공연장들이 다시 활짝 문을 연 가운데, 요즘 대학로에선 '검찰개혁'을 정면으로 다룬 연극 한 편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중견 배우들이 탄탄한 연기력으로 사회 현안을 직설적으로 풍자해 젊은 관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정연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검찰에 소환돼 조사 받는 한 청년.

부장검사는 '불온한 꿈을 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습니다.

["혁명으로 국가체제를 전복시키겠다? 어떻게 그런 꿈을 다 꾸시나."]

이 황당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하자, 이번에는 성폭행 혐의를 뒤집어씌워 구속하려 하고, 이 과정에서 검찰과 결탁한 언론까지 나서 혐의를 인정하라고 협박합니다.

["(쓰레기야!) 내가 왜 쓰레기야. 나 쓰레기 아니야. 기레기지."]

극 전개 사이사이, 최근 보도된 사회 현안이 직설적으로 대사에 녹아들기도 합니다.

["걔는 압수수색 중에서도 짜장파티 벌였다잖아!"]

검찰이 이 청년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이유는, 앞서 기소한 사건이 무죄판결을 받으며 망신을 당했다는 것.

법을 무기로 소시민을 억압하는 검찰 권력을 신랄하게 풍자한 데 대해, 원작자는 현실을 반영했을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오태성/원작자 : "저들이 잘 하겠다라고만 방치할 문제가 아니라 관객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줘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배우와 제작진도 정치적인 성향이 아니라 보편의 상식에 호소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홍경인/주연 배우 :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는 것들에 예술인들이 경종까지는 아니더라도 문제제기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다소 과장된 설정과 극명한 선악 구도가 아쉬움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젊은 관객들은 오히려 '재미'를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정성강/관객 : "듣기 어려운 주제였지만 연극을 통해서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공연이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사회성 짙은 메시지가 공연에 목말랐던 관객의 호응을 얻으며 연극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신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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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온한 꿈도 구속?”…연극무대 오른 ‘검찰개혁’
    • 입력 2020-08-17 19:38:05
    • 수정2020-08-17 19:42:23
    뉴스 7
[앵커]

한동안 굳게 닫혔던 공연장들이 다시 활짝 문을 연 가운데, 요즘 대학로에선 '검찰개혁'을 정면으로 다룬 연극 한 편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중견 배우들이 탄탄한 연기력으로 사회 현안을 직설적으로 풍자해 젊은 관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정연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검찰에 소환돼 조사 받는 한 청년.

부장검사는 '불온한 꿈을 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습니다.

["혁명으로 국가체제를 전복시키겠다? 어떻게 그런 꿈을 다 꾸시나."]

이 황당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하자, 이번에는 성폭행 혐의를 뒤집어씌워 구속하려 하고, 이 과정에서 검찰과 결탁한 언론까지 나서 혐의를 인정하라고 협박합니다.

["(쓰레기야!) 내가 왜 쓰레기야. 나 쓰레기 아니야. 기레기지."]

극 전개 사이사이, 최근 보도된 사회 현안이 직설적으로 대사에 녹아들기도 합니다.

["걔는 압수수색 중에서도 짜장파티 벌였다잖아!"]

검찰이 이 청년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이유는, 앞서 기소한 사건이 무죄판결을 받으며 망신을 당했다는 것.

법을 무기로 소시민을 억압하는 검찰 권력을 신랄하게 풍자한 데 대해, 원작자는 현실을 반영했을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오태성/원작자 : "저들이 잘 하겠다라고만 방치할 문제가 아니라 관객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줘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배우와 제작진도 정치적인 성향이 아니라 보편의 상식에 호소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홍경인/주연 배우 :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는 것들에 예술인들이 경종까지는 아니더라도 문제제기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다소 과장된 설정과 극명한 선악 구도가 아쉬움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젊은 관객들은 오히려 '재미'를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정성강/관객 : "듣기 어려운 주제였지만 연극을 통해서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공연이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사회성 짙은 메시지가 공연에 목말랐던 관객의 호응을 얻으며 연극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신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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