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코로나19 봉쇄 이후 프랑스 노브라·탈브라 확산

입력 2020.08.25 (10:48) 수정 2020.08.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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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성들의 탈 상의 속옷 운동은 지기 몸 결정권과 사회적 통념 사이에서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에서 이 운동에 동참하는 젊은 여성들이 부쩍 늘었다고 하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프랑스 파리에서 대학을 다니는 람사미는 최근 갖고 있던 상의 속옷들을 거의 다 정리했습니다.

하나만 남겨두고 모두 버린 건데요.

더 이상 입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레아 람사미/학생 : "적어도 지난 3개월 동안은 브래지어를 입지 않았습니다. 거의 2~3개월, 어쨌든 이번 여름엔 입지 않았습니다."]

심경의 변화가 생긴 건 코로나19 봉쇄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입니다.

외출할 일이 없어 속옷을 입지 않는 채 오래 지내다 보니 그 편안함에 익숙해졌다는 겁니다.

[레아 람사미/학생 : "브래지어를 벗으면 편안합니다. 없이 지내는 것이 더 좋아졌죠."]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역대 가장 많은 수의 여성들이 노브라 운동에 동참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랑스 여성 3천여 명(3,10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7%가 변화에 동참해 봉쇄령 이전(3%)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변화가 두드러졌습니다.

25세 미만 여성의 경우 6명 중 1명꼴로 변화가 생겼다고 답했는데요.

[장-필리프 두브룰레/IFOP 연구원 : "봉쇄 조치가 끝난 뒤 조사 결과, 집에서 지낸 시간은 프랑스 여성들로 하여금 노브라 운동에 붐을 일으킨 계기가 됐습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코로나19가 영향을 끼쳤다고 연구진들은 말합니다.

상의 속옷을 입지 않고 지내면서 알게 된 편안함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건데요.

다시 말해, 봉쇄 해제 이후 "왜 계속 입어야만 하는가?"라는 반문이 일기 시작했단 겁니다.

[레아 람사미/학생 : "비치는 옷이라 브래지어를 입어야 한다면 차라리 그 옷을 안 입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속옷 시장에서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속옷 브랜드 회사들이 와이어를 없애는 등 신체적 불편함을 줄인 제품들을 내놓고 있는 건데요.

[오드리 부저드/속옷 브랜드 숍 매니저 : "오늘날 젊은 여성들의 자유를 옷에 담아 실현해 가고자 합니다. 억압에서 벗어나 편한 소재로 만든 옷으로 좋은 기분이 되기를 원합니다."]

서구권에서 상의 속옷을 입지 말자는 운동이 시작된 건 여성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운동을 주도하는 이들은 매년 10월 13일을 노브라데이로 정하고 유방암 인식 제고와 기금 마련을 위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여성이 참여를 꺼렸던 데는 이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사회적 시선 때문이 컸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사회 규범과 기존의 질서로부터 해방되려는 '탈 코르셋 운동'의 하나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도 한데요.

실제 젊은 참여 여성 3명 중 1명은 이 같은 뜻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장-필리프 두브룰레/IFOP 연구원 : "젊은 여성들이 많이 동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가부장적인 사회, 강간 사건, 여성의 신체를 괴롭히는 모든 금기와 가장 반대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가속화 된 변화가 속옷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나아가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이른바 '자기 몸 긍정 주의'의 확산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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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코로나19 봉쇄 이후 프랑스 노브라·탈브라 확산
    • 입력 2020-08-25 10:49:03
    • 수정2020-08-25 11: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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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성들의 탈 상의 속옷 운동은 지기 몸 결정권과 사회적 통념 사이에서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에서 이 운동에 동참하는 젊은 여성들이 부쩍 늘었다고 하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프랑스 파리에서 대학을 다니는 람사미는 최근 갖고 있던 상의 속옷들을 거의 다 정리했습니다.

하나만 남겨두고 모두 버린 건데요.

더 이상 입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레아 람사미/학생 : "적어도 지난 3개월 동안은 브래지어를 입지 않았습니다. 거의 2~3개월, 어쨌든 이번 여름엔 입지 않았습니다."]

심경의 변화가 생긴 건 코로나19 봉쇄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입니다.

외출할 일이 없어 속옷을 입지 않는 채 오래 지내다 보니 그 편안함에 익숙해졌다는 겁니다.

[레아 람사미/학생 : "브래지어를 벗으면 편안합니다. 없이 지내는 것이 더 좋아졌죠."]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역대 가장 많은 수의 여성들이 노브라 운동에 동참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랑스 여성 3천여 명(3,10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7%가 변화에 동참해 봉쇄령 이전(3%)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변화가 두드러졌습니다.

25세 미만 여성의 경우 6명 중 1명꼴로 변화가 생겼다고 답했는데요.

[장-필리프 두브룰레/IFOP 연구원 : "봉쇄 조치가 끝난 뒤 조사 결과, 집에서 지낸 시간은 프랑스 여성들로 하여금 노브라 운동에 붐을 일으킨 계기가 됐습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코로나19가 영향을 끼쳤다고 연구진들은 말합니다.

상의 속옷을 입지 않고 지내면서 알게 된 편안함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건데요.

다시 말해, 봉쇄 해제 이후 "왜 계속 입어야만 하는가?"라는 반문이 일기 시작했단 겁니다.

[레아 람사미/학생 : "비치는 옷이라 브래지어를 입어야 한다면 차라리 그 옷을 안 입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속옷 시장에서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속옷 브랜드 회사들이 와이어를 없애는 등 신체적 불편함을 줄인 제품들을 내놓고 있는 건데요.

[오드리 부저드/속옷 브랜드 숍 매니저 : "오늘날 젊은 여성들의 자유를 옷에 담아 실현해 가고자 합니다. 억압에서 벗어나 편한 소재로 만든 옷으로 좋은 기분이 되기를 원합니다."]

서구권에서 상의 속옷을 입지 말자는 운동이 시작된 건 여성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운동을 주도하는 이들은 매년 10월 13일을 노브라데이로 정하고 유방암 인식 제고와 기금 마련을 위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여성이 참여를 꺼렸던 데는 이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사회적 시선 때문이 컸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사회 규범과 기존의 질서로부터 해방되려는 '탈 코르셋 운동'의 하나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도 한데요.

실제 젊은 참여 여성 3명 중 1명은 이 같은 뜻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장-필리프 두브룰레/IFOP 연구원 : "젊은 여성들이 많이 동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가부장적인 사회, 강간 사건, 여성의 신체를 괴롭히는 모든 금기와 가장 반대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가속화 된 변화가 속옷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나아가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이른바 '자기 몸 긍정 주의'의 확산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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