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잠실 야구장
"면담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찾아가니까 그동안 고생했다고…. 거기서 더 무슨 말을 하겠어요. 시간을 달라고 할 수도 없었죠. 팀 사정 어려운 것도 알고 이미 다 정해진 방출명단으로 통보하시는 거니까요."프로야구 구단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한 선수의 말이다. 프로야구에 한파가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구단들은 선수들을 하나, 둘 방출하고 있다. 방출 통보를 예정 받은 선수, 곧 방출될 거로 생각하고 제2의 인생을 계획 중인 선수들도 많다.
가능성을 보고 팀에 두었던 선수들까지 감당하기엔 구단 사정이 어렵다. 관중 입장 수익은 0에 가깝다. 7월 말부터 제한적으로 관중을 받기 시작했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3주 만에 다시 무관중 경기로 돌아섰다. 숨통을 틀 경로가 없다.
한 지방 구단 관계자는 "관중 입장 수익뿐만 아니다. 팬들이 경기장을 직접 찾지 못하다 보니 유니폼, 상품 판매도 줄었다"며 "구단 사정이 정말 어렵다. 내년에 어린 선수들 대부분을 군대에 보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덕에 올 시즌은 어느 정도 버텼지만, 내년이 문제다.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0개 구단은 모기업으로부터 적게는 20%, 많게는 50% 가까운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기업 이미지 홍보 수단으로 프로 스포츠에 예전처럼 투자하기에는 모 기업의 사정도 어렵다.
비단 프로야구의 문제만이 아니다. 프로축구에서는 '선수-구단 상생을 위한 코로나19 고통분담 권고안'으로 선수들이 받게 될 넉 달 치 임금의 10%를 삭감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프로 스포츠가 처한 현실이 어둡다.
■ 코로나19 직격탄, FA 시장 커지지 않을 것
이번 시즌이 끝나고 자유 계약(FA) 자격을 얻는 선수들도 고민이 크다. 이번 시즌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두산 정수빈, 허경민 등과 KIA의 양현종, 최형우 등이다.
특히 두산에서는 최대 10명의 선수가 FA가 된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모기업의 사정은 여의치 않다. 두산 그룹은 올해도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채권단은 야구단도 매각을 요구했던 상황. 이런 상황에서 거액을 주고 FA 계약을 하거나 영입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다른 구단에서도 지갑을 열기는 어려워 보인다. 모 구단 단장은 "NC를 제외한 다른 구단 사정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예전 같은 거액의 FA가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내야수의 경우는 사정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지방 구단 단장도 "FA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인생에 한두 번 밖에 오지 않는 기회. FA 계약을 1년 미루더라도 그 뒤의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없다. 구단의 사정을 알고 있는 선수들의 속은 더 타들어 간다. 복수의 에이전시는 "아직 계약까지의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으로는 100억 원 가까이 치솟은 프로야구 FA 거품이 이번 계기로 꺼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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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한파 시작된 프로야구, FA도 “나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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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8-25 18:24:29
"면담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찾아가니까 그동안 고생했다고…. 거기서 더 무슨 말을 하겠어요. 시간을 달라고 할 수도 없었죠. 팀 사정 어려운 것도 알고 이미 다 정해진 방출명단으로 통보하시는 거니까요."
프로야구 구단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한 선수의 말이다. 프로야구에 한파가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구단들은 선수들을 하나, 둘 방출하고 있다. 방출 통보를 예정 받은 선수, 곧 방출될 거로 생각하고 제2의 인생을 계획 중인 선수들도 많다.
가능성을 보고 팀에 두었던 선수들까지 감당하기엔 구단 사정이 어렵다. 관중 입장 수익은 0에 가깝다. 7월 말부터 제한적으로 관중을 받기 시작했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3주 만에 다시 무관중 경기로 돌아섰다. 숨통을 틀 경로가 없다.
한 지방 구단 관계자는 "관중 입장 수익뿐만 아니다. 팬들이 경기장을 직접 찾지 못하다 보니 유니폼, 상품 판매도 줄었다"며 "구단 사정이 정말 어렵다. 내년에 어린 선수들 대부분을 군대에 보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덕에 올 시즌은 어느 정도 버텼지만, 내년이 문제다.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0개 구단은 모기업으로부터 적게는 20%, 많게는 50% 가까운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기업 이미지 홍보 수단으로 프로 스포츠에 예전처럼 투자하기에는 모 기업의 사정도 어렵다.
비단 프로야구의 문제만이 아니다. 프로축구에서는 '선수-구단 상생을 위한 코로나19 고통분담 권고안'으로 선수들이 받게 될 넉 달 치 임금의 10%를 삭감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프로 스포츠가 처한 현실이 어둡다.
■ 코로나19 직격탄, FA 시장 커지지 않을 것
이번 시즌이 끝나고 자유 계약(FA) 자격을 얻는 선수들도 고민이 크다. 이번 시즌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두산 정수빈, 허경민 등과 KIA의 양현종, 최형우 등이다.
특히 두산에서는 최대 10명의 선수가 FA가 된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모기업의 사정은 여의치 않다. 두산 그룹은 올해도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채권단은 야구단도 매각을 요구했던 상황. 이런 상황에서 거액을 주고 FA 계약을 하거나 영입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다른 구단에서도 지갑을 열기는 어려워 보인다. 모 구단 단장은 "NC를 제외한 다른 구단 사정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예전 같은 거액의 FA가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내야수의 경우는 사정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지방 구단 단장도 "FA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인생에 한두 번 밖에 오지 않는 기회. FA 계약을 1년 미루더라도 그 뒤의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없다. 구단의 사정을 알고 있는 선수들의 속은 더 타들어 간다. 복수의 에이전시는 "아직 계약까지의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으로는 100억 원 가까이 치솟은 프로야구 FA 거품이 이번 계기로 꺼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 구단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한 선수의 말이다. 프로야구에 한파가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구단들은 선수들을 하나, 둘 방출하고 있다. 방출 통보를 예정 받은 선수, 곧 방출될 거로 생각하고 제2의 인생을 계획 중인 선수들도 많다.
가능성을 보고 팀에 두었던 선수들까지 감당하기엔 구단 사정이 어렵다. 관중 입장 수익은 0에 가깝다. 7월 말부터 제한적으로 관중을 받기 시작했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3주 만에 다시 무관중 경기로 돌아섰다. 숨통을 틀 경로가 없다.
한 지방 구단 관계자는 "관중 입장 수익뿐만 아니다. 팬들이 경기장을 직접 찾지 못하다 보니 유니폼, 상품 판매도 줄었다"며 "구단 사정이 정말 어렵다. 내년에 어린 선수들 대부분을 군대에 보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덕에 올 시즌은 어느 정도 버텼지만, 내년이 문제다.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0개 구단은 모기업으로부터 적게는 20%, 많게는 50% 가까운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기업 이미지 홍보 수단으로 프로 스포츠에 예전처럼 투자하기에는 모 기업의 사정도 어렵다.
비단 프로야구의 문제만이 아니다. 프로축구에서는 '선수-구단 상생을 위한 코로나19 고통분담 권고안'으로 선수들이 받게 될 넉 달 치 임금의 10%를 삭감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프로 스포츠가 처한 현실이 어둡다.
■ 코로나19 직격탄, FA 시장 커지지 않을 것
이번 시즌이 끝나고 자유 계약(FA) 자격을 얻는 선수들도 고민이 크다. 이번 시즌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두산 정수빈, 허경민 등과 KIA의 양현종, 최형우 등이다.
특히 두산에서는 최대 10명의 선수가 FA가 된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모기업의 사정은 여의치 않다. 두산 그룹은 올해도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채권단은 야구단도 매각을 요구했던 상황. 이런 상황에서 거액을 주고 FA 계약을 하거나 영입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다른 구단에서도 지갑을 열기는 어려워 보인다. 모 구단 단장은 "NC를 제외한 다른 구단 사정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예전 같은 거액의 FA가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내야수의 경우는 사정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지방 구단 단장도 "FA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인생에 한두 번 밖에 오지 않는 기회. FA 계약을 1년 미루더라도 그 뒤의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없다. 구단의 사정을 알고 있는 선수들의 속은 더 타들어 간다. 복수의 에이전시는 "아직 계약까지의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으로는 100억 원 가까이 치솟은 프로야구 FA 거품이 이번 계기로 꺼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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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빈 기자 newsub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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