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日 총리 “지병 악화로 사임”…후계구도 ‘3파전’

입력 2020.08.28 (23:52) 수정 2020.08.2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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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브리핑 순서입니다.

오늘 국제뉴스 중에 가장 큰 뉴스는 아베 일본 총리의 전격 사임 발표 소식인데요, 재임한 지 7년 8개월 만에 또 다시 건강 문제로 사임하게 됐습니다.

차기 총리 선거도 관심인데요, 자세한 소식은 도쿄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황현택 특파원! 사임 발표가 전격적으로 이뤄졌는데 지병이 많이 악화됐나봐요?

[기자]

네, 이달 초순에 지병이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했고, 신약을 쓴다고 해서 증세가 나아질 보장도 없다며 사퇴 배경을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건강 악화로) 총리대신 지위를 더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총리직을 사임하겠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달 들어 두 차례나 예정에 없던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습니다.

조기 사임설이 나돌자 내년 9월까지인 임기를 마치겠다며 정면 돌파하는 듯했지만, 결국,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기이던 2007년에도 같은 병을 이유로 불과 1년여 만에 중도 사퇴한 바 있는데요.

2천799일 연속 재임해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운 지 나흘 만에 또 불명예 퇴진하게 됐습니다.

[앵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 거의 8년 간 독주 체제를 유지했는데 막상 성과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아쉬운 게 많겠어요?

[기자]

네, 오늘 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스스로 "원통하다", "장이 끊어지는 심정이다",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북한 납치 피해자 문제, 특히 헌법 개정 등 자신의 정치적 목표가 불발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한 건데요.

이 부분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헌법 개정을 목표로 하는 와중에 총리직을 그만두게 돼 '단장'(장이 끊어지는)의 심정입니다."]

아베 총리는 재임 기간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평화헌법 개정 등 우경화 정책을 추진하며 주변국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또 강제징용과 수출 규제 문제 등에 강경 대응하며 한일 관계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코로나19 부실 대응 책임론으로 지지율이 두박질쳤고 최대 성과인 도쿄올림픽의 내년 개최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앵커]

자, 이제 관심은 그럼 누가 차기 총리가 될 거냐 하는 건데요,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되고 누가 유력한가요?

[기자]

네, 일단 아베 총리는 새로운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했습니다.

차기 총리가 될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 늦어도 2주 안에는 마무리될 걸로 보이는데요.

현재로선 자민당의 이시바 전 간사장과 기시다 정조회장, 내각 관료인 스가 관방장관이 '3파전'을 벌일 걸로 예상됩니다.

세 사람 모두 장단점이 뚜렷해서 결과를 점치기는 쉽지 않은 데요.

이시바 전 간사장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려왔지만, 아베 총리의 반대편에 선, 이른바 '정적'으로 당내 기반이 취약합니다.

반대로 아베 총리가 점찍은 걸로 알려진 기시다 정조회장은 여론조사 때마다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데요.

그래서 최근엔 대안으로 2차 집권기 내내 '아베의 입' 역할을 해 온 스가 관방장관이 급부상하는 형국입니다.

[앵커]

아베 총리 재임 기간 한일 관계는 매끄럽지 못 했는데, 총리가 바뀌면 좀 개선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네, 우경화의 길을 걸어온 아베 총리가 퇴장하게 됐습니다만, 그렇다고 한일관계가 반전을 맞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입니다.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대부분 '강경파'로 분류되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이시바 전 간사장이 역사 문제나 한일 관계에 전향적인데, 자민당은 당원을 빼고 의원들만 투표에 참여시키는 식으로 그를 배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내각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만큼 이번에도 한일 갈등을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베 총리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당내 주요 파벌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차기 권력구도를 논의 중인 걸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아베 총리 사임에 아쉬움을 표하고, 양국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해 새 총리와 계속 협력하겠다, 이런 입장을 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김형균/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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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8 23:54:50
    • 수정2020-08-29 00: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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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브리핑 순서입니다.

오늘 국제뉴스 중에 가장 큰 뉴스는 아베 일본 총리의 전격 사임 발표 소식인데요, 재임한 지 7년 8개월 만에 또 다시 건강 문제로 사임하게 됐습니다.

차기 총리 선거도 관심인데요, 자세한 소식은 도쿄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황현택 특파원! 사임 발표가 전격적으로 이뤄졌는데 지병이 많이 악화됐나봐요?

[기자]

네, 이달 초순에 지병이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했고, 신약을 쓴다고 해서 증세가 나아질 보장도 없다며 사퇴 배경을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건강 악화로) 총리대신 지위를 더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총리직을 사임하겠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달 들어 두 차례나 예정에 없던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습니다.

조기 사임설이 나돌자 내년 9월까지인 임기를 마치겠다며 정면 돌파하는 듯했지만, 결국,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기이던 2007년에도 같은 병을 이유로 불과 1년여 만에 중도 사퇴한 바 있는데요.

2천799일 연속 재임해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운 지 나흘 만에 또 불명예 퇴진하게 됐습니다.

[앵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 거의 8년 간 독주 체제를 유지했는데 막상 성과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아쉬운 게 많겠어요?

[기자]

네, 오늘 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스스로 "원통하다", "장이 끊어지는 심정이다",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북한 납치 피해자 문제, 특히 헌법 개정 등 자신의 정치적 목표가 불발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한 건데요.

이 부분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헌법 개정을 목표로 하는 와중에 총리직을 그만두게 돼 '단장'(장이 끊어지는)의 심정입니다."]

아베 총리는 재임 기간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평화헌법 개정 등 우경화 정책을 추진하며 주변국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또 강제징용과 수출 규제 문제 등에 강경 대응하며 한일 관계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코로나19 부실 대응 책임론으로 지지율이 두박질쳤고 최대 성과인 도쿄올림픽의 내년 개최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앵커]

자, 이제 관심은 그럼 누가 차기 총리가 될 거냐 하는 건데요,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되고 누가 유력한가요?

[기자]

네, 일단 아베 총리는 새로운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했습니다.

차기 총리가 될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 늦어도 2주 안에는 마무리될 걸로 보이는데요.

현재로선 자민당의 이시바 전 간사장과 기시다 정조회장, 내각 관료인 스가 관방장관이 '3파전'을 벌일 걸로 예상됩니다.

세 사람 모두 장단점이 뚜렷해서 결과를 점치기는 쉽지 않은 데요.

이시바 전 간사장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려왔지만, 아베 총리의 반대편에 선, 이른바 '정적'으로 당내 기반이 취약합니다.

반대로 아베 총리가 점찍은 걸로 알려진 기시다 정조회장은 여론조사 때마다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데요.

그래서 최근엔 대안으로 2차 집권기 내내 '아베의 입' 역할을 해 온 스가 관방장관이 급부상하는 형국입니다.

[앵커]

아베 총리 재임 기간 한일 관계는 매끄럽지 못 했는데, 총리가 바뀌면 좀 개선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네, 우경화의 길을 걸어온 아베 총리가 퇴장하게 됐습니다만, 그렇다고 한일관계가 반전을 맞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입니다.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대부분 '강경파'로 분류되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이시바 전 간사장이 역사 문제나 한일 관계에 전향적인데, 자민당은 당원을 빼고 의원들만 투표에 참여시키는 식으로 그를 배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내각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만큼 이번에도 한일 갈등을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베 총리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당내 주요 파벌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차기 권력구도를 논의 중인 걸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아베 총리 사임에 아쉬움을 표하고, 양국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해 새 총리와 계속 협력하겠다, 이런 입장을 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김형균/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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