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탄소 0’로 가는 길…주목받는 핀란드

입력 2020.08.31 (10:49) 수정 2020.08.3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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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촌의 많은 국가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핀란드는 특히 더 적극적인 나라로 꼽히는데요.

핀란드 남부 도시 라티에서 탄소 저감을 위해 활용 중인 방법이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핀란드 남부 도시 라티는 유럽의 녹색 수도로 주목받는 곳입니다.

어느 도시보다 가장 적극적으로 탄소 감축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 시작은 바로 라티 시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탄소 배출 측정 앱(CityCap app)'입니다.

한 주 동안 개인이 배출할 수 있는 탄소 허용량을 정해 놓고 실제 배출량을 측정하는 겁니다.

[안나 허투넨/탄소 저감 프로젝트 매니저 : "이동을 자동으로 감지해 버스를 타는지 차를 타는지에 따라 개인이 배출한 탄소량을 계산합니다."]

현재 라티 시민 한 명이 한 주 동안 배출하고 있는 탄소는 평균 46파운드 정도.

핀란드의 저감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를 4분의 1로 줄여야 하는데요.

그러려면 한 주에 약 20km를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해야 합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선 불편함이 따를 수밖에 없는 건데요.

[빌 우시탈로/LUT대학 교수 : "승용차로 5km 운전하면 1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배출량을 3kg 줄이려면 15km를 자동차 대신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죠."]

이러한 불편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감내하도록 시는 보상 제도를 생각해 냈습니다.

할당량을 달성하거나 그보다 적게 배출한 사람에겐 카페나 대중교통 이용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가상의 돈을 지급하는 겁니다.

현재 배출량을 최대로 낮추면 한 주에 우리 돈 약 3천 원(2유로)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 가을부턴 금액을 대폭 인상해 우리 돈 약 3만 원(20유로)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시는 보상이 보다 현실화 되는 만큼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나 허투넨/탄소 저감 프로젝트 매니저 : "라티시는 아직 자동차 의존도가 매우 높은 도시로, 2030년까지 50% 이상이 친환경적인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라티 시의 탄소 배출 저감 계획은 처음부터 많은 시민의 참여를 독려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앞으로는 저탄소 배출 생활이 일상이 돼야 하기 때문인데요.

반가운 것은 앱을 사용 중인 시민들의 반응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긍정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보상을 받기 위해 시작했던 시민들도 자신의 걸음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생활 방식을 바꾸기 시작한 겁니다.

[미르카 루오호넨/앱 사용자 : "(주말에) 10~15km의 하이킹을 다녀왔는데, 100km를 차로 가야만 했죠. 돌아와 앱을 확인하고 '좋은 선택이었나?' 고민했습니다. 저에겐 좋았지만, 환경엔 아니었죠."]

주민들이 단순 참여자를 넘어 정책의 능동적인 주체가 되고 있기 때문에 라티 시의 탄소 저감 정책이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멀게만 느껴지는 탄소 제로를 향한 길.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실천이 있다면 그 길의 끝에 닿을 날도 멀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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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탄소 0’로 가는 길…주목받는 핀란드
    • 입력 2020-08-31 10:56:25
    • 수정2020-08-31 11:13:10
    지구촌뉴스
[앵커]

지구촌의 많은 국가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핀란드는 특히 더 적극적인 나라로 꼽히는데요.

핀란드 남부 도시 라티에서 탄소 저감을 위해 활용 중인 방법이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핀란드 남부 도시 라티는 유럽의 녹색 수도로 주목받는 곳입니다.

어느 도시보다 가장 적극적으로 탄소 감축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 시작은 바로 라티 시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탄소 배출 측정 앱(CityCap app)'입니다.

한 주 동안 개인이 배출할 수 있는 탄소 허용량을 정해 놓고 실제 배출량을 측정하는 겁니다.

[안나 허투넨/탄소 저감 프로젝트 매니저 : "이동을 자동으로 감지해 버스를 타는지 차를 타는지에 따라 개인이 배출한 탄소량을 계산합니다."]

현재 라티 시민 한 명이 한 주 동안 배출하고 있는 탄소는 평균 46파운드 정도.

핀란드의 저감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를 4분의 1로 줄여야 하는데요.

그러려면 한 주에 약 20km를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해야 합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선 불편함이 따를 수밖에 없는 건데요.

[빌 우시탈로/LUT대학 교수 : "승용차로 5km 운전하면 1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배출량을 3kg 줄이려면 15km를 자동차 대신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죠."]

이러한 불편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감내하도록 시는 보상 제도를 생각해 냈습니다.

할당량을 달성하거나 그보다 적게 배출한 사람에겐 카페나 대중교통 이용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가상의 돈을 지급하는 겁니다.

현재 배출량을 최대로 낮추면 한 주에 우리 돈 약 3천 원(2유로)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 가을부턴 금액을 대폭 인상해 우리 돈 약 3만 원(20유로)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시는 보상이 보다 현실화 되는 만큼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나 허투넨/탄소 저감 프로젝트 매니저 : "라티시는 아직 자동차 의존도가 매우 높은 도시로, 2030년까지 50% 이상이 친환경적인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라티 시의 탄소 배출 저감 계획은 처음부터 많은 시민의 참여를 독려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앞으로는 저탄소 배출 생활이 일상이 돼야 하기 때문인데요.

반가운 것은 앱을 사용 중인 시민들의 반응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긍정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보상을 받기 위해 시작했던 시민들도 자신의 걸음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생활 방식을 바꾸기 시작한 겁니다.

[미르카 루오호넨/앱 사용자 : "(주말에) 10~15km의 하이킹을 다녀왔는데, 100km를 차로 가야만 했죠. 돌아와 앱을 확인하고 '좋은 선택이었나?' 고민했습니다. 저에겐 좋았지만, 환경엔 아니었죠."]

주민들이 단순 참여자를 넘어 정책의 능동적인 주체가 되고 있기 때문에 라티 시의 탄소 저감 정책이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멀게만 느껴지는 탄소 제로를 향한 길.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실천이 있다면 그 길의 끝에 닿을 날도 멀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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