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없어서 못 산다” 개학 앞둔 미국 ‘노트북 대란’

입력 2020.09.08 (10:48) 수정 2020.09.0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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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한동안 휴지 사재기가 이어졌죠.

이후엔 베이킹 용품, 자전거 등의 수요가 잇따라 폭증했는데요.

최근에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필수 준비물의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개학을 앞둔 미국에서 요즘 없어서 못산다는 물건이 있습니다.

바로, 노트북인데요.

최근 수요가 공급을 훌쩍 뛰어넘으며 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 3개 사는 현재 노트북 약 500만 대의 주문이 밀린 상황이라고 밝혔는데요.

미국의 한 전자기기 유통업체는 "노트북 수요가 예상보다 많아 팔 수 있는 상품이 많지 않은 상황" 이라고 전했습니다.

급작스런 수요 폭증의 원인은 이번 달 시작되는 온라인 개학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올가을 미국 초중고등학교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 수업을 채택했는데요.

[마리벨 애버/CNN 리포터 : "여느 때와 다름없는 개학 시즌이지만 노트북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이든 아니든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죠."]

온라인 수업 준비물인 컴퓨터 주변 기기들도 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컴퓨터 모니터와 헤드셋 판매량은 약 80% 늘었고, 웹 카메라 판매량은 2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와이파이 관련 기기의 판매량도 70% 이상 늘었는데요.

관련 업체들은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노트북 대란은 어른들의 재택 근무 확산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봉쇄령이 내려지고, 재택근무가 시작된 지난 4월에만 개인용 컴퓨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0% 이상 증가했는데요.

여기에 코로나 19로 공장들이 한동안 문을 닫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제재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문제는 공급 부족사태가 경제력에 따른 '교육 격차'를 더 심화시킬 거란 우려입니다.

새 학기 준비물이 학용품에서 컴퓨터로 바뀌며 저소득층 가정의 부담은 더 커졌는데요.

이를 우려해 각 학교와 지방 정부에서 컴퓨터를 대여해 주고 있지만 이들이 주문한 노트북 수십만 대의 출고 역시 몇 달째 밀려 있는 상태입니다.

노트북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이를 노린 생계형 범죄나 악용 범죄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한 원격 수업센터는 초등생들이 사용하는 노트북과 태블릿PC 20여 대를 도둑맞아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사만다 킴지/원격수업 센터장 : "매우 슬프고 혼란스럽기도 했겠죠. 하지만 왜 그것들을 훔쳐갔을까요? 원격수업을 하는 것도 아닐 텐데, 왜 그 장비들이 필요했을까요?"]

최근엔 집에서 인터넷 연결이 안 돼 노트북과 필기도구를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미국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데요.

[후아나 발렌시아 가르시아 : "사진 속 초등생 엄마 집에 인터넷 연결이 안 돼서 그곳에 갔습니다. 공부하고 싶어 했거든요."]

온라인 수업에 따른 디지털 격차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플로르 마르티네즈/이민자 권리 지지자 : "아이들의 엄마를 만났을 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은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겁니다."]

미국 내 노트북 대란은 올해 연말까지 해결되기 어려울 거란 전망입니다.

혼란 속 돈이 없어 피해를 보는 아이들은 없는지 세심한 관심과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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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없어서 못 산다” 개학 앞둔 미국 ‘노트북 대란’
    • 입력 2020-09-08 10:54:24
    • 수정2020-09-08 11:09:46
    지구촌뉴스
[앵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한동안 휴지 사재기가 이어졌죠.

이후엔 베이킹 용품, 자전거 등의 수요가 잇따라 폭증했는데요.

최근에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필수 준비물의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개학을 앞둔 미국에서 요즘 없어서 못산다는 물건이 있습니다.

바로, 노트북인데요.

최근 수요가 공급을 훌쩍 뛰어넘으며 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 3개 사는 현재 노트북 약 500만 대의 주문이 밀린 상황이라고 밝혔는데요.

미국의 한 전자기기 유통업체는 "노트북 수요가 예상보다 많아 팔 수 있는 상품이 많지 않은 상황" 이라고 전했습니다.

급작스런 수요 폭증의 원인은 이번 달 시작되는 온라인 개학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올가을 미국 초중고등학교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 수업을 채택했는데요.

[마리벨 애버/CNN 리포터 : "여느 때와 다름없는 개학 시즌이지만 노트북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이든 아니든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죠."]

온라인 수업 준비물인 컴퓨터 주변 기기들도 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컴퓨터 모니터와 헤드셋 판매량은 약 80% 늘었고, 웹 카메라 판매량은 2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와이파이 관련 기기의 판매량도 70% 이상 늘었는데요.

관련 업체들은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노트북 대란은 어른들의 재택 근무 확산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봉쇄령이 내려지고, 재택근무가 시작된 지난 4월에만 개인용 컴퓨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0% 이상 증가했는데요.

여기에 코로나 19로 공장들이 한동안 문을 닫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제재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문제는 공급 부족사태가 경제력에 따른 '교육 격차'를 더 심화시킬 거란 우려입니다.

새 학기 준비물이 학용품에서 컴퓨터로 바뀌며 저소득층 가정의 부담은 더 커졌는데요.

이를 우려해 각 학교와 지방 정부에서 컴퓨터를 대여해 주고 있지만 이들이 주문한 노트북 수십만 대의 출고 역시 몇 달째 밀려 있는 상태입니다.

노트북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이를 노린 생계형 범죄나 악용 범죄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한 원격 수업센터는 초등생들이 사용하는 노트북과 태블릿PC 20여 대를 도둑맞아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사만다 킴지/원격수업 센터장 : "매우 슬프고 혼란스럽기도 했겠죠. 하지만 왜 그것들을 훔쳐갔을까요? 원격수업을 하는 것도 아닐 텐데, 왜 그 장비들이 필요했을까요?"]

최근엔 집에서 인터넷 연결이 안 돼 노트북과 필기도구를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미국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데요.

[후아나 발렌시아 가르시아 : "사진 속 초등생 엄마 집에 인터넷 연결이 안 돼서 그곳에 갔습니다. 공부하고 싶어 했거든요."]

온라인 수업에 따른 디지털 격차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플로르 마르티네즈/이민자 권리 지지자 : "아이들의 엄마를 만났을 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은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겁니다."]

미국 내 노트북 대란은 올해 연말까지 해결되기 어려울 거란 전망입니다.

혼란 속 돈이 없어 피해를 보는 아이들은 없는지 세심한 관심과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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