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잠자는 노인들…요양병원에 무슨 일이?/시사기획 창
입력 2020.09.10 (07:28)
수정 2020.09.1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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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정부가 요양병원 면회를 금지한 뒤 반년이 됐습니다.
부모님 모습을 뵙지 못한 가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이 요양병원의 운영 실태를 취재해봤더니, 일부 병원들에서 약에 의해 수면을 유도하는 이른바 '화학적 구속'이 의심 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홍혜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요양병원.
취재진은 50대 간병인을 통해 현장 실태파악에 나섰습니다.
한 달 입원비가 3백만 원에 달하는 1등급 요양병원.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긴 날, 에어컨이 고장난 병실에서 노인들은 선풍기에 의지합니다.
땀으로 흠뻑 젖은 베개.
묶여있는 손으로 욕창 부위를 긁으려 환자는 안간힘을 씁니다.
["여기 긁어드려요? 간지러우세요?"]
["(보호자들이 와서 뭐라고 안해요?) 지금 모르잖아, 코로나 때문에."]
회진 시간, 의료진이 한 환자에 대해 논의합니다.
[간호사/음성변조 : "RT(신체 묶기)도 소용이 없어요. 영양제 섞어서 **를 탈까요?"]
잠시 뒤 들어온 간호사.
영양제라며 주사를 놓습니다.
[간호사/음성변조 : "주사 맞자. 왜 콧줄을 빼서. 가만 있으면 되는데. 일을 만들어주네."]
[할머니 : "나 죽었다. 나 죽었다. 아이고 아파라, 왜 이러나."]
[간호사/음성변조 : "할머니 약 더 넣어도 되겠다. 아직 짱짱하네, 목소리가."]
이른바 영양제를 맞은 할머니 상태는 어떻게 변했을까.
15분 뒤, 음성이 잦아들더니, 이내 잠에 빠져 조용해졌습니다.
주사제에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 취재진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영상을 본 정신의학 전문가는 투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연병길/경기도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마지막 수단으로 화학적 구속이나 신체적 결박, 이런 것들을 할 수가 있습니다. 증상이 있다고 해서 갑자기 약을 투여한다든지 그래서는 안 되고..."]
지방의 또다른 요양병원. 복지부 적정성 평가 4등급을 받은 곳입니다.
불이 환하게 켜졌지만 노인 환자들이 미동도 없이 자고 있습니다.
큰 말소리에도 인기척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
["(약은 줬어?) 그 엄마들은 약발은 잘 받아."]
약발이 안 듣는 노인은 천덕꾸러기가 됩니다.
[간병인/음성변조 : "밤새 나를 괴롭히더니만 이제 코 골고 자네."]
["(저 할머니는 약 줘야겠더라.) 약을 줬어. 그래도 안 들어."]
요양병원에서 일해본 의료인들은 노인들에게 행동을 진정시키는 항정신병제를 쓰는 일이 흔하다고 증언합니다.
[요양병원 간호사/음성변조 : "일단 주사로 바로 주면 바로 가라앉죠. 말도 천천히 어눌해지면서 서서히 잠이 들거든요. 너무 힘들잖아요. 이 약을 써서 이 할머니를 재워야 된다, 이 어르신 재워야지만 이 병동에 평화가 온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들은 환자의 행동장애가 발생될 경우 약을 처방하고 있으며, 증상이 지속되면 보호자에게 알리고 있다고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김선영
코로나19로 정부가 요양병원 면회를 금지한 뒤 반년이 됐습니다.
부모님 모습을 뵙지 못한 가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이 요양병원의 운영 실태를 취재해봤더니, 일부 병원들에서 약에 의해 수면을 유도하는 이른바 '화학적 구속'이 의심 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홍혜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요양병원.
취재진은 50대 간병인을 통해 현장 실태파악에 나섰습니다.
한 달 입원비가 3백만 원에 달하는 1등급 요양병원.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긴 날, 에어컨이 고장난 병실에서 노인들은 선풍기에 의지합니다.
땀으로 흠뻑 젖은 베개.
묶여있는 손으로 욕창 부위를 긁으려 환자는 안간힘을 씁니다.
["여기 긁어드려요? 간지러우세요?"]
["(보호자들이 와서 뭐라고 안해요?) 지금 모르잖아, 코로나 때문에."]
회진 시간, 의료진이 한 환자에 대해 논의합니다.
[간호사/음성변조 : "RT(신체 묶기)도 소용이 없어요. 영양제 섞어서 **를 탈까요?"]
잠시 뒤 들어온 간호사.
영양제라며 주사를 놓습니다.
[간호사/음성변조 : "주사 맞자. 왜 콧줄을 빼서. 가만 있으면 되는데. 일을 만들어주네."]
[할머니 : "나 죽었다. 나 죽었다. 아이고 아파라, 왜 이러나."]
[간호사/음성변조 : "할머니 약 더 넣어도 되겠다. 아직 짱짱하네, 목소리가."]
이른바 영양제를 맞은 할머니 상태는 어떻게 변했을까.
15분 뒤, 음성이 잦아들더니, 이내 잠에 빠져 조용해졌습니다.
주사제에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 취재진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영상을 본 정신의학 전문가는 투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연병길/경기도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마지막 수단으로 화학적 구속이나 신체적 결박, 이런 것들을 할 수가 있습니다. 증상이 있다고 해서 갑자기 약을 투여한다든지 그래서는 안 되고..."]
지방의 또다른 요양병원. 복지부 적정성 평가 4등급을 받은 곳입니다.
불이 환하게 켜졌지만 노인 환자들이 미동도 없이 자고 있습니다.
큰 말소리에도 인기척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
["(약은 줬어?) 그 엄마들은 약발은 잘 받아."]
약발이 안 듣는 노인은 천덕꾸러기가 됩니다.
[간병인/음성변조 : "밤새 나를 괴롭히더니만 이제 코 골고 자네."]
["(저 할머니는 약 줘야겠더라.) 약을 줬어. 그래도 안 들어."]
요양병원에서 일해본 의료인들은 노인들에게 행동을 진정시키는 항정신병제를 쓰는 일이 흔하다고 증언합니다.
[요양병원 간호사/음성변조 : "일단 주사로 바로 주면 바로 가라앉죠. 말도 천천히 어눌해지면서 서서히 잠이 들거든요. 너무 힘들잖아요. 이 약을 써서 이 할머니를 재워야 된다, 이 어르신 재워야지만 이 병동에 평화가 온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들은 환자의 행동장애가 발생될 경우 약을 처방하고 있으며, 증상이 지속되면 보호자에게 알리고 있다고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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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0-09-10 07: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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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정부가 요양병원 면회를 금지한 뒤 반년이 됐습니다.
부모님 모습을 뵙지 못한 가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이 요양병원의 운영 실태를 취재해봤더니, 일부 병원들에서 약에 의해 수면을 유도하는 이른바 '화학적 구속'이 의심 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홍혜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요양병원.
취재진은 50대 간병인을 통해 현장 실태파악에 나섰습니다.
한 달 입원비가 3백만 원에 달하는 1등급 요양병원.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긴 날, 에어컨이 고장난 병실에서 노인들은 선풍기에 의지합니다.
땀으로 흠뻑 젖은 베개.
묶여있는 손으로 욕창 부위를 긁으려 환자는 안간힘을 씁니다.
["여기 긁어드려요? 간지러우세요?"]
["(보호자들이 와서 뭐라고 안해요?) 지금 모르잖아, 코로나 때문에."]
회진 시간, 의료진이 한 환자에 대해 논의합니다.
[간호사/음성변조 : "RT(신체 묶기)도 소용이 없어요. 영양제 섞어서 **를 탈까요?"]
잠시 뒤 들어온 간호사.
영양제라며 주사를 놓습니다.
[간호사/음성변조 : "주사 맞자. 왜 콧줄을 빼서. 가만 있으면 되는데. 일을 만들어주네."]
[할머니 : "나 죽었다. 나 죽었다. 아이고 아파라, 왜 이러나."]
[간호사/음성변조 : "할머니 약 더 넣어도 되겠다. 아직 짱짱하네, 목소리가."]
이른바 영양제를 맞은 할머니 상태는 어떻게 변했을까.
15분 뒤, 음성이 잦아들더니, 이내 잠에 빠져 조용해졌습니다.
주사제에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 취재진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영상을 본 정신의학 전문가는 투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연병길/경기도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마지막 수단으로 화학적 구속이나 신체적 결박, 이런 것들을 할 수가 있습니다. 증상이 있다고 해서 갑자기 약을 투여한다든지 그래서는 안 되고..."]
지방의 또다른 요양병원. 복지부 적정성 평가 4등급을 받은 곳입니다.
불이 환하게 켜졌지만 노인 환자들이 미동도 없이 자고 있습니다.
큰 말소리에도 인기척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
["(약은 줬어?) 그 엄마들은 약발은 잘 받아."]
약발이 안 듣는 노인은 천덕꾸러기가 됩니다.
[간병인/음성변조 : "밤새 나를 괴롭히더니만 이제 코 골고 자네."]
["(저 할머니는 약 줘야겠더라.) 약을 줬어. 그래도 안 들어."]
요양병원에서 일해본 의료인들은 노인들에게 행동을 진정시키는 항정신병제를 쓰는 일이 흔하다고 증언합니다.
[요양병원 간호사/음성변조 : "일단 주사로 바로 주면 바로 가라앉죠. 말도 천천히 어눌해지면서 서서히 잠이 들거든요. 너무 힘들잖아요. 이 약을 써서 이 할머니를 재워야 된다, 이 어르신 재워야지만 이 병동에 평화가 온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들은 환자의 행동장애가 발생될 경우 약을 처방하고 있으며, 증상이 지속되면 보호자에게 알리고 있다고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김선영
코로나19로 정부가 요양병원 면회를 금지한 뒤 반년이 됐습니다.
부모님 모습을 뵙지 못한 가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이 요양병원의 운영 실태를 취재해봤더니, 일부 병원들에서 약에 의해 수면을 유도하는 이른바 '화학적 구속'이 의심 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홍혜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요양병원.
취재진은 50대 간병인을 통해 현장 실태파악에 나섰습니다.
한 달 입원비가 3백만 원에 달하는 1등급 요양병원.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긴 날, 에어컨이 고장난 병실에서 노인들은 선풍기에 의지합니다.
땀으로 흠뻑 젖은 베개.
묶여있는 손으로 욕창 부위를 긁으려 환자는 안간힘을 씁니다.
["여기 긁어드려요? 간지러우세요?"]
["(보호자들이 와서 뭐라고 안해요?) 지금 모르잖아, 코로나 때문에."]
회진 시간, 의료진이 한 환자에 대해 논의합니다.
[간호사/음성변조 : "RT(신체 묶기)도 소용이 없어요. 영양제 섞어서 **를 탈까요?"]
잠시 뒤 들어온 간호사.
영양제라며 주사를 놓습니다.
[간호사/음성변조 : "주사 맞자. 왜 콧줄을 빼서. 가만 있으면 되는데. 일을 만들어주네."]
[할머니 : "나 죽었다. 나 죽었다. 아이고 아파라, 왜 이러나."]
[간호사/음성변조 : "할머니 약 더 넣어도 되겠다. 아직 짱짱하네, 목소리가."]
이른바 영양제를 맞은 할머니 상태는 어떻게 변했을까.
15분 뒤, 음성이 잦아들더니, 이내 잠에 빠져 조용해졌습니다.
주사제에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 취재진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영상을 본 정신의학 전문가는 투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연병길/경기도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마지막 수단으로 화학적 구속이나 신체적 결박, 이런 것들을 할 수가 있습니다. 증상이 있다고 해서 갑자기 약을 투여한다든지 그래서는 안 되고..."]
지방의 또다른 요양병원. 복지부 적정성 평가 4등급을 받은 곳입니다.
불이 환하게 켜졌지만 노인 환자들이 미동도 없이 자고 있습니다.
큰 말소리에도 인기척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
["(약은 줬어?) 그 엄마들은 약발은 잘 받아."]
약발이 안 듣는 노인은 천덕꾸러기가 됩니다.
[간병인/음성변조 : "밤새 나를 괴롭히더니만 이제 코 골고 자네."]
["(저 할머니는 약 줘야겠더라.) 약을 줬어. 그래도 안 들어."]
요양병원에서 일해본 의료인들은 노인들에게 행동을 진정시키는 항정신병제를 쓰는 일이 흔하다고 증언합니다.
[요양병원 간호사/음성변조 : "일단 주사로 바로 주면 바로 가라앉죠. 말도 천천히 어눌해지면서 서서히 잠이 들거든요. 너무 힘들잖아요. 이 약을 써서 이 할머니를 재워야 된다, 이 어르신 재워야지만 이 병동에 평화가 온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들은 환자의 행동장애가 발생될 경우 약을 처방하고 있으며, 증상이 지속되면 보호자에게 알리고 있다고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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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림 기자 news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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