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에 또 폐암…GM 공장 ‘개선반’에 무슨 일이?

입력 2020.09.11 (07:41) 수정 2020.09.1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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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GM 부평공장에서 하자 보수 작업을 하는 이른바 '개선반' 소속 노동자가 올해 초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6년 전에도 개선반에 있던 노동자가 폐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4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지원 부서인 개선반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박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GM 부평공장입니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여기서 완성차 생산 업무를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계나 설비에 문제가 생길 경우 투입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개선반'으로 불리는 지원 부서 소속 노동자들인데, 서너 명이 하자 보수 작업은 물론 작업장 먼지 제거와 각종 도색 작업을 도맡아 합니다.

지난 4월, 14년째 개선반 관련 업무를 해 온 41살 정 모 씨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폐 질환 이력이 없었고 지난해 종합검진에서도 이상 소견이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발병했다며 산재를 신청했습니다.

환기 장치가 제대로 없는 공간에서 일회용 방진 마스크만 지급받은 채 용접·가공 작업 등을 했고, 여기서 배출되는 각종 유해 물질에 장기간 노출됐다는 겁니다.

KBS가 입수한 개선반의 물질안전보건자료를 보면 발암 물질인 벤젠 성분이 포함된 도료와 호흡기에 손상을 끼칠 수 있는 물질 등이 사용된 사실도 확인됩니다.

[공유정옥/경기동부근로자건강센터 부센터장/직업환경의학전문의 : "용접, 도장 업무를 포함해서 폐암 위험을 높일 법한 다양한 업무를 하셨어요. 전체 직업력에서 폐암을 영향을 줄만한 요인은, 그런 개연성은 있다고 보이고요."]

그런데 취재 결과 6년 전에도 같은 개선반에서 일하던 40대 노동자가 폐암에 걸려 숨졌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개선반 업무가 폐암 발병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입니다.

[최기일/노무사 사무소 '현장' 노무사 : "작업장 자체에 물질을 보면 상당히 위험한 '원인 물질'로 가득차 있다. 작업 과정에서 여러가지 유해 물질에 노출돼서 발생한 '직업성 암'이다 라고 판단됩니다."]

한국GM 측은 산재 심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입장을 낼 단계가 아니라며, 관계 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이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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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암에 또 폐암…GM 공장 ‘개선반’에 무슨 일이?
    • 입력 2020-09-11 07:41:21
    • 수정2020-09-11 07: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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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GM 부평공장에서 하자 보수 작업을 하는 이른바 '개선반' 소속 노동자가 올해 초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6년 전에도 개선반에 있던 노동자가 폐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4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지원 부서인 개선반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박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GM 부평공장입니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여기서 완성차 생산 업무를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계나 설비에 문제가 생길 경우 투입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개선반'으로 불리는 지원 부서 소속 노동자들인데, 서너 명이 하자 보수 작업은 물론 작업장 먼지 제거와 각종 도색 작업을 도맡아 합니다.

지난 4월, 14년째 개선반 관련 업무를 해 온 41살 정 모 씨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폐 질환 이력이 없었고 지난해 종합검진에서도 이상 소견이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발병했다며 산재를 신청했습니다.

환기 장치가 제대로 없는 공간에서 일회용 방진 마스크만 지급받은 채 용접·가공 작업 등을 했고, 여기서 배출되는 각종 유해 물질에 장기간 노출됐다는 겁니다.

KBS가 입수한 개선반의 물질안전보건자료를 보면 발암 물질인 벤젠 성분이 포함된 도료와 호흡기에 손상을 끼칠 수 있는 물질 등이 사용된 사실도 확인됩니다.

[공유정옥/경기동부근로자건강센터 부센터장/직업환경의학전문의 : "용접, 도장 업무를 포함해서 폐암 위험을 높일 법한 다양한 업무를 하셨어요. 전체 직업력에서 폐암을 영향을 줄만한 요인은, 그런 개연성은 있다고 보이고요."]

그런데 취재 결과 6년 전에도 같은 개선반에서 일하던 40대 노동자가 폐암에 걸려 숨졌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개선반 업무가 폐암 발병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입니다.

[최기일/노무사 사무소 '현장' 노무사 : "작업장 자체에 물질을 보면 상당히 위험한 '원인 물질'로 가득차 있다. 작업 과정에서 여러가지 유해 물질에 노출돼서 발생한 '직업성 암'이다 라고 판단됩니다."]

한국GM 측은 산재 심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입장을 낼 단계가 아니라며, 관계 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이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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