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영리화의 민낯…일부 수익 추구 급급

입력 2020.09.12 (06:52) 수정 2020.09.1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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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가 연속으로 보도하고 있는 요양병원의 문제, 오늘도 이어갑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가장 심각한 희생을 치른 곳이 비로 요양시설들이었습니다.

요양산업의 영리화가 심해지면서 좁은 병실에 많은 환자를 받아놓고 제대로 돌보지 않은 일부 요양병원들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입니다.

KBS <시사기획 창> 홍혜림 기자가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대구·경북을 휩쓴 코로나 19 1차 유행.

사망자 9명, 확진자 119명.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청도대남병원이었습니다.

재단은 수익을 높이기 위해 일반병원과 요양병원, 정신과 폐쇄병동까지 여러 시설을 함께 운영했습니다.

관리기관인 보건소도 함께 있었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 "한 건물로 연결돼 있는데, 특별히 보건소가 한 건물에 함께 들어간 경위가 궁금합니다."]

최근 다시 문을 연 병원.

건물 바깥에 선별진료소를 짓고 있지만, 내부는 변한 게 없습니다.

["여기는 일반병원, 저기로 올라가면 요양병원이에요."]

환자와 일반 출입자들이 뒤섞일 수 있는 상황도 그대로입니다.

[청도대남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어쩔 수가 없어요. 밖에서 환자들이 진료받으러 오기 때문에. 여기가 입원실인데 격리병동도 한 층에 다 같이 있으니까, 만에 하나 걸리면 다 같이 걸리는 거죠."]

요양시설 영리화가 뿌리내린 미국은 코로나 19의 후폭풍이 큽니다.

뉴욕 코로나 사망자의 40%, 6천여 명이 요양시설에서 나왔습니다.

요양시설이 코로나19 등 감염환자를 수용하면 많게는 하루 600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수가제를 바꾼 게 한 원인이 됐습니다.

[김동찬/뉴욕 시민참여센터 대표 : "사람 목숨도 다 돈으로 보고 있었다. 수천 명의 요양병원에 있던 노약자들이 쫓겨나고 코로나에 걸려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미국에서 발생했습니다."]

뉴욕에 사는 알렉스 씨 자매.

다리 종기 수술을 받은 어머니가 잠시 요양시설에 머무르다 코로나 19에 희생됐습니다.

[알렉스 : "제일 슬픈 것은 나이가 들수록 인생의 가치가 점점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다 나이를 먹고 노인이 될 건데요."]

["People over Profits!!"]

"돈보다 노인이 먼저"라는 외침.

수익성 추구에 매몰된 요양시설을 감시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나 죽었다. 아이고 아파라. 왜 이러나?"]

KBS 보도 이후 수많은 시민들의 탄식이 방송국에 전달됐습니다.

요양병원에 의지해야 하는데, 부모님을 사지로 내모는 것처럼 비춰질까 하는 걱정도 큽니다.

[시청자 상담 전화 : "아버님이 지금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대소변을 못 가리세요. 저랑 집사람은 밖에서 일하고 애들한테 보라고 할 수도 없고 방법이 없어요, 방법이 도대체..."]

코로나 19로 드러난 요양병원의 열악함이 우리 사회가 감추고 싶었던 숙제를 다시 던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김선영

[앵커]

보도 이후, 보건복지부는 노인 약물지표 개발 등 요양병원 관리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는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취재를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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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양병원 영리화의 민낯…일부 수익 추구 급급
    • 입력 2020-09-12 06:52:16
    • 수정2020-09-12 07:03:17
    뉴스광장 1부
[앵커]

KBS가 연속으로 보도하고 있는 요양병원의 문제, 오늘도 이어갑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가장 심각한 희생을 치른 곳이 비로 요양시설들이었습니다.

요양산업의 영리화가 심해지면서 좁은 병실에 많은 환자를 받아놓고 제대로 돌보지 않은 일부 요양병원들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입니다.

KBS <시사기획 창> 홍혜림 기자가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대구·경북을 휩쓴 코로나 19 1차 유행.

사망자 9명, 확진자 119명.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청도대남병원이었습니다.

재단은 수익을 높이기 위해 일반병원과 요양병원, 정신과 폐쇄병동까지 여러 시설을 함께 운영했습니다.

관리기관인 보건소도 함께 있었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 "한 건물로 연결돼 있는데, 특별히 보건소가 한 건물에 함께 들어간 경위가 궁금합니다."]

최근 다시 문을 연 병원.

건물 바깥에 선별진료소를 짓고 있지만, 내부는 변한 게 없습니다.

["여기는 일반병원, 저기로 올라가면 요양병원이에요."]

환자와 일반 출입자들이 뒤섞일 수 있는 상황도 그대로입니다.

[청도대남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어쩔 수가 없어요. 밖에서 환자들이 진료받으러 오기 때문에. 여기가 입원실인데 격리병동도 한 층에 다 같이 있으니까, 만에 하나 걸리면 다 같이 걸리는 거죠."]

요양시설 영리화가 뿌리내린 미국은 코로나 19의 후폭풍이 큽니다.

뉴욕 코로나 사망자의 40%, 6천여 명이 요양시설에서 나왔습니다.

요양시설이 코로나19 등 감염환자를 수용하면 많게는 하루 600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수가제를 바꾼 게 한 원인이 됐습니다.

[김동찬/뉴욕 시민참여센터 대표 : "사람 목숨도 다 돈으로 보고 있었다. 수천 명의 요양병원에 있던 노약자들이 쫓겨나고 코로나에 걸려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미국에서 발생했습니다."]

뉴욕에 사는 알렉스 씨 자매.

다리 종기 수술을 받은 어머니가 잠시 요양시설에 머무르다 코로나 19에 희생됐습니다.

[알렉스 : "제일 슬픈 것은 나이가 들수록 인생의 가치가 점점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다 나이를 먹고 노인이 될 건데요."]

["People over Profits!!"]

"돈보다 노인이 먼저"라는 외침.

수익성 추구에 매몰된 요양시설을 감시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나 죽었다. 아이고 아파라. 왜 이러나?"]

KBS 보도 이후 수많은 시민들의 탄식이 방송국에 전달됐습니다.

요양병원에 의지해야 하는데, 부모님을 사지로 내모는 것처럼 비춰질까 하는 걱정도 큽니다.

[시청자 상담 전화 : "아버님이 지금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대소변을 못 가리세요. 저랑 집사람은 밖에서 일하고 애들한테 보라고 할 수도 없고 방법이 없어요, 방법이 도대체..."]

코로나 19로 드러난 요양병원의 열악함이 우리 사회가 감추고 싶었던 숙제를 다시 던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김선영

[앵커]

보도 이후, 보건복지부는 노인 약물지표 개발 등 요양병원 관리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는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취재를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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