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토크쇼J] “판갈이 합시다” 정치와 언론의 낡은 문법 해체하기
입력 2020.09.13 (22:11)
수정 2020.09.1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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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안녕하세요?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지난 9월 1일부터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시작됐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손님 두 분과 함께 ‘정치 보도 관행 뽀개기’를 해볼 텐데요, 함께하실 분들을 먼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임자운] 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최욱] 네. 반갑습니다. 최욱입니다.
[이상호] 그리고 정치 보도의 민낯을 알려줄 두 분 오늘 특별히 모셨습니다. 지금은 국민의힘으로 당명이 바뀌었죠. 김영우 전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최욱] 반갑습니다. 우리 김영우 의원님 같은 경우는 물론 지금은 뾰족한 직업이 없습니다만.
[김영우] 놀고 있으니까 섭외는 잘 들어오더라고요.
[최욱] 기자 출신에 3선 국회의원 게다가 대변인, 그러니까 오늘 준비한 주제에 최적화된 인물이 아닌가 싶은데요? 오늘 맹활약해서 우리 J와 함께하시죠.
[김영우] 영우본색의 김영우입니다, 이렇게 소개를 드리려고 했는데 본색을 한번 드러내 볼까 이런 생각을 하고 왔습니다.
[이상호] 최욱 씨 얘기처럼 앞으로 정치 생각 없으시면 저희 고정으로 하시는 건 어떠세요?
[김영우] 그건 끝나고 얘기합시다.
[최욱] 저희도 좀 봐야죠, 벌써 그렇게 약조를 하면 안 되죠.
[김영우] 검증을 한 번 해봐야죠.
[최욱]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박주민 의원님, 아주 잘 만났습니다. 제가 오늘 좀 따질 게 있어요. 사실 우리 J에서 한 1년 전쯤이었을까요? 계란판 신문이라는 주제로 방송을 했었는데 그걸 아마 보셨나 봐요.
[박주민] 봤어요.
[최욱] 그걸 보시고 나서 내가 이 부수 밀어내기, 내가 해결 한번 하겠다. 언론 보도 많이 나오고 있던데 그 뒤로 깜깜무소식이에요.
[박주민] 제가 해결하겠다는 취지보다는 관계 기관이 이걸 확인해서 조치해야 한다는 발언을 최고위에서 했었고요. 그 뒤에 제가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고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저널리즘 토크쇼 J> 쪽에서 얻은 자료를 전달하고 또 면담도 했었습니다. 결과는 지금까지 안 나오고 있더라고요.
[최욱] 하긴 했는데 안 나왔다, 그렇게 안쓰럽게 나오시니까. 더 뭐라고 못 하겠네.
[이상호] 그런데 박주민 의원 같은 경우는 제가 듣기로는 기자들한테 꽤 인기가 없는 의원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해명을 하시고 오늘 방송에 임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박주민] 기자분들이 제가 편하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심지어 어떤 매체의 반장 되시는 분이 약주를 심하게 하시고 밤에 거의 새벽에, 전화를 하셔서 도대체 왜 이렇게 기자들한테 안 편하게 대하냐? 그런 말씀을 하실 정도로. 전화를 제가 잘 안 받고 그다음에 통화하는 와중에도 기자분들께서 취재가 부족하신 상태에서 하시면 제가 취재가 부족한 것 같다고 바른 소리를 많이 합니다.
[임자운] 저는 사실 민변 선배 변호사님으로 오래 뵙다가 지금 의원님으로 뵀는데. 뵐 때마다 인사를 하는데 인사를 한 번도 안 받아주셨어요.
[최욱] 인성 논란.
[임자운] 일단 누가 자기한테 인사하는 걸 모르세요. 저는 분명히 여러 번 인사를 드렸는데 오늘 처음 뵙는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김영우] 저는 알아보시죠?
[최욱] 정치인으로서 약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여기는 현역, 여기는 전직.
[김영우] 불편해서 같이 방송 못 하겠네.
[이상호] <저널리즘 토크쇼 J>가 1년 전에도 20대 국회에서 드러난 정치 보도 관행을 다뤘습니다. 당시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의원이 출연했었죠.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국회가 언론에 의한, 언론을 위한 정치쇼를 한다, 정치인들이 메소드 연기를 펼친다.
[김영우] 표창원 의원님은 초선을 하셨는데 초선의 시각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쇼킹했을 겁니다. 그런데 정치는 기본적으로는 쇼예요. 어떤 생각, 이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면 쇼도 해야 한다는 거를 많이 느꼈습니다. 다만 그 쇼가 진정성이 너무 없고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쇼, 이건 문제가 있죠,
[최욱] 박주민 의원도 혹시 정치인이시니까 일부러 후줄근해 보이고. 일부러 피곤해 보이고, 그런 것도 약간 쇼적인 면모가 있습니까?
[박주민] 저는 그때도 제가 한번 말씀드렸지만 굉장히 자주 씻고 다니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제가 어디 봐도 흠잡을 데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욱] 쇼는 아니죠?
[박주민] 그런 부분은 개인적으로 억울한 면이 있고요. 저도 이 무렵에 초선이었으니까 당황했던 장면이 몇 개 있어요. 어떤 의원님인지 제가 밝히긴 어려운데 대놓고 그런 말씀까지 하시더라고요. 사석에서. 충분한 발언 시간을 줘야 감정까지 끌어올려서 연기를 제대로 펼치는데 왜 발언 시간을 짧게 줘서 몰입이 안 되게 만드냐 이 얘기를 하시는 분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나 표창원 의원이 그 발언을 듣고 느낌이 약간 충격이었던 거죠.
[김영우] 그런 일이 있었네요.
[박주민] 아마 그 경험 때문에 이런 발언을 하신 게 아닌가 생각이 돼요. 같이 봤거든요? 그때. 그 말씀 하시는 것을?
[임자운] 쇼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쇼만 해서 비판을 받는 거잖아요.
[강유정] 그게 연기를 할 때 메인 플롯이라는 게 있어야 해요. 큰 그림 위에서 배우가 서브 플롯을 가지고 하는 게 연기입니다. 그런데 때때로 정치인들이 하는 연기는 개인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큰 메인 테마가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바를 잘 보이기 위한 그런 의도된 연기가 아니라 개인기에 머물 때, 대부분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연기 잘하는 배우, 못하는 배우를 기가 막히게 관객들이 알거든요. 그런데 마찬가지로 유권자들도 그걸 기가 막히게 안다는 겁니다. 본인만 모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욱] 오늘 두 분의 연기 잘 감상해보겠습니다.
[이상호] 21대 국회에서는 그동안 보도 관행이 얼마나 달라졌을지 본격적인 비평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21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언론이 감시와 견제 역할을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최근 정치면을 장식한 보도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할게요. 먼저 정기국회가 열린 직후인 지난 2일이죠?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 두 사람의 갈등을 조명한 기사가 이틀에 걸쳐서 70건 넘게 보도가 됐습니다.
[최욱] 그러니까 김태흠 의원이 김진애 의원에게 손가락으로 터치를 한 일이 발생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국회가 파행되기도 했는데 그래서 이슈가 되는 거는 이해합니다. 그런데 기사화된 제목을 보면 이런 것들이 과연 무슨 사회적 의미가 있는지, 갸우뚱하게 됩니다. 조선일보 같은 경우 보면요. <김진애, “김태흠이 내 어깨 쳐서 얼얼”, 김태흠 “야지 놓는 것도 아니고...”> 국민일보 <김태흠 “초선은 빠져” VS 김진애 “난 재선”... 언쟁·신체접촉 논란>. 머니투데이 <“김태흠이 등 찔렀다”... 김진애 “겉옷 세탁, 습격당한 느낌 불쾌”> 이런 식의 제목.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네요.
[이상호] 오늘 연기 좀 하시네요.
[최욱] 아 네. 저도 연기를.
[김영우] 오늘 대단하신데요.
[강유정] 제가 보니까 언론이 좋아하는 세 가지 정치 보도 요소가 다 들어 있는 겁니다. 이 기사 안에 하나는 갈등 혹은 싸움이라고 볼 수 있는 것, 두 번째는 선정적인 단어가 들어가 있었고 ‘야지’라든가 ‘얼얼’ 이런 말. 세 번째는 실책이 어쨌든 있다는 겁니다. 그 부분에서 언론은 집중적으로 보도를 들어갔는데 문제는 이게 굉장히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논란이라는 거죠.
[임자운] 굉장히 중요한 얘기처럼 만들어버렸잖아요. 그러면 국민들에게는 국회의원은 싸우는 사람들로 또 각인이 되어버린 거예요. 언론이 일종의 정치 혐오 콘텐츠를 가지고 장사를 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고 이게 17분간 운영위에서 이거 가지고 공방을 하다 결국 정회까지 했다는 거잖아요. 당일 운영위에서 했어야 할 일을 못 한 거예요. 그러면 김태흠 의원만 김진애 의원에게 사과할 게 아니라 운영위 전체에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는 사안 아닌가요? 언론이 그런 메시지를 주는 경우도 없어서 의아하게 봤습니다.
[김영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국회가 ‘손가락’, 또 ‘야지’, 또 ‘세탁기’ 어떤 분들은 또 그렇게 얘기를 했더라고요 김진애 의원님이 입은 옷은 세탁기에 돌릴 만한 옷이 아니고 세탁소에 맡길 옷 아닙니까? 그런데 그게 또 기사가 됐더라고요? 사태를 만든 정치인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고 겉핥기식의 보도만 한, 그것도 책임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정치인과 언론은 실과 바늘이에요. 정치 개혁이든 언론 개혁이든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조를 해야 하는데
[이상호] 실과 바늘은 신념이신가요?
[김영우] 신념이죠, 그 언론이 없는 정치는 불가능합니다. 또 정치가 없는데 언론이 할 일이 없죠.
[박주민] 항상 이렇게 논쟁거리가 되고 화제가 될 것만 보도하잖아요. 실제로 뭘 주제로 운영위가 운영됐었고 이게 더 중요한 그래서 저도 이 보도를 보면서 이게 이렇게 보도를 많이 낼만한 사안인가?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끝입니다.
[이상호] 조금 더 없으세요?
[최욱] 쇼 좀 하세요.
[박주민] 그런데 이게 이런 패턴이 너무 저한테 익숙해져서.
[이상호] 너무 익숙하니까?
[박주민] 법사위가 제일 많이 이런 보도가 많이 나는 상임위거든요.
[최욱] 맞아.
[박주민] 그래서 의원들도 알아요, 그래서 오히려 자제할 때가 있죠.
[이상호]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
[박주민] 특히 법사위에서는 워낙 말로 부딪힐 때가 많아서 괜히 논쟁거리를 만든다거나 논점이 흐려질 걸 대비해서 철저히 무시하자. 철저히 대응하지 말자, 이렇게 하기도 하고 그러면 우리 쪽의 그런 전략을 파악하고 저쪽에서는 계속 시비를 걸기도 해요. 반대로 저희가 계속 시비를 걸기도 하고 그런 작전 회의를 하고 들어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김영우] 상임위 처음 시작할 때 모두 발언을 할 때 “오늘 이 상임위는 생방송입니다. 어느, 어느 방송사가 생방송 중계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위원님 여러분은 각별히 유의 바랍니다”라는 게 공식적으로 그런 멘트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면 상임위 전체가 욕먹는 거잖아요. 그런데 또 현역 의원님들은 내가 한번 이렇게 지르면 이거 건수 되겠다. 요즘 워낙 정치하는 입장에서는 클릭 수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정치인들이 맨 아침에 새벽에 일어나서 하는 일이 본인 이름을 검색어에 쳐서 어떤 기사가 떴나, 어떤 피드백이 있나, 검색어에 올라갔나, 클릭 수가 얼마큼 나왔나.
[이상호] 클릭수 장사하는 언론의 단면을 보여주는 건데, 비슷한 일이 지난 8월 국회 본회의에서도 있었습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본회의장에 원피스를 입고 등원한 것을 두고 일주일간 관련 기사가 무려 717건이나 쏟아졌습니다. 이 이슈가 이렇게까지 확산된 배경을 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강유정] 9월 2일 기사 혹시 보셨나요? <류호정 원피스 한 달 후>라고 또 어마어마하게 실렸습니다.
[이상호] 또 나왔군요.
[강유정] 또 나왔어요. 한 달 후가 나왔어요.
[이상호] 일주년도 나오겠네.
[강유정] 이러다 보면 10월 2일 되면 두 달 후.
[최욱] 이거는 너무한다.
[강유정] 정말로 쫙 실려있습니다. 한 달 후라는 제목으로 이게 영원히 박제되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이렇게 우려먹겠구나, 정말 불길한 예감까지 들었는데. 중요한 내용을 가지고 보도하는 것들은 다 사라지고, 아주 자극적이고 쇄말적인 것만 계속 얘기가 되니까 그러니까 결국은 우리 정치에 도움이 되느냐 저는 도움이 되지 않는 기사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원피스 보도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임자운] 8월 5일, 네이버 정치 섹션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 상위 20개 기사 중에 17개가 류 의원 원피스 기사더라고요. 나중에는 그 원피스가 완판됐다는 것까지 화제가 됐었는데 이 와중에 8월 7일 같은 날에 올라온 너무 비교되는 두 가지 기사가 있어서 소개를 드리면 동아일보가 <‘분홍 원피스’ 류호정>이라는 기사를 냈고 아주경제는 <입법 노동자 류호정, 원피스 다음에 실력>. 둘 다 논설위원이 쓴 글인데요. 동아 칼럼은 이렇게 비유를 합니다. “도외에서 온 젊은 아가씨가 차려입고 시골 장터를 지나갈 때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씩씩하게 걸어가면서 시골 분위기를 쇄신하는 유쾌한 도발과 비슷한 면이 있다.” ‘젊은 아가씨’가 등장을 해요. 아주 경제는 제목에서부터 ‘입법 노동자’라는 말을 썼다는 게 차이가 있고요. 더 크게 느껴진 차이는 기사 말미인데 동아는 “옷차림보다는 법안으로 진짜 유쾌한 도발을 했으면 한다”고 끝납니다. 훈수를 두고 끝나는 거죠, 아주 경제는 진짜 실력은 회의 발언과 법안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한 뒤 실제로 류호정 의원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어떤 법안을 냈는지 제시를 합니다. 저는 최소한 언론이라면 ‘옷 말고 의정 활동으로 평가받아라’라고 훈수를 둘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의정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찾아내서 알려줘야 한다고 보는 거예요.
[최욱] 당시에 언론들은 원피스 관련해서 기사를 계속 생산해내야 하니까. 기자들이 만나는 사람마다 원피스에 관해서 물어봅니다. 박주민 의원은 혹시 기자한테 원피스 관련한 질문을 받았습니까?
[박주민] 이 때 저한테 전화가 굉장히 많이 왔어요. 너무 전화가 많이 오니까 혹시 뭔 일이 터졌나 싶었어요. 큰일이. 깜짝 놀라서 전화를 받았어요. 그랬더니 류호정 의원 원피스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래서 원피스 못 봤는데요. 실제로 못 봤는데, 그랬더니 또 전화가, 그래서 제가 한 네 통 정도 받다가 ‘역시 안 받아도 되는군’ 이렇게.
[김영우] 무슨 옛날 조선 시대 예송논쟁이라고 있었잖아요. 상복을 1년 입어야 하나, 3년 입어야 하나.
[이상호] 예송 문제까지 가야 합니까?
[김영우] 그래서 제가 왜냐하면.
[박주민] 고정은 못 하실 거 같아요.
[김영우] 지금 조선 시대도 아닌데 의원이 입은 옷으로 이렇게 요란하게 취재도 하고 또 거기에 응답을 해야 하고 하는 게 이거 무슨 정말 대한민국 정치가 잘못돼도 정말 크게 잘못됐다. 나는 아직도 이렇게 많은 기사가 실린 거에 대해서 이해할 수가 없어요.
[강유정] 언론의 정말 100% 잘못입니다. 이게 쏟아지는 기사의 특징이 뭐냐 하면 쏟아질수록 더 많은 클릭 수가 유도된다는 거예요. 결국은 언론이 이 장면을 통해서 장사밖에 하지 않았다. 전혀 정치 보도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안된다고 저는 얘기하고 싶습니다.
[최욱] 2013년이었나요? 국회 본회의장에서 약간 좀 민망한 사진을 보고 있던 한 국회의원이 있었습니다. 그때 닉네임이 붙었죠. ‘야동 재철’. 그 이후로 본회의장에 있는 국회의원들의 휴대전화. 그거를 찍는 보도가 굉장히 많이 됐습니다. 이거는 최근에도 또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김영우] 지금 윤영찬 의원 지금 큰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최욱] 그렇죠.
[김영우] 이번 경우에 윤영찬 의원 같은 경우에는 현역 의원이 더 더군다나 방송을 직접 다루는 해당 상임위 의원이 일반 업체, 포털 업체 보고 들어오게 해라. 이런 식으로 했다는 것은 굉장히 어떤 포털 업체를 다스리려고 하는 굉장히 특히 힘 있는 여당 해당 상임위 의원이 했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거죠. 저거는 특종이죠. 언론의 입장에서는 특종입니다.
[임자운] 국회의원은 그야말로 공인이잖아요. 휴대전화의 내용도 사실 감시 대상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최근 윤영찬 의원 사태는 그분이 또 과방위 위원이기 때문에 더욱 보도 가치가 있는 사안이라고 저도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모든 기자들이 의원의 휴대전화를 찍을 때 그런 보도 가치를 고려하고 찍는지.
[최욱] 그렇죠.
[임자운] 그거는 아닌 것 같다.
[최욱] 그러면 의원 입장에서는 본회의장에서 내 휴대전화는 언제든 찍힐 수 있다는 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까?
[박주민]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수첩.
[최욱] 수첩까지.
[박주민] 아니면 보고 있는 자료, 이런 게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굉장히 조심을 하죠.
[최욱] 그러면 반면에 언제든 노출되니까 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할 때 그걸 이용하는 분도?
[박주민] 그런 분들도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최욱] 그렇죠, 있죠?
[박주민] 그런 경우도 좀 계신다고 그러더라고요. 보도로 계획을 해서 핸드폰의 메시지를 노출 시킨다든지.
[강유정] 많은 정치 뉴스가 일반 시민과 유권자를 향해 있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을 향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 이렇게 기사 쓴다며 정치인들 봐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보란 듯이 카메라를 앞에 전화기를 노출함으로써 이거를 실어줘 라고, 언론도 나는 권력 감시해 하며 자긍심을 얻고 한편으로는 내가 알리고 싶은 방법을 간접적으로 단독으로 소스도 전달해주고 하고 싶은 의도도 쟁취하고 그런 점에서 악어와 악어새라는 되게 유명한 표현들이 있지만 조금 더 비약이긴 하지만 동업자 정신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상호] 2015년 정치부 기자들을 심층 인터뷰한 논문이 있습니다. 정치인의 행실을 집요하게 기사화하는 이유에 대해서 흥미로운 설명이 있어서 설명해드리면, “정치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냉소적 시선이 투영됐다.”, “이미지 깎아내리기 좋은 소재여서 숨길 이유도 없었다. 터지면 개떼같이 덤벼든다.”, “의원 군기를 잡으려고 내가 너희에게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쓸 때가 있다”, “악의 없이 취재하다가 잘 응해주지 않으면 불편한 감정이 생기고 어디 죽어봐라”하는 식으로 나설 때도 있지 않나, 하는 심리라는 겁니다.
[최욱] 이거는 여쭤보면 바로 답 나오겠네요.
[김영우] 취재원이 마음에 안 들 때가 있죠, 전화 잘 안 받고, 박 의원님처럼, 그리고 공부하라 그러고. 그러면 진짜 기분 나쁘죠.
[최욱] 기분 나쁘죠.
[김영우] 그리고 취재를 하는 입장에서는 취재원에게 기가 눌리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해요. 저도 정치를 하면서 초선 때 한번 당한 적이 있어요. 저도 나름대로는 그때 그 정부에서 소위 실세,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지금 박주민 의원님처럼. 저는 지금은 지는 해고 저기는 뜨는 해인데 그때 막 방송법 통과시키고 막 그럴 때예요. 그때 동물 국회다, 그래서 아주 난장판이 된 그런 때가 있었는데 대리 투표.
[최욱] 맞아.
[김영우] 몸싸움을 하다가 들어와서 정신이 없거든요. 땀 뻘뻘 흘리고. 그래서 정말 옆자리에 투표를 할 뻔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옆자리인 거야. 그 옆이 제 자리였고.
[최욱] 제가 그때 비판 많이 했거든요.
[김영우] 그래서 큰일 날 뻔했다, 그래서 내 자리 가서 투표를 제대로 했어요. 그런데 그 장면을 찍고 그 앞에서 내가 멈칫한 거를 찍어서 ‘김영우 의원 대리 투표했다’ 밤새 뉴스가 났어요. 그러고 나서 힘들게 정정 보도가 난 적이 있는데 아주 묘한 생태계예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실과 바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결론이죠.
[최욱] 오늘 실, 바늘 많이 나오는군요. 그런데 언론이 무섭긴 무섭네요. 저는 아직도 의원님 하면 대리 투표.
[김영우] 그런 게 있죠, 그게 무서운 거예요.
[이상호] 어떻게 보면 그 정치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냉소적인 시선이라는 게 언론이 만들어낸 게 아닌가 싶은데
[임자운] 국민이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걸 넘어서 실제로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그 판을 유지할 수 있게도 하죠. 정치 혐오라는 게.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는 그 혐오의 대상을 차별시키고 배제시키는데 정치 혐오는 희한하게 혐오의 대상 중에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계속 기득권을 유지하게도 만들어줘요. 어떻게 보면 더 나쁜 거죠.
[강유정] 혐오는 생각보다 거래 대상이에요. 혐오가 생각보다 돈이 된다는 겁니다. 뭐냐 하면 정치 불신자들만 만드는 게 아니라 혐오를 통해서 정치에 대한 광신도도 똑같이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이 혐오를 잘 활용해서 유튜브라든가 다른 SNS 매체에서 굉장히 거래 품목으로 활성화되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결국 손해를 보는 건 정치에 대해서 선한 관심을 가졌던 시민들이 배제되는 효과, 그런데 언론이 이것을 생각하고 있을까?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혐오가 더 많아질수록 클릭 수는 높아지고 관심도는 뜨거워지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는 혐오에 대해서 좀 무책임한 부분이 언론에게 분명히 있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최욱] 정치 보도 관행에 대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 언론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정감사가 조금 있으면 열립니다. 우리 의원님이 나오신다고 해서 찾아봤더니 2016년 국감 당시 화제의 인물이셨더라고요. 김재수 장관 해임안 통과에 반발해서 여당인 새누리당 같은 경우에는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는데.
[김영우] 제가 여당이었죠.
[최욱] 같은 당이셨는데 당시 국방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었습니다.
[김영우] 그렇죠.
[최욱] 그러다 보니까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고 그 바람에 같은 당 의원들한테 제지까지 당하고 그런 일들이 있었던데.
[이상호] 그때 사실 그 보도를 보면 감금되셨다는 사실만 굉장히 자극적으로 강조되는 보도들이 많았고 왜 국방위가 열려야 했는지, 여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보도한 기사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김영우] 거의 없고.
[이상호] 안타까우셨겠어요.
[최욱] 그날 현안이 많이 있었습니까?
[김영우] 그날, 그럼요. 북한이 핵실험도 했었고요. 그리고 사드 배치에 대해서 여야 논란도 많았고 동해상에서 훈련 중인 링스 헬기에서 3명이 추락을 해서 실종 상태였습니다.
[박주민] 사실 국감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고요. 정책적 질의를 하면 그거는 거의 보도가 안 되고요. 말싸움하면 보도가 되고. 오전에 질의하면 보도가 되고요. 좋은 질의라도 오후에 질의하면 보도가 안 돼요. 데드라인.
[최욱] 그런 차이도 있어요?
[박주민] 그런 차이도 있어서 질의 순서를 바꿔 달라고 선배님들이 하시기도 하고 이번 전당대회 같은 경우에는 저뿐만 아니라 이낙연 대표님, 김부겸 의원님이 다 서운해 했던 것이 TV토론 8번 하면서 여러 가지 당에 대한 비전도 얘기했는데 언론 보도는 그런 것이 실종된 전당대회다. 아니, TV 토론 나와서 계속 그 얘기만 했는데.
[최욱] 그 얘기만 했는데.
[박주민] 여러 차례 얘기하고 자료도 내고 했는데. 그러니까 세 명이 다 서운해 했죠. 우리는 지금 뭐 하고 있는 거냐.
[이상호] 왜 그렇다고 보세요?
[박주민] 아예 의도적으로 이번 전당대회 또 이번 국정감사는 알맹이가 없는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해놓고 미리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보도하는 거일 수도 있고요.
[최욱] 지금 이해를 못 하겠다, 대한민국 국민 중 가장 억울한 표정인데 이해가 될 만한 기사를 제가 소환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도대체 왜 언론 보도는 이벤트만 쫓아가는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는 기사가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밤새가며 준비했는데...” 국감 파행에 속 타는 스타 지망생들>이라는 2016년 9월 27일 SBS 기사입니다. “국감은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전국적 지명도를 일거에 끌어올릴 수 있고 확실한 한 방으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길 수 있는 곳”이라고 써 있습니다. 그러니까 언론은 애초에 시작부터 판을 이렇게 깔아버리는 겁니다.
[이상호] 박주민 의원은 스타 지망생이 아닌 거죠.
[박주민] 저요?
[최욱] 아예 스타 될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거죠. 예선 탈락. 그러니까 그 벵갈고양이 이런 것만 계속 언론 보도에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김영우] 항상 국감 끝나면 기사 제목이 <이번에도 맹탕 국회>. 똑같습니다. 사실은 많은 의원이 냈던 그 정책집이나 정책 자료집이나 설문조사 결과나 이런 거를 제대로 내용 있게 보도가 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3시간, 4시간 자면서 자료집 준비하고 저 같은 경우에 우리 지역 군부대 지역 많거든요. 거기에 흩어져 있는 포탄, 탄피 이런 거 주워서 국감장에서 보여주면서 하고 그랬었죠. 아주 준비 많이 하죠.
[최욱] 탄피 그거는 약간 쇼적인?
[김영우] 그런데 실물을 봐야 하니까. 벵갈고양이보다는 낫죠.
[강유정] 그래도 ‘국회의원들이 뭐 하긴 하는구나’라고 생각될 때가 국정감사 기간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도 뭔가 준비를 하고 보여줄 거를 만드는데 정치가 과도하게 좀 이벤트화되어 있고 인지도 쌓기 위해서 조금 무리수를 두고 그거를 또 언론이 제어하거나 필터링하는 것이 아니라 고스란히 그런 부분을 ‘얼씨구나, 좋다.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이 되네’라고 계속 받아써 주다 보니 이런 고리가 끊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데 결국은 시민으로서는 재미있는 쇼를 한 번 봤어요. 정치인이 등장하는. 그러나 알맹이는 없는 그런 보도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저는 국정감사를 대하는 언론 태도를 보면 이게 약간 올림픽 중계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인기 종목으로 언론이 몰리고 비인기 종목은 결과만 통보하는 식으로 그리고 스타가 등장하면 그쪽으로 카메라가 모이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2016년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출석을 한 적이 있는데. 환노위 국감이 그렇게 인기 있는 데가 아닌데 그날따라 기자들이 엄청 많이 와 있는 거예요. 카메라도 다 차 있고, 나중에 알았어요. 그 당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청년 배당 문제로 증인 출석을 하는 날이었거든요. 그 모든 카메라와 기자들이 대부분 이 시장을 위해서 왔던 거죠. 그래도 뭐, 이참에 좋은 얘기 하면 알려질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이 시장 발언 끝나니까 다 빠져나가더라고요.
[최욱] 그래요?
[임자운] 그래서 그 뒤에 저와 관련한 문제도 그렇고 그 노조 문제나 철도 노조 파업 문제나 되게 중요한 노동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때는 이미 썰렁한 상태였던 되게 씁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박주민] 언론이 안 다루면 언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거를 보고 싶어도 못 보시잖아요. 그래서 일단 언론 관계자분들께 먼저 요구를 하고 싶은데요. 예산의 문제점, 법안의 내용, 또 국정감사 때도 지적하는 것의 내용, 이런 것들 위주로 보도를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호] 박주민 의원은 초선 시절에 청와대 KBS 세월호 보도 개입 논란이 불거졌을 때 KBS가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녹취록에는 침묵하고 박주민 의원의 갑질 논란을 보도한 적이 있지 않았습니까?
[임자운] 제가 기억하는 박주민 변호사는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지기 전에 집시법 전문가였어요. 그런 분이 현장에서 공무원의 위법 행위로 의심되는 상황을 보신 거잖아요. 그러면 박주민 의원이 아니라 민변에서 조력을 하러 갔던 변호사가 있었어도 당연히 문제제기를 했을 것이고 정보 공개 청구를 했겠죠.
[박주민] 자료 제공 요구한 게 굉장히 세부적인 건 있었어요. 그래서 뭐, 제가 100% 다 잘했다, 그러는 건 아닌데 뭔가, 제가 답답했던 거는 그런 자료 제공을 요구했었던 배경과 경위는 거의 보도가 안 되고 갑질 논란이라고 웬만한 매체들이 다 보도를 했었고요. KBS의 경우에는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외압 논란이 있었을 때였는데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보도를 안 하고 주요 뉴스 타임에 제 이야기만 계속 거듭 보도했던 거, 이런 부분이 조금 이해는 안 됐죠.
[최욱] 당시 언론 중 KBS가 그래도 제일 상처로 남아 있나 보군요.
[박주민] 여기서 특별히 그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여기 KBS 아닌가.
[이상호] 그 이후로 언론 보도에 대해서 쓴 소리를 많이 하고 계세요. 그래서 지난 1월에 “근거 없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건 전혀 생산적이지 않다” 그리고 지난 6월이죠, “언론 보도들이 법을 정확하게 보고 평가를 하는 건지 궁금하다”, 이렇게 발언을 하셨어요.
[박주민] 제가 진짜 우려하는 건 의도를 가지고 팩트에 안 맞는 기사를 쓰는 경우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제가 법원행정처의 구조를 바꾸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냈었어요. 그런데 보수적인 매체들에서 그게 엄청나게 문제가 많은 법인 것처럼 연일 사설도 쓰고 보도도 했었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게 제 법이 문제라고 그분들이 지적했던 게 법원행정처를 대체하는 수평적 회의체를 만들 때 비법관 인사들이 들어간다는 부분이었거든요? 그런데 1년 전에 지금 국민의힘인 미래통합당의 주광덕 의원님이 법관이 한 명도 안 들어가는.
[최욱] 더 강하네요.
[박주민] 더 강한, 법을 냈을 때는 아무 말도 안 하셨다는 거예요. 제가 심지어 앞에 기자분들이 5, 60분들이 모인 최고위 현장에서, “보십시오. 제 법안이 이렇고 주광덕 의원님 법안이 이렇습니다.” 그런데 제가 판넬까지 들고 나갔는데 이런 기사가 하나도 안 나온 거는 뭐냐 이거죠.
[최욱] 의원님께서 직접 떠먹여 줬는데 그거를 먹지 않는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이거는 정파성 플러스 미운털이라고 봐야겠죠? 미운털.
[김영우] 그러니까 이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비슷한 일이 계속 벌어져 왔거든요? 저는 그거는 진보, 보수, 또 좌우의 문제도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가 기계적 균형이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 거 아닙니까? 최소한. 속으로 생각하는 거는 어떨지라도 그래도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노력은 늘 필요한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죠.
[강유정] 미디어가 과도하게 편향성을 미리 딱 영점을 잡아버린 거죠. 모든 자료와 모든 이야기, 그리고 모든 사설의 방향을 만들어놓다 보니까 애당초 기계적 중립성에서 멀어지게 되는데 한 사례가 있어요. 영국의 인디펜던트지가 가디언에 대해서 쓴 건데 가디언이 진보지인데 오히려 보수당 편을 드는 그런 기사를 썼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노동당이 조금 더 우경화됨으로써 증세나 의료보험 체계 같은 것들에 대해서 훨씬 더 진보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가다 보니 진보지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에 대해서도 아주 일관되게 중립성을 가지고 비판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저희는 이런 게 없냐는 거죠. 기계적 중립성이라는 게 언제나 정파성 뒤로 밀린다는 겁니다.
[김영우] 제가 무슨 어떤 글을 쓰거나 어떤 한마디를 하면 소위 진보 진영 매체에서는 바로 전화가 와서 과거에 보면 예를 들면 친이 진영 간의 갈등, 또는 친이, 친박 간의 갈등으로 기사를 많이 써요. 그래서 굉장히 분열이 심해지고 있고 이 갈등이 굉장히 큰 것인 양 이렇게 쓰는 거를 제가 많이 겪었거든요. 언론의 영역도 이게 너무 편 가르기가 되고 일관성이 없는 진영논리에 빠진 기사를 쓰니까 언론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죠.
[임자운] 저는 정치부 기자들이 정치를 계속 갈등판으로 만드는 이유가 일단은 그렇게 쓰는 게 익숙해져서 쉽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대중들이 그거를 좋아하기 때문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반대로 왜 분석적인 정책 기사를 내놓지 않느냐? 그런 기사 써봤자 아무도 안 읽는다. 우리 최욱 님이 가장 많이 하시는 얘기죠. 노동 기사, 산재 기사, 소수자 인권에 관한 기사들을 사실은 왜 안 쓰냐 그러면 기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 얘기가 그거입니다. 재미가 없어서 대중들이 안 읽는데 클릭 수가 안 나온다.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어떻게 모든 기사가 다 재미있을 수 있냐? 흥미 위주의 재미있고 자극적인 거. 그런데 정치부 기사들이 정치 기사조차 그렇게 쓰려고 정치 기사의 수준을 그렇게 끌어내릴 수는 없는 거잖아요. 좋은 기사를 재미있게 쓰는 노력은 당연히 해야죠. 하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기 위해서 좋은 기사를 포기한다? 이거는 앞뒤가 바뀐 거고 언론이 여론을 따라가지만 않고 형성하고 주도해야 한다는 역할은 재미가 없더라도 주체적으로 보도 가치를 판단해서 꾸준하게 쓰는 그런 고집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상호] 정치 보도가 20년 전보다 퇴보했다는 비판이 기자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는데 어떤 잘못된 관행들 때문인지 정치부 기자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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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정치부 기자의 관행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민주당 출입 기자 했었고요.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정치부 출입 경력은 사실 많지 않은 편입니다. 이제 2년차인 거죠.
[김경국 /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겸 정치부장] 정치부는 92년 9월부터 출입했습니다. 30년 다 되어 간다고 보면 되겠죠.
<자막> 정치 기사 속 국회는 전쟁터?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정치 기사는 3단계인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워딩을 구하고 그 워딩을 두 번째는 해석하고 세 번째는 싸움을 붙이는 거. (예를 들면) 이낙연 대표한테 가서 김종인 대표가 이렇게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싸움을 붙여서 기사를 쓰는
[김경국 /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겸 정치부장] 일부 정치인들이 언론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서 좀 과격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기자들은 그거를 순화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쓰면서 기자와 언론이 정치인과 기자가 합작해서 막말 공방을 오히려 재생산하는 그런 경우도 있죠.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민경욱 전 의원처럼 근거가 불충분한 것을 가지고 나와서 기자들이 내 기사 받아주지 않는다고 오히려 호통을 치는 경우를 들을 때도 있거든요. 기자들도 느끼죠. 아, 이거 우리 잘못이다. 우리가 이제까지 저 사람 얘기하는 거 다 받아주고 기사화해주고.
<자막> 여당 출입 기자는 여당 편, 야당 출입 기자는 야당 편?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출입처 제도 문제가 큰 것 같아요. 정당별로 출입하고 있거든요. 여야의 대립으로 모든 것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편하잖아요. 기자들도 취재하고 말 듣고 이러기가 너무 쉬운 거죠, 그 안에 있으면.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국회에 있는 분들에게 명함을 드리면 우리 당이에요? 이렇게 물어봐요. 기자들도 내 편이냐 라는 것을 가름하는 게 지금까지 너무 고착화했기 때문에 어떤 당을 출입하고 있느냐가 마치 그 정당 소속인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하고, 기사를 쓸 때도 반영될 수밖에 없는 거죠.
[김경국 /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겸 정치부장] 아무래도 정치가 극단적으로 흘러가다 보니 언론조차 진보, 보수. 양극화를 보이다 보니까 그 성향에 따라서 그대로 가려고 하는 그 부분이 제일 큰 문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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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출입처 문제, 우리 언론의 대표적인 관행입니다. 그런데 정치부 같은 경우 양당 중심으로 출입처가 나눠져 있잖아요. 그 부작용이 극대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혹시 야당 출입 기자들 알고 계세요?
[박주민] 그러니까 원래 알았던 민변이나 참여연대 활동할 때 알았던 기자분들 빼고는 야당 출입 기자분들 볼 기회가 거의 없죠, 잘 모릅니다.
[김영우] 여당 출입 기자가 야당 의원들에게 전화하는 일이 흔치 않아요. 정말 흔치 않습니다. 거의 다른 회사 다니는 사람 취급도 당하고 그러는데.
[강유정] 사실 원내 진출한 야당이 국민의힘밖에 없는 건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는 마치 양쪽이 딱 이분법으로 나뉜 당처럼 계속 보도가 되다 보니까 오히려 정보 소외 효과가 더 발생한다고도 할 수 있고 그래서 당연히 1:3, 1:4 이런 식의 보도가 아니라 1:1이 되다 보니까 갈등이라든가 혹은 대립각을 보도하니 훨씬 더 재미있어지고 쉬워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양하게 살펴볼수록 훨씬 더 시민의 이익이 높아지는 보도임에도 불구하고 손쉬운, 갈등이나 대립적 보도 쪽으로 가는 게 계속 맴도는, 양당 중심의 어떤 출입처 제도가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작년 8월에 법이 하나 통과가,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이 하나가 통과가 되었어요. 이 법이 저희는 삼성보호법이라고 그러는데 그러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찬성한 의원들, 박주민 의원님도 찬성을 하셨던데 여쭤봤더니 몰랐대요, 그런 법인지. 그래서 제가 굉장히 놀랐어요.
[최욱] 진짜?
[임자운] 여야가 다 있었는데 그 안에서 별 논란이 없으니까 언론에서 한 줄 기사가 안 나오고요.
[최욱] 갈등이 없으니까.
[임자운] 본회의에서 무사통과예요. 그래서 만약에 정말 여야가 합심해서 아니면 이번 사안처럼 한쪽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었는데 다른 쪽이 그 의도를 몰랐을 때 굉장히 나쁜 법안이나 정책이 아무도 모르게 통과될 수 있는 나라다, 이 나라는. 그래서 양당 중심의 언론 보도가 가져오는 굉장히 나쁜 사례 중의 하나라고 보거든요.
[이상호] 기존의 언론 말고도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습니다. 시사 유튜브인데요. 정치 보도가 그래서 그런지 더 정파적으로 흘러간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요즘 시사 유튜버들의 국회 출입이 굉장히 활발한 데다 정치인들이 유튜브 출연에 오히려 기존 언론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거든요.
[김영우] 자기편만을 위한, 자기편만 바라보고 하는 이런 정치, 팬덤 정치라는 거 아니에요? 팬덤 정치의 가장 첨병이 유튜버들이죠. 그분들은 다른 사람의 시각이나 이런 거, 시선이나 균형 감각 이런 거를 생각하면서 그 유튜브 방송을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자기 목소리에 환호하고 자기를 지지해주는 자기편만을 대상으로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양당 정치가 가지고 있는 아주 안 좋은 면을 더욱더 강화시키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제대로 걸러질 만한 장치도 지금 없습니다.
[강유정] 그러니까 발생하는 현상이 뭐냐 하면 그렇게 SNS나 유튜브를 많은 언론 소비자가 이용한다는 이유 때문에 그 의견이 너무 과대 표집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도리어 기성 미디어가 그거를 가지고 와서 써요. 이런 얘기들이 있다더라, 그래서 우리가 선거를 통해서 몇 번을 봤지만 아스팔트 우파라던가 극단적인 그런 의견들이 생각보다 선거라든가 실제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성 미디어는 대단한 것인 양 그들의 해석에 기대는 측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훨씬 더 중심을 가지고 이제는 프레임이 아니라 해석이 중요하다는 걸 각인한다면 언론 소비자가 완전히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정말 원하는 정보와 해석이 없어서 떠날 뿐이지 그것만 있으면 되돌아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상호] 낡은 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취재 환경 속에서 정치부 기자들이 고민하는 대안은 무엇일지 얘기를 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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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정치부 기자들이 제안하는 ‘관행 바꾸기’ 대안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정책 기사는) 오랫동안 들여다봐야 되고 예를 들면 공수처 같은 거는 20, 30년 된 논란이란 말이에요. 처음에는 왜 등장했고 여야가 입장이 어떻게 갈렸었고, 그 중에 뭐가 더 쟁점이고 이런 역사적 맥락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거를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KBS 정치부에는 크게 정당팀과 의정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저는 의정팀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의정팀이라고 하면 정당을 벗어나서 법안이 발의되는 과정이라거나 아니면 이런 법안이 필요하다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정치 안으로 좀 가지고 들어와서 같이 해결점을 좀 찾아보는 데 좀 집중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자막> 정치 기사 새로 고침, 대안은 있다?!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상임위별로 취재해봐, 법안에 대해 취재해봐 해놓고 아, 그런데 오늘 이낙연 대표가 뭐라고 했는데 기사가 안 나온다거나 아니면 뭐 오늘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이 기자회견 하는데 거기는 가봐야 하지 않니? 뭐 이렇게 되기 시작하면 그냥 그 일이 그냥 2배가 되는 거 말고 의미가 없어지는 게 돼서 그게 단순히 팀을 만드는 문제도 있지만 거기서 실제로 그게 작동하고 있느냐는 좀 점검을 해봐야 되고.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결국에는 독자가 읽고 시청자가 봐야 하는데 저희도 그런 부담감 같은 것은 갖고 있어요. 과연 이게 계속해서 유지가 될 수 있으려면 지금 좋은 기사들을 많이 생산을 해내야 되기 때문에. 시청률이 안 나와도, 또는 뷰 수가 많이 안 나와도 이런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서 계속해서 기사를 생산해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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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기본적인 정보가 부족한 표피적인 질문을 받게 되면 기대감을 좀 접게 돼요. 많이 설명을 해 드려도 아마 그런 식의 보도는 안 나오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죠. 제가 예를 들어서 사법 제도 개혁에 관련한 법안을 많이 냈었어요. 그거 관련된 질문을 하시는 기자님께 이런저런 말씀을 드릴 때 간혹은 이해를 못 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법조 기자 팀에 전화를 해보세요. 이렇게 제가 하거든요. 많이들 아실 겁니다. 이렇게 제가 말씀을 드리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좀 약간 같은 언론사인데도 잘 연결이 안 되는 부분들. 이런 것들이 많죠.
[임자운] 작년에 이 방송, 표창원 의원 나오셔서 했을 때 패널 세 분이 다 상임위 중심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그게 반영이 된 건지 아니면 다른 문제의식 때문인지 KBS나 일부 매체에서 시도를 하고 있고 일단 저는 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해보면 이게 상임위 중심이 아니라 분야 중심으로 다 재편됐으면 좋겠다. 가령 노동이라는 분야를 놓고 보면 노동 전문 기자가, 그러니까 노동 정책이나 법률에 대해서 잘 아는 기자가 노동부도 출입하고 환노위도 출입하고 그다음에 기업의 노무 담당 인사들도 만나고 이래서 기사가 나오면 제일 좋은 기사가 올 거라고 보거든요? 그러면 정치 전문 기자는 뭐냐 전체 판을 볼 줄 아는, 그러니까 선거나 정당이나 그런 국회나 이런 제도에 대해서 깊이 이해를 가지고 있으면서 전체 판의 흐름이 어떻게 가는지를 좀 볼 줄 아는, 그래서 깊은 호흡으로 분석적인 기사를 쓰는 그런 사람에게 정치 전문 기자라는 타이틀을 주고 다른 분야는 그 분야별로 돌아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유정] 그 정도 깊이감을 가지면 정치인이 되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 정치를 알면 전문 기자로 남으려고 한다기보다. 저는 세 가지라고 생각해요. 뭐냐 하면 ‘천천히’. ‘정보를 가지고’. ‘공부를 해서’ 이 세 가지를 지켜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중 한 예시로 흥미롭게 봤던 게 뉴욕타임스에는 내부에 디지털 라이브러리, 그러니까 아카이브가 있다는 겁니다. 여기는 꾸준히 쌓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치인의 지금 오늘 하는 말을 오늘 써야지 오늘 단독 기사고 속보라는 것이 아니라 쌓여 있는 것들을 축적해서 여기서 다시 한번 검토도 해보고 이것을 통해서 자료를 검증해서 지금 정책은 여기부터 비롯된 거고 이때와 달라졌네, 이렇게 조언도 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기는 건데 이게 빨리는 안 돼요. 천천히 해야 하고 이것을 공부도 해야 합니다.
[박주민] 궁금한 게 보통 최고위원 회의를 한다거나 또는 회의 후에 백 브리핑을 하면 기자분들이 다 앉아서 열심히 치세요.
[강유정] 속보.
[박주민] 그다음에 그게 제가 알기로는 공유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이상호] 그날 받아썼던 워딩이 그날 소비가 돼서 아예 사라진다는 게 문제라는 거죠.
[박주민] 그러면 아카이빙이 되는 게 아니라 없어지는 거군요.
[최욱] 의원님한테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제가 오늘 방송을 준비하면서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있었어요.
[김영우] 뭐죠?
[최욱] 기자들은 이 단어를 많이 쓰나 보더라고요. 꾸미 문화가 있다. 이것 좀 설명해 주시죠.
[김영우] 보통은 적게는 네다섯에서 한 여덟, 열 명까지도 타사 기자들하고 같이 다니면서. 그 꾸미별로 특정 정치인에게 전화해서 “우리 꾸미 식사 한번 같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식사할 때도 그 꾸미와 같이 식사를 하고 모든 게 꾸미라고 하는 문화를 통해서 취재도 이루어지고 그렇죠.
[박주민] 사실 여러 매체 기자분들이 같이 다니시면서 뭔가 정보 공유를 한다든가 이런 부분은 나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꾸미라는 데에 소속돼 있는 기자분들에게 여쭤보니까 언론사 성향이 있으니까 그 성향을 싫어하는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내가 왜 너희 매체 기자들하고 얼굴을 봐야 하니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만, 꾸미의 경우에는 그런 것들을 통과하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매체들도 섞여 있으니까 그래서 좀 의원들을 보거나 할 때도 도움이 된다.
[최욱] 그런 자리에서 기삿거리가 많이 나오기는 합니까?
[김영우] 아주 처음부터 녹취하는 경우도 있어요. 녹음을 휴대전화로. 그러니까 식사를 하다가도 중간에 나가서 기사를 씁니다. 그런데 저런 건 있겠죠. 결국 정치는 사람이 하는 거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게 밀착 관계 이런 게 아니라 ‘아, 이 의원이 그래서 저런 얘기를 평소에 하셨구나’, 그 배경을 알게 된다는 측면에서는 필요해요.
[강유정] 그거를 기사에서 봤으면 좋겠어요. 그런 해석이 없이 이 기사나 저 기사나 비슷한 기사들을 쓰니까.
[박주민] 단순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가 아니라 차별성이 없는 기사를 모든 매체가 생산해낸다면 좀 소모적이겠죠. 꾸미 문화라는 것이 그런 쪽으로 가게 되면 속보 경쟁 말고는 경쟁할 게 없지 않습니까?
[이상호] 그래서 <저널리즘 토크쇼 J>가 대안 있는 비평을 하기 위해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해외 사례를 J픽으로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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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발언만 전하는 것이 아닌,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여러 기자들의 팩트체킹을 함께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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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일단 너무 편하네요. 이렇게 해 주니까. 우리 언론은 말만 받아써서 공방만 만들어놓고 쓱 빠져버리니까 독자들이 그거(팩트 체크)를 다 해야 하거든요.
[강유정] 그러니까 취재력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거죠, 일단 첫 번째로 따옴표를 함부로 안 쓰는 것부터 시작하면 될 듯해요. 맥락도 설명해줘야 해요. 이거는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팩트 체킹을 덧붙이는 거예요. 그다음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소비자의 판단 몫이라면 적어도 우리도 형식을 갖추고 늘 이 시간에 말하는 거지만 정말 원칙적으로만 해도 정치 보도 중간은 간다고 생각을 합니다.
[임자운] 정치의 미디어화(Mediatization of politics, 정치가 미디어의 논리에 종속돼 선정성, 단순화에 매몰되는 현상)라는 말이 결국 미디어의 속성에 정치가 종속되는 것을 뜻하잖아요. 달리 말하면 기자가 잘하면 정치가 바뀔 수 있다는 것도 되는 거예요. 정치 영역이 누군가의 발언이 그대로 기사화되는 유일한 영역이라 그러잖아요. 다른 데에서는 아무리 유명인사가 발언해도 최소한의 팩트체킹을 하지만 정치인은 발언 자체가 기사인 거예요. 그러니까 거짓이라도 금방 드러날 거짓말이더라도 이게 발언 자체가 파급이 있다거나 아니면 상대를 비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면 그냥 말을 해요. 그게 거짓말이라면 그 정치인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전파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부 기자들의 속성이 그렇지 않다 보니까 사실이든 거짓이든 쭉쭉 전파되는 나중에 결국에는 사실인 것처럼 고착화되는 현상이 있는데 정치부 기자들 정말 딱 한 줄만 써줘도 체크해봤더니 이거는 그렇지 않더라. 한 줄만 써줘도 정치인의 그런 속성, 나쁜 습성은 많이 개선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욱] 정치 보도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정치인들이 뭘 할 수 있는지, 한 말씀씩 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영우] 혼자 SNS만 하고 내가 오늘 시장에 갔다 왔다, 행사에 갔다 왔다 사진 올리고, 그것도 물론 중요한 의정 활동의 하나입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중요한 일 가지고 공부하고 중요한 일 가지고 열심히 싸우고 토론하고 그런 문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그렇게 되면 정치인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태도도 달라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최욱] 실과 바늘이니까요.
[김영우] 실과 바늘입니다.
[박주민] 정치라는 건 당연히 그 사회의 갈등을 다루거든요. 그리고 그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 논쟁을 하게 되는 건데 이게 국민들에게 싸움으로 비춰지지 않으려면 내용을 가지고 해법 중에 누가 더 좋은 해법이냐를 가지고 다퉈야겠죠. 국회 시스템 자체가 상임위 중심으로 바뀌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내용적 토론이 열리는 그런 변화가 있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임자운] 제가 전직 국회의원의 기고 글을 하나 가지고 온 게 있는데 “해바라기가 해를 쫓든 정치인은 카메라를 쫓는다. 그런데 거기까지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카메라 찍히면 그냥 가버리는, 그리고 카메라가 없으면 가지 않는 것, 그게 문제다.” 실제로 언론의 조명을 받지 않는 투쟁 현장에 국회의원이 가서 화제를 만들어내고 나를 통해서 기사화되도록 애쓰시는 분들, 안타깝게도 그런 분들이 재선, 3선으로 이어져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시는 경우를 많이 보지 못해서 안타까운데 실제로 존재를 했어요. 저는 그런 의원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또 언론이 그런 의원들 많이 조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상호]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김영우 전 의원, 박주민 의원 두 분 고맙습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임자운] 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최욱] 네. 반갑습니다. 최욱입니다.
[이상호] 그리고 정치 보도의 민낯을 알려줄 두 분 오늘 특별히 모셨습니다. 지금은 국민의힘으로 당명이 바뀌었죠. 김영우 전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최욱] 반갑습니다. 우리 김영우 의원님 같은 경우는 물론 지금은 뾰족한 직업이 없습니다만.
[김영우] 놀고 있으니까 섭외는 잘 들어오더라고요.
[최욱] 기자 출신에 3선 국회의원 게다가 대변인, 그러니까 오늘 준비한 주제에 최적화된 인물이 아닌가 싶은데요? 오늘 맹활약해서 우리 J와 함께하시죠.
[김영우] 영우본색의 김영우입니다, 이렇게 소개를 드리려고 했는데 본색을 한번 드러내 볼까 이런 생각을 하고 왔습니다.
[이상호] 최욱 씨 얘기처럼 앞으로 정치 생각 없으시면 저희 고정으로 하시는 건 어떠세요?
[김영우] 그건 끝나고 얘기합시다.
[최욱] 저희도 좀 봐야죠, 벌써 그렇게 약조를 하면 안 되죠.
[김영우] 검증을 한 번 해봐야죠.
[최욱]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박주민 의원님, 아주 잘 만났습니다. 제가 오늘 좀 따질 게 있어요. 사실 우리 J에서 한 1년 전쯤이었을까요? 계란판 신문이라는 주제로 방송을 했었는데 그걸 아마 보셨나 봐요.
[박주민] 봤어요.
[최욱] 그걸 보시고 나서 내가 이 부수 밀어내기, 내가 해결 한번 하겠다. 언론 보도 많이 나오고 있던데 그 뒤로 깜깜무소식이에요.
[박주민] 제가 해결하겠다는 취지보다는 관계 기관이 이걸 확인해서 조치해야 한다는 발언을 최고위에서 했었고요. 그 뒤에 제가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고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저널리즘 토크쇼 J> 쪽에서 얻은 자료를 전달하고 또 면담도 했었습니다. 결과는 지금까지 안 나오고 있더라고요.
[최욱] 하긴 했는데 안 나왔다, 그렇게 안쓰럽게 나오시니까. 더 뭐라고 못 하겠네.
[이상호] 그런데 박주민 의원 같은 경우는 제가 듣기로는 기자들한테 꽤 인기가 없는 의원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해명을 하시고 오늘 방송에 임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박주민] 기자분들이 제가 편하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심지어 어떤 매체의 반장 되시는 분이 약주를 심하게 하시고 밤에 거의 새벽에, 전화를 하셔서 도대체 왜 이렇게 기자들한테 안 편하게 대하냐? 그런 말씀을 하실 정도로. 전화를 제가 잘 안 받고 그다음에 통화하는 와중에도 기자분들께서 취재가 부족하신 상태에서 하시면 제가 취재가 부족한 것 같다고 바른 소리를 많이 합니다.
[임자운] 저는 사실 민변 선배 변호사님으로 오래 뵙다가 지금 의원님으로 뵀는데. 뵐 때마다 인사를 하는데 인사를 한 번도 안 받아주셨어요.
[최욱] 인성 논란.
[임자운] 일단 누가 자기한테 인사하는 걸 모르세요. 저는 분명히 여러 번 인사를 드렸는데 오늘 처음 뵙는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김영우] 저는 알아보시죠?
[최욱] 정치인으로서 약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여기는 현역, 여기는 전직.
[김영우] 불편해서 같이 방송 못 하겠네.
[이상호] <저널리즘 토크쇼 J>가 1년 전에도 20대 국회에서 드러난 정치 보도 관행을 다뤘습니다. 당시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의원이 출연했었죠.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국회가 언론에 의한, 언론을 위한 정치쇼를 한다, 정치인들이 메소드 연기를 펼친다.
[김영우] 표창원 의원님은 초선을 하셨는데 초선의 시각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쇼킹했을 겁니다. 그런데 정치는 기본적으로는 쇼예요. 어떤 생각, 이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면 쇼도 해야 한다는 거를 많이 느꼈습니다. 다만 그 쇼가 진정성이 너무 없고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쇼, 이건 문제가 있죠,
[최욱] 박주민 의원도 혹시 정치인이시니까 일부러 후줄근해 보이고. 일부러 피곤해 보이고, 그런 것도 약간 쇼적인 면모가 있습니까?
[박주민] 저는 그때도 제가 한번 말씀드렸지만 굉장히 자주 씻고 다니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제가 어디 봐도 흠잡을 데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욱] 쇼는 아니죠?
[박주민] 그런 부분은 개인적으로 억울한 면이 있고요. 저도 이 무렵에 초선이었으니까 당황했던 장면이 몇 개 있어요. 어떤 의원님인지 제가 밝히긴 어려운데 대놓고 그런 말씀까지 하시더라고요. 사석에서. 충분한 발언 시간을 줘야 감정까지 끌어올려서 연기를 제대로 펼치는데 왜 발언 시간을 짧게 줘서 몰입이 안 되게 만드냐 이 얘기를 하시는 분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나 표창원 의원이 그 발언을 듣고 느낌이 약간 충격이었던 거죠.
[김영우] 그런 일이 있었네요.
[박주민] 아마 그 경험 때문에 이런 발언을 하신 게 아닌가 생각이 돼요. 같이 봤거든요? 그때. 그 말씀 하시는 것을?
[임자운] 쇼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쇼만 해서 비판을 받는 거잖아요.
[강유정] 그게 연기를 할 때 메인 플롯이라는 게 있어야 해요. 큰 그림 위에서 배우가 서브 플롯을 가지고 하는 게 연기입니다. 그런데 때때로 정치인들이 하는 연기는 개인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큰 메인 테마가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바를 잘 보이기 위한 그런 의도된 연기가 아니라 개인기에 머물 때, 대부분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연기 잘하는 배우, 못하는 배우를 기가 막히게 관객들이 알거든요. 그런데 마찬가지로 유권자들도 그걸 기가 막히게 안다는 겁니다. 본인만 모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욱] 오늘 두 분의 연기 잘 감상해보겠습니다.
[이상호] 21대 국회에서는 그동안 보도 관행이 얼마나 달라졌을지 본격적인 비평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21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언론이 감시와 견제 역할을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최근 정치면을 장식한 보도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할게요. 먼저 정기국회가 열린 직후인 지난 2일이죠?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 두 사람의 갈등을 조명한 기사가 이틀에 걸쳐서 70건 넘게 보도가 됐습니다.
[최욱] 그러니까 김태흠 의원이 김진애 의원에게 손가락으로 터치를 한 일이 발생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국회가 파행되기도 했는데 그래서 이슈가 되는 거는 이해합니다. 그런데 기사화된 제목을 보면 이런 것들이 과연 무슨 사회적 의미가 있는지, 갸우뚱하게 됩니다. 조선일보 같은 경우 보면요. <김진애, “김태흠이 내 어깨 쳐서 얼얼”, 김태흠 “야지 놓는 것도 아니고...”> 국민일보 <김태흠 “초선은 빠져” VS 김진애 “난 재선”... 언쟁·신체접촉 논란>. 머니투데이 <“김태흠이 등 찔렀다”... 김진애 “겉옷 세탁, 습격당한 느낌 불쾌”> 이런 식의 제목.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네요.
[이상호] 오늘 연기 좀 하시네요.
[최욱] 아 네. 저도 연기를.
[김영우] 오늘 대단하신데요.
[강유정] 제가 보니까 언론이 좋아하는 세 가지 정치 보도 요소가 다 들어 있는 겁니다. 이 기사 안에 하나는 갈등 혹은 싸움이라고 볼 수 있는 것, 두 번째는 선정적인 단어가 들어가 있었고 ‘야지’라든가 ‘얼얼’ 이런 말. 세 번째는 실책이 어쨌든 있다는 겁니다. 그 부분에서 언론은 집중적으로 보도를 들어갔는데 문제는 이게 굉장히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논란이라는 거죠.
[임자운] 굉장히 중요한 얘기처럼 만들어버렸잖아요. 그러면 국민들에게는 국회의원은 싸우는 사람들로 또 각인이 되어버린 거예요. 언론이 일종의 정치 혐오 콘텐츠를 가지고 장사를 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고 이게 17분간 운영위에서 이거 가지고 공방을 하다 결국 정회까지 했다는 거잖아요. 당일 운영위에서 했어야 할 일을 못 한 거예요. 그러면 김태흠 의원만 김진애 의원에게 사과할 게 아니라 운영위 전체에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는 사안 아닌가요? 언론이 그런 메시지를 주는 경우도 없어서 의아하게 봤습니다.
[김영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국회가 ‘손가락’, 또 ‘야지’, 또 ‘세탁기’ 어떤 분들은 또 그렇게 얘기를 했더라고요 김진애 의원님이 입은 옷은 세탁기에 돌릴 만한 옷이 아니고 세탁소에 맡길 옷 아닙니까? 그런데 그게 또 기사가 됐더라고요? 사태를 만든 정치인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고 겉핥기식의 보도만 한, 그것도 책임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정치인과 언론은 실과 바늘이에요. 정치 개혁이든 언론 개혁이든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조를 해야 하는데
[이상호] 실과 바늘은 신념이신가요?
[김영우] 신념이죠, 그 언론이 없는 정치는 불가능합니다. 또 정치가 없는데 언론이 할 일이 없죠.
[박주민] 항상 이렇게 논쟁거리가 되고 화제가 될 것만 보도하잖아요. 실제로 뭘 주제로 운영위가 운영됐었고 이게 더 중요한 그래서 저도 이 보도를 보면서 이게 이렇게 보도를 많이 낼만한 사안인가?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끝입니다.
[이상호] 조금 더 없으세요?
[최욱] 쇼 좀 하세요.
[박주민] 그런데 이게 이런 패턴이 너무 저한테 익숙해져서.
[이상호] 너무 익숙하니까?
[박주민] 법사위가 제일 많이 이런 보도가 많이 나는 상임위거든요.
[최욱] 맞아.
[박주민] 그래서 의원들도 알아요, 그래서 오히려 자제할 때가 있죠.
[이상호]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
[박주민] 특히 법사위에서는 워낙 말로 부딪힐 때가 많아서 괜히 논쟁거리를 만든다거나 논점이 흐려질 걸 대비해서 철저히 무시하자. 철저히 대응하지 말자, 이렇게 하기도 하고 그러면 우리 쪽의 그런 전략을 파악하고 저쪽에서는 계속 시비를 걸기도 해요. 반대로 저희가 계속 시비를 걸기도 하고 그런 작전 회의를 하고 들어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김영우] 상임위 처음 시작할 때 모두 발언을 할 때 “오늘 이 상임위는 생방송입니다. 어느, 어느 방송사가 생방송 중계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위원님 여러분은 각별히 유의 바랍니다”라는 게 공식적으로 그런 멘트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면 상임위 전체가 욕먹는 거잖아요. 그런데 또 현역 의원님들은 내가 한번 이렇게 지르면 이거 건수 되겠다. 요즘 워낙 정치하는 입장에서는 클릭 수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정치인들이 맨 아침에 새벽에 일어나서 하는 일이 본인 이름을 검색어에 쳐서 어떤 기사가 떴나, 어떤 피드백이 있나, 검색어에 올라갔나, 클릭 수가 얼마큼 나왔나.
[이상호] 클릭수 장사하는 언론의 단면을 보여주는 건데, 비슷한 일이 지난 8월 국회 본회의에서도 있었습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본회의장에 원피스를 입고 등원한 것을 두고 일주일간 관련 기사가 무려 717건이나 쏟아졌습니다. 이 이슈가 이렇게까지 확산된 배경을 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강유정] 9월 2일 기사 혹시 보셨나요? <류호정 원피스 한 달 후>라고 또 어마어마하게 실렸습니다.
[이상호] 또 나왔군요.
[강유정] 또 나왔어요. 한 달 후가 나왔어요.
[이상호] 일주년도 나오겠네.
[강유정] 이러다 보면 10월 2일 되면 두 달 후.
[최욱] 이거는 너무한다.
[강유정] 정말로 쫙 실려있습니다. 한 달 후라는 제목으로 이게 영원히 박제되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이렇게 우려먹겠구나, 정말 불길한 예감까지 들었는데. 중요한 내용을 가지고 보도하는 것들은 다 사라지고, 아주 자극적이고 쇄말적인 것만 계속 얘기가 되니까 그러니까 결국은 우리 정치에 도움이 되느냐 저는 도움이 되지 않는 기사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원피스 보도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임자운] 8월 5일, 네이버 정치 섹션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 상위 20개 기사 중에 17개가 류 의원 원피스 기사더라고요. 나중에는 그 원피스가 완판됐다는 것까지 화제가 됐었는데 이 와중에 8월 7일 같은 날에 올라온 너무 비교되는 두 가지 기사가 있어서 소개를 드리면 동아일보가 <‘분홍 원피스’ 류호정>이라는 기사를 냈고 아주경제는 <입법 노동자 류호정, 원피스 다음에 실력>. 둘 다 논설위원이 쓴 글인데요. 동아 칼럼은 이렇게 비유를 합니다. “도외에서 온 젊은 아가씨가 차려입고 시골 장터를 지나갈 때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씩씩하게 걸어가면서 시골 분위기를 쇄신하는 유쾌한 도발과 비슷한 면이 있다.” ‘젊은 아가씨’가 등장을 해요. 아주 경제는 제목에서부터 ‘입법 노동자’라는 말을 썼다는 게 차이가 있고요. 더 크게 느껴진 차이는 기사 말미인데 동아는 “옷차림보다는 법안으로 진짜 유쾌한 도발을 했으면 한다”고 끝납니다. 훈수를 두고 끝나는 거죠, 아주 경제는 진짜 실력은 회의 발언과 법안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한 뒤 실제로 류호정 의원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어떤 법안을 냈는지 제시를 합니다. 저는 최소한 언론이라면 ‘옷 말고 의정 활동으로 평가받아라’라고 훈수를 둘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의정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찾아내서 알려줘야 한다고 보는 거예요.
[최욱] 당시에 언론들은 원피스 관련해서 기사를 계속 생산해내야 하니까. 기자들이 만나는 사람마다 원피스에 관해서 물어봅니다. 박주민 의원은 혹시 기자한테 원피스 관련한 질문을 받았습니까?
[박주민] 이 때 저한테 전화가 굉장히 많이 왔어요. 너무 전화가 많이 오니까 혹시 뭔 일이 터졌나 싶었어요. 큰일이. 깜짝 놀라서 전화를 받았어요. 그랬더니 류호정 의원 원피스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래서 원피스 못 봤는데요. 실제로 못 봤는데, 그랬더니 또 전화가, 그래서 제가 한 네 통 정도 받다가 ‘역시 안 받아도 되는군’ 이렇게.
[김영우] 무슨 옛날 조선 시대 예송논쟁이라고 있었잖아요. 상복을 1년 입어야 하나, 3년 입어야 하나.
[이상호] 예송 문제까지 가야 합니까?
[김영우] 그래서 제가 왜냐하면.
[박주민] 고정은 못 하실 거 같아요.
[김영우] 지금 조선 시대도 아닌데 의원이 입은 옷으로 이렇게 요란하게 취재도 하고 또 거기에 응답을 해야 하고 하는 게 이거 무슨 정말 대한민국 정치가 잘못돼도 정말 크게 잘못됐다. 나는 아직도 이렇게 많은 기사가 실린 거에 대해서 이해할 수가 없어요.
[강유정] 언론의 정말 100% 잘못입니다. 이게 쏟아지는 기사의 특징이 뭐냐 하면 쏟아질수록 더 많은 클릭 수가 유도된다는 거예요. 결국은 언론이 이 장면을 통해서 장사밖에 하지 않았다. 전혀 정치 보도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안된다고 저는 얘기하고 싶습니다.
[최욱] 2013년이었나요? 국회 본회의장에서 약간 좀 민망한 사진을 보고 있던 한 국회의원이 있었습니다. 그때 닉네임이 붙었죠. ‘야동 재철’. 그 이후로 본회의장에 있는 국회의원들의 휴대전화. 그거를 찍는 보도가 굉장히 많이 됐습니다. 이거는 최근에도 또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김영우] 지금 윤영찬 의원 지금 큰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최욱] 그렇죠.
[김영우] 이번 경우에 윤영찬 의원 같은 경우에는 현역 의원이 더 더군다나 방송을 직접 다루는 해당 상임위 의원이 일반 업체, 포털 업체 보고 들어오게 해라. 이런 식으로 했다는 것은 굉장히 어떤 포털 업체를 다스리려고 하는 굉장히 특히 힘 있는 여당 해당 상임위 의원이 했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거죠. 저거는 특종이죠. 언론의 입장에서는 특종입니다.
[임자운] 국회의원은 그야말로 공인이잖아요. 휴대전화의 내용도 사실 감시 대상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최근 윤영찬 의원 사태는 그분이 또 과방위 위원이기 때문에 더욱 보도 가치가 있는 사안이라고 저도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모든 기자들이 의원의 휴대전화를 찍을 때 그런 보도 가치를 고려하고 찍는지.
[최욱] 그렇죠.
[임자운] 그거는 아닌 것 같다.
[최욱] 그러면 의원 입장에서는 본회의장에서 내 휴대전화는 언제든 찍힐 수 있다는 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까?
[박주민]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수첩.
[최욱] 수첩까지.
[박주민] 아니면 보고 있는 자료, 이런 게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굉장히 조심을 하죠.
[최욱] 그러면 반면에 언제든 노출되니까 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할 때 그걸 이용하는 분도?
[박주민] 그런 분들도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최욱] 그렇죠, 있죠?
[박주민] 그런 경우도 좀 계신다고 그러더라고요. 보도로 계획을 해서 핸드폰의 메시지를 노출 시킨다든지.
[강유정] 많은 정치 뉴스가 일반 시민과 유권자를 향해 있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을 향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 이렇게 기사 쓴다며 정치인들 봐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보란 듯이 카메라를 앞에 전화기를 노출함으로써 이거를 실어줘 라고, 언론도 나는 권력 감시해 하며 자긍심을 얻고 한편으로는 내가 알리고 싶은 방법을 간접적으로 단독으로 소스도 전달해주고 하고 싶은 의도도 쟁취하고 그런 점에서 악어와 악어새라는 되게 유명한 표현들이 있지만 조금 더 비약이긴 하지만 동업자 정신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상호] 2015년 정치부 기자들을 심층 인터뷰한 논문이 있습니다. 정치인의 행실을 집요하게 기사화하는 이유에 대해서 흥미로운 설명이 있어서 설명해드리면, “정치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냉소적 시선이 투영됐다.”, “이미지 깎아내리기 좋은 소재여서 숨길 이유도 없었다. 터지면 개떼같이 덤벼든다.”, “의원 군기를 잡으려고 내가 너희에게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쓸 때가 있다”, “악의 없이 취재하다가 잘 응해주지 않으면 불편한 감정이 생기고 어디 죽어봐라”하는 식으로 나설 때도 있지 않나, 하는 심리라는 겁니다.
[최욱] 이거는 여쭤보면 바로 답 나오겠네요.
[김영우] 취재원이 마음에 안 들 때가 있죠, 전화 잘 안 받고, 박 의원님처럼, 그리고 공부하라 그러고. 그러면 진짜 기분 나쁘죠.
[최욱] 기분 나쁘죠.
[김영우] 그리고 취재를 하는 입장에서는 취재원에게 기가 눌리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해요. 저도 정치를 하면서 초선 때 한번 당한 적이 있어요. 저도 나름대로는 그때 그 정부에서 소위 실세,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지금 박주민 의원님처럼. 저는 지금은 지는 해고 저기는 뜨는 해인데 그때 막 방송법 통과시키고 막 그럴 때예요. 그때 동물 국회다, 그래서 아주 난장판이 된 그런 때가 있었는데 대리 투표.
[최욱] 맞아.
[김영우] 몸싸움을 하다가 들어와서 정신이 없거든요. 땀 뻘뻘 흘리고. 그래서 정말 옆자리에 투표를 할 뻔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옆자리인 거야. 그 옆이 제 자리였고.
[최욱] 제가 그때 비판 많이 했거든요.
[김영우] 그래서 큰일 날 뻔했다, 그래서 내 자리 가서 투표를 제대로 했어요. 그런데 그 장면을 찍고 그 앞에서 내가 멈칫한 거를 찍어서 ‘김영우 의원 대리 투표했다’ 밤새 뉴스가 났어요. 그러고 나서 힘들게 정정 보도가 난 적이 있는데 아주 묘한 생태계예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실과 바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결론이죠.
[최욱] 오늘 실, 바늘 많이 나오는군요. 그런데 언론이 무섭긴 무섭네요. 저는 아직도 의원님 하면 대리 투표.
[김영우] 그런 게 있죠, 그게 무서운 거예요.
[이상호] 어떻게 보면 그 정치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냉소적인 시선이라는 게 언론이 만들어낸 게 아닌가 싶은데
[임자운] 국민이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걸 넘어서 실제로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그 판을 유지할 수 있게도 하죠. 정치 혐오라는 게.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는 그 혐오의 대상을 차별시키고 배제시키는데 정치 혐오는 희한하게 혐오의 대상 중에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계속 기득권을 유지하게도 만들어줘요. 어떻게 보면 더 나쁜 거죠.
[강유정] 혐오는 생각보다 거래 대상이에요. 혐오가 생각보다 돈이 된다는 겁니다. 뭐냐 하면 정치 불신자들만 만드는 게 아니라 혐오를 통해서 정치에 대한 광신도도 똑같이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이 혐오를 잘 활용해서 유튜브라든가 다른 SNS 매체에서 굉장히 거래 품목으로 활성화되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결국 손해를 보는 건 정치에 대해서 선한 관심을 가졌던 시민들이 배제되는 효과, 그런데 언론이 이것을 생각하고 있을까?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혐오가 더 많아질수록 클릭 수는 높아지고 관심도는 뜨거워지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는 혐오에 대해서 좀 무책임한 부분이 언론에게 분명히 있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최욱] 정치 보도 관행에 대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 언론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정감사가 조금 있으면 열립니다. 우리 의원님이 나오신다고 해서 찾아봤더니 2016년 국감 당시 화제의 인물이셨더라고요. 김재수 장관 해임안 통과에 반발해서 여당인 새누리당 같은 경우에는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는데.
[김영우] 제가 여당이었죠.
[최욱] 같은 당이셨는데 당시 국방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었습니다.
[김영우] 그렇죠.
[최욱] 그러다 보니까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고 그 바람에 같은 당 의원들한테 제지까지 당하고 그런 일들이 있었던데.
[이상호] 그때 사실 그 보도를 보면 감금되셨다는 사실만 굉장히 자극적으로 강조되는 보도들이 많았고 왜 국방위가 열려야 했는지, 여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보도한 기사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김영우] 거의 없고.
[이상호] 안타까우셨겠어요.
[최욱] 그날 현안이 많이 있었습니까?
[김영우] 그날, 그럼요. 북한이 핵실험도 했었고요. 그리고 사드 배치에 대해서 여야 논란도 많았고 동해상에서 훈련 중인 링스 헬기에서 3명이 추락을 해서 실종 상태였습니다.
[박주민] 사실 국감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고요. 정책적 질의를 하면 그거는 거의 보도가 안 되고요. 말싸움하면 보도가 되고. 오전에 질의하면 보도가 되고요. 좋은 질의라도 오후에 질의하면 보도가 안 돼요. 데드라인.
[최욱] 그런 차이도 있어요?
[박주민] 그런 차이도 있어서 질의 순서를 바꿔 달라고 선배님들이 하시기도 하고 이번 전당대회 같은 경우에는 저뿐만 아니라 이낙연 대표님, 김부겸 의원님이 다 서운해 했던 것이 TV토론 8번 하면서 여러 가지 당에 대한 비전도 얘기했는데 언론 보도는 그런 것이 실종된 전당대회다. 아니, TV 토론 나와서 계속 그 얘기만 했는데.
[최욱] 그 얘기만 했는데.
[박주민] 여러 차례 얘기하고 자료도 내고 했는데. 그러니까 세 명이 다 서운해 했죠. 우리는 지금 뭐 하고 있는 거냐.
[이상호] 왜 그렇다고 보세요?
[박주민] 아예 의도적으로 이번 전당대회 또 이번 국정감사는 알맹이가 없는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해놓고 미리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보도하는 거일 수도 있고요.
[최욱] 지금 이해를 못 하겠다, 대한민국 국민 중 가장 억울한 표정인데 이해가 될 만한 기사를 제가 소환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도대체 왜 언론 보도는 이벤트만 쫓아가는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는 기사가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밤새가며 준비했는데...” 국감 파행에 속 타는 스타 지망생들>이라는 2016년 9월 27일 SBS 기사입니다. “국감은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전국적 지명도를 일거에 끌어올릴 수 있고 확실한 한 방으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길 수 있는 곳”이라고 써 있습니다. 그러니까 언론은 애초에 시작부터 판을 이렇게 깔아버리는 겁니다.
[이상호] 박주민 의원은 스타 지망생이 아닌 거죠.
[박주민] 저요?
[최욱] 아예 스타 될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거죠. 예선 탈락. 그러니까 그 벵갈고양이 이런 것만 계속 언론 보도에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김영우] 항상 국감 끝나면 기사 제목이 <이번에도 맹탕 국회>. 똑같습니다. 사실은 많은 의원이 냈던 그 정책집이나 정책 자료집이나 설문조사 결과나 이런 거를 제대로 내용 있게 보도가 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3시간, 4시간 자면서 자료집 준비하고 저 같은 경우에 우리 지역 군부대 지역 많거든요. 거기에 흩어져 있는 포탄, 탄피 이런 거 주워서 국감장에서 보여주면서 하고 그랬었죠. 아주 준비 많이 하죠.
[최욱] 탄피 그거는 약간 쇼적인?
[김영우] 그런데 실물을 봐야 하니까. 벵갈고양이보다는 낫죠.
[강유정] 그래도 ‘국회의원들이 뭐 하긴 하는구나’라고 생각될 때가 국정감사 기간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도 뭔가 준비를 하고 보여줄 거를 만드는데 정치가 과도하게 좀 이벤트화되어 있고 인지도 쌓기 위해서 조금 무리수를 두고 그거를 또 언론이 제어하거나 필터링하는 것이 아니라 고스란히 그런 부분을 ‘얼씨구나, 좋다.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이 되네’라고 계속 받아써 주다 보니 이런 고리가 끊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데 결국은 시민으로서는 재미있는 쇼를 한 번 봤어요. 정치인이 등장하는. 그러나 알맹이는 없는 그런 보도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저는 국정감사를 대하는 언론 태도를 보면 이게 약간 올림픽 중계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인기 종목으로 언론이 몰리고 비인기 종목은 결과만 통보하는 식으로 그리고 스타가 등장하면 그쪽으로 카메라가 모이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2016년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출석을 한 적이 있는데. 환노위 국감이 그렇게 인기 있는 데가 아닌데 그날따라 기자들이 엄청 많이 와 있는 거예요. 카메라도 다 차 있고, 나중에 알았어요. 그 당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청년 배당 문제로 증인 출석을 하는 날이었거든요. 그 모든 카메라와 기자들이 대부분 이 시장을 위해서 왔던 거죠. 그래도 뭐, 이참에 좋은 얘기 하면 알려질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이 시장 발언 끝나니까 다 빠져나가더라고요.
[최욱] 그래요?
[임자운] 그래서 그 뒤에 저와 관련한 문제도 그렇고 그 노조 문제나 철도 노조 파업 문제나 되게 중요한 노동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때는 이미 썰렁한 상태였던 되게 씁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박주민] 언론이 안 다루면 언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거를 보고 싶어도 못 보시잖아요. 그래서 일단 언론 관계자분들께 먼저 요구를 하고 싶은데요. 예산의 문제점, 법안의 내용, 또 국정감사 때도 지적하는 것의 내용, 이런 것들 위주로 보도를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호] 박주민 의원은 초선 시절에 청와대 KBS 세월호 보도 개입 논란이 불거졌을 때 KBS가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녹취록에는 침묵하고 박주민 의원의 갑질 논란을 보도한 적이 있지 않았습니까?
[임자운] 제가 기억하는 박주민 변호사는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지기 전에 집시법 전문가였어요. 그런 분이 현장에서 공무원의 위법 행위로 의심되는 상황을 보신 거잖아요. 그러면 박주민 의원이 아니라 민변에서 조력을 하러 갔던 변호사가 있었어도 당연히 문제제기를 했을 것이고 정보 공개 청구를 했겠죠.
[박주민] 자료 제공 요구한 게 굉장히 세부적인 건 있었어요. 그래서 뭐, 제가 100% 다 잘했다, 그러는 건 아닌데 뭔가, 제가 답답했던 거는 그런 자료 제공을 요구했었던 배경과 경위는 거의 보도가 안 되고 갑질 논란이라고 웬만한 매체들이 다 보도를 했었고요. KBS의 경우에는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외압 논란이 있었을 때였는데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보도를 안 하고 주요 뉴스 타임에 제 이야기만 계속 거듭 보도했던 거, 이런 부분이 조금 이해는 안 됐죠.
[최욱] 당시 언론 중 KBS가 그래도 제일 상처로 남아 있나 보군요.
[박주민] 여기서 특별히 그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여기 KBS 아닌가.
[이상호] 그 이후로 언론 보도에 대해서 쓴 소리를 많이 하고 계세요. 그래서 지난 1월에 “근거 없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건 전혀 생산적이지 않다” 그리고 지난 6월이죠, “언론 보도들이 법을 정확하게 보고 평가를 하는 건지 궁금하다”, 이렇게 발언을 하셨어요.
[박주민] 제가 진짜 우려하는 건 의도를 가지고 팩트에 안 맞는 기사를 쓰는 경우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제가 법원행정처의 구조를 바꾸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냈었어요. 그런데 보수적인 매체들에서 그게 엄청나게 문제가 많은 법인 것처럼 연일 사설도 쓰고 보도도 했었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게 제 법이 문제라고 그분들이 지적했던 게 법원행정처를 대체하는 수평적 회의체를 만들 때 비법관 인사들이 들어간다는 부분이었거든요? 그런데 1년 전에 지금 국민의힘인 미래통합당의 주광덕 의원님이 법관이 한 명도 안 들어가는.
[최욱] 더 강하네요.
[박주민] 더 강한, 법을 냈을 때는 아무 말도 안 하셨다는 거예요. 제가 심지어 앞에 기자분들이 5, 60분들이 모인 최고위 현장에서, “보십시오. 제 법안이 이렇고 주광덕 의원님 법안이 이렇습니다.” 그런데 제가 판넬까지 들고 나갔는데 이런 기사가 하나도 안 나온 거는 뭐냐 이거죠.
[최욱] 의원님께서 직접 떠먹여 줬는데 그거를 먹지 않는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이거는 정파성 플러스 미운털이라고 봐야겠죠? 미운털.
[김영우] 그러니까 이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비슷한 일이 계속 벌어져 왔거든요? 저는 그거는 진보, 보수, 또 좌우의 문제도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가 기계적 균형이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 거 아닙니까? 최소한. 속으로 생각하는 거는 어떨지라도 그래도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노력은 늘 필요한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죠.
[강유정] 미디어가 과도하게 편향성을 미리 딱 영점을 잡아버린 거죠. 모든 자료와 모든 이야기, 그리고 모든 사설의 방향을 만들어놓다 보니까 애당초 기계적 중립성에서 멀어지게 되는데 한 사례가 있어요. 영국의 인디펜던트지가 가디언에 대해서 쓴 건데 가디언이 진보지인데 오히려 보수당 편을 드는 그런 기사를 썼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노동당이 조금 더 우경화됨으로써 증세나 의료보험 체계 같은 것들에 대해서 훨씬 더 진보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가다 보니 진보지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에 대해서도 아주 일관되게 중립성을 가지고 비판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저희는 이런 게 없냐는 거죠. 기계적 중립성이라는 게 언제나 정파성 뒤로 밀린다는 겁니다.
[김영우] 제가 무슨 어떤 글을 쓰거나 어떤 한마디를 하면 소위 진보 진영 매체에서는 바로 전화가 와서 과거에 보면 예를 들면 친이 진영 간의 갈등, 또는 친이, 친박 간의 갈등으로 기사를 많이 써요. 그래서 굉장히 분열이 심해지고 있고 이 갈등이 굉장히 큰 것인 양 이렇게 쓰는 거를 제가 많이 겪었거든요. 언론의 영역도 이게 너무 편 가르기가 되고 일관성이 없는 진영논리에 빠진 기사를 쓰니까 언론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죠.
[임자운] 저는 정치부 기자들이 정치를 계속 갈등판으로 만드는 이유가 일단은 그렇게 쓰는 게 익숙해져서 쉽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대중들이 그거를 좋아하기 때문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반대로 왜 분석적인 정책 기사를 내놓지 않느냐? 그런 기사 써봤자 아무도 안 읽는다. 우리 최욱 님이 가장 많이 하시는 얘기죠. 노동 기사, 산재 기사, 소수자 인권에 관한 기사들을 사실은 왜 안 쓰냐 그러면 기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 얘기가 그거입니다. 재미가 없어서 대중들이 안 읽는데 클릭 수가 안 나온다.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어떻게 모든 기사가 다 재미있을 수 있냐? 흥미 위주의 재미있고 자극적인 거. 그런데 정치부 기사들이 정치 기사조차 그렇게 쓰려고 정치 기사의 수준을 그렇게 끌어내릴 수는 없는 거잖아요. 좋은 기사를 재미있게 쓰는 노력은 당연히 해야죠. 하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기 위해서 좋은 기사를 포기한다? 이거는 앞뒤가 바뀐 거고 언론이 여론을 따라가지만 않고 형성하고 주도해야 한다는 역할은 재미가 없더라도 주체적으로 보도 가치를 판단해서 꾸준하게 쓰는 그런 고집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상호] 정치 보도가 20년 전보다 퇴보했다는 비판이 기자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는데 어떤 잘못된 관행들 때문인지 정치부 기자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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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정치부 기자의 관행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민주당 출입 기자 했었고요.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정치부 출입 경력은 사실 많지 않은 편입니다. 이제 2년차인 거죠.
[김경국 /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겸 정치부장] 정치부는 92년 9월부터 출입했습니다. 30년 다 되어 간다고 보면 되겠죠.
<자막> 정치 기사 속 국회는 전쟁터?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정치 기사는 3단계인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워딩을 구하고 그 워딩을 두 번째는 해석하고 세 번째는 싸움을 붙이는 거. (예를 들면) 이낙연 대표한테 가서 김종인 대표가 이렇게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싸움을 붙여서 기사를 쓰는
[김경국 /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겸 정치부장] 일부 정치인들이 언론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서 좀 과격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기자들은 그거를 순화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쓰면서 기자와 언론이 정치인과 기자가 합작해서 막말 공방을 오히려 재생산하는 그런 경우도 있죠.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민경욱 전 의원처럼 근거가 불충분한 것을 가지고 나와서 기자들이 내 기사 받아주지 않는다고 오히려 호통을 치는 경우를 들을 때도 있거든요. 기자들도 느끼죠. 아, 이거 우리 잘못이다. 우리가 이제까지 저 사람 얘기하는 거 다 받아주고 기사화해주고.
<자막> 여당 출입 기자는 여당 편, 야당 출입 기자는 야당 편?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출입처 제도 문제가 큰 것 같아요. 정당별로 출입하고 있거든요. 여야의 대립으로 모든 것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편하잖아요. 기자들도 취재하고 말 듣고 이러기가 너무 쉬운 거죠, 그 안에 있으면.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국회에 있는 분들에게 명함을 드리면 우리 당이에요? 이렇게 물어봐요. 기자들도 내 편이냐 라는 것을 가름하는 게 지금까지 너무 고착화했기 때문에 어떤 당을 출입하고 있느냐가 마치 그 정당 소속인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하고, 기사를 쓸 때도 반영될 수밖에 없는 거죠.
[김경국 /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겸 정치부장] 아무래도 정치가 극단적으로 흘러가다 보니 언론조차 진보, 보수. 양극화를 보이다 보니까 그 성향에 따라서 그대로 가려고 하는 그 부분이 제일 큰 문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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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출입처 문제, 우리 언론의 대표적인 관행입니다. 그런데 정치부 같은 경우 양당 중심으로 출입처가 나눠져 있잖아요. 그 부작용이 극대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혹시 야당 출입 기자들 알고 계세요?
[박주민] 그러니까 원래 알았던 민변이나 참여연대 활동할 때 알았던 기자분들 빼고는 야당 출입 기자분들 볼 기회가 거의 없죠, 잘 모릅니다.
[김영우] 여당 출입 기자가 야당 의원들에게 전화하는 일이 흔치 않아요. 정말 흔치 않습니다. 거의 다른 회사 다니는 사람 취급도 당하고 그러는데.
[강유정] 사실 원내 진출한 야당이 국민의힘밖에 없는 건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는 마치 양쪽이 딱 이분법으로 나뉜 당처럼 계속 보도가 되다 보니까 오히려 정보 소외 효과가 더 발생한다고도 할 수 있고 그래서 당연히 1:3, 1:4 이런 식의 보도가 아니라 1:1이 되다 보니까 갈등이라든가 혹은 대립각을 보도하니 훨씬 더 재미있어지고 쉬워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양하게 살펴볼수록 훨씬 더 시민의 이익이 높아지는 보도임에도 불구하고 손쉬운, 갈등이나 대립적 보도 쪽으로 가는 게 계속 맴도는, 양당 중심의 어떤 출입처 제도가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작년 8월에 법이 하나 통과가,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이 하나가 통과가 되었어요. 이 법이 저희는 삼성보호법이라고 그러는데 그러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찬성한 의원들, 박주민 의원님도 찬성을 하셨던데 여쭤봤더니 몰랐대요, 그런 법인지. 그래서 제가 굉장히 놀랐어요.
[최욱] 진짜?
[임자운] 여야가 다 있었는데 그 안에서 별 논란이 없으니까 언론에서 한 줄 기사가 안 나오고요.
[최욱] 갈등이 없으니까.
[임자운] 본회의에서 무사통과예요. 그래서 만약에 정말 여야가 합심해서 아니면 이번 사안처럼 한쪽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었는데 다른 쪽이 그 의도를 몰랐을 때 굉장히 나쁜 법안이나 정책이 아무도 모르게 통과될 수 있는 나라다, 이 나라는. 그래서 양당 중심의 언론 보도가 가져오는 굉장히 나쁜 사례 중의 하나라고 보거든요.
[이상호] 기존의 언론 말고도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습니다. 시사 유튜브인데요. 정치 보도가 그래서 그런지 더 정파적으로 흘러간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요즘 시사 유튜버들의 국회 출입이 굉장히 활발한 데다 정치인들이 유튜브 출연에 오히려 기존 언론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거든요.
[김영우] 자기편만을 위한, 자기편만 바라보고 하는 이런 정치, 팬덤 정치라는 거 아니에요? 팬덤 정치의 가장 첨병이 유튜버들이죠. 그분들은 다른 사람의 시각이나 이런 거, 시선이나 균형 감각 이런 거를 생각하면서 그 유튜브 방송을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자기 목소리에 환호하고 자기를 지지해주는 자기편만을 대상으로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양당 정치가 가지고 있는 아주 안 좋은 면을 더욱더 강화시키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제대로 걸러질 만한 장치도 지금 없습니다.
[강유정] 그러니까 발생하는 현상이 뭐냐 하면 그렇게 SNS나 유튜브를 많은 언론 소비자가 이용한다는 이유 때문에 그 의견이 너무 과대 표집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도리어 기성 미디어가 그거를 가지고 와서 써요. 이런 얘기들이 있다더라, 그래서 우리가 선거를 통해서 몇 번을 봤지만 아스팔트 우파라던가 극단적인 그런 의견들이 생각보다 선거라든가 실제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성 미디어는 대단한 것인 양 그들의 해석에 기대는 측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훨씬 더 중심을 가지고 이제는 프레임이 아니라 해석이 중요하다는 걸 각인한다면 언론 소비자가 완전히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정말 원하는 정보와 해석이 없어서 떠날 뿐이지 그것만 있으면 되돌아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상호] 낡은 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취재 환경 속에서 정치부 기자들이 고민하는 대안은 무엇일지 얘기를 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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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정치부 기자들이 제안하는 ‘관행 바꾸기’ 대안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정책 기사는) 오랫동안 들여다봐야 되고 예를 들면 공수처 같은 거는 20, 30년 된 논란이란 말이에요. 처음에는 왜 등장했고 여야가 입장이 어떻게 갈렸었고, 그 중에 뭐가 더 쟁점이고 이런 역사적 맥락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거를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KBS 정치부에는 크게 정당팀과 의정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저는 의정팀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의정팀이라고 하면 정당을 벗어나서 법안이 발의되는 과정이라거나 아니면 이런 법안이 필요하다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정치 안으로 좀 가지고 들어와서 같이 해결점을 좀 찾아보는 데 좀 집중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자막> 정치 기사 새로 고침, 대안은 있다?!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상임위별로 취재해봐, 법안에 대해 취재해봐 해놓고 아, 그런데 오늘 이낙연 대표가 뭐라고 했는데 기사가 안 나온다거나 아니면 뭐 오늘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이 기자회견 하는데 거기는 가봐야 하지 않니? 뭐 이렇게 되기 시작하면 그냥 그 일이 그냥 2배가 되는 거 말고 의미가 없어지는 게 돼서 그게 단순히 팀을 만드는 문제도 있지만 거기서 실제로 그게 작동하고 있느냐는 좀 점검을 해봐야 되고.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결국에는 독자가 읽고 시청자가 봐야 하는데 저희도 그런 부담감 같은 것은 갖고 있어요. 과연 이게 계속해서 유지가 될 수 있으려면 지금 좋은 기사들을 많이 생산을 해내야 되기 때문에. 시청률이 안 나와도, 또는 뷰 수가 많이 안 나와도 이런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서 계속해서 기사를 생산해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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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기본적인 정보가 부족한 표피적인 질문을 받게 되면 기대감을 좀 접게 돼요. 많이 설명을 해 드려도 아마 그런 식의 보도는 안 나오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죠. 제가 예를 들어서 사법 제도 개혁에 관련한 법안을 많이 냈었어요. 그거 관련된 질문을 하시는 기자님께 이런저런 말씀을 드릴 때 간혹은 이해를 못 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법조 기자 팀에 전화를 해보세요. 이렇게 제가 하거든요. 많이들 아실 겁니다. 이렇게 제가 말씀을 드리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좀 약간 같은 언론사인데도 잘 연결이 안 되는 부분들. 이런 것들이 많죠.
[임자운] 작년에 이 방송, 표창원 의원 나오셔서 했을 때 패널 세 분이 다 상임위 중심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그게 반영이 된 건지 아니면 다른 문제의식 때문인지 KBS나 일부 매체에서 시도를 하고 있고 일단 저는 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해보면 이게 상임위 중심이 아니라 분야 중심으로 다 재편됐으면 좋겠다. 가령 노동이라는 분야를 놓고 보면 노동 전문 기자가, 그러니까 노동 정책이나 법률에 대해서 잘 아는 기자가 노동부도 출입하고 환노위도 출입하고 그다음에 기업의 노무 담당 인사들도 만나고 이래서 기사가 나오면 제일 좋은 기사가 올 거라고 보거든요? 그러면 정치 전문 기자는 뭐냐 전체 판을 볼 줄 아는, 그러니까 선거나 정당이나 그런 국회나 이런 제도에 대해서 깊이 이해를 가지고 있으면서 전체 판의 흐름이 어떻게 가는지를 좀 볼 줄 아는, 그래서 깊은 호흡으로 분석적인 기사를 쓰는 그런 사람에게 정치 전문 기자라는 타이틀을 주고 다른 분야는 그 분야별로 돌아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유정] 그 정도 깊이감을 가지면 정치인이 되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 정치를 알면 전문 기자로 남으려고 한다기보다. 저는 세 가지라고 생각해요. 뭐냐 하면 ‘천천히’. ‘정보를 가지고’. ‘공부를 해서’ 이 세 가지를 지켜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중 한 예시로 흥미롭게 봤던 게 뉴욕타임스에는 내부에 디지털 라이브러리, 그러니까 아카이브가 있다는 겁니다. 여기는 꾸준히 쌓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치인의 지금 오늘 하는 말을 오늘 써야지 오늘 단독 기사고 속보라는 것이 아니라 쌓여 있는 것들을 축적해서 여기서 다시 한번 검토도 해보고 이것을 통해서 자료를 검증해서 지금 정책은 여기부터 비롯된 거고 이때와 달라졌네, 이렇게 조언도 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기는 건데 이게 빨리는 안 돼요. 천천히 해야 하고 이것을 공부도 해야 합니다.
[박주민] 궁금한 게 보통 최고위원 회의를 한다거나 또는 회의 후에 백 브리핑을 하면 기자분들이 다 앉아서 열심히 치세요.
[강유정] 속보.
[박주민] 그다음에 그게 제가 알기로는 공유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이상호] 그날 받아썼던 워딩이 그날 소비가 돼서 아예 사라진다는 게 문제라는 거죠.
[박주민] 그러면 아카이빙이 되는 게 아니라 없어지는 거군요.
[최욱] 의원님한테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제가 오늘 방송을 준비하면서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있었어요.
[김영우] 뭐죠?
[최욱] 기자들은 이 단어를 많이 쓰나 보더라고요. 꾸미 문화가 있다. 이것 좀 설명해 주시죠.
[김영우] 보통은 적게는 네다섯에서 한 여덟, 열 명까지도 타사 기자들하고 같이 다니면서. 그 꾸미별로 특정 정치인에게 전화해서 “우리 꾸미 식사 한번 같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식사할 때도 그 꾸미와 같이 식사를 하고 모든 게 꾸미라고 하는 문화를 통해서 취재도 이루어지고 그렇죠.
[박주민] 사실 여러 매체 기자분들이 같이 다니시면서 뭔가 정보 공유를 한다든가 이런 부분은 나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꾸미라는 데에 소속돼 있는 기자분들에게 여쭤보니까 언론사 성향이 있으니까 그 성향을 싫어하는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내가 왜 너희 매체 기자들하고 얼굴을 봐야 하니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만, 꾸미의 경우에는 그런 것들을 통과하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매체들도 섞여 있으니까 그래서 좀 의원들을 보거나 할 때도 도움이 된다.
[최욱] 그런 자리에서 기삿거리가 많이 나오기는 합니까?
[김영우] 아주 처음부터 녹취하는 경우도 있어요. 녹음을 휴대전화로. 그러니까 식사를 하다가도 중간에 나가서 기사를 씁니다. 그런데 저런 건 있겠죠. 결국 정치는 사람이 하는 거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게 밀착 관계 이런 게 아니라 ‘아, 이 의원이 그래서 저런 얘기를 평소에 하셨구나’, 그 배경을 알게 된다는 측면에서는 필요해요.
[강유정] 그거를 기사에서 봤으면 좋겠어요. 그런 해석이 없이 이 기사나 저 기사나 비슷한 기사들을 쓰니까.
[박주민] 단순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가 아니라 차별성이 없는 기사를 모든 매체가 생산해낸다면 좀 소모적이겠죠. 꾸미 문화라는 것이 그런 쪽으로 가게 되면 속보 경쟁 말고는 경쟁할 게 없지 않습니까?
[이상호] 그래서 <저널리즘 토크쇼 J>가 대안 있는 비평을 하기 위해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해외 사례를 J픽으로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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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J PICK 추천 기사
악시오스 (美 뉴스 매체) 정치 뉴스의 사례 소개
티타임 동안 취재한 정치인의 발언을 기사화했지만, 동시에 발언에 대한 팩트체킹을 함께 보여줌.
뉴욕타임스 정치 뉴스의 사례 소개
정치인의 발언만 전하는 것이 아닌,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여러 기자들의 팩트체킹을 함께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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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일단 너무 편하네요. 이렇게 해 주니까. 우리 언론은 말만 받아써서 공방만 만들어놓고 쓱 빠져버리니까 독자들이 그거(팩트 체크)를 다 해야 하거든요.
[강유정] 그러니까 취재력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거죠, 일단 첫 번째로 따옴표를 함부로 안 쓰는 것부터 시작하면 될 듯해요. 맥락도 설명해줘야 해요. 이거는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팩트 체킹을 덧붙이는 거예요. 그다음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소비자의 판단 몫이라면 적어도 우리도 형식을 갖추고 늘 이 시간에 말하는 거지만 정말 원칙적으로만 해도 정치 보도 중간은 간다고 생각을 합니다.
[임자운] 정치의 미디어화(Mediatization of politics, 정치가 미디어의 논리에 종속돼 선정성, 단순화에 매몰되는 현상)라는 말이 결국 미디어의 속성에 정치가 종속되는 것을 뜻하잖아요. 달리 말하면 기자가 잘하면 정치가 바뀔 수 있다는 것도 되는 거예요. 정치 영역이 누군가의 발언이 그대로 기사화되는 유일한 영역이라 그러잖아요. 다른 데에서는 아무리 유명인사가 발언해도 최소한의 팩트체킹을 하지만 정치인은 발언 자체가 기사인 거예요. 그러니까 거짓이라도 금방 드러날 거짓말이더라도 이게 발언 자체가 파급이 있다거나 아니면 상대를 비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면 그냥 말을 해요. 그게 거짓말이라면 그 정치인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전파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부 기자들의 속성이 그렇지 않다 보니까 사실이든 거짓이든 쭉쭉 전파되는 나중에 결국에는 사실인 것처럼 고착화되는 현상이 있는데 정치부 기자들 정말 딱 한 줄만 써줘도 체크해봤더니 이거는 그렇지 않더라. 한 줄만 써줘도 정치인의 그런 속성, 나쁜 습성은 많이 개선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욱] 정치 보도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정치인들이 뭘 할 수 있는지, 한 말씀씩 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영우] 혼자 SNS만 하고 내가 오늘 시장에 갔다 왔다, 행사에 갔다 왔다 사진 올리고, 그것도 물론 중요한 의정 활동의 하나입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중요한 일 가지고 공부하고 중요한 일 가지고 열심히 싸우고 토론하고 그런 문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그렇게 되면 정치인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태도도 달라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최욱] 실과 바늘이니까요.
[김영우] 실과 바늘입니다.
[박주민] 정치라는 건 당연히 그 사회의 갈등을 다루거든요. 그리고 그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 논쟁을 하게 되는 건데 이게 국민들에게 싸움으로 비춰지지 않으려면 내용을 가지고 해법 중에 누가 더 좋은 해법이냐를 가지고 다퉈야겠죠. 국회 시스템 자체가 상임위 중심으로 바뀌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내용적 토론이 열리는 그런 변화가 있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임자운] 제가 전직 국회의원의 기고 글을 하나 가지고 온 게 있는데 “해바라기가 해를 쫓든 정치인은 카메라를 쫓는다. 그런데 거기까지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카메라 찍히면 그냥 가버리는, 그리고 카메라가 없으면 가지 않는 것, 그게 문제다.” 실제로 언론의 조명을 받지 않는 투쟁 현장에 국회의원이 가서 화제를 만들어내고 나를 통해서 기사화되도록 애쓰시는 분들, 안타깝게도 그런 분들이 재선, 3선으로 이어져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시는 경우를 많이 보지 못해서 안타까운데 실제로 존재를 했어요. 저는 그런 의원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또 언론이 그런 의원들 많이 조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상호]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김영우 전 의원, 박주민 의원 두 분 고맙습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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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널리즘토크쇼J] “판갈이 합시다” 정치와 언론의 낡은 문법 해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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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9-13 22:11:05
- 수정2020-09-13 22:45:29

[이상호] 안녕하세요?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지난 9월 1일부터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시작됐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손님 두 분과 함께 ‘정치 보도 관행 뽀개기’를 해볼 텐데요, 함께하실 분들을 먼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임자운] 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최욱] 네. 반갑습니다. 최욱입니다.
[이상호] 그리고 정치 보도의 민낯을 알려줄 두 분 오늘 특별히 모셨습니다. 지금은 국민의힘으로 당명이 바뀌었죠. 김영우 전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최욱] 반갑습니다. 우리 김영우 의원님 같은 경우는 물론 지금은 뾰족한 직업이 없습니다만.
[김영우] 놀고 있으니까 섭외는 잘 들어오더라고요.
[최욱] 기자 출신에 3선 국회의원 게다가 대변인, 그러니까 오늘 준비한 주제에 최적화된 인물이 아닌가 싶은데요? 오늘 맹활약해서 우리 J와 함께하시죠.
[김영우] 영우본색의 김영우입니다, 이렇게 소개를 드리려고 했는데 본색을 한번 드러내 볼까 이런 생각을 하고 왔습니다.
[이상호] 최욱 씨 얘기처럼 앞으로 정치 생각 없으시면 저희 고정으로 하시는 건 어떠세요?
[김영우] 그건 끝나고 얘기합시다.
[최욱] 저희도 좀 봐야죠, 벌써 그렇게 약조를 하면 안 되죠.
[김영우] 검증을 한 번 해봐야죠.
[최욱]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박주민 의원님, 아주 잘 만났습니다. 제가 오늘 좀 따질 게 있어요. 사실 우리 J에서 한 1년 전쯤이었을까요? 계란판 신문이라는 주제로 방송을 했었는데 그걸 아마 보셨나 봐요.
[박주민] 봤어요.
[최욱] 그걸 보시고 나서 내가 이 부수 밀어내기, 내가 해결 한번 하겠다. 언론 보도 많이 나오고 있던데 그 뒤로 깜깜무소식이에요.
[박주민] 제가 해결하겠다는 취지보다는 관계 기관이 이걸 확인해서 조치해야 한다는 발언을 최고위에서 했었고요. 그 뒤에 제가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고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저널리즘 토크쇼 J> 쪽에서 얻은 자료를 전달하고 또 면담도 했었습니다. 결과는 지금까지 안 나오고 있더라고요.
[최욱] 하긴 했는데 안 나왔다, 그렇게 안쓰럽게 나오시니까. 더 뭐라고 못 하겠네.
[이상호] 그런데 박주민 의원 같은 경우는 제가 듣기로는 기자들한테 꽤 인기가 없는 의원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해명을 하시고 오늘 방송에 임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박주민] 기자분들이 제가 편하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심지어 어떤 매체의 반장 되시는 분이 약주를 심하게 하시고 밤에 거의 새벽에, 전화를 하셔서 도대체 왜 이렇게 기자들한테 안 편하게 대하냐? 그런 말씀을 하실 정도로. 전화를 제가 잘 안 받고 그다음에 통화하는 와중에도 기자분들께서 취재가 부족하신 상태에서 하시면 제가 취재가 부족한 것 같다고 바른 소리를 많이 합니다.
[임자운] 저는 사실 민변 선배 변호사님으로 오래 뵙다가 지금 의원님으로 뵀는데. 뵐 때마다 인사를 하는데 인사를 한 번도 안 받아주셨어요.
[최욱] 인성 논란.
[임자운] 일단 누가 자기한테 인사하는 걸 모르세요. 저는 분명히 여러 번 인사를 드렸는데 오늘 처음 뵙는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김영우] 저는 알아보시죠?
[최욱] 정치인으로서 약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여기는 현역, 여기는 전직.
[김영우] 불편해서 같이 방송 못 하겠네.
[이상호] <저널리즘 토크쇼 J>가 1년 전에도 20대 국회에서 드러난 정치 보도 관행을 다뤘습니다. 당시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의원이 출연했었죠.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국회가 언론에 의한, 언론을 위한 정치쇼를 한다, 정치인들이 메소드 연기를 펼친다.
[김영우] 표창원 의원님은 초선을 하셨는데 초선의 시각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쇼킹했을 겁니다. 그런데 정치는 기본적으로는 쇼예요. 어떤 생각, 이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면 쇼도 해야 한다는 거를 많이 느꼈습니다. 다만 그 쇼가 진정성이 너무 없고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쇼, 이건 문제가 있죠,
[최욱] 박주민 의원도 혹시 정치인이시니까 일부러 후줄근해 보이고. 일부러 피곤해 보이고, 그런 것도 약간 쇼적인 면모가 있습니까?
[박주민] 저는 그때도 제가 한번 말씀드렸지만 굉장히 자주 씻고 다니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제가 어디 봐도 흠잡을 데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욱] 쇼는 아니죠?
[박주민] 그런 부분은 개인적으로 억울한 면이 있고요. 저도 이 무렵에 초선이었으니까 당황했던 장면이 몇 개 있어요. 어떤 의원님인지 제가 밝히긴 어려운데 대놓고 그런 말씀까지 하시더라고요. 사석에서. 충분한 발언 시간을 줘야 감정까지 끌어올려서 연기를 제대로 펼치는데 왜 발언 시간을 짧게 줘서 몰입이 안 되게 만드냐 이 얘기를 하시는 분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나 표창원 의원이 그 발언을 듣고 느낌이 약간 충격이었던 거죠.
[김영우] 그런 일이 있었네요.
[박주민] 아마 그 경험 때문에 이런 발언을 하신 게 아닌가 생각이 돼요. 같이 봤거든요? 그때. 그 말씀 하시는 것을?
[임자운] 쇼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쇼만 해서 비판을 받는 거잖아요.
[강유정] 그게 연기를 할 때 메인 플롯이라는 게 있어야 해요. 큰 그림 위에서 배우가 서브 플롯을 가지고 하는 게 연기입니다. 그런데 때때로 정치인들이 하는 연기는 개인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큰 메인 테마가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바를 잘 보이기 위한 그런 의도된 연기가 아니라 개인기에 머물 때, 대부분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연기 잘하는 배우, 못하는 배우를 기가 막히게 관객들이 알거든요. 그런데 마찬가지로 유권자들도 그걸 기가 막히게 안다는 겁니다. 본인만 모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욱] 오늘 두 분의 연기 잘 감상해보겠습니다.
[이상호] 21대 국회에서는 그동안 보도 관행이 얼마나 달라졌을지 본격적인 비평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21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언론이 감시와 견제 역할을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최근 정치면을 장식한 보도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할게요. 먼저 정기국회가 열린 직후인 지난 2일이죠?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 두 사람의 갈등을 조명한 기사가 이틀에 걸쳐서 70건 넘게 보도가 됐습니다.
[최욱] 그러니까 김태흠 의원이 김진애 의원에게 손가락으로 터치를 한 일이 발생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국회가 파행되기도 했는데 그래서 이슈가 되는 거는 이해합니다. 그런데 기사화된 제목을 보면 이런 것들이 과연 무슨 사회적 의미가 있는지, 갸우뚱하게 됩니다. 조선일보 같은 경우 보면요. <김진애, “김태흠이 내 어깨 쳐서 얼얼”, 김태흠 “야지 놓는 것도 아니고...”> 국민일보 <김태흠 “초선은 빠져” VS 김진애 “난 재선”... 언쟁·신체접촉 논란>. 머니투데이 <“김태흠이 등 찔렀다”... 김진애 “겉옷 세탁, 습격당한 느낌 불쾌”> 이런 식의 제목.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네요.
[이상호] 오늘 연기 좀 하시네요.
[최욱] 아 네. 저도 연기를.
[김영우] 오늘 대단하신데요.
[강유정] 제가 보니까 언론이 좋아하는 세 가지 정치 보도 요소가 다 들어 있는 겁니다. 이 기사 안에 하나는 갈등 혹은 싸움이라고 볼 수 있는 것, 두 번째는 선정적인 단어가 들어가 있었고 ‘야지’라든가 ‘얼얼’ 이런 말. 세 번째는 실책이 어쨌든 있다는 겁니다. 그 부분에서 언론은 집중적으로 보도를 들어갔는데 문제는 이게 굉장히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논란이라는 거죠.
[임자운] 굉장히 중요한 얘기처럼 만들어버렸잖아요. 그러면 국민들에게는 국회의원은 싸우는 사람들로 또 각인이 되어버린 거예요. 언론이 일종의 정치 혐오 콘텐츠를 가지고 장사를 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고 이게 17분간 운영위에서 이거 가지고 공방을 하다 결국 정회까지 했다는 거잖아요. 당일 운영위에서 했어야 할 일을 못 한 거예요. 그러면 김태흠 의원만 김진애 의원에게 사과할 게 아니라 운영위 전체에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는 사안 아닌가요? 언론이 그런 메시지를 주는 경우도 없어서 의아하게 봤습니다.
[김영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국회가 ‘손가락’, 또 ‘야지’, 또 ‘세탁기’ 어떤 분들은 또 그렇게 얘기를 했더라고요 김진애 의원님이 입은 옷은 세탁기에 돌릴 만한 옷이 아니고 세탁소에 맡길 옷 아닙니까? 그런데 그게 또 기사가 됐더라고요? 사태를 만든 정치인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고 겉핥기식의 보도만 한, 그것도 책임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정치인과 언론은 실과 바늘이에요. 정치 개혁이든 언론 개혁이든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조를 해야 하는데
[이상호] 실과 바늘은 신념이신가요?
[김영우] 신념이죠, 그 언론이 없는 정치는 불가능합니다. 또 정치가 없는데 언론이 할 일이 없죠.
[박주민] 항상 이렇게 논쟁거리가 되고 화제가 될 것만 보도하잖아요. 실제로 뭘 주제로 운영위가 운영됐었고 이게 더 중요한 그래서 저도 이 보도를 보면서 이게 이렇게 보도를 많이 낼만한 사안인가?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끝입니다.
[이상호] 조금 더 없으세요?
[최욱] 쇼 좀 하세요.
[박주민] 그런데 이게 이런 패턴이 너무 저한테 익숙해져서.
[이상호] 너무 익숙하니까?
[박주민] 법사위가 제일 많이 이런 보도가 많이 나는 상임위거든요.
[최욱] 맞아.
[박주민] 그래서 의원들도 알아요, 그래서 오히려 자제할 때가 있죠.
[이상호]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
[박주민] 특히 법사위에서는 워낙 말로 부딪힐 때가 많아서 괜히 논쟁거리를 만든다거나 논점이 흐려질 걸 대비해서 철저히 무시하자. 철저히 대응하지 말자, 이렇게 하기도 하고 그러면 우리 쪽의 그런 전략을 파악하고 저쪽에서는 계속 시비를 걸기도 해요. 반대로 저희가 계속 시비를 걸기도 하고 그런 작전 회의를 하고 들어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김영우] 상임위 처음 시작할 때 모두 발언을 할 때 “오늘 이 상임위는 생방송입니다. 어느, 어느 방송사가 생방송 중계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위원님 여러분은 각별히 유의 바랍니다”라는 게 공식적으로 그런 멘트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면 상임위 전체가 욕먹는 거잖아요. 그런데 또 현역 의원님들은 내가 한번 이렇게 지르면 이거 건수 되겠다. 요즘 워낙 정치하는 입장에서는 클릭 수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정치인들이 맨 아침에 새벽에 일어나서 하는 일이 본인 이름을 검색어에 쳐서 어떤 기사가 떴나, 어떤 피드백이 있나, 검색어에 올라갔나, 클릭 수가 얼마큼 나왔나.
[이상호] 클릭수 장사하는 언론의 단면을 보여주는 건데, 비슷한 일이 지난 8월 국회 본회의에서도 있었습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본회의장에 원피스를 입고 등원한 것을 두고 일주일간 관련 기사가 무려 717건이나 쏟아졌습니다. 이 이슈가 이렇게까지 확산된 배경을 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강유정] 9월 2일 기사 혹시 보셨나요? <류호정 원피스 한 달 후>라고 또 어마어마하게 실렸습니다.
[이상호] 또 나왔군요.
[강유정] 또 나왔어요. 한 달 후가 나왔어요.
[이상호] 일주년도 나오겠네.
[강유정] 이러다 보면 10월 2일 되면 두 달 후.
[최욱] 이거는 너무한다.
[강유정] 정말로 쫙 실려있습니다. 한 달 후라는 제목으로 이게 영원히 박제되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이렇게 우려먹겠구나, 정말 불길한 예감까지 들었는데. 중요한 내용을 가지고 보도하는 것들은 다 사라지고, 아주 자극적이고 쇄말적인 것만 계속 얘기가 되니까 그러니까 결국은 우리 정치에 도움이 되느냐 저는 도움이 되지 않는 기사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원피스 보도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임자운] 8월 5일, 네이버 정치 섹션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 상위 20개 기사 중에 17개가 류 의원 원피스 기사더라고요. 나중에는 그 원피스가 완판됐다는 것까지 화제가 됐었는데 이 와중에 8월 7일 같은 날에 올라온 너무 비교되는 두 가지 기사가 있어서 소개를 드리면 동아일보가 <‘분홍 원피스’ 류호정>이라는 기사를 냈고 아주경제는 <입법 노동자 류호정, 원피스 다음에 실력>. 둘 다 논설위원이 쓴 글인데요. 동아 칼럼은 이렇게 비유를 합니다. “도외에서 온 젊은 아가씨가 차려입고 시골 장터를 지나갈 때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씩씩하게 걸어가면서 시골 분위기를 쇄신하는 유쾌한 도발과 비슷한 면이 있다.” ‘젊은 아가씨’가 등장을 해요. 아주 경제는 제목에서부터 ‘입법 노동자’라는 말을 썼다는 게 차이가 있고요. 더 크게 느껴진 차이는 기사 말미인데 동아는 “옷차림보다는 법안으로 진짜 유쾌한 도발을 했으면 한다”고 끝납니다. 훈수를 두고 끝나는 거죠, 아주 경제는 진짜 실력은 회의 발언과 법안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한 뒤 실제로 류호정 의원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어떤 법안을 냈는지 제시를 합니다. 저는 최소한 언론이라면 ‘옷 말고 의정 활동으로 평가받아라’라고 훈수를 둘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의정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찾아내서 알려줘야 한다고 보는 거예요.
[최욱] 당시에 언론들은 원피스 관련해서 기사를 계속 생산해내야 하니까. 기자들이 만나는 사람마다 원피스에 관해서 물어봅니다. 박주민 의원은 혹시 기자한테 원피스 관련한 질문을 받았습니까?
[박주민] 이 때 저한테 전화가 굉장히 많이 왔어요. 너무 전화가 많이 오니까 혹시 뭔 일이 터졌나 싶었어요. 큰일이. 깜짝 놀라서 전화를 받았어요. 그랬더니 류호정 의원 원피스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래서 원피스 못 봤는데요. 실제로 못 봤는데, 그랬더니 또 전화가, 그래서 제가 한 네 통 정도 받다가 ‘역시 안 받아도 되는군’ 이렇게.
[김영우] 무슨 옛날 조선 시대 예송논쟁이라고 있었잖아요. 상복을 1년 입어야 하나, 3년 입어야 하나.
[이상호] 예송 문제까지 가야 합니까?
[김영우] 그래서 제가 왜냐하면.
[박주민] 고정은 못 하실 거 같아요.
[김영우] 지금 조선 시대도 아닌데 의원이 입은 옷으로 이렇게 요란하게 취재도 하고 또 거기에 응답을 해야 하고 하는 게 이거 무슨 정말 대한민국 정치가 잘못돼도 정말 크게 잘못됐다. 나는 아직도 이렇게 많은 기사가 실린 거에 대해서 이해할 수가 없어요.
[강유정] 언론의 정말 100% 잘못입니다. 이게 쏟아지는 기사의 특징이 뭐냐 하면 쏟아질수록 더 많은 클릭 수가 유도된다는 거예요. 결국은 언론이 이 장면을 통해서 장사밖에 하지 않았다. 전혀 정치 보도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안된다고 저는 얘기하고 싶습니다.
[최욱] 2013년이었나요? 국회 본회의장에서 약간 좀 민망한 사진을 보고 있던 한 국회의원이 있었습니다. 그때 닉네임이 붙었죠. ‘야동 재철’. 그 이후로 본회의장에 있는 국회의원들의 휴대전화. 그거를 찍는 보도가 굉장히 많이 됐습니다. 이거는 최근에도 또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김영우] 지금 윤영찬 의원 지금 큰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최욱] 그렇죠.
[김영우] 이번 경우에 윤영찬 의원 같은 경우에는 현역 의원이 더 더군다나 방송을 직접 다루는 해당 상임위 의원이 일반 업체, 포털 업체 보고 들어오게 해라. 이런 식으로 했다는 것은 굉장히 어떤 포털 업체를 다스리려고 하는 굉장히 특히 힘 있는 여당 해당 상임위 의원이 했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거죠. 저거는 특종이죠. 언론의 입장에서는 특종입니다.
[임자운] 국회의원은 그야말로 공인이잖아요. 휴대전화의 내용도 사실 감시 대상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최근 윤영찬 의원 사태는 그분이 또 과방위 위원이기 때문에 더욱 보도 가치가 있는 사안이라고 저도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모든 기자들이 의원의 휴대전화를 찍을 때 그런 보도 가치를 고려하고 찍는지.
[최욱] 그렇죠.
[임자운] 그거는 아닌 것 같다.
[최욱] 그러면 의원 입장에서는 본회의장에서 내 휴대전화는 언제든 찍힐 수 있다는 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까?
[박주민]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수첩.
[최욱] 수첩까지.
[박주민] 아니면 보고 있는 자료, 이런 게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굉장히 조심을 하죠.
[최욱] 그러면 반면에 언제든 노출되니까 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할 때 그걸 이용하는 분도?
[박주민] 그런 분들도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최욱] 그렇죠, 있죠?
[박주민] 그런 경우도 좀 계신다고 그러더라고요. 보도로 계획을 해서 핸드폰의 메시지를 노출 시킨다든지.
[강유정] 많은 정치 뉴스가 일반 시민과 유권자를 향해 있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을 향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 이렇게 기사 쓴다며 정치인들 봐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보란 듯이 카메라를 앞에 전화기를 노출함으로써 이거를 실어줘 라고, 언론도 나는 권력 감시해 하며 자긍심을 얻고 한편으로는 내가 알리고 싶은 방법을 간접적으로 단독으로 소스도 전달해주고 하고 싶은 의도도 쟁취하고 그런 점에서 악어와 악어새라는 되게 유명한 표현들이 있지만 조금 더 비약이긴 하지만 동업자 정신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상호] 2015년 정치부 기자들을 심층 인터뷰한 논문이 있습니다. 정치인의 행실을 집요하게 기사화하는 이유에 대해서 흥미로운 설명이 있어서 설명해드리면, “정치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냉소적 시선이 투영됐다.”, “이미지 깎아내리기 좋은 소재여서 숨길 이유도 없었다. 터지면 개떼같이 덤벼든다.”, “의원 군기를 잡으려고 내가 너희에게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쓸 때가 있다”, “악의 없이 취재하다가 잘 응해주지 않으면 불편한 감정이 생기고 어디 죽어봐라”하는 식으로 나설 때도 있지 않나, 하는 심리라는 겁니다.
[최욱] 이거는 여쭤보면 바로 답 나오겠네요.
[김영우] 취재원이 마음에 안 들 때가 있죠, 전화 잘 안 받고, 박 의원님처럼, 그리고 공부하라 그러고. 그러면 진짜 기분 나쁘죠.
[최욱] 기분 나쁘죠.
[김영우] 그리고 취재를 하는 입장에서는 취재원에게 기가 눌리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해요. 저도 정치를 하면서 초선 때 한번 당한 적이 있어요. 저도 나름대로는 그때 그 정부에서 소위 실세,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지금 박주민 의원님처럼. 저는 지금은 지는 해고 저기는 뜨는 해인데 그때 막 방송법 통과시키고 막 그럴 때예요. 그때 동물 국회다, 그래서 아주 난장판이 된 그런 때가 있었는데 대리 투표.
[최욱] 맞아.
[김영우] 몸싸움을 하다가 들어와서 정신이 없거든요. 땀 뻘뻘 흘리고. 그래서 정말 옆자리에 투표를 할 뻔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옆자리인 거야. 그 옆이 제 자리였고.
[최욱] 제가 그때 비판 많이 했거든요.
[김영우] 그래서 큰일 날 뻔했다, 그래서 내 자리 가서 투표를 제대로 했어요. 그런데 그 장면을 찍고 그 앞에서 내가 멈칫한 거를 찍어서 ‘김영우 의원 대리 투표했다’ 밤새 뉴스가 났어요. 그러고 나서 힘들게 정정 보도가 난 적이 있는데 아주 묘한 생태계예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실과 바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결론이죠.
[최욱] 오늘 실, 바늘 많이 나오는군요. 그런데 언론이 무섭긴 무섭네요. 저는 아직도 의원님 하면 대리 투표.
[김영우] 그런 게 있죠, 그게 무서운 거예요.
[이상호] 어떻게 보면 그 정치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냉소적인 시선이라는 게 언론이 만들어낸 게 아닌가 싶은데
[임자운] 국민이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걸 넘어서 실제로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그 판을 유지할 수 있게도 하죠. 정치 혐오라는 게.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는 그 혐오의 대상을 차별시키고 배제시키는데 정치 혐오는 희한하게 혐오의 대상 중에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계속 기득권을 유지하게도 만들어줘요. 어떻게 보면 더 나쁜 거죠.
[강유정] 혐오는 생각보다 거래 대상이에요. 혐오가 생각보다 돈이 된다는 겁니다. 뭐냐 하면 정치 불신자들만 만드는 게 아니라 혐오를 통해서 정치에 대한 광신도도 똑같이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이 혐오를 잘 활용해서 유튜브라든가 다른 SNS 매체에서 굉장히 거래 품목으로 활성화되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결국 손해를 보는 건 정치에 대해서 선한 관심을 가졌던 시민들이 배제되는 효과, 그런데 언론이 이것을 생각하고 있을까?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혐오가 더 많아질수록 클릭 수는 높아지고 관심도는 뜨거워지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는 혐오에 대해서 좀 무책임한 부분이 언론에게 분명히 있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최욱] 정치 보도 관행에 대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 언론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정감사가 조금 있으면 열립니다. 우리 의원님이 나오신다고 해서 찾아봤더니 2016년 국감 당시 화제의 인물이셨더라고요. 김재수 장관 해임안 통과에 반발해서 여당인 새누리당 같은 경우에는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는데.
[김영우] 제가 여당이었죠.
[최욱] 같은 당이셨는데 당시 국방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었습니다.
[김영우] 그렇죠.
[최욱] 그러다 보니까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고 그 바람에 같은 당 의원들한테 제지까지 당하고 그런 일들이 있었던데.
[이상호] 그때 사실 그 보도를 보면 감금되셨다는 사실만 굉장히 자극적으로 강조되는 보도들이 많았고 왜 국방위가 열려야 했는지, 여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보도한 기사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김영우] 거의 없고.
[이상호] 안타까우셨겠어요.
[최욱] 그날 현안이 많이 있었습니까?
[김영우] 그날, 그럼요. 북한이 핵실험도 했었고요. 그리고 사드 배치에 대해서 여야 논란도 많았고 동해상에서 훈련 중인 링스 헬기에서 3명이 추락을 해서 실종 상태였습니다.
[박주민] 사실 국감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고요. 정책적 질의를 하면 그거는 거의 보도가 안 되고요. 말싸움하면 보도가 되고. 오전에 질의하면 보도가 되고요. 좋은 질의라도 오후에 질의하면 보도가 안 돼요. 데드라인.
[최욱] 그런 차이도 있어요?
[박주민] 그런 차이도 있어서 질의 순서를 바꿔 달라고 선배님들이 하시기도 하고 이번 전당대회 같은 경우에는 저뿐만 아니라 이낙연 대표님, 김부겸 의원님이 다 서운해 했던 것이 TV토론 8번 하면서 여러 가지 당에 대한 비전도 얘기했는데 언론 보도는 그런 것이 실종된 전당대회다. 아니, TV 토론 나와서 계속 그 얘기만 했는데.
[최욱] 그 얘기만 했는데.
[박주민] 여러 차례 얘기하고 자료도 내고 했는데. 그러니까 세 명이 다 서운해 했죠. 우리는 지금 뭐 하고 있는 거냐.
[이상호] 왜 그렇다고 보세요?
[박주민] 아예 의도적으로 이번 전당대회 또 이번 국정감사는 알맹이가 없는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해놓고 미리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보도하는 거일 수도 있고요.
[최욱] 지금 이해를 못 하겠다, 대한민국 국민 중 가장 억울한 표정인데 이해가 될 만한 기사를 제가 소환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도대체 왜 언론 보도는 이벤트만 쫓아가는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는 기사가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밤새가며 준비했는데...” 국감 파행에 속 타는 스타 지망생들>이라는 2016년 9월 27일 SBS 기사입니다. “국감은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전국적 지명도를 일거에 끌어올릴 수 있고 확실한 한 방으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길 수 있는 곳”이라고 써 있습니다. 그러니까 언론은 애초에 시작부터 판을 이렇게 깔아버리는 겁니다.
[이상호] 박주민 의원은 스타 지망생이 아닌 거죠.
[박주민] 저요?
[최욱] 아예 스타 될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거죠. 예선 탈락. 그러니까 그 벵갈고양이 이런 것만 계속 언론 보도에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김영우] 항상 국감 끝나면 기사 제목이 <이번에도 맹탕 국회>. 똑같습니다. 사실은 많은 의원이 냈던 그 정책집이나 정책 자료집이나 설문조사 결과나 이런 거를 제대로 내용 있게 보도가 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3시간, 4시간 자면서 자료집 준비하고 저 같은 경우에 우리 지역 군부대 지역 많거든요. 거기에 흩어져 있는 포탄, 탄피 이런 거 주워서 국감장에서 보여주면서 하고 그랬었죠. 아주 준비 많이 하죠.
[최욱] 탄피 그거는 약간 쇼적인?
[김영우] 그런데 실물을 봐야 하니까. 벵갈고양이보다는 낫죠.
[강유정] 그래도 ‘국회의원들이 뭐 하긴 하는구나’라고 생각될 때가 국정감사 기간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도 뭔가 준비를 하고 보여줄 거를 만드는데 정치가 과도하게 좀 이벤트화되어 있고 인지도 쌓기 위해서 조금 무리수를 두고 그거를 또 언론이 제어하거나 필터링하는 것이 아니라 고스란히 그런 부분을 ‘얼씨구나, 좋다.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이 되네’라고 계속 받아써 주다 보니 이런 고리가 끊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데 결국은 시민으로서는 재미있는 쇼를 한 번 봤어요. 정치인이 등장하는. 그러나 알맹이는 없는 그런 보도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저는 국정감사를 대하는 언론 태도를 보면 이게 약간 올림픽 중계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인기 종목으로 언론이 몰리고 비인기 종목은 결과만 통보하는 식으로 그리고 스타가 등장하면 그쪽으로 카메라가 모이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2016년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출석을 한 적이 있는데. 환노위 국감이 그렇게 인기 있는 데가 아닌데 그날따라 기자들이 엄청 많이 와 있는 거예요. 카메라도 다 차 있고, 나중에 알았어요. 그 당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청년 배당 문제로 증인 출석을 하는 날이었거든요. 그 모든 카메라와 기자들이 대부분 이 시장을 위해서 왔던 거죠. 그래도 뭐, 이참에 좋은 얘기 하면 알려질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이 시장 발언 끝나니까 다 빠져나가더라고요.
[최욱] 그래요?
[임자운] 그래서 그 뒤에 저와 관련한 문제도 그렇고 그 노조 문제나 철도 노조 파업 문제나 되게 중요한 노동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때는 이미 썰렁한 상태였던 되게 씁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박주민] 언론이 안 다루면 언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거를 보고 싶어도 못 보시잖아요. 그래서 일단 언론 관계자분들께 먼저 요구를 하고 싶은데요. 예산의 문제점, 법안의 내용, 또 국정감사 때도 지적하는 것의 내용, 이런 것들 위주로 보도를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호] 박주민 의원은 초선 시절에 청와대 KBS 세월호 보도 개입 논란이 불거졌을 때 KBS가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녹취록에는 침묵하고 박주민 의원의 갑질 논란을 보도한 적이 있지 않았습니까?
[임자운] 제가 기억하는 박주민 변호사는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지기 전에 집시법 전문가였어요. 그런 분이 현장에서 공무원의 위법 행위로 의심되는 상황을 보신 거잖아요. 그러면 박주민 의원이 아니라 민변에서 조력을 하러 갔던 변호사가 있었어도 당연히 문제제기를 했을 것이고 정보 공개 청구를 했겠죠.
[박주민] 자료 제공 요구한 게 굉장히 세부적인 건 있었어요. 그래서 뭐, 제가 100% 다 잘했다, 그러는 건 아닌데 뭔가, 제가 답답했던 거는 그런 자료 제공을 요구했었던 배경과 경위는 거의 보도가 안 되고 갑질 논란이라고 웬만한 매체들이 다 보도를 했었고요. KBS의 경우에는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외압 논란이 있었을 때였는데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보도를 안 하고 주요 뉴스 타임에 제 이야기만 계속 거듭 보도했던 거, 이런 부분이 조금 이해는 안 됐죠.
[최욱] 당시 언론 중 KBS가 그래도 제일 상처로 남아 있나 보군요.
[박주민] 여기서 특별히 그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여기 KBS 아닌가.
[이상호] 그 이후로 언론 보도에 대해서 쓴 소리를 많이 하고 계세요. 그래서 지난 1월에 “근거 없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건 전혀 생산적이지 않다” 그리고 지난 6월이죠, “언론 보도들이 법을 정확하게 보고 평가를 하는 건지 궁금하다”, 이렇게 발언을 하셨어요.
[박주민] 제가 진짜 우려하는 건 의도를 가지고 팩트에 안 맞는 기사를 쓰는 경우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제가 법원행정처의 구조를 바꾸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냈었어요. 그런데 보수적인 매체들에서 그게 엄청나게 문제가 많은 법인 것처럼 연일 사설도 쓰고 보도도 했었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게 제 법이 문제라고 그분들이 지적했던 게 법원행정처를 대체하는 수평적 회의체를 만들 때 비법관 인사들이 들어간다는 부분이었거든요? 그런데 1년 전에 지금 국민의힘인 미래통합당의 주광덕 의원님이 법관이 한 명도 안 들어가는.
[최욱] 더 강하네요.
[박주민] 더 강한, 법을 냈을 때는 아무 말도 안 하셨다는 거예요. 제가 심지어 앞에 기자분들이 5, 60분들이 모인 최고위 현장에서, “보십시오. 제 법안이 이렇고 주광덕 의원님 법안이 이렇습니다.” 그런데 제가 판넬까지 들고 나갔는데 이런 기사가 하나도 안 나온 거는 뭐냐 이거죠.
[최욱] 의원님께서 직접 떠먹여 줬는데 그거를 먹지 않는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이거는 정파성 플러스 미운털이라고 봐야겠죠? 미운털.
[김영우] 그러니까 이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비슷한 일이 계속 벌어져 왔거든요? 저는 그거는 진보, 보수, 또 좌우의 문제도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가 기계적 균형이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 거 아닙니까? 최소한. 속으로 생각하는 거는 어떨지라도 그래도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노력은 늘 필요한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죠.
[강유정] 미디어가 과도하게 편향성을 미리 딱 영점을 잡아버린 거죠. 모든 자료와 모든 이야기, 그리고 모든 사설의 방향을 만들어놓다 보니까 애당초 기계적 중립성에서 멀어지게 되는데 한 사례가 있어요. 영국의 인디펜던트지가 가디언에 대해서 쓴 건데 가디언이 진보지인데 오히려 보수당 편을 드는 그런 기사를 썼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노동당이 조금 더 우경화됨으로써 증세나 의료보험 체계 같은 것들에 대해서 훨씬 더 진보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가다 보니 진보지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에 대해서도 아주 일관되게 중립성을 가지고 비판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저희는 이런 게 없냐는 거죠. 기계적 중립성이라는 게 언제나 정파성 뒤로 밀린다는 겁니다.
[김영우] 제가 무슨 어떤 글을 쓰거나 어떤 한마디를 하면 소위 진보 진영 매체에서는 바로 전화가 와서 과거에 보면 예를 들면 친이 진영 간의 갈등, 또는 친이, 친박 간의 갈등으로 기사를 많이 써요. 그래서 굉장히 분열이 심해지고 있고 이 갈등이 굉장히 큰 것인 양 이렇게 쓰는 거를 제가 많이 겪었거든요. 언론의 영역도 이게 너무 편 가르기가 되고 일관성이 없는 진영논리에 빠진 기사를 쓰니까 언론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죠.
[임자운] 저는 정치부 기자들이 정치를 계속 갈등판으로 만드는 이유가 일단은 그렇게 쓰는 게 익숙해져서 쉽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대중들이 그거를 좋아하기 때문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반대로 왜 분석적인 정책 기사를 내놓지 않느냐? 그런 기사 써봤자 아무도 안 읽는다. 우리 최욱 님이 가장 많이 하시는 얘기죠. 노동 기사, 산재 기사, 소수자 인권에 관한 기사들을 사실은 왜 안 쓰냐 그러면 기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 얘기가 그거입니다. 재미가 없어서 대중들이 안 읽는데 클릭 수가 안 나온다.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어떻게 모든 기사가 다 재미있을 수 있냐? 흥미 위주의 재미있고 자극적인 거. 그런데 정치부 기사들이 정치 기사조차 그렇게 쓰려고 정치 기사의 수준을 그렇게 끌어내릴 수는 없는 거잖아요. 좋은 기사를 재미있게 쓰는 노력은 당연히 해야죠. 하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기 위해서 좋은 기사를 포기한다? 이거는 앞뒤가 바뀐 거고 언론이 여론을 따라가지만 않고 형성하고 주도해야 한다는 역할은 재미가 없더라도 주체적으로 보도 가치를 판단해서 꾸준하게 쓰는 그런 고집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상호] 정치 보도가 20년 전보다 퇴보했다는 비판이 기자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는데 어떤 잘못된 관행들 때문인지 정치부 기자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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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정치부 기자의 관행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민주당 출입 기자 했었고요.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정치부 출입 경력은 사실 많지 않은 편입니다. 이제 2년차인 거죠.
[김경국 /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겸 정치부장] 정치부는 92년 9월부터 출입했습니다. 30년 다 되어 간다고 보면 되겠죠.
<자막> 정치 기사 속 국회는 전쟁터?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정치 기사는 3단계인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워딩을 구하고 그 워딩을 두 번째는 해석하고 세 번째는 싸움을 붙이는 거. (예를 들면) 이낙연 대표한테 가서 김종인 대표가 이렇게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싸움을 붙여서 기사를 쓰는
[김경국 /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겸 정치부장] 일부 정치인들이 언론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서 좀 과격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기자들은 그거를 순화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쓰면서 기자와 언론이 정치인과 기자가 합작해서 막말 공방을 오히려 재생산하는 그런 경우도 있죠.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민경욱 전 의원처럼 근거가 불충분한 것을 가지고 나와서 기자들이 내 기사 받아주지 않는다고 오히려 호통을 치는 경우를 들을 때도 있거든요. 기자들도 느끼죠. 아, 이거 우리 잘못이다. 우리가 이제까지 저 사람 얘기하는 거 다 받아주고 기사화해주고.
<자막> 여당 출입 기자는 여당 편, 야당 출입 기자는 야당 편?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출입처 제도 문제가 큰 것 같아요. 정당별로 출입하고 있거든요. 여야의 대립으로 모든 것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편하잖아요. 기자들도 취재하고 말 듣고 이러기가 너무 쉬운 거죠, 그 안에 있으면.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국회에 있는 분들에게 명함을 드리면 우리 당이에요? 이렇게 물어봐요. 기자들도 내 편이냐 라는 것을 가름하는 게 지금까지 너무 고착화했기 때문에 어떤 당을 출입하고 있느냐가 마치 그 정당 소속인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하고, 기사를 쓸 때도 반영될 수밖에 없는 거죠.
[김경국 /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겸 정치부장] 아무래도 정치가 극단적으로 흘러가다 보니 언론조차 진보, 보수. 양극화를 보이다 보니까 그 성향에 따라서 그대로 가려고 하는 그 부분이 제일 큰 문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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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출입처 문제, 우리 언론의 대표적인 관행입니다. 그런데 정치부 같은 경우 양당 중심으로 출입처가 나눠져 있잖아요. 그 부작용이 극대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혹시 야당 출입 기자들 알고 계세요?
[박주민] 그러니까 원래 알았던 민변이나 참여연대 활동할 때 알았던 기자분들 빼고는 야당 출입 기자분들 볼 기회가 거의 없죠, 잘 모릅니다.
[김영우] 여당 출입 기자가 야당 의원들에게 전화하는 일이 흔치 않아요. 정말 흔치 않습니다. 거의 다른 회사 다니는 사람 취급도 당하고 그러는데.
[강유정] 사실 원내 진출한 야당이 국민의힘밖에 없는 건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는 마치 양쪽이 딱 이분법으로 나뉜 당처럼 계속 보도가 되다 보니까 오히려 정보 소외 효과가 더 발생한다고도 할 수 있고 그래서 당연히 1:3, 1:4 이런 식의 보도가 아니라 1:1이 되다 보니까 갈등이라든가 혹은 대립각을 보도하니 훨씬 더 재미있어지고 쉬워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양하게 살펴볼수록 훨씬 더 시민의 이익이 높아지는 보도임에도 불구하고 손쉬운, 갈등이나 대립적 보도 쪽으로 가는 게 계속 맴도는, 양당 중심의 어떤 출입처 제도가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작년 8월에 법이 하나 통과가,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이 하나가 통과가 되었어요. 이 법이 저희는 삼성보호법이라고 그러는데 그러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찬성한 의원들, 박주민 의원님도 찬성을 하셨던데 여쭤봤더니 몰랐대요, 그런 법인지. 그래서 제가 굉장히 놀랐어요.
[최욱] 진짜?
[임자운] 여야가 다 있었는데 그 안에서 별 논란이 없으니까 언론에서 한 줄 기사가 안 나오고요.
[최욱] 갈등이 없으니까.
[임자운] 본회의에서 무사통과예요. 그래서 만약에 정말 여야가 합심해서 아니면 이번 사안처럼 한쪽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었는데 다른 쪽이 그 의도를 몰랐을 때 굉장히 나쁜 법안이나 정책이 아무도 모르게 통과될 수 있는 나라다, 이 나라는. 그래서 양당 중심의 언론 보도가 가져오는 굉장히 나쁜 사례 중의 하나라고 보거든요.
[이상호] 기존의 언론 말고도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습니다. 시사 유튜브인데요. 정치 보도가 그래서 그런지 더 정파적으로 흘러간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요즘 시사 유튜버들의 국회 출입이 굉장히 활발한 데다 정치인들이 유튜브 출연에 오히려 기존 언론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거든요.
[김영우] 자기편만을 위한, 자기편만 바라보고 하는 이런 정치, 팬덤 정치라는 거 아니에요? 팬덤 정치의 가장 첨병이 유튜버들이죠. 그분들은 다른 사람의 시각이나 이런 거, 시선이나 균형 감각 이런 거를 생각하면서 그 유튜브 방송을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자기 목소리에 환호하고 자기를 지지해주는 자기편만을 대상으로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양당 정치가 가지고 있는 아주 안 좋은 면을 더욱더 강화시키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제대로 걸러질 만한 장치도 지금 없습니다.
[강유정] 그러니까 발생하는 현상이 뭐냐 하면 그렇게 SNS나 유튜브를 많은 언론 소비자가 이용한다는 이유 때문에 그 의견이 너무 과대 표집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도리어 기성 미디어가 그거를 가지고 와서 써요. 이런 얘기들이 있다더라, 그래서 우리가 선거를 통해서 몇 번을 봤지만 아스팔트 우파라던가 극단적인 그런 의견들이 생각보다 선거라든가 실제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성 미디어는 대단한 것인 양 그들의 해석에 기대는 측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훨씬 더 중심을 가지고 이제는 프레임이 아니라 해석이 중요하다는 걸 각인한다면 언론 소비자가 완전히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정말 원하는 정보와 해석이 없어서 떠날 뿐이지 그것만 있으면 되돌아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상호] 낡은 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취재 환경 속에서 정치부 기자들이 고민하는 대안은 무엇일지 얘기를 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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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정치부 기자들이 제안하는 ‘관행 바꾸기’ 대안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정책 기사는) 오랫동안 들여다봐야 되고 예를 들면 공수처 같은 거는 20, 30년 된 논란이란 말이에요. 처음에는 왜 등장했고 여야가 입장이 어떻게 갈렸었고, 그 중에 뭐가 더 쟁점이고 이런 역사적 맥락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거를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KBS 정치부에는 크게 정당팀과 의정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저는 의정팀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의정팀이라고 하면 정당을 벗어나서 법안이 발의되는 과정이라거나 아니면 이런 법안이 필요하다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정치 안으로 좀 가지고 들어와서 같이 해결점을 좀 찾아보는 데 좀 집중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자막> 정치 기사 새로 고침, 대안은 있다?!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상임위별로 취재해봐, 법안에 대해 취재해봐 해놓고 아, 그런데 오늘 이낙연 대표가 뭐라고 했는데 기사가 안 나온다거나 아니면 뭐 오늘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이 기자회견 하는데 거기는 가봐야 하지 않니? 뭐 이렇게 되기 시작하면 그냥 그 일이 그냥 2배가 되는 거 말고 의미가 없어지는 게 돼서 그게 단순히 팀을 만드는 문제도 있지만 거기서 실제로 그게 작동하고 있느냐는 좀 점검을 해봐야 되고.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결국에는 독자가 읽고 시청자가 봐야 하는데 저희도 그런 부담감 같은 것은 갖고 있어요. 과연 이게 계속해서 유지가 될 수 있으려면 지금 좋은 기사들을 많이 생산을 해내야 되기 때문에. 시청률이 안 나와도, 또는 뷰 수가 많이 안 나와도 이런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서 계속해서 기사를 생산해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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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기본적인 정보가 부족한 표피적인 질문을 받게 되면 기대감을 좀 접게 돼요. 많이 설명을 해 드려도 아마 그런 식의 보도는 안 나오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죠. 제가 예를 들어서 사법 제도 개혁에 관련한 법안을 많이 냈었어요. 그거 관련된 질문을 하시는 기자님께 이런저런 말씀을 드릴 때 간혹은 이해를 못 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법조 기자 팀에 전화를 해보세요. 이렇게 제가 하거든요. 많이들 아실 겁니다. 이렇게 제가 말씀을 드리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좀 약간 같은 언론사인데도 잘 연결이 안 되는 부분들. 이런 것들이 많죠.
[임자운] 작년에 이 방송, 표창원 의원 나오셔서 했을 때 패널 세 분이 다 상임위 중심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그게 반영이 된 건지 아니면 다른 문제의식 때문인지 KBS나 일부 매체에서 시도를 하고 있고 일단 저는 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해보면 이게 상임위 중심이 아니라 분야 중심으로 다 재편됐으면 좋겠다. 가령 노동이라는 분야를 놓고 보면 노동 전문 기자가, 그러니까 노동 정책이나 법률에 대해서 잘 아는 기자가 노동부도 출입하고 환노위도 출입하고 그다음에 기업의 노무 담당 인사들도 만나고 이래서 기사가 나오면 제일 좋은 기사가 올 거라고 보거든요? 그러면 정치 전문 기자는 뭐냐 전체 판을 볼 줄 아는, 그러니까 선거나 정당이나 그런 국회나 이런 제도에 대해서 깊이 이해를 가지고 있으면서 전체 판의 흐름이 어떻게 가는지를 좀 볼 줄 아는, 그래서 깊은 호흡으로 분석적인 기사를 쓰는 그런 사람에게 정치 전문 기자라는 타이틀을 주고 다른 분야는 그 분야별로 돌아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유정] 그 정도 깊이감을 가지면 정치인이 되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 정치를 알면 전문 기자로 남으려고 한다기보다. 저는 세 가지라고 생각해요. 뭐냐 하면 ‘천천히’. ‘정보를 가지고’. ‘공부를 해서’ 이 세 가지를 지켜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중 한 예시로 흥미롭게 봤던 게 뉴욕타임스에는 내부에 디지털 라이브러리, 그러니까 아카이브가 있다는 겁니다. 여기는 꾸준히 쌓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치인의 지금 오늘 하는 말을 오늘 써야지 오늘 단독 기사고 속보라는 것이 아니라 쌓여 있는 것들을 축적해서 여기서 다시 한번 검토도 해보고 이것을 통해서 자료를 검증해서 지금 정책은 여기부터 비롯된 거고 이때와 달라졌네, 이렇게 조언도 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기는 건데 이게 빨리는 안 돼요. 천천히 해야 하고 이것을 공부도 해야 합니다.
[박주민] 궁금한 게 보통 최고위원 회의를 한다거나 또는 회의 후에 백 브리핑을 하면 기자분들이 다 앉아서 열심히 치세요.
[강유정] 속보.
[박주민] 그다음에 그게 제가 알기로는 공유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이상호] 그날 받아썼던 워딩이 그날 소비가 돼서 아예 사라진다는 게 문제라는 거죠.
[박주민] 그러면 아카이빙이 되는 게 아니라 없어지는 거군요.
[최욱] 의원님한테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제가 오늘 방송을 준비하면서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있었어요.
[김영우] 뭐죠?
[최욱] 기자들은 이 단어를 많이 쓰나 보더라고요. 꾸미 문화가 있다. 이것 좀 설명해 주시죠.
[김영우] 보통은 적게는 네다섯에서 한 여덟, 열 명까지도 타사 기자들하고 같이 다니면서. 그 꾸미별로 특정 정치인에게 전화해서 “우리 꾸미 식사 한번 같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식사할 때도 그 꾸미와 같이 식사를 하고 모든 게 꾸미라고 하는 문화를 통해서 취재도 이루어지고 그렇죠.
[박주민] 사실 여러 매체 기자분들이 같이 다니시면서 뭔가 정보 공유를 한다든가 이런 부분은 나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꾸미라는 데에 소속돼 있는 기자분들에게 여쭤보니까 언론사 성향이 있으니까 그 성향을 싫어하는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내가 왜 너희 매체 기자들하고 얼굴을 봐야 하니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만, 꾸미의 경우에는 그런 것들을 통과하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매체들도 섞여 있으니까 그래서 좀 의원들을 보거나 할 때도 도움이 된다.
[최욱] 그런 자리에서 기삿거리가 많이 나오기는 합니까?
[김영우] 아주 처음부터 녹취하는 경우도 있어요. 녹음을 휴대전화로. 그러니까 식사를 하다가도 중간에 나가서 기사를 씁니다. 그런데 저런 건 있겠죠. 결국 정치는 사람이 하는 거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게 밀착 관계 이런 게 아니라 ‘아, 이 의원이 그래서 저런 얘기를 평소에 하셨구나’, 그 배경을 알게 된다는 측면에서는 필요해요.
[강유정] 그거를 기사에서 봤으면 좋겠어요. 그런 해석이 없이 이 기사나 저 기사나 비슷한 기사들을 쓰니까.
[박주민] 단순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가 아니라 차별성이 없는 기사를 모든 매체가 생산해낸다면 좀 소모적이겠죠. 꾸미 문화라는 것이 그런 쪽으로 가게 되면 속보 경쟁 말고는 경쟁할 게 없지 않습니까?
[이상호] 그래서 <저널리즘 토크쇼 J>가 대안 있는 비평을 하기 위해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해외 사례를 J픽으로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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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J PICK 추천 기사
악시오스 (美 뉴스 매체) 정치 뉴스의 사례 소개
티타임 동안 취재한 정치인의 발언을 기사화했지만, 동시에 발언에 대한 팩트체킹을 함께 보여줌.
뉴욕타임스 정치 뉴스의 사례 소개
정치인의 발언만 전하는 것이 아닌,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여러 기자들의 팩트체킹을 함께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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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일단 너무 편하네요. 이렇게 해 주니까. 우리 언론은 말만 받아써서 공방만 만들어놓고 쓱 빠져버리니까 독자들이 그거(팩트 체크)를 다 해야 하거든요.
[강유정] 그러니까 취재력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거죠, 일단 첫 번째로 따옴표를 함부로 안 쓰는 것부터 시작하면 될 듯해요. 맥락도 설명해줘야 해요. 이거는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팩트 체킹을 덧붙이는 거예요. 그다음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소비자의 판단 몫이라면 적어도 우리도 형식을 갖추고 늘 이 시간에 말하는 거지만 정말 원칙적으로만 해도 정치 보도 중간은 간다고 생각을 합니다.
[임자운] 정치의 미디어화(Mediatization of politics, 정치가 미디어의 논리에 종속돼 선정성, 단순화에 매몰되는 현상)라는 말이 결국 미디어의 속성에 정치가 종속되는 것을 뜻하잖아요. 달리 말하면 기자가 잘하면 정치가 바뀔 수 있다는 것도 되는 거예요. 정치 영역이 누군가의 발언이 그대로 기사화되는 유일한 영역이라 그러잖아요. 다른 데에서는 아무리 유명인사가 발언해도 최소한의 팩트체킹을 하지만 정치인은 발언 자체가 기사인 거예요. 그러니까 거짓이라도 금방 드러날 거짓말이더라도 이게 발언 자체가 파급이 있다거나 아니면 상대를 비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면 그냥 말을 해요. 그게 거짓말이라면 그 정치인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전파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부 기자들의 속성이 그렇지 않다 보니까 사실이든 거짓이든 쭉쭉 전파되는 나중에 결국에는 사실인 것처럼 고착화되는 현상이 있는데 정치부 기자들 정말 딱 한 줄만 써줘도 체크해봤더니 이거는 그렇지 않더라. 한 줄만 써줘도 정치인의 그런 속성, 나쁜 습성은 많이 개선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욱] 정치 보도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정치인들이 뭘 할 수 있는지, 한 말씀씩 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영우] 혼자 SNS만 하고 내가 오늘 시장에 갔다 왔다, 행사에 갔다 왔다 사진 올리고, 그것도 물론 중요한 의정 활동의 하나입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중요한 일 가지고 공부하고 중요한 일 가지고 열심히 싸우고 토론하고 그런 문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그렇게 되면 정치인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태도도 달라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최욱] 실과 바늘이니까요.
[김영우] 실과 바늘입니다.
[박주민] 정치라는 건 당연히 그 사회의 갈등을 다루거든요. 그리고 그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 논쟁을 하게 되는 건데 이게 국민들에게 싸움으로 비춰지지 않으려면 내용을 가지고 해법 중에 누가 더 좋은 해법이냐를 가지고 다퉈야겠죠. 국회 시스템 자체가 상임위 중심으로 바뀌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내용적 토론이 열리는 그런 변화가 있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임자운] 제가 전직 국회의원의 기고 글을 하나 가지고 온 게 있는데 “해바라기가 해를 쫓든 정치인은 카메라를 쫓는다. 그런데 거기까지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카메라 찍히면 그냥 가버리는, 그리고 카메라가 없으면 가지 않는 것, 그게 문제다.” 실제로 언론의 조명을 받지 않는 투쟁 현장에 국회의원이 가서 화제를 만들어내고 나를 통해서 기사화되도록 애쓰시는 분들, 안타깝게도 그런 분들이 재선, 3선으로 이어져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시는 경우를 많이 보지 못해서 안타까운데 실제로 존재를 했어요. 저는 그런 의원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또 언론이 그런 의원들 많이 조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상호]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김영우 전 의원, 박주민 의원 두 분 고맙습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임자운] 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최욱] 네. 반갑습니다. 최욱입니다.
[이상호] 그리고 정치 보도의 민낯을 알려줄 두 분 오늘 특별히 모셨습니다. 지금은 국민의힘으로 당명이 바뀌었죠. 김영우 전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최욱] 반갑습니다. 우리 김영우 의원님 같은 경우는 물론 지금은 뾰족한 직업이 없습니다만.
[김영우] 놀고 있으니까 섭외는 잘 들어오더라고요.
[최욱] 기자 출신에 3선 국회의원 게다가 대변인, 그러니까 오늘 준비한 주제에 최적화된 인물이 아닌가 싶은데요? 오늘 맹활약해서 우리 J와 함께하시죠.
[김영우] 영우본색의 김영우입니다, 이렇게 소개를 드리려고 했는데 본색을 한번 드러내 볼까 이런 생각을 하고 왔습니다.
[이상호] 최욱 씨 얘기처럼 앞으로 정치 생각 없으시면 저희 고정으로 하시는 건 어떠세요?
[김영우] 그건 끝나고 얘기합시다.
[최욱] 저희도 좀 봐야죠, 벌써 그렇게 약조를 하면 안 되죠.
[김영우] 검증을 한 번 해봐야죠.
[최욱]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박주민 의원님, 아주 잘 만났습니다. 제가 오늘 좀 따질 게 있어요. 사실 우리 J에서 한 1년 전쯤이었을까요? 계란판 신문이라는 주제로 방송을 했었는데 그걸 아마 보셨나 봐요.
[박주민] 봤어요.
[최욱] 그걸 보시고 나서 내가 이 부수 밀어내기, 내가 해결 한번 하겠다. 언론 보도 많이 나오고 있던데 그 뒤로 깜깜무소식이에요.
[박주민] 제가 해결하겠다는 취지보다는 관계 기관이 이걸 확인해서 조치해야 한다는 발언을 최고위에서 했었고요. 그 뒤에 제가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고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저널리즘 토크쇼 J> 쪽에서 얻은 자료를 전달하고 또 면담도 했었습니다. 결과는 지금까지 안 나오고 있더라고요.
[최욱] 하긴 했는데 안 나왔다, 그렇게 안쓰럽게 나오시니까. 더 뭐라고 못 하겠네.
[이상호] 그런데 박주민 의원 같은 경우는 제가 듣기로는 기자들한테 꽤 인기가 없는 의원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해명을 하시고 오늘 방송에 임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박주민] 기자분들이 제가 편하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심지어 어떤 매체의 반장 되시는 분이 약주를 심하게 하시고 밤에 거의 새벽에, 전화를 하셔서 도대체 왜 이렇게 기자들한테 안 편하게 대하냐? 그런 말씀을 하실 정도로. 전화를 제가 잘 안 받고 그다음에 통화하는 와중에도 기자분들께서 취재가 부족하신 상태에서 하시면 제가 취재가 부족한 것 같다고 바른 소리를 많이 합니다.
[임자운] 저는 사실 민변 선배 변호사님으로 오래 뵙다가 지금 의원님으로 뵀는데. 뵐 때마다 인사를 하는데 인사를 한 번도 안 받아주셨어요.
[최욱] 인성 논란.
[임자운] 일단 누가 자기한테 인사하는 걸 모르세요. 저는 분명히 여러 번 인사를 드렸는데 오늘 처음 뵙는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김영우] 저는 알아보시죠?
[최욱] 정치인으로서 약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여기는 현역, 여기는 전직.
[김영우] 불편해서 같이 방송 못 하겠네.
[이상호] <저널리즘 토크쇼 J>가 1년 전에도 20대 국회에서 드러난 정치 보도 관행을 다뤘습니다. 당시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의원이 출연했었죠.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국회가 언론에 의한, 언론을 위한 정치쇼를 한다, 정치인들이 메소드 연기를 펼친다.
[김영우] 표창원 의원님은 초선을 하셨는데 초선의 시각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쇼킹했을 겁니다. 그런데 정치는 기본적으로는 쇼예요. 어떤 생각, 이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면 쇼도 해야 한다는 거를 많이 느꼈습니다. 다만 그 쇼가 진정성이 너무 없고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쇼, 이건 문제가 있죠,
[최욱] 박주민 의원도 혹시 정치인이시니까 일부러 후줄근해 보이고. 일부러 피곤해 보이고, 그런 것도 약간 쇼적인 면모가 있습니까?
[박주민] 저는 그때도 제가 한번 말씀드렸지만 굉장히 자주 씻고 다니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제가 어디 봐도 흠잡을 데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욱] 쇼는 아니죠?
[박주민] 그런 부분은 개인적으로 억울한 면이 있고요. 저도 이 무렵에 초선이었으니까 당황했던 장면이 몇 개 있어요. 어떤 의원님인지 제가 밝히긴 어려운데 대놓고 그런 말씀까지 하시더라고요. 사석에서. 충분한 발언 시간을 줘야 감정까지 끌어올려서 연기를 제대로 펼치는데 왜 발언 시간을 짧게 줘서 몰입이 안 되게 만드냐 이 얘기를 하시는 분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나 표창원 의원이 그 발언을 듣고 느낌이 약간 충격이었던 거죠.
[김영우] 그런 일이 있었네요.
[박주민] 아마 그 경험 때문에 이런 발언을 하신 게 아닌가 생각이 돼요. 같이 봤거든요? 그때. 그 말씀 하시는 것을?
[임자운] 쇼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쇼만 해서 비판을 받는 거잖아요.
[강유정] 그게 연기를 할 때 메인 플롯이라는 게 있어야 해요. 큰 그림 위에서 배우가 서브 플롯을 가지고 하는 게 연기입니다. 그런데 때때로 정치인들이 하는 연기는 개인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큰 메인 테마가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바를 잘 보이기 위한 그런 의도된 연기가 아니라 개인기에 머물 때, 대부분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연기 잘하는 배우, 못하는 배우를 기가 막히게 관객들이 알거든요. 그런데 마찬가지로 유권자들도 그걸 기가 막히게 안다는 겁니다. 본인만 모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욱] 오늘 두 분의 연기 잘 감상해보겠습니다.
[이상호] 21대 국회에서는 그동안 보도 관행이 얼마나 달라졌을지 본격적인 비평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21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언론이 감시와 견제 역할을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최근 정치면을 장식한 보도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할게요. 먼저 정기국회가 열린 직후인 지난 2일이죠?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 두 사람의 갈등을 조명한 기사가 이틀에 걸쳐서 70건 넘게 보도가 됐습니다.
[최욱] 그러니까 김태흠 의원이 김진애 의원에게 손가락으로 터치를 한 일이 발생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국회가 파행되기도 했는데 그래서 이슈가 되는 거는 이해합니다. 그런데 기사화된 제목을 보면 이런 것들이 과연 무슨 사회적 의미가 있는지, 갸우뚱하게 됩니다. 조선일보 같은 경우 보면요. <김진애, “김태흠이 내 어깨 쳐서 얼얼”, 김태흠 “야지 놓는 것도 아니고...”> 국민일보 <김태흠 “초선은 빠져” VS 김진애 “난 재선”... 언쟁·신체접촉 논란>. 머니투데이 <“김태흠이 등 찔렀다”... 김진애 “겉옷 세탁, 습격당한 느낌 불쾌”> 이런 식의 제목.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네요.
[이상호] 오늘 연기 좀 하시네요.
[최욱] 아 네. 저도 연기를.
[김영우] 오늘 대단하신데요.
[강유정] 제가 보니까 언론이 좋아하는 세 가지 정치 보도 요소가 다 들어 있는 겁니다. 이 기사 안에 하나는 갈등 혹은 싸움이라고 볼 수 있는 것, 두 번째는 선정적인 단어가 들어가 있었고 ‘야지’라든가 ‘얼얼’ 이런 말. 세 번째는 실책이 어쨌든 있다는 겁니다. 그 부분에서 언론은 집중적으로 보도를 들어갔는데 문제는 이게 굉장히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논란이라는 거죠.
[임자운] 굉장히 중요한 얘기처럼 만들어버렸잖아요. 그러면 국민들에게는 국회의원은 싸우는 사람들로 또 각인이 되어버린 거예요. 언론이 일종의 정치 혐오 콘텐츠를 가지고 장사를 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고 이게 17분간 운영위에서 이거 가지고 공방을 하다 결국 정회까지 했다는 거잖아요. 당일 운영위에서 했어야 할 일을 못 한 거예요. 그러면 김태흠 의원만 김진애 의원에게 사과할 게 아니라 운영위 전체에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는 사안 아닌가요? 언론이 그런 메시지를 주는 경우도 없어서 의아하게 봤습니다.
[김영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국회가 ‘손가락’, 또 ‘야지’, 또 ‘세탁기’ 어떤 분들은 또 그렇게 얘기를 했더라고요 김진애 의원님이 입은 옷은 세탁기에 돌릴 만한 옷이 아니고 세탁소에 맡길 옷 아닙니까? 그런데 그게 또 기사가 됐더라고요? 사태를 만든 정치인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고 겉핥기식의 보도만 한, 그것도 책임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정치인과 언론은 실과 바늘이에요. 정치 개혁이든 언론 개혁이든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조를 해야 하는데
[이상호] 실과 바늘은 신념이신가요?
[김영우] 신념이죠, 그 언론이 없는 정치는 불가능합니다. 또 정치가 없는데 언론이 할 일이 없죠.
[박주민] 항상 이렇게 논쟁거리가 되고 화제가 될 것만 보도하잖아요. 실제로 뭘 주제로 운영위가 운영됐었고 이게 더 중요한 그래서 저도 이 보도를 보면서 이게 이렇게 보도를 많이 낼만한 사안인가?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끝입니다.
[이상호] 조금 더 없으세요?
[최욱] 쇼 좀 하세요.
[박주민] 그런데 이게 이런 패턴이 너무 저한테 익숙해져서.
[이상호] 너무 익숙하니까?
[박주민] 법사위가 제일 많이 이런 보도가 많이 나는 상임위거든요.
[최욱] 맞아.
[박주민] 그래서 의원들도 알아요, 그래서 오히려 자제할 때가 있죠.
[이상호]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
[박주민] 특히 법사위에서는 워낙 말로 부딪힐 때가 많아서 괜히 논쟁거리를 만든다거나 논점이 흐려질 걸 대비해서 철저히 무시하자. 철저히 대응하지 말자, 이렇게 하기도 하고 그러면 우리 쪽의 그런 전략을 파악하고 저쪽에서는 계속 시비를 걸기도 해요. 반대로 저희가 계속 시비를 걸기도 하고 그런 작전 회의를 하고 들어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김영우] 상임위 처음 시작할 때 모두 발언을 할 때 “오늘 이 상임위는 생방송입니다. 어느, 어느 방송사가 생방송 중계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위원님 여러분은 각별히 유의 바랍니다”라는 게 공식적으로 그런 멘트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면 상임위 전체가 욕먹는 거잖아요. 그런데 또 현역 의원님들은 내가 한번 이렇게 지르면 이거 건수 되겠다. 요즘 워낙 정치하는 입장에서는 클릭 수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정치인들이 맨 아침에 새벽에 일어나서 하는 일이 본인 이름을 검색어에 쳐서 어떤 기사가 떴나, 어떤 피드백이 있나, 검색어에 올라갔나, 클릭 수가 얼마큼 나왔나.
[이상호] 클릭수 장사하는 언론의 단면을 보여주는 건데, 비슷한 일이 지난 8월 국회 본회의에서도 있었습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본회의장에 원피스를 입고 등원한 것을 두고 일주일간 관련 기사가 무려 717건이나 쏟아졌습니다. 이 이슈가 이렇게까지 확산된 배경을 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강유정] 9월 2일 기사 혹시 보셨나요? <류호정 원피스 한 달 후>라고 또 어마어마하게 실렸습니다.
[이상호] 또 나왔군요.
[강유정] 또 나왔어요. 한 달 후가 나왔어요.
[이상호] 일주년도 나오겠네.
[강유정] 이러다 보면 10월 2일 되면 두 달 후.
[최욱] 이거는 너무한다.
[강유정] 정말로 쫙 실려있습니다. 한 달 후라는 제목으로 이게 영원히 박제되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이렇게 우려먹겠구나, 정말 불길한 예감까지 들었는데. 중요한 내용을 가지고 보도하는 것들은 다 사라지고, 아주 자극적이고 쇄말적인 것만 계속 얘기가 되니까 그러니까 결국은 우리 정치에 도움이 되느냐 저는 도움이 되지 않는 기사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원피스 보도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임자운] 8월 5일, 네이버 정치 섹션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 상위 20개 기사 중에 17개가 류 의원 원피스 기사더라고요. 나중에는 그 원피스가 완판됐다는 것까지 화제가 됐었는데 이 와중에 8월 7일 같은 날에 올라온 너무 비교되는 두 가지 기사가 있어서 소개를 드리면 동아일보가 <‘분홍 원피스’ 류호정>이라는 기사를 냈고 아주경제는 <입법 노동자 류호정, 원피스 다음에 실력>. 둘 다 논설위원이 쓴 글인데요. 동아 칼럼은 이렇게 비유를 합니다. “도외에서 온 젊은 아가씨가 차려입고 시골 장터를 지나갈 때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씩씩하게 걸어가면서 시골 분위기를 쇄신하는 유쾌한 도발과 비슷한 면이 있다.” ‘젊은 아가씨’가 등장을 해요. 아주 경제는 제목에서부터 ‘입법 노동자’라는 말을 썼다는 게 차이가 있고요. 더 크게 느껴진 차이는 기사 말미인데 동아는 “옷차림보다는 법안으로 진짜 유쾌한 도발을 했으면 한다”고 끝납니다. 훈수를 두고 끝나는 거죠, 아주 경제는 진짜 실력은 회의 발언과 법안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한 뒤 실제로 류호정 의원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어떤 법안을 냈는지 제시를 합니다. 저는 최소한 언론이라면 ‘옷 말고 의정 활동으로 평가받아라’라고 훈수를 둘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의정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찾아내서 알려줘야 한다고 보는 거예요.
[최욱] 당시에 언론들은 원피스 관련해서 기사를 계속 생산해내야 하니까. 기자들이 만나는 사람마다 원피스에 관해서 물어봅니다. 박주민 의원은 혹시 기자한테 원피스 관련한 질문을 받았습니까?
[박주민] 이 때 저한테 전화가 굉장히 많이 왔어요. 너무 전화가 많이 오니까 혹시 뭔 일이 터졌나 싶었어요. 큰일이. 깜짝 놀라서 전화를 받았어요. 그랬더니 류호정 의원 원피스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래서 원피스 못 봤는데요. 실제로 못 봤는데, 그랬더니 또 전화가, 그래서 제가 한 네 통 정도 받다가 ‘역시 안 받아도 되는군’ 이렇게.
[김영우] 무슨 옛날 조선 시대 예송논쟁이라고 있었잖아요. 상복을 1년 입어야 하나, 3년 입어야 하나.
[이상호] 예송 문제까지 가야 합니까?
[김영우] 그래서 제가 왜냐하면.
[박주민] 고정은 못 하실 거 같아요.
[김영우] 지금 조선 시대도 아닌데 의원이 입은 옷으로 이렇게 요란하게 취재도 하고 또 거기에 응답을 해야 하고 하는 게 이거 무슨 정말 대한민국 정치가 잘못돼도 정말 크게 잘못됐다. 나는 아직도 이렇게 많은 기사가 실린 거에 대해서 이해할 수가 없어요.
[강유정] 언론의 정말 100% 잘못입니다. 이게 쏟아지는 기사의 특징이 뭐냐 하면 쏟아질수록 더 많은 클릭 수가 유도된다는 거예요. 결국은 언론이 이 장면을 통해서 장사밖에 하지 않았다. 전혀 정치 보도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안된다고 저는 얘기하고 싶습니다.
[최욱] 2013년이었나요? 국회 본회의장에서 약간 좀 민망한 사진을 보고 있던 한 국회의원이 있었습니다. 그때 닉네임이 붙었죠. ‘야동 재철’. 그 이후로 본회의장에 있는 국회의원들의 휴대전화. 그거를 찍는 보도가 굉장히 많이 됐습니다. 이거는 최근에도 또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김영우] 지금 윤영찬 의원 지금 큰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최욱] 그렇죠.
[김영우] 이번 경우에 윤영찬 의원 같은 경우에는 현역 의원이 더 더군다나 방송을 직접 다루는 해당 상임위 의원이 일반 업체, 포털 업체 보고 들어오게 해라. 이런 식으로 했다는 것은 굉장히 어떤 포털 업체를 다스리려고 하는 굉장히 특히 힘 있는 여당 해당 상임위 의원이 했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거죠. 저거는 특종이죠. 언론의 입장에서는 특종입니다.
[임자운] 국회의원은 그야말로 공인이잖아요. 휴대전화의 내용도 사실 감시 대상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최근 윤영찬 의원 사태는 그분이 또 과방위 위원이기 때문에 더욱 보도 가치가 있는 사안이라고 저도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모든 기자들이 의원의 휴대전화를 찍을 때 그런 보도 가치를 고려하고 찍는지.
[최욱] 그렇죠.
[임자운] 그거는 아닌 것 같다.
[최욱] 그러면 의원 입장에서는 본회의장에서 내 휴대전화는 언제든 찍힐 수 있다는 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까?
[박주민]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수첩.
[최욱] 수첩까지.
[박주민] 아니면 보고 있는 자료, 이런 게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굉장히 조심을 하죠.
[최욱] 그러면 반면에 언제든 노출되니까 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할 때 그걸 이용하는 분도?
[박주민] 그런 분들도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최욱] 그렇죠, 있죠?
[박주민] 그런 경우도 좀 계신다고 그러더라고요. 보도로 계획을 해서 핸드폰의 메시지를 노출 시킨다든지.
[강유정] 많은 정치 뉴스가 일반 시민과 유권자를 향해 있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을 향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 이렇게 기사 쓴다며 정치인들 봐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보란 듯이 카메라를 앞에 전화기를 노출함으로써 이거를 실어줘 라고, 언론도 나는 권력 감시해 하며 자긍심을 얻고 한편으로는 내가 알리고 싶은 방법을 간접적으로 단독으로 소스도 전달해주고 하고 싶은 의도도 쟁취하고 그런 점에서 악어와 악어새라는 되게 유명한 표현들이 있지만 조금 더 비약이긴 하지만 동업자 정신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상호] 2015년 정치부 기자들을 심층 인터뷰한 논문이 있습니다. 정치인의 행실을 집요하게 기사화하는 이유에 대해서 흥미로운 설명이 있어서 설명해드리면, “정치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냉소적 시선이 투영됐다.”, “이미지 깎아내리기 좋은 소재여서 숨길 이유도 없었다. 터지면 개떼같이 덤벼든다.”, “의원 군기를 잡으려고 내가 너희에게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쓸 때가 있다”, “악의 없이 취재하다가 잘 응해주지 않으면 불편한 감정이 생기고 어디 죽어봐라”하는 식으로 나설 때도 있지 않나, 하는 심리라는 겁니다.
[최욱] 이거는 여쭤보면 바로 답 나오겠네요.
[김영우] 취재원이 마음에 안 들 때가 있죠, 전화 잘 안 받고, 박 의원님처럼, 그리고 공부하라 그러고. 그러면 진짜 기분 나쁘죠.
[최욱] 기분 나쁘죠.
[김영우] 그리고 취재를 하는 입장에서는 취재원에게 기가 눌리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해요. 저도 정치를 하면서 초선 때 한번 당한 적이 있어요. 저도 나름대로는 그때 그 정부에서 소위 실세,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지금 박주민 의원님처럼. 저는 지금은 지는 해고 저기는 뜨는 해인데 그때 막 방송법 통과시키고 막 그럴 때예요. 그때 동물 국회다, 그래서 아주 난장판이 된 그런 때가 있었는데 대리 투표.
[최욱] 맞아.
[김영우] 몸싸움을 하다가 들어와서 정신이 없거든요. 땀 뻘뻘 흘리고. 그래서 정말 옆자리에 투표를 할 뻔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옆자리인 거야. 그 옆이 제 자리였고.
[최욱] 제가 그때 비판 많이 했거든요.
[김영우] 그래서 큰일 날 뻔했다, 그래서 내 자리 가서 투표를 제대로 했어요. 그런데 그 장면을 찍고 그 앞에서 내가 멈칫한 거를 찍어서 ‘김영우 의원 대리 투표했다’ 밤새 뉴스가 났어요. 그러고 나서 힘들게 정정 보도가 난 적이 있는데 아주 묘한 생태계예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실과 바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결론이죠.
[최욱] 오늘 실, 바늘 많이 나오는군요. 그런데 언론이 무섭긴 무섭네요. 저는 아직도 의원님 하면 대리 투표.
[김영우] 그런 게 있죠, 그게 무서운 거예요.
[이상호] 어떻게 보면 그 정치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냉소적인 시선이라는 게 언론이 만들어낸 게 아닌가 싶은데
[임자운] 국민이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걸 넘어서 실제로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그 판을 유지할 수 있게도 하죠. 정치 혐오라는 게.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는 그 혐오의 대상을 차별시키고 배제시키는데 정치 혐오는 희한하게 혐오의 대상 중에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계속 기득권을 유지하게도 만들어줘요. 어떻게 보면 더 나쁜 거죠.
[강유정] 혐오는 생각보다 거래 대상이에요. 혐오가 생각보다 돈이 된다는 겁니다. 뭐냐 하면 정치 불신자들만 만드는 게 아니라 혐오를 통해서 정치에 대한 광신도도 똑같이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이 혐오를 잘 활용해서 유튜브라든가 다른 SNS 매체에서 굉장히 거래 품목으로 활성화되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결국 손해를 보는 건 정치에 대해서 선한 관심을 가졌던 시민들이 배제되는 효과, 그런데 언론이 이것을 생각하고 있을까?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혐오가 더 많아질수록 클릭 수는 높아지고 관심도는 뜨거워지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는 혐오에 대해서 좀 무책임한 부분이 언론에게 분명히 있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최욱] 정치 보도 관행에 대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 언론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정감사가 조금 있으면 열립니다. 우리 의원님이 나오신다고 해서 찾아봤더니 2016년 국감 당시 화제의 인물이셨더라고요. 김재수 장관 해임안 통과에 반발해서 여당인 새누리당 같은 경우에는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는데.
[김영우] 제가 여당이었죠.
[최욱] 같은 당이셨는데 당시 국방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었습니다.
[김영우] 그렇죠.
[최욱] 그러다 보니까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고 그 바람에 같은 당 의원들한테 제지까지 당하고 그런 일들이 있었던데.
[이상호] 그때 사실 그 보도를 보면 감금되셨다는 사실만 굉장히 자극적으로 강조되는 보도들이 많았고 왜 국방위가 열려야 했는지, 여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보도한 기사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김영우] 거의 없고.
[이상호] 안타까우셨겠어요.
[최욱] 그날 현안이 많이 있었습니까?
[김영우] 그날, 그럼요. 북한이 핵실험도 했었고요. 그리고 사드 배치에 대해서 여야 논란도 많았고 동해상에서 훈련 중인 링스 헬기에서 3명이 추락을 해서 실종 상태였습니다.
[박주민] 사실 국감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고요. 정책적 질의를 하면 그거는 거의 보도가 안 되고요. 말싸움하면 보도가 되고. 오전에 질의하면 보도가 되고요. 좋은 질의라도 오후에 질의하면 보도가 안 돼요. 데드라인.
[최욱] 그런 차이도 있어요?
[박주민] 그런 차이도 있어서 질의 순서를 바꿔 달라고 선배님들이 하시기도 하고 이번 전당대회 같은 경우에는 저뿐만 아니라 이낙연 대표님, 김부겸 의원님이 다 서운해 했던 것이 TV토론 8번 하면서 여러 가지 당에 대한 비전도 얘기했는데 언론 보도는 그런 것이 실종된 전당대회다. 아니, TV 토론 나와서 계속 그 얘기만 했는데.
[최욱] 그 얘기만 했는데.
[박주민] 여러 차례 얘기하고 자료도 내고 했는데. 그러니까 세 명이 다 서운해 했죠. 우리는 지금 뭐 하고 있는 거냐.
[이상호] 왜 그렇다고 보세요?
[박주민] 아예 의도적으로 이번 전당대회 또 이번 국정감사는 알맹이가 없는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해놓고 미리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보도하는 거일 수도 있고요.
[최욱] 지금 이해를 못 하겠다, 대한민국 국민 중 가장 억울한 표정인데 이해가 될 만한 기사를 제가 소환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도대체 왜 언론 보도는 이벤트만 쫓아가는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는 기사가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밤새가며 준비했는데...” 국감 파행에 속 타는 스타 지망생들>이라는 2016년 9월 27일 SBS 기사입니다. “국감은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전국적 지명도를 일거에 끌어올릴 수 있고 확실한 한 방으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길 수 있는 곳”이라고 써 있습니다. 그러니까 언론은 애초에 시작부터 판을 이렇게 깔아버리는 겁니다.
[이상호] 박주민 의원은 스타 지망생이 아닌 거죠.
[박주민] 저요?
[최욱] 아예 스타 될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거죠. 예선 탈락. 그러니까 그 벵갈고양이 이런 것만 계속 언론 보도에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김영우] 항상 국감 끝나면 기사 제목이 <이번에도 맹탕 국회>. 똑같습니다. 사실은 많은 의원이 냈던 그 정책집이나 정책 자료집이나 설문조사 결과나 이런 거를 제대로 내용 있게 보도가 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3시간, 4시간 자면서 자료집 준비하고 저 같은 경우에 우리 지역 군부대 지역 많거든요. 거기에 흩어져 있는 포탄, 탄피 이런 거 주워서 국감장에서 보여주면서 하고 그랬었죠. 아주 준비 많이 하죠.
[최욱] 탄피 그거는 약간 쇼적인?
[김영우] 그런데 실물을 봐야 하니까. 벵갈고양이보다는 낫죠.
[강유정] 그래도 ‘국회의원들이 뭐 하긴 하는구나’라고 생각될 때가 국정감사 기간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도 뭔가 준비를 하고 보여줄 거를 만드는데 정치가 과도하게 좀 이벤트화되어 있고 인지도 쌓기 위해서 조금 무리수를 두고 그거를 또 언론이 제어하거나 필터링하는 것이 아니라 고스란히 그런 부분을 ‘얼씨구나, 좋다.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이 되네’라고 계속 받아써 주다 보니 이런 고리가 끊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데 결국은 시민으로서는 재미있는 쇼를 한 번 봤어요. 정치인이 등장하는. 그러나 알맹이는 없는 그런 보도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저는 국정감사를 대하는 언론 태도를 보면 이게 약간 올림픽 중계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인기 종목으로 언론이 몰리고 비인기 종목은 결과만 통보하는 식으로 그리고 스타가 등장하면 그쪽으로 카메라가 모이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2016년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출석을 한 적이 있는데. 환노위 국감이 그렇게 인기 있는 데가 아닌데 그날따라 기자들이 엄청 많이 와 있는 거예요. 카메라도 다 차 있고, 나중에 알았어요. 그 당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청년 배당 문제로 증인 출석을 하는 날이었거든요. 그 모든 카메라와 기자들이 대부분 이 시장을 위해서 왔던 거죠. 그래도 뭐, 이참에 좋은 얘기 하면 알려질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이 시장 발언 끝나니까 다 빠져나가더라고요.
[최욱] 그래요?
[임자운] 그래서 그 뒤에 저와 관련한 문제도 그렇고 그 노조 문제나 철도 노조 파업 문제나 되게 중요한 노동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때는 이미 썰렁한 상태였던 되게 씁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박주민] 언론이 안 다루면 언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거를 보고 싶어도 못 보시잖아요. 그래서 일단 언론 관계자분들께 먼저 요구를 하고 싶은데요. 예산의 문제점, 법안의 내용, 또 국정감사 때도 지적하는 것의 내용, 이런 것들 위주로 보도를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호] 박주민 의원은 초선 시절에 청와대 KBS 세월호 보도 개입 논란이 불거졌을 때 KBS가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녹취록에는 침묵하고 박주민 의원의 갑질 논란을 보도한 적이 있지 않았습니까?
[임자운] 제가 기억하는 박주민 변호사는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지기 전에 집시법 전문가였어요. 그런 분이 현장에서 공무원의 위법 행위로 의심되는 상황을 보신 거잖아요. 그러면 박주민 의원이 아니라 민변에서 조력을 하러 갔던 변호사가 있었어도 당연히 문제제기를 했을 것이고 정보 공개 청구를 했겠죠.
[박주민] 자료 제공 요구한 게 굉장히 세부적인 건 있었어요. 그래서 뭐, 제가 100% 다 잘했다, 그러는 건 아닌데 뭔가, 제가 답답했던 거는 그런 자료 제공을 요구했었던 배경과 경위는 거의 보도가 안 되고 갑질 논란이라고 웬만한 매체들이 다 보도를 했었고요. KBS의 경우에는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외압 논란이 있었을 때였는데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보도를 안 하고 주요 뉴스 타임에 제 이야기만 계속 거듭 보도했던 거, 이런 부분이 조금 이해는 안 됐죠.
[최욱] 당시 언론 중 KBS가 그래도 제일 상처로 남아 있나 보군요.
[박주민] 여기서 특별히 그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여기 KBS 아닌가.
[이상호] 그 이후로 언론 보도에 대해서 쓴 소리를 많이 하고 계세요. 그래서 지난 1월에 “근거 없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건 전혀 생산적이지 않다” 그리고 지난 6월이죠, “언론 보도들이 법을 정확하게 보고 평가를 하는 건지 궁금하다”, 이렇게 발언을 하셨어요.
[박주민] 제가 진짜 우려하는 건 의도를 가지고 팩트에 안 맞는 기사를 쓰는 경우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제가 법원행정처의 구조를 바꾸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냈었어요. 그런데 보수적인 매체들에서 그게 엄청나게 문제가 많은 법인 것처럼 연일 사설도 쓰고 보도도 했었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게 제 법이 문제라고 그분들이 지적했던 게 법원행정처를 대체하는 수평적 회의체를 만들 때 비법관 인사들이 들어간다는 부분이었거든요? 그런데 1년 전에 지금 국민의힘인 미래통합당의 주광덕 의원님이 법관이 한 명도 안 들어가는.
[최욱] 더 강하네요.
[박주민] 더 강한, 법을 냈을 때는 아무 말도 안 하셨다는 거예요. 제가 심지어 앞에 기자분들이 5, 60분들이 모인 최고위 현장에서, “보십시오. 제 법안이 이렇고 주광덕 의원님 법안이 이렇습니다.” 그런데 제가 판넬까지 들고 나갔는데 이런 기사가 하나도 안 나온 거는 뭐냐 이거죠.
[최욱] 의원님께서 직접 떠먹여 줬는데 그거를 먹지 않는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이거는 정파성 플러스 미운털이라고 봐야겠죠? 미운털.
[김영우] 그러니까 이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비슷한 일이 계속 벌어져 왔거든요? 저는 그거는 진보, 보수, 또 좌우의 문제도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가 기계적 균형이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 거 아닙니까? 최소한. 속으로 생각하는 거는 어떨지라도 그래도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노력은 늘 필요한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죠.
[강유정] 미디어가 과도하게 편향성을 미리 딱 영점을 잡아버린 거죠. 모든 자료와 모든 이야기, 그리고 모든 사설의 방향을 만들어놓다 보니까 애당초 기계적 중립성에서 멀어지게 되는데 한 사례가 있어요. 영국의 인디펜던트지가 가디언에 대해서 쓴 건데 가디언이 진보지인데 오히려 보수당 편을 드는 그런 기사를 썼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노동당이 조금 더 우경화됨으로써 증세나 의료보험 체계 같은 것들에 대해서 훨씬 더 진보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가다 보니 진보지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에 대해서도 아주 일관되게 중립성을 가지고 비판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저희는 이런 게 없냐는 거죠. 기계적 중립성이라는 게 언제나 정파성 뒤로 밀린다는 겁니다.
[김영우] 제가 무슨 어떤 글을 쓰거나 어떤 한마디를 하면 소위 진보 진영 매체에서는 바로 전화가 와서 과거에 보면 예를 들면 친이 진영 간의 갈등, 또는 친이, 친박 간의 갈등으로 기사를 많이 써요. 그래서 굉장히 분열이 심해지고 있고 이 갈등이 굉장히 큰 것인 양 이렇게 쓰는 거를 제가 많이 겪었거든요. 언론의 영역도 이게 너무 편 가르기가 되고 일관성이 없는 진영논리에 빠진 기사를 쓰니까 언론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죠.
[임자운] 저는 정치부 기자들이 정치를 계속 갈등판으로 만드는 이유가 일단은 그렇게 쓰는 게 익숙해져서 쉽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대중들이 그거를 좋아하기 때문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반대로 왜 분석적인 정책 기사를 내놓지 않느냐? 그런 기사 써봤자 아무도 안 읽는다. 우리 최욱 님이 가장 많이 하시는 얘기죠. 노동 기사, 산재 기사, 소수자 인권에 관한 기사들을 사실은 왜 안 쓰냐 그러면 기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 얘기가 그거입니다. 재미가 없어서 대중들이 안 읽는데 클릭 수가 안 나온다.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어떻게 모든 기사가 다 재미있을 수 있냐? 흥미 위주의 재미있고 자극적인 거. 그런데 정치부 기사들이 정치 기사조차 그렇게 쓰려고 정치 기사의 수준을 그렇게 끌어내릴 수는 없는 거잖아요. 좋은 기사를 재미있게 쓰는 노력은 당연히 해야죠. 하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기 위해서 좋은 기사를 포기한다? 이거는 앞뒤가 바뀐 거고 언론이 여론을 따라가지만 않고 형성하고 주도해야 한다는 역할은 재미가 없더라도 주체적으로 보도 가치를 판단해서 꾸준하게 쓰는 그런 고집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상호] 정치 보도가 20년 전보다 퇴보했다는 비판이 기자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는데 어떤 잘못된 관행들 때문인지 정치부 기자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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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정치부 기자의 관행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민주당 출입 기자 했었고요.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정치부 출입 경력은 사실 많지 않은 편입니다. 이제 2년차인 거죠.
[김경국 /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겸 정치부장] 정치부는 92년 9월부터 출입했습니다. 30년 다 되어 간다고 보면 되겠죠.
<자막> 정치 기사 속 국회는 전쟁터?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정치 기사는 3단계인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워딩을 구하고 그 워딩을 두 번째는 해석하고 세 번째는 싸움을 붙이는 거. (예를 들면) 이낙연 대표한테 가서 김종인 대표가 이렇게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싸움을 붙여서 기사를 쓰는
[김경국 /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겸 정치부장] 일부 정치인들이 언론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서 좀 과격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기자들은 그거를 순화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쓰면서 기자와 언론이 정치인과 기자가 합작해서 막말 공방을 오히려 재생산하는 그런 경우도 있죠.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민경욱 전 의원처럼 근거가 불충분한 것을 가지고 나와서 기자들이 내 기사 받아주지 않는다고 오히려 호통을 치는 경우를 들을 때도 있거든요. 기자들도 느끼죠. 아, 이거 우리 잘못이다. 우리가 이제까지 저 사람 얘기하는 거 다 받아주고 기사화해주고.
<자막> 여당 출입 기자는 여당 편, 야당 출입 기자는 야당 편?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출입처 제도 문제가 큰 것 같아요. 정당별로 출입하고 있거든요. 여야의 대립으로 모든 것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편하잖아요. 기자들도 취재하고 말 듣고 이러기가 너무 쉬운 거죠, 그 안에 있으면.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국회에 있는 분들에게 명함을 드리면 우리 당이에요? 이렇게 물어봐요. 기자들도 내 편이냐 라는 것을 가름하는 게 지금까지 너무 고착화했기 때문에 어떤 당을 출입하고 있느냐가 마치 그 정당 소속인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하고, 기사를 쓸 때도 반영될 수밖에 없는 거죠.
[김경국 /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겸 정치부장] 아무래도 정치가 극단적으로 흘러가다 보니 언론조차 진보, 보수. 양극화를 보이다 보니까 그 성향에 따라서 그대로 가려고 하는 그 부분이 제일 큰 문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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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출입처 문제, 우리 언론의 대표적인 관행입니다. 그런데 정치부 같은 경우 양당 중심으로 출입처가 나눠져 있잖아요. 그 부작용이 극대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혹시 야당 출입 기자들 알고 계세요?
[박주민] 그러니까 원래 알았던 민변이나 참여연대 활동할 때 알았던 기자분들 빼고는 야당 출입 기자분들 볼 기회가 거의 없죠, 잘 모릅니다.
[김영우] 여당 출입 기자가 야당 의원들에게 전화하는 일이 흔치 않아요. 정말 흔치 않습니다. 거의 다른 회사 다니는 사람 취급도 당하고 그러는데.
[강유정] 사실 원내 진출한 야당이 국민의힘밖에 없는 건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는 마치 양쪽이 딱 이분법으로 나뉜 당처럼 계속 보도가 되다 보니까 오히려 정보 소외 효과가 더 발생한다고도 할 수 있고 그래서 당연히 1:3, 1:4 이런 식의 보도가 아니라 1:1이 되다 보니까 갈등이라든가 혹은 대립각을 보도하니 훨씬 더 재미있어지고 쉬워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양하게 살펴볼수록 훨씬 더 시민의 이익이 높아지는 보도임에도 불구하고 손쉬운, 갈등이나 대립적 보도 쪽으로 가는 게 계속 맴도는, 양당 중심의 어떤 출입처 제도가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작년 8월에 법이 하나 통과가,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이 하나가 통과가 되었어요. 이 법이 저희는 삼성보호법이라고 그러는데 그러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찬성한 의원들, 박주민 의원님도 찬성을 하셨던데 여쭤봤더니 몰랐대요, 그런 법인지. 그래서 제가 굉장히 놀랐어요.
[최욱] 진짜?
[임자운] 여야가 다 있었는데 그 안에서 별 논란이 없으니까 언론에서 한 줄 기사가 안 나오고요.
[최욱] 갈등이 없으니까.
[임자운] 본회의에서 무사통과예요. 그래서 만약에 정말 여야가 합심해서 아니면 이번 사안처럼 한쪽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었는데 다른 쪽이 그 의도를 몰랐을 때 굉장히 나쁜 법안이나 정책이 아무도 모르게 통과될 수 있는 나라다, 이 나라는. 그래서 양당 중심의 언론 보도가 가져오는 굉장히 나쁜 사례 중의 하나라고 보거든요.
[이상호] 기존의 언론 말고도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습니다. 시사 유튜브인데요. 정치 보도가 그래서 그런지 더 정파적으로 흘러간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요즘 시사 유튜버들의 국회 출입이 굉장히 활발한 데다 정치인들이 유튜브 출연에 오히려 기존 언론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거든요.
[김영우] 자기편만을 위한, 자기편만 바라보고 하는 이런 정치, 팬덤 정치라는 거 아니에요? 팬덤 정치의 가장 첨병이 유튜버들이죠. 그분들은 다른 사람의 시각이나 이런 거, 시선이나 균형 감각 이런 거를 생각하면서 그 유튜브 방송을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자기 목소리에 환호하고 자기를 지지해주는 자기편만을 대상으로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양당 정치가 가지고 있는 아주 안 좋은 면을 더욱더 강화시키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제대로 걸러질 만한 장치도 지금 없습니다.
[강유정] 그러니까 발생하는 현상이 뭐냐 하면 그렇게 SNS나 유튜브를 많은 언론 소비자가 이용한다는 이유 때문에 그 의견이 너무 과대 표집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도리어 기성 미디어가 그거를 가지고 와서 써요. 이런 얘기들이 있다더라, 그래서 우리가 선거를 통해서 몇 번을 봤지만 아스팔트 우파라던가 극단적인 그런 의견들이 생각보다 선거라든가 실제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성 미디어는 대단한 것인 양 그들의 해석에 기대는 측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훨씬 더 중심을 가지고 이제는 프레임이 아니라 해석이 중요하다는 걸 각인한다면 언론 소비자가 완전히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정말 원하는 정보와 해석이 없어서 떠날 뿐이지 그것만 있으면 되돌아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상호] 낡은 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취재 환경 속에서 정치부 기자들이 고민하는 대안은 무엇일지 얘기를 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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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정치부 기자들이 제안하는 ‘관행 바꾸기’ 대안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정책 기사는) 오랫동안 들여다봐야 되고 예를 들면 공수처 같은 거는 20, 30년 된 논란이란 말이에요. 처음에는 왜 등장했고 여야가 입장이 어떻게 갈렸었고, 그 중에 뭐가 더 쟁점이고 이런 역사적 맥락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거를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KBS 정치부에는 크게 정당팀과 의정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저는 의정팀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의정팀이라고 하면 정당을 벗어나서 법안이 발의되는 과정이라거나 아니면 이런 법안이 필요하다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정치 안으로 좀 가지고 들어와서 같이 해결점을 좀 찾아보는 데 좀 집중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자막> 정치 기사 새로 고침, 대안은 있다?!
[조윤호 / 전 미디어오늘 정치부 기자] 상임위별로 취재해봐, 법안에 대해 취재해봐 해놓고 아, 그런데 오늘 이낙연 대표가 뭐라고 했는데 기사가 안 나온다거나 아니면 뭐 오늘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이 기자회견 하는데 거기는 가봐야 하지 않니? 뭐 이렇게 되기 시작하면 그냥 그 일이 그냥 2배가 되는 거 말고 의미가 없어지는 게 돼서 그게 단순히 팀을 만드는 문제도 있지만 거기서 실제로 그게 작동하고 있느냐는 좀 점검을 해봐야 되고.
[김빛이라 / KBS 정치부 기자] 결국에는 독자가 읽고 시청자가 봐야 하는데 저희도 그런 부담감 같은 것은 갖고 있어요. 과연 이게 계속해서 유지가 될 수 있으려면 지금 좋은 기사들을 많이 생산을 해내야 되기 때문에. 시청률이 안 나와도, 또는 뷰 수가 많이 안 나와도 이런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서 계속해서 기사를 생산해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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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기본적인 정보가 부족한 표피적인 질문을 받게 되면 기대감을 좀 접게 돼요. 많이 설명을 해 드려도 아마 그런 식의 보도는 안 나오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죠. 제가 예를 들어서 사법 제도 개혁에 관련한 법안을 많이 냈었어요. 그거 관련된 질문을 하시는 기자님께 이런저런 말씀을 드릴 때 간혹은 이해를 못 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법조 기자 팀에 전화를 해보세요. 이렇게 제가 하거든요. 많이들 아실 겁니다. 이렇게 제가 말씀을 드리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좀 약간 같은 언론사인데도 잘 연결이 안 되는 부분들. 이런 것들이 많죠.
[임자운] 작년에 이 방송, 표창원 의원 나오셔서 했을 때 패널 세 분이 다 상임위 중심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그게 반영이 된 건지 아니면 다른 문제의식 때문인지 KBS나 일부 매체에서 시도를 하고 있고 일단 저는 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해보면 이게 상임위 중심이 아니라 분야 중심으로 다 재편됐으면 좋겠다. 가령 노동이라는 분야를 놓고 보면 노동 전문 기자가, 그러니까 노동 정책이나 법률에 대해서 잘 아는 기자가 노동부도 출입하고 환노위도 출입하고 그다음에 기업의 노무 담당 인사들도 만나고 이래서 기사가 나오면 제일 좋은 기사가 올 거라고 보거든요? 그러면 정치 전문 기자는 뭐냐 전체 판을 볼 줄 아는, 그러니까 선거나 정당이나 그런 국회나 이런 제도에 대해서 깊이 이해를 가지고 있으면서 전체 판의 흐름이 어떻게 가는지를 좀 볼 줄 아는, 그래서 깊은 호흡으로 분석적인 기사를 쓰는 그런 사람에게 정치 전문 기자라는 타이틀을 주고 다른 분야는 그 분야별로 돌아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유정] 그 정도 깊이감을 가지면 정치인이 되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 정치를 알면 전문 기자로 남으려고 한다기보다. 저는 세 가지라고 생각해요. 뭐냐 하면 ‘천천히’. ‘정보를 가지고’. ‘공부를 해서’ 이 세 가지를 지켜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중 한 예시로 흥미롭게 봤던 게 뉴욕타임스에는 내부에 디지털 라이브러리, 그러니까 아카이브가 있다는 겁니다. 여기는 꾸준히 쌓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치인의 지금 오늘 하는 말을 오늘 써야지 오늘 단독 기사고 속보라는 것이 아니라 쌓여 있는 것들을 축적해서 여기서 다시 한번 검토도 해보고 이것을 통해서 자료를 검증해서 지금 정책은 여기부터 비롯된 거고 이때와 달라졌네, 이렇게 조언도 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기는 건데 이게 빨리는 안 돼요. 천천히 해야 하고 이것을 공부도 해야 합니다.
[박주민] 궁금한 게 보통 최고위원 회의를 한다거나 또는 회의 후에 백 브리핑을 하면 기자분들이 다 앉아서 열심히 치세요.
[강유정] 속보.
[박주민] 그다음에 그게 제가 알기로는 공유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이상호] 그날 받아썼던 워딩이 그날 소비가 돼서 아예 사라진다는 게 문제라는 거죠.
[박주민] 그러면 아카이빙이 되는 게 아니라 없어지는 거군요.
[최욱] 의원님한테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제가 오늘 방송을 준비하면서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있었어요.
[김영우] 뭐죠?
[최욱] 기자들은 이 단어를 많이 쓰나 보더라고요. 꾸미 문화가 있다. 이것 좀 설명해 주시죠.
[김영우] 보통은 적게는 네다섯에서 한 여덟, 열 명까지도 타사 기자들하고 같이 다니면서. 그 꾸미별로 특정 정치인에게 전화해서 “우리 꾸미 식사 한번 같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식사할 때도 그 꾸미와 같이 식사를 하고 모든 게 꾸미라고 하는 문화를 통해서 취재도 이루어지고 그렇죠.
[박주민] 사실 여러 매체 기자분들이 같이 다니시면서 뭔가 정보 공유를 한다든가 이런 부분은 나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꾸미라는 데에 소속돼 있는 기자분들에게 여쭤보니까 언론사 성향이 있으니까 그 성향을 싫어하는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내가 왜 너희 매체 기자들하고 얼굴을 봐야 하니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만, 꾸미의 경우에는 그런 것들을 통과하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매체들도 섞여 있으니까 그래서 좀 의원들을 보거나 할 때도 도움이 된다.
[최욱] 그런 자리에서 기삿거리가 많이 나오기는 합니까?
[김영우] 아주 처음부터 녹취하는 경우도 있어요. 녹음을 휴대전화로. 그러니까 식사를 하다가도 중간에 나가서 기사를 씁니다. 그런데 저런 건 있겠죠. 결국 정치는 사람이 하는 거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게 밀착 관계 이런 게 아니라 ‘아, 이 의원이 그래서 저런 얘기를 평소에 하셨구나’, 그 배경을 알게 된다는 측면에서는 필요해요.
[강유정] 그거를 기사에서 봤으면 좋겠어요. 그런 해석이 없이 이 기사나 저 기사나 비슷한 기사들을 쓰니까.
[박주민] 단순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가 아니라 차별성이 없는 기사를 모든 매체가 생산해낸다면 좀 소모적이겠죠. 꾸미 문화라는 것이 그런 쪽으로 가게 되면 속보 경쟁 말고는 경쟁할 게 없지 않습니까?
[이상호] 그래서 <저널리즘 토크쇼 J>가 대안 있는 비평을 하기 위해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해외 사례를 J픽으로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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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J PICK 추천 기사
악시오스 (美 뉴스 매체) 정치 뉴스의 사례 소개
티타임 동안 취재한 정치인의 발언을 기사화했지만, 동시에 발언에 대한 팩트체킹을 함께 보여줌.
뉴욕타임스 정치 뉴스의 사례 소개
정치인의 발언만 전하는 것이 아닌,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여러 기자들의 팩트체킹을 함께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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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일단 너무 편하네요. 이렇게 해 주니까. 우리 언론은 말만 받아써서 공방만 만들어놓고 쓱 빠져버리니까 독자들이 그거(팩트 체크)를 다 해야 하거든요.
[강유정] 그러니까 취재력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거죠, 일단 첫 번째로 따옴표를 함부로 안 쓰는 것부터 시작하면 될 듯해요. 맥락도 설명해줘야 해요. 이거는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팩트 체킹을 덧붙이는 거예요. 그다음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소비자의 판단 몫이라면 적어도 우리도 형식을 갖추고 늘 이 시간에 말하는 거지만 정말 원칙적으로만 해도 정치 보도 중간은 간다고 생각을 합니다.
[임자운] 정치의 미디어화(Mediatization of politics, 정치가 미디어의 논리에 종속돼 선정성, 단순화에 매몰되는 현상)라는 말이 결국 미디어의 속성에 정치가 종속되는 것을 뜻하잖아요. 달리 말하면 기자가 잘하면 정치가 바뀔 수 있다는 것도 되는 거예요. 정치 영역이 누군가의 발언이 그대로 기사화되는 유일한 영역이라 그러잖아요. 다른 데에서는 아무리 유명인사가 발언해도 최소한의 팩트체킹을 하지만 정치인은 발언 자체가 기사인 거예요. 그러니까 거짓이라도 금방 드러날 거짓말이더라도 이게 발언 자체가 파급이 있다거나 아니면 상대를 비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면 그냥 말을 해요. 그게 거짓말이라면 그 정치인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전파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부 기자들의 속성이 그렇지 않다 보니까 사실이든 거짓이든 쭉쭉 전파되는 나중에 결국에는 사실인 것처럼 고착화되는 현상이 있는데 정치부 기자들 정말 딱 한 줄만 써줘도 체크해봤더니 이거는 그렇지 않더라. 한 줄만 써줘도 정치인의 그런 속성, 나쁜 습성은 많이 개선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욱] 정치 보도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정치인들이 뭘 할 수 있는지, 한 말씀씩 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영우] 혼자 SNS만 하고 내가 오늘 시장에 갔다 왔다, 행사에 갔다 왔다 사진 올리고, 그것도 물론 중요한 의정 활동의 하나입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중요한 일 가지고 공부하고 중요한 일 가지고 열심히 싸우고 토론하고 그런 문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그렇게 되면 정치인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태도도 달라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최욱] 실과 바늘이니까요.
[김영우] 실과 바늘입니다.
[박주민] 정치라는 건 당연히 그 사회의 갈등을 다루거든요. 그리고 그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 논쟁을 하게 되는 건데 이게 국민들에게 싸움으로 비춰지지 않으려면 내용을 가지고 해법 중에 누가 더 좋은 해법이냐를 가지고 다퉈야겠죠. 국회 시스템 자체가 상임위 중심으로 바뀌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내용적 토론이 열리는 그런 변화가 있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임자운] 제가 전직 국회의원의 기고 글을 하나 가지고 온 게 있는데 “해바라기가 해를 쫓든 정치인은 카메라를 쫓는다. 그런데 거기까지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카메라 찍히면 그냥 가버리는, 그리고 카메라가 없으면 가지 않는 것, 그게 문제다.” 실제로 언론의 조명을 받지 않는 투쟁 현장에 국회의원이 가서 화제를 만들어내고 나를 통해서 기사화되도록 애쓰시는 분들, 안타깝게도 그런 분들이 재선, 3선으로 이어져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시는 경우를 많이 보지 못해서 안타까운데 실제로 존재를 했어요. 저는 그런 의원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또 언론이 그런 의원들 많이 조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상호]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김영우 전 의원, 박주민 의원 두 분 고맙습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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