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요양병원 ‘과다 투약’ 의혹, 환자·가족 아픔 외면 안 돼

엄중식 객원 해설위원

코로나19 유행 이후, 요양병원에서 확진 환자가 나올 경우 심각하고 복잡한 상황이 발생해 모든 방문과 직접 면회가 중단됐습니다. 기간이 길어지면서 환자와 그 가족들이 느끼는 답답함과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와중에 일부 요양병원에서 환자에게 진정제나 정신질환 약제를 과다하게 투여해 관리 중인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노령 인구가 급증하면서 치매와 같은 장기요양이 필요한 환자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입원 시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상 체계가 낮아 대부분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고, 상당수는 제대로 된 시설이나 장비를 갖추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코로나 19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감염 위험에 외부 면회까지 중단되면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의 우울증이 심해지고 행동 조절이 안 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유행 기간 요양병원의 항정신 약물 사용이 7% 이상 늘고, 전체의 89%가 치매 환자들에게 사용됐다는 통계가 처음 공개됐습니다. 과다한 약물 투여로 환자의 의식을 지나치게 떨어뜨리면 폐렴이나 욕창과 같은 합병증 발생이 늘고 환자에게 발생한 문제를 빨리 인지하지 못하는 등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제기된 약물 투여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고 적정 사용 여부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정부는 요양병원의 고질적인 문제와 코로나19로 파생된 관리의 문제점을 외면해선 안 됩니다. 약물 과다 투여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고, 필요할 경우 인력과 재원 투자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코로나19가 급증했던 외국의 경우, 요양병원에서 환자가 방치돼 다수의 희생자가 나왔던 사례가 빈번했던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정부와 요양병원은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아픔을 최우선으로 하고 더 이상의 걱정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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