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업체가 삼성SDI 소방배관공사…삼성 “진상조사할 것”

입력 2020.09.16 (19:29) 수정 2020.09.1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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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기업인 삼성SDI 천안사업장의 소방배관 보수 공사를 재하도급 업체가 불법으로 맡아 시공한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재하도급을 맡았던 업체는 규정에 따른 자격을 갖추지 않아 공사가 제대로 시공됐는지 검증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연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삼성 SDI 천안사업장.

지난 2월부터 5달 동안 소화설비 보강 등을 위해 소방배관 공사를 했습니다.

삼성SDI가 처음 공사를 맡긴 곳은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인 A사.

그런데 실제 공사를 벌인 업체는 따로 있었습니다.

A 사는 해당 공사를 하도급 업체인 B 사에, B 사는 이 공사를 또 C 사에 맡겼습니다.

하도급의 재하도급까지 이어진 건데, 모두 불법입니다.

건설 관련 법규에는 공사 품질이나 능률 향상이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하도급을 허용하지만, 반드시 발주처의 서면 승낙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C사에 재하도급을 준 사실을 몰랐습니다.

실제 공사도 발주처 몰래 진행됐습니다.

재하도급 업체가 현장에서 착용한 옷과 헬멧입니다.

실제 일을 한 건 재하도급 업체 직원들이었지만 장비에는 원청업체 이름이 명확히 적혀있습니다.

또 소방설비 공사는 소방관리사 등 자격증을 갖춘 직원이 관리 감독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도급 업체와 재하도급 업체는 소방시설업체로 등록돼 있지 않은데다가 법정 자격을 갖춘 직원도 없습니다.

재하도급을 맡은 C사는 경력 1년의 신생업체로 소방배관 공사 경험도 없었습니다.

[재하도급 C사 관계자/음성변조 : "그쪽(원청)에서 시방서라든지 도면이라든지 아웃라인을 잡아주지도 않고, 시켜놓고 가면 오질 않았어요. (현장) 자체를…."]

자격이 없는 C사가 설치한 소방 배관 등의 길이는 1.2km.

소방설비가 규정대로 시공 됐는지 검증이 필요합니다.

[고왕열/우송정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책임기술자들이 관리하고 공사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그런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실공사가 돼서 소방시설이 유사시에 작동하지 않는…."]

삼성SDI 측은 원청업체와 계약을 체결했을 뿐 하도급 과정까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해명하고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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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자격업체가 삼성SDI 소방배관공사…삼성 “진상조사할 것”
    • 입력 2020-09-16 19:29:09
    • 수정2020-09-17 19:02:50
    뉴스 7
[앵커]

글로벌 기업인 삼성SDI 천안사업장의 소방배관 보수 공사를 재하도급 업체가 불법으로 맡아 시공한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재하도급을 맡았던 업체는 규정에 따른 자격을 갖추지 않아 공사가 제대로 시공됐는지 검증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연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삼성 SDI 천안사업장.

지난 2월부터 5달 동안 소화설비 보강 등을 위해 소방배관 공사를 했습니다.

삼성SDI가 처음 공사를 맡긴 곳은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인 A사.

그런데 실제 공사를 벌인 업체는 따로 있었습니다.

A 사는 해당 공사를 하도급 업체인 B 사에, B 사는 이 공사를 또 C 사에 맡겼습니다.

하도급의 재하도급까지 이어진 건데, 모두 불법입니다.

건설 관련 법규에는 공사 품질이나 능률 향상이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하도급을 허용하지만, 반드시 발주처의 서면 승낙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C사에 재하도급을 준 사실을 몰랐습니다.

실제 공사도 발주처 몰래 진행됐습니다.

재하도급 업체가 현장에서 착용한 옷과 헬멧입니다.

실제 일을 한 건 재하도급 업체 직원들이었지만 장비에는 원청업체 이름이 명확히 적혀있습니다.

또 소방설비 공사는 소방관리사 등 자격증을 갖춘 직원이 관리 감독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도급 업체와 재하도급 업체는 소방시설업체로 등록돼 있지 않은데다가 법정 자격을 갖춘 직원도 없습니다.

재하도급을 맡은 C사는 경력 1년의 신생업체로 소방배관 공사 경험도 없었습니다.

[재하도급 C사 관계자/음성변조 : "그쪽(원청)에서 시방서라든지 도면이라든지 아웃라인을 잡아주지도 않고, 시켜놓고 가면 오질 않았어요. (현장) 자체를…."]

자격이 없는 C사가 설치한 소방 배관 등의 길이는 1.2km.

소방설비가 규정대로 시공 됐는지 검증이 필요합니다.

[고왕열/우송정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책임기술자들이 관리하고 공사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그런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실공사가 돼서 소방시설이 유사시에 작동하지 않는…."]

삼성SDI 측은 원청업체와 계약을 체결했을 뿐 하도급 과정까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해명하고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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