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피해 40일 만에 마을 찾은 수자원공사…“주민 분노”

입력 2020.09.18 (21:40) 수정 2020.09.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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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침수 피해가 난 지 40일 만에 수자원공사가 순창 수해 마을을 찾았습니다.

피해 조사를 서두르고 대책 마련도 약속했지만, 주민들의 울분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우에 잠겼던 벼들은 이삭도 맺지 못한 채 쓸모없게 돼버렸고, 물 먹은 체리 나무들도 말라 버렸습니다.

천장까지 물이 들어찼던 양계장은 다 뜯어내야 하지만 손도 못 대는 형편.

언뜻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 깊숙이 수마가 할퀸 상흔이 여전합니다.

[김종국/순창군 유등면 : "아직도 나 몰라라 하고 있어요. 이게 지금 두 번, 세 번 농가들을 죽이고 있는 거거든요."]

물 관리 실패로 수해를 키웠다며 수자원공사의 책임을 지적해 온 전북도의회.

사장 해임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며 압박에 나섰습니다.

[최영일/전북도의회 부의장 : "네 탓 공방을 펼치며 홍수피해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는 수자원공사 사장을 해임하라."]

수자원공사가 3개 마을이 물에 잠겼던 순창을 찾았습니다.

피땀 어린 농작물과 삶터를 잃고 하루하루를 버텨온 주민들은 울분을 터뜨립니다.

["부사장님, 인재입니까, 천재입니까?"]

하천 범람 원인에 대한 분석은커녕, 피해 현장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항의도 빗발칩니다.

["그래서 민란이 나고 그런 거예요. 그만큼 책임 있는 분들이에요, 치수하는 분들이."]

일부 주민들은 달걀을 던지며 격분하기도 했습니다.

["다 치웠는데 오면 뭐해요. (당신들은 가해자예요, 가해자. )"]

수자원공사는 16개 지역의 피해를 조사하다 보니 방문이 늦어졌다며 환경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보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윤보훈/한국수자원공사 부사장 : "조사 결과가 10월 말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저희는 숨김없이 조사에 응할 것이고 결과에 대해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습니다."]

주민들의 답답한 심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대책위가 출범했고 결과가 곧 나온다? 이런 소리 하지 말고 사과부터 해야지."]

수해가 지나간 자리,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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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수 피해 40일 만에 마을 찾은 수자원공사…“주민 분노”
    • 입력 2020-09-18 21:40:10
    • 수정2020-09-18 22:00:32
    뉴스9(전주)
[앵커]

침수 피해가 난 지 40일 만에 수자원공사가 순창 수해 마을을 찾았습니다.

피해 조사를 서두르고 대책 마련도 약속했지만, 주민들의 울분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우에 잠겼던 벼들은 이삭도 맺지 못한 채 쓸모없게 돼버렸고, 물 먹은 체리 나무들도 말라 버렸습니다.

천장까지 물이 들어찼던 양계장은 다 뜯어내야 하지만 손도 못 대는 형편.

언뜻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 깊숙이 수마가 할퀸 상흔이 여전합니다.

[김종국/순창군 유등면 : "아직도 나 몰라라 하고 있어요. 이게 지금 두 번, 세 번 농가들을 죽이고 있는 거거든요."]

물 관리 실패로 수해를 키웠다며 수자원공사의 책임을 지적해 온 전북도의회.

사장 해임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며 압박에 나섰습니다.

[최영일/전북도의회 부의장 : "네 탓 공방을 펼치며 홍수피해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는 수자원공사 사장을 해임하라."]

수자원공사가 3개 마을이 물에 잠겼던 순창을 찾았습니다.

피땀 어린 농작물과 삶터를 잃고 하루하루를 버텨온 주민들은 울분을 터뜨립니다.

["부사장님, 인재입니까, 천재입니까?"]

하천 범람 원인에 대한 분석은커녕, 피해 현장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항의도 빗발칩니다.

["그래서 민란이 나고 그런 거예요. 그만큼 책임 있는 분들이에요, 치수하는 분들이."]

일부 주민들은 달걀을 던지며 격분하기도 했습니다.

["다 치웠는데 오면 뭐해요. (당신들은 가해자예요, 가해자. )"]

수자원공사는 16개 지역의 피해를 조사하다 보니 방문이 늦어졌다며 환경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보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윤보훈/한국수자원공사 부사장 : "조사 결과가 10월 말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저희는 숨김없이 조사에 응할 것이고 결과에 대해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습니다."]

주민들의 답답한 심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대책위가 출범했고 결과가 곧 나온다? 이런 소리 하지 말고 사과부터 해야지."]

수해가 지나간 자리,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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