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 학대여도 친권자 허락 받아야 돌봄 가능?…친권자 과잉 권한이 화 불러

입력 2020.09.19 (06:55) 수정 2020.09.1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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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화재 사고가 있기 전 이미 지자체와 아동보호기관은 두 형제가 방치돼 있는 걸 알고 돌봄 지원을 엄마에게 제안했지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친권자인 엄마가 돌봄 지원을 거부했기 때문인데요.

방치 학대를 당하는 아동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어서 서병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두 아이가 편의점 계산대로 다가섭니다.

계산대에 올려놓는 건 각종 과자와 라면.

사고 전까지 두 아이는 이처럼 아동급식카드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편의점 관계 : "야간 근무자가 대화를 했었대요. 아이랑... 그날도 새벽 2시인가 3시쯤 와서 하루 종일 굶었다 얘기를 해서..."]

인근 주민들은 형제들이 배고픔에 시달렸고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많이 왜소했다고 말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어린 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4학년이라며... 그러면 좀 작지."]

해당 학교와 지자체는 식사 등이 지원되는 돌봄교실이나 지역 아동 센터 입소를 제안했지만 어머니는 거절했습니다.

방임 학대 의혹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아동보호전문기관도 청소 상태가 좋지 않다며 보육 환경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세번째 신고를 받은 기관 측은 지난 5월 아이와 어머니를 격리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했지만 상담을 받으라는 처분만 내려졌습니다.

[권태훈/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팀장 : "보호자가 거부를 하게 되면 강제할 수 있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는 거죠."]

전문가들은 아동을 위한 보호 조치에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공공이 책임지고 맡아서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더 나아가 법적 조치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합니다.

[류정희/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아동복지연구센터장 : "유럽(독일)의 경우에는 어떤 수위의 아동 학대이든, 협조를 거부할 경우에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모에 대해서 보다 강력한 법적 조치라는 부분들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전체 아동 학대 사건에서 부모가 학대를 한 경우는 거의 80%에 육박했습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

촬영기자:이상원/영상편집:송화인/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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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치 학대여도 친권자 허락 받아야 돌봄 가능?…친권자 과잉 권한이 화 불러
    • 입력 2020-09-19 06:55:22
    • 수정2020-09-19 06: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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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화재 사고가 있기 전 이미 지자체와 아동보호기관은 두 형제가 방치돼 있는 걸 알고 돌봄 지원을 엄마에게 제안했지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친권자인 엄마가 돌봄 지원을 거부했기 때문인데요.

방치 학대를 당하는 아동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어서 서병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두 아이가 편의점 계산대로 다가섭니다.

계산대에 올려놓는 건 각종 과자와 라면.

사고 전까지 두 아이는 이처럼 아동급식카드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편의점 관계 : "야간 근무자가 대화를 했었대요. 아이랑... 그날도 새벽 2시인가 3시쯤 와서 하루 종일 굶었다 얘기를 해서..."]

인근 주민들은 형제들이 배고픔에 시달렸고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많이 왜소했다고 말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어린 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4학년이라며... 그러면 좀 작지."]

해당 학교와 지자체는 식사 등이 지원되는 돌봄교실이나 지역 아동 센터 입소를 제안했지만 어머니는 거절했습니다.

방임 학대 의혹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아동보호전문기관도 청소 상태가 좋지 않다며 보육 환경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세번째 신고를 받은 기관 측은 지난 5월 아이와 어머니를 격리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했지만 상담을 받으라는 처분만 내려졌습니다.

[권태훈/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팀장 : "보호자가 거부를 하게 되면 강제할 수 있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는 거죠."]

전문가들은 아동을 위한 보호 조치에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공공이 책임지고 맡아서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더 나아가 법적 조치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합니다.

[류정희/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아동복지연구센터장 : "유럽(독일)의 경우에는 어떤 수위의 아동 학대이든, 협조를 거부할 경우에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모에 대해서 보다 강력한 법적 조치라는 부분들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전체 아동 학대 사건에서 부모가 학대를 한 경우는 거의 80%에 육박했습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

촬영기자:이상원/영상편집:송화인/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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