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과기단지 2단지 “저류지 3곳 형식적”…허가만 받으면 끝?

입력 2020.09.23 (21:41) 수정 2020.09.2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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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DC 첨단과학기술단지 제2단지 조성사업 속보입니다.

이 사업에 대한 재해영향평가에서 침수 우려와 저류지 문제로 잇따라 제동이 걸렸는데요.

KBS 취재진이 실제 사업부지 내 들어설 저류지 3곳의 위치와 용량 등을 확인해 봤는데, 재해예방보다 사업 허가를 받기 위한 형식적인 설계는 아닌지 의문이 들고 있습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재해영향평가심의에서 3차례나 제동이 걸린 JDC 첨단과학기술단지 제2단지 조성 사업.

JDC 측은 사업부지에 모두 3개의 저류지를 만들 계획입니다.

실제 저류지 3곳, 문제가 뭔지 확인해봤습니다.

영주고등학교 인근에 들어설 저류지 2곳 가운데 1곳입니다.

문제는 저류지의 위치입니다.

제가 서 있는 도로에서 성인 키만큼 더 높은 곳에 들어설 예정으로, 물이 넘칠 경우 도로와 바로 옆 가족 공동묘지가 침수될 거란 목소리가 높습니다.

[양성기/제주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도로보다 높으면 안 되는 것이죠. 이 부분은 저류지 설계를 할 때 안정성을 최대한 고려해서 시행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도로보다 높으면 절대 나중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죠."]

영주고 인근 2개 저류지에 빗물이 유입되는 관의 구조도 확인해봤습니다.

유입구에 물넘이 턱이 설계돼 폭우가 오더라도 빗물이 저류지로는 흘러가지 못하고, 빗물이 저류지로 가는 관의 구조도 직각 형태라 물의 흐름 자체를 막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심의위원회에서 폭우 때 저류지가 제 역할을 못 해 물이 하천으로 몰려 저지대 침수를 우려한 대목입니다.

사업부지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는 빗물을 가두지 않고 땅속으로 스며드는 '침투형 저류지'가 조성될 계획입니다.

그런데, 재해양형평가서에 침투형 저류지를 만들며 해야 하는 해당 지점의 지질조사에 다른 지형의 수치를 적용했습니다.

저류지 유량에는 시간당 2.5mm의 강우량을 적용했다고 명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침투형 저류지의 위치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가 하면, 적용 강우량도 비가 처음 올 때 구정물을 처리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입니다.

[양성기/제주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침투형 저류지는 하류부에 피해가 가장 적게 예상되는 곳에 지질구조를 고려해서 하는 게 바람직하고요. 시간당 강우량 2.5mm라 한다면 현실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김서준/명지대 토목공학과 연구교수 : "(침투형 저류지는) 오염원들이 하천으로 못 들어가게 초기 우수를 저류하는 굉장히 작은 양을 저류하고 하천으로 보내겠다는 그런 환경적 측면에서의 저류지 설계 매뉴얼인거고요."]

JDC 측은 도로보다 높은 곳에 설계된 저류지의 경우 용량이 넘지 않도록 비상수로로 계획했고, 2개 저류지의 유입관 구조는 실시설계 때 변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침투형 저류지 지질조사 역시 실시설계 때 할 예정으로, 저류지 위치와 시간당 2.5mm 강우량 적용에 대해선 1차적 홍수재해 예방과 지하수 함양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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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DC 과기단지 2단지 “저류지 3곳 형식적”…허가만 받으면 끝?
    • 입력 2020-09-23 21:41:47
    • 수정2020-09-23 21:48:56
    뉴스9(제주)
[앵커]

JDC 첨단과학기술단지 제2단지 조성사업 속보입니다.

이 사업에 대한 재해영향평가에서 침수 우려와 저류지 문제로 잇따라 제동이 걸렸는데요.

KBS 취재진이 실제 사업부지 내 들어설 저류지 3곳의 위치와 용량 등을 확인해 봤는데, 재해예방보다 사업 허가를 받기 위한 형식적인 설계는 아닌지 의문이 들고 있습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재해영향평가심의에서 3차례나 제동이 걸린 JDC 첨단과학기술단지 제2단지 조성 사업.

JDC 측은 사업부지에 모두 3개의 저류지를 만들 계획입니다.

실제 저류지 3곳, 문제가 뭔지 확인해봤습니다.

영주고등학교 인근에 들어설 저류지 2곳 가운데 1곳입니다.

문제는 저류지의 위치입니다.

제가 서 있는 도로에서 성인 키만큼 더 높은 곳에 들어설 예정으로, 물이 넘칠 경우 도로와 바로 옆 가족 공동묘지가 침수될 거란 목소리가 높습니다.

[양성기/제주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도로보다 높으면 안 되는 것이죠. 이 부분은 저류지 설계를 할 때 안정성을 최대한 고려해서 시행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도로보다 높으면 절대 나중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죠."]

영주고 인근 2개 저류지에 빗물이 유입되는 관의 구조도 확인해봤습니다.

유입구에 물넘이 턱이 설계돼 폭우가 오더라도 빗물이 저류지로는 흘러가지 못하고, 빗물이 저류지로 가는 관의 구조도 직각 형태라 물의 흐름 자체를 막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심의위원회에서 폭우 때 저류지가 제 역할을 못 해 물이 하천으로 몰려 저지대 침수를 우려한 대목입니다.

사업부지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는 빗물을 가두지 않고 땅속으로 스며드는 '침투형 저류지'가 조성될 계획입니다.

그런데, 재해양형평가서에 침투형 저류지를 만들며 해야 하는 해당 지점의 지질조사에 다른 지형의 수치를 적용했습니다.

저류지 유량에는 시간당 2.5mm의 강우량을 적용했다고 명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침투형 저류지의 위치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가 하면, 적용 강우량도 비가 처음 올 때 구정물을 처리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입니다.

[양성기/제주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침투형 저류지는 하류부에 피해가 가장 적게 예상되는 곳에 지질구조를 고려해서 하는 게 바람직하고요. 시간당 강우량 2.5mm라 한다면 현실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김서준/명지대 토목공학과 연구교수 : "(침투형 저류지는) 오염원들이 하천으로 못 들어가게 초기 우수를 저류하는 굉장히 작은 양을 저류하고 하천으로 보내겠다는 그런 환경적 측면에서의 저류지 설계 매뉴얼인거고요."]

JDC 측은 도로보다 높은 곳에 설계된 저류지의 경우 용량이 넘지 않도록 비상수로로 계획했고, 2개 저류지의 유입관 구조는 실시설계 때 변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침투형 저류지 지질조사 역시 실시설계 때 할 예정으로, 저류지 위치와 시간당 2.5mm 강우량 적용에 대해선 1차적 홍수재해 예방과 지하수 함양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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