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UAE, 중국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스라엘은 전국 봉쇄

입력 2020.09.24 (18:04) 수정 2020.09.2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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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백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죠.

이런 가운데 아랍에미리트가 지난주 중국 업체의 백신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했는데, 백신의 효능 못지않게 국제정치적 이유때문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바이 지국 연결해서 중동 방역 상황 살펴봅니다.

박석호 특파원, 현재 모든 코로나19 백신이 빨라야 3차 임상실험 단계에 있어서 최종 사용 승인이 나오지 않았잖아요.

그런데도 아랍에미리트가 중국 업체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는 게 좀 뜻밖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랍에미리트 보건예방부가 긴급 사용을 승인한 백신은 중국 업체 시노팜에서 만든 제품입니다.

여러가지 백신 제조 방식 가운데 바이러스를 처리해서 병원성을 잃게 만든, 이른바 불활화 백신인데요.

이 중국 백신은 현재 아랍에미리트에서 3차 임상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자원자 3만 천여 명이 접종했는데 가벼운 인후통 등만 확인했고요.

심각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아랍에미리트 보건 당국의 설명입니다.

만성 질환자 천 명도 접종했는데 합병증도 없었다고 합니다.

아랍에미리트 보건 당국 이야기 들어보시죠.

[압둘 라흐만/UAE 보건예방부 장관 : "연구 결과는 백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절차는 의료진의 엄격한 감독에 따라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아랍에미리트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의료진이 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긴급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또 보건예방부 장관 자신이 직접 나서서 백신을 맞기도 했습니다.

[앵커]

중동에서 미국의 강력한 우방으로 꼽히는 아랍에미리트가 미국과 치열한 경쟁 중인 중국의 백신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아랍에미리트, 안보적인 측면에서 보면 미국의 우방이죠.

하지만 경제에 있어서는 중국과 매우 가깝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두바이의 초고층 건물인 버즈 칼리파가 건물 전체에 '우한 힘내라', 이런 글을 조명하기도 했었죠.

중국의 세계무역 지배 청사진인 이른바 일대일로 계획에 따라 아랍에미리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아랍에미리트에 중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회사가 많습니다.

이 가운데 G42라는 회사가 아랍에미리트 내 시노팜 백신의 임상 실험을 주도했습니다.

[알 다헤리/주중 UAE 대사 : "이런 협력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중국과 UAE 사이의 포괄적 전략 관계에도 힘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앵커]

그래도 중국이 투자를 하는 나라가 많은데, 특별히 아랍에미리트에서 대규모 임상 실험을 진행한 다른 이유도 있지 않나요?

[기자]

네, 아랍에미리트의 독특한 인구 구성도 한 요인입니다.

아랍에미리트는 인구가 약 천만 명인데, 이 가운데 자국민은 10% 정도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 9백만 명은 외국인인데, 인도와 파키스탄은 물론 서양 각국과 필리핀 등 국적이 다양합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인종을 대상을 백신의 안전성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춘 셈입니다.

물론,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7~8백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도,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적극적으로 백신 실험에 나서게 하는 한 요인입니다.

[앵커]

아랍에미리트가 최근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했는데, 이스라엘은 지금 코로나19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이스라엘도 인구 910만 명 가운데 누적 확진자가 20만 명에 이르면서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6월부터 봉쇄를 푸니까 확진자가 급증해서 지난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4천 명 이상씩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3주간 전국에 봉쇄령을 내려 불필요한 외출 등을 제한하기 시작했는데, 이로 인해 하루 신규 확진자는 2천 명 대로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경제 침체로 고통받는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큽니다.

이스라엘 곳곳에서는 봉쇄에 반대하는 시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재 중동지역 누적 확진자를 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30만 명, 이란이 4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여전히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박현성/영상편집:장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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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4 18:04:01
    • 수정2020-09-24 18: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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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백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죠.

이런 가운데 아랍에미리트가 지난주 중국 업체의 백신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했는데, 백신의 효능 못지않게 국제정치적 이유때문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바이 지국 연결해서 중동 방역 상황 살펴봅니다.

박석호 특파원, 현재 모든 코로나19 백신이 빨라야 3차 임상실험 단계에 있어서 최종 사용 승인이 나오지 않았잖아요.

그런데도 아랍에미리트가 중국 업체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는 게 좀 뜻밖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랍에미리트 보건예방부가 긴급 사용을 승인한 백신은 중국 업체 시노팜에서 만든 제품입니다.

여러가지 백신 제조 방식 가운데 바이러스를 처리해서 병원성을 잃게 만든, 이른바 불활화 백신인데요.

이 중국 백신은 현재 아랍에미리트에서 3차 임상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자원자 3만 천여 명이 접종했는데 가벼운 인후통 등만 확인했고요.

심각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아랍에미리트 보건 당국의 설명입니다.

만성 질환자 천 명도 접종했는데 합병증도 없었다고 합니다.

아랍에미리트 보건 당국 이야기 들어보시죠.

[압둘 라흐만/UAE 보건예방부 장관 : "연구 결과는 백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절차는 의료진의 엄격한 감독에 따라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아랍에미리트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의료진이 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긴급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또 보건예방부 장관 자신이 직접 나서서 백신을 맞기도 했습니다.

[앵커]

중동에서 미국의 강력한 우방으로 꼽히는 아랍에미리트가 미국과 치열한 경쟁 중인 중국의 백신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아랍에미리트, 안보적인 측면에서 보면 미국의 우방이죠.

하지만 경제에 있어서는 중국과 매우 가깝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두바이의 초고층 건물인 버즈 칼리파가 건물 전체에 '우한 힘내라', 이런 글을 조명하기도 했었죠.

중국의 세계무역 지배 청사진인 이른바 일대일로 계획에 따라 아랍에미리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아랍에미리트에 중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회사가 많습니다.

이 가운데 G42라는 회사가 아랍에미리트 내 시노팜 백신의 임상 실험을 주도했습니다.

[알 다헤리/주중 UAE 대사 : "이런 협력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중국과 UAE 사이의 포괄적 전략 관계에도 힘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앵커]

그래도 중국이 투자를 하는 나라가 많은데, 특별히 아랍에미리트에서 대규모 임상 실험을 진행한 다른 이유도 있지 않나요?

[기자]

네, 아랍에미리트의 독특한 인구 구성도 한 요인입니다.

아랍에미리트는 인구가 약 천만 명인데, 이 가운데 자국민은 10% 정도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 9백만 명은 외국인인데, 인도와 파키스탄은 물론 서양 각국과 필리핀 등 국적이 다양합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인종을 대상을 백신의 안전성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춘 셈입니다.

물론,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7~8백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도,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적극적으로 백신 실험에 나서게 하는 한 요인입니다.

[앵커]

아랍에미리트가 최근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했는데, 이스라엘은 지금 코로나19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이스라엘도 인구 910만 명 가운데 누적 확진자가 20만 명에 이르면서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6월부터 봉쇄를 푸니까 확진자가 급증해서 지난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4천 명 이상씩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3주간 전국에 봉쇄령을 내려 불필요한 외출 등을 제한하기 시작했는데, 이로 인해 하루 신규 확진자는 2천 명 대로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경제 침체로 고통받는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큽니다.

이스라엘 곳곳에서는 봉쇄에 반대하는 시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재 중동지역 누적 확진자를 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30만 명, 이란이 4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여전히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박현성/영상편집:장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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