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코 앞인데 못 가”…택시 사업구역에 발 묶여

입력 2020.10.07 (23:48) 수정 2020.10.0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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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속초시와 인접한 양양과 고성군 지역 주민들이 택시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군 경계를 넘어간다고 하면, 택시를 잡기가 거의 어려워, 심야 시간에는 집에 가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박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양양군 강현면에 사는 강인령씨는 요즘 택시 잡기가 가장 걱정입니다.

속초에서 학교와 직장을 다녔을 정도로, 속초를 자주 오가지만, 택시를 이용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양양과 속초 콜택시에 모두 전화해도, 배차가 안됩니다.

["(여기까지는 안 들어오나요?) 네, 그 앞까지는 못 들어가요. 다리 건너면. (왜요?) 그 구역이 틀려서, 양양콜 이용하셔야 돼요."]

오가는 버스가 있지만, 밤 9시가 막차이고, 그나마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운행 횟수가 줄었습니다.

[강인령/양양군 강현면 물치리 : "여기가 양양이고 저 앞에 가 속초시인데 속초시까지 걸어가는 거죠. 1.5㎞ 정도 됩니다. 거기까지 걸어가서, 다시 속초 택시에 전화해서 배차를 받고 타고 가는 거죠. 다시 속초로."]

특정 지역 택시는 다른 지역에선 승객을 태울 수 없다는 택시영업 관련 법 때문입니다.

양양 택시가 승객을 태워 속초로 가더라도, 올 때는 빈 차로 와야 한다는 겁니다.

더구나, 양양읍 내에서 외곽인 강현면까지 요금이 만 5천 원 넘게 나오는 반면, 양양 강현에서 속초로 넘어갈 땐 최소 기본요금 거리밖에 되지 않아, 택시 입장에선 수지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양양지역 택시가 속초 인접지역을 기피하는 이유입니다.

[이동섭/양양콜택시 주식회사 상무 : "실질적으로 강현(면)에는 유동인구가 없거든요. 거기서 상주할 수 있는 영업 조건이 안 되고."]

기피 지역에 상주하는 대신 수입을 일부 보장해주는 방안이 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합니다.

[양양군 관계자/음성변조 : "택시가 실제로 거기(외곽지역)에 나가는지 안 나가는지, 안 나가고 청구를 할 수도 있고. 대중교통으로 (택시가) 아직 편입이 안 돼서 그게 강제 배차도 또 힘든 상태거든요."]

이 같은 실정은 속초와 인접한 고성지역도 마찬가지여서,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박상희입니다.

촬영기자:김남범/그래픽:박준희·함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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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초 코 앞인데 못 가”…택시 사업구역에 발 묶여
    • 입력 2020-10-07 23:48:15
    • 수정2020-10-08 14:48:52
    뉴스9(강릉)
[앵커]

속초시와 인접한 양양과 고성군 지역 주민들이 택시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군 경계를 넘어간다고 하면, 택시를 잡기가 거의 어려워, 심야 시간에는 집에 가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박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양양군 강현면에 사는 강인령씨는 요즘 택시 잡기가 가장 걱정입니다.

속초에서 학교와 직장을 다녔을 정도로, 속초를 자주 오가지만, 택시를 이용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양양과 속초 콜택시에 모두 전화해도, 배차가 안됩니다.

["(여기까지는 안 들어오나요?) 네, 그 앞까지는 못 들어가요. 다리 건너면. (왜요?) 그 구역이 틀려서, 양양콜 이용하셔야 돼요."]

오가는 버스가 있지만, 밤 9시가 막차이고, 그나마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운행 횟수가 줄었습니다.

[강인령/양양군 강현면 물치리 : "여기가 양양이고 저 앞에 가 속초시인데 속초시까지 걸어가는 거죠. 1.5㎞ 정도 됩니다. 거기까지 걸어가서, 다시 속초 택시에 전화해서 배차를 받고 타고 가는 거죠. 다시 속초로."]

특정 지역 택시는 다른 지역에선 승객을 태울 수 없다는 택시영업 관련 법 때문입니다.

양양 택시가 승객을 태워 속초로 가더라도, 올 때는 빈 차로 와야 한다는 겁니다.

더구나, 양양읍 내에서 외곽인 강현면까지 요금이 만 5천 원 넘게 나오는 반면, 양양 강현에서 속초로 넘어갈 땐 최소 기본요금 거리밖에 되지 않아, 택시 입장에선 수지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양양지역 택시가 속초 인접지역을 기피하는 이유입니다.

[이동섭/양양콜택시 주식회사 상무 : "실질적으로 강현(면)에는 유동인구가 없거든요. 거기서 상주할 수 있는 영업 조건이 안 되고."]

기피 지역에 상주하는 대신 수입을 일부 보장해주는 방안이 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합니다.

[양양군 관계자/음성변조 : "택시가 실제로 거기(외곽지역)에 나가는지 안 나가는지, 안 나가고 청구를 할 수도 있고. 대중교통으로 (택시가) 아직 편입이 안 돼서 그게 강제 배차도 또 힘든 상태거든요."]

이 같은 실정은 속초와 인접한 고성지역도 마찬가지여서,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박상희입니다.

촬영기자:김남범/그래픽:박준희·함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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