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역사 고창 염전, ‘생존 위기’

입력 2020.10.09 (07:32) 수정 2020.10.1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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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70여 년 동안 천일염을 생산해온 고창 염전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맺은 전매 계약이 올해부터 끊긴 데다 소금값도 수년째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연인지, 박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백만 제곱미터, 축구장 280개 규모인 고창 염전입니다.

수십 년 동안 고급 천일염을 만들어왔던 염전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생산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 염전을 소유하고 이곳에서 생산한 소금을 사들였던 삼양 염업사가 올해부터 계약을 끊고, 염전 터마저 태양광 발전 업체에 팔았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소금을 생산해 온 주민들에게는 판매 허가권도 없습니다.

[천일염 생산자 : "우리가 소금 생산만 하고 판매는 하지 않겠다. 임대차 계약서를 써야 하는데 그걸 안 해줬기 때문에..."]

마땅한 판매처를 찾지 못한 채 쌓여 있는 천일염이 이곳에만 백 톤이 넘습니다.

앞으로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해마다 폭락하고 있는 천일염 가격도 주민들의 마음을 허탈하게 합니다.

한 때 8천 원 가까웠던 천일염 20kg, 한 포대 가격은 지난해 기준으로 2천 원 안팎까지 떨어졌습니다.

수년 전부터 값싼 중국산 소금이 국내 시장에 밀려 들어온 데다, 젓갈과 김치 등 짠 음식을 꺼리는 식습관에 따라 수요도 감소했습니다.

[천일염 생산자 : "정부에서 소금 가격을 싹 정해서, 5천 원이면 5천 원, 6천 원이면 6천 원. 그렇게 정해서 해주면 좋겠는데 그거 아닌 이상은 1,900원짜리까지 있다니까요. 소금 한 가마니에."]

한때는 주민 등 3백여 명이 고창 염전을 일궈왔지만, 이제 20명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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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년 역사 고창 염전, ‘생존 위기’
    • 입력 2020-10-09 07:32:04
    • 수정2020-10-13 10:45:32
    뉴스광장(전주)
[앵커]

지난 70여 년 동안 천일염을 생산해온 고창 염전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맺은 전매 계약이 올해부터 끊긴 데다 소금값도 수년째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연인지, 박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백만 제곱미터, 축구장 280개 규모인 고창 염전입니다.

수십 년 동안 고급 천일염을 만들어왔던 염전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생산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 염전을 소유하고 이곳에서 생산한 소금을 사들였던 삼양 염업사가 올해부터 계약을 끊고, 염전 터마저 태양광 발전 업체에 팔았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소금을 생산해 온 주민들에게는 판매 허가권도 없습니다.

[천일염 생산자 : "우리가 소금 생산만 하고 판매는 하지 않겠다. 임대차 계약서를 써야 하는데 그걸 안 해줬기 때문에..."]

마땅한 판매처를 찾지 못한 채 쌓여 있는 천일염이 이곳에만 백 톤이 넘습니다.

앞으로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해마다 폭락하고 있는 천일염 가격도 주민들의 마음을 허탈하게 합니다.

한 때 8천 원 가까웠던 천일염 20kg, 한 포대 가격은 지난해 기준으로 2천 원 안팎까지 떨어졌습니다.

수년 전부터 값싼 중국산 소금이 국내 시장에 밀려 들어온 데다, 젓갈과 김치 등 짠 음식을 꺼리는 식습관에 따라 수요도 감소했습니다.

[천일염 생산자 : "정부에서 소금 가격을 싹 정해서, 5천 원이면 5천 원, 6천 원이면 6천 원. 그렇게 정해서 해주면 좋겠는데 그거 아닌 이상은 1,900원짜리까지 있다니까요. 소금 한 가마니에."]

한때는 주민 등 3백여 명이 고창 염전을 일궈왔지만, 이제 20명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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