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비로 ‘性 박물관’을? 감사 적발에도 회수된 돈 0원

입력 2020.10.15 (06:35) 수정 2020.10.1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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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국정감사 때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게 뭐였는지 기억하십니까?

아이들에게 써야 할 돈을 엉뚱한 곳에다 쓴 사립유치원들 문제였죠.

이후 이른바 '유치원 3법'이 마련되면서 이 문제는 잊혀졌는데요.

그런데 저희 취재진이 확인해 보니까 상당수 사립유치원들이 감사 결과에 따른 행정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국 시도 교육청은 감사 결과 문제가 드러난 유치원들을 상대로 잘못된 부분을 고치라는 '행정 처분'을 내립니다.

그런데 이 처분, 과연 잘 이행되고 있을까요.

KBS는 권인숙 의원실에 의뢰해 전국 교육청이 파악한 지난 7년 치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감사 결과로 드러난 문제점을 여전히 고치지 않고 있는 유치원은 모두 186곳으로 확인됐습니다.

잘못 쓴 돈을 아이 부모들에게 돌려주거나, 국고에 반납하거나 해야 하는데 이행을 안 하고 있는 겁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모두 273억 원입니다.

이들 유치원이 어딘지는 KBS 뉴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이 가운데 반환해야 할 금액이 많은 상위 5곳을 꼽아봤더니 모두 경기도에 있는 유치원들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돈을 어떻게 썼고, 왜 아직까지 반납하지 않고 있는지 그 실태를 송락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반환하지 않은 금액 41억 원, 1위를 기록한 유치원입니다.

유치원비로 19세 이상 성인만 출입할 수 있는 '성 박물관'의 입장권을 끊는가 하면, 백화점에서 각종 고가품과 속옷까지 샀다가 교육청 감사에 적발됐습니다.

부당하게 쓴 돈을 학부모와 국가에 돌려주라는 행정처분이 내려졌지만, 4년째 감감무소식입니다.

참다못한 학부모들, 유치원 상대로 반환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유치원 환급 소송 학부모/음성변조 : "사실 저는 돈을 받는다 이거보다도 우리를 우습게 알고 여태까지 많은 해 동안 해 먹었으니까 이제는 앞으로는 그거라도 못하게 해야겠다는 마음은 있었어요."]

이 유치원 이사장이 소유한 또 다른 유치원, 미반환 금액이 9억 원으로 5위입니다.

감사를 무마하려고 교육청 관계자에게 금 기념패를 뇌물로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곽○○/유치원 이사장/음성변조 : "(KBS에서 나왔는데요. 교육청에서 감사 결과 나왔는데 계속 이행하지 않는 이유가?) 할 말 없다고요."]

이사장 곽 씨는 감사 결과가 부당해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며, 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입장을 전했습니다.

'미반납 금액 4위'를 기록한 경기도의 또 다른 유치원, 2018년 교육청 감사 결과 원장 명의로 된 외제 고가 차량 리스 비용을 쓰는 등 10억 원을 부당하게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곳 역시 승복할 수 없다며 소송 중입니다.

[권○○/유치원 원장/음성변조 : "저 같은 경우는 법으로 소송하면 당연히 사실확인서가 다 있기 때문에, 증빙자료가 다 있기 때문에 (감사처분을) 이행 안 해도 된다."]

부당 사용액이 각각 21억, 12억 원으로 2위와 3위를 기록한 유치원.

두 곳 모두 교재와 교구를 납품받은 것처럼 '가장 거래'를 했다가 적발됐습니다.

이 유치원과 같은 건물엔 유치원장이 대표로 있는 영어학원이 있습니다.

여러 유치원에 교구재를 납품한 것으로 계약돼 있었는데 모두 허위로 드러났습니다.

유치원과 거래했다는 다른 교구재 업체 주소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일반 가정집이었습니다.

이들 유치원은 학부모들에게 5억 원 정도를 돌려줬다며 나머지 금액도 반환 조치를 성실히 이행할 거라고 전했습니다.

취재진이 꼽은 1위부터 5위까지 다섯 곳 유치원이 아직 반납하지 않은 돈만 91억 원.

대부분 국민들 세금이고 학부모들 지갑에서 나온 돈입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 박세준/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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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15 06:35:55
    • 수정2020-10-15 08: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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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국정감사 때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게 뭐였는지 기억하십니까?

아이들에게 써야 할 돈을 엉뚱한 곳에다 쓴 사립유치원들 문제였죠.

이후 이른바 '유치원 3법'이 마련되면서 이 문제는 잊혀졌는데요.

그런데 저희 취재진이 확인해 보니까 상당수 사립유치원들이 감사 결과에 따른 행정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국 시도 교육청은 감사 결과 문제가 드러난 유치원들을 상대로 잘못된 부분을 고치라는 '행정 처분'을 내립니다.

그런데 이 처분, 과연 잘 이행되고 있을까요.

KBS는 권인숙 의원실에 의뢰해 전국 교육청이 파악한 지난 7년 치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감사 결과로 드러난 문제점을 여전히 고치지 않고 있는 유치원은 모두 186곳으로 확인됐습니다.

잘못 쓴 돈을 아이 부모들에게 돌려주거나, 국고에 반납하거나 해야 하는데 이행을 안 하고 있는 겁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모두 273억 원입니다.

이들 유치원이 어딘지는 KBS 뉴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이 가운데 반환해야 할 금액이 많은 상위 5곳을 꼽아봤더니 모두 경기도에 있는 유치원들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돈을 어떻게 썼고, 왜 아직까지 반납하지 않고 있는지 그 실태를 송락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반환하지 않은 금액 41억 원, 1위를 기록한 유치원입니다.

유치원비로 19세 이상 성인만 출입할 수 있는 '성 박물관'의 입장권을 끊는가 하면, 백화점에서 각종 고가품과 속옷까지 샀다가 교육청 감사에 적발됐습니다.

부당하게 쓴 돈을 학부모와 국가에 돌려주라는 행정처분이 내려졌지만, 4년째 감감무소식입니다.

참다못한 학부모들, 유치원 상대로 반환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유치원 환급 소송 학부모/음성변조 : "사실 저는 돈을 받는다 이거보다도 우리를 우습게 알고 여태까지 많은 해 동안 해 먹었으니까 이제는 앞으로는 그거라도 못하게 해야겠다는 마음은 있었어요."]

이 유치원 이사장이 소유한 또 다른 유치원, 미반환 금액이 9억 원으로 5위입니다.

감사를 무마하려고 교육청 관계자에게 금 기념패를 뇌물로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곽○○/유치원 이사장/음성변조 : "(KBS에서 나왔는데요. 교육청에서 감사 결과 나왔는데 계속 이행하지 않는 이유가?) 할 말 없다고요."]

이사장 곽 씨는 감사 결과가 부당해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며, 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입장을 전했습니다.

'미반납 금액 4위'를 기록한 경기도의 또 다른 유치원, 2018년 교육청 감사 결과 원장 명의로 된 외제 고가 차량 리스 비용을 쓰는 등 10억 원을 부당하게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곳 역시 승복할 수 없다며 소송 중입니다.

[권○○/유치원 원장/음성변조 : "저 같은 경우는 법으로 소송하면 당연히 사실확인서가 다 있기 때문에, 증빙자료가 다 있기 때문에 (감사처분을) 이행 안 해도 된다."]

부당 사용액이 각각 21억, 12억 원으로 2위와 3위를 기록한 유치원.

두 곳 모두 교재와 교구를 납품받은 것처럼 '가장 거래'를 했다가 적발됐습니다.

이 유치원과 같은 건물엔 유치원장이 대표로 있는 영어학원이 있습니다.

여러 유치원에 교구재를 납품한 것으로 계약돼 있었는데 모두 허위로 드러났습니다.

유치원과 거래했다는 다른 교구재 업체 주소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일반 가정집이었습니다.

이들 유치원은 학부모들에게 5억 원 정도를 돌려줬다며 나머지 금액도 반환 조치를 성실히 이행할 거라고 전했습니다.

취재진이 꼽은 1위부터 5위까지 다섯 곳 유치원이 아직 반납하지 않은 돈만 91억 원.

대부분 국민들 세금이고 학부모들 지갑에서 나온 돈입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 박세준/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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