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특별 방역’?…만덕동 ‘무늬’만 강력 조치

입력 2020.10.15 (15:34) 수정 2020.10.1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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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6만 명 남짓 되는 부산 북구 만덕동이 이번에는 제대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달 초, 한 차례 홍역을 치렀건만, 잠잠해지는가 했던 코로나 감염은 보름 만에 다시 동네를 흔들고 말았습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동(洞)' 단위에 대한 '특별 방역조치'까지 내려진 곳이었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요. 특별 방역조치에 허점이 있었던 건 아닐까 알아봤습니다.


■ 주민 민원 잇따르자 규제 해제 '줏대 없는' 행정

지난 1일, 입구에 출입금지 테이프가 둘러져 있던 부산 만덕동의 한 공원. 당시, 만덕동에서는 목욕탕과 음식점 등에서 시작한 감염이 빠르게 번지며 모두 30여 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북구 주민들은 보건당국이 허술하게 방역대책을 마련해 지역 내 감염이 확산된 거라며 북구청과 북구보건소에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급기야 부산시와 부산 북구가 '특별 방역조치'를 시행하겠다며 전국에서 처음으로 '동' 단위에 대한 이른바, 맞춤형 '핀셋' 대책을 내렸지요. 그 중에 포함돼 있던 게 바로 관내 소공원 18곳 폐쇄 조치입니다. 이 조치, 불과 10여 일 만에 해제됐습니다. 북구청에 이유를 알아 보니, 이 동네에 나이 든 고령 인구가 많은데 노인들이 갈 곳이 없다는 민원이 많아 그랬다는 겁니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완화하기로 한 시기, 그 시기에 맞춰 소공원 폐쇄 조치는 해제됐습니다. 주민들의 항의에 서둘러 '특별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또 항의하면 슬그머니 한 발 물러서는, '줏대없는'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전국 최초 '동' 단위 특별 대책의 핵심?…'동네 식당' 제한 조치

어제(14일)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정명희 부산시 북구청장 등이 주재하는 특별 대책회의가 열렸습니다. 부산의 요양병원 한 곳에서 53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온 직후 긴급하게 마련된 자리였는데요. 여기서 도출된 대책은 쉽게 말해 기존의 '특별 방역조치'를 2주간 연장한다는 거였습니다. '소공원 폐쇄' 조치도 슬그머니 해제한 마당에 어떤 강력한 조치를 2주 연장하겠다는 건지 궁금해 확인해 봤습니다. 전국 최초 '동' 단위에 대한 특별 대책, 알고 봤더니 이름만 '특별' 대책이지 내용은 '특별'한 게 전혀 없었습니다. 부산 전체에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치와 차별화되는 점은 딱 한 가지, '150제곱미터 이하 음식점에 대한 방역수칙 준수'였습니다. 90명에 이르는 관련 확진자가 발생한 긴급하고 다급한 상황에 특단의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고작 '동네 식당에 대한 집합제한' 조치였던 셈입니다.


■ 만덕동 '특별 방역대책'의 성패, '감염 확산세 여부'에 달렸다

상황이 불안하게 돌아가자, 북구청은 다시 오늘(15일)에서야 또 대책을 수정했습니다. 출입금지를 해제했던 소공원에 대해 다시 출입금지를 하겠다고 했는데요. 방역 대책 수립이라는 것이 '감염 확산'을 막으면서 '경제 피해 최소화'도 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긴 하겠지만, 일관성 없이 이랬다저랬다 하며 실효성을 떨어뜨려서는 안 되겠지요. 부산 북구청의 전국 최초 '동' 단위 특별 방역조치,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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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특별 방역’?…만덕동 ‘무늬’만 강력 조치
    • 입력 2020-10-15 15:34:12
    • 수정2020-10-15 15:35:06
    취재K
인구 6만 명 남짓 되는 부산 북구 만덕동이 이번에는 제대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달 초, 한 차례 홍역을 치렀건만, 잠잠해지는가 했던 코로나 감염은 보름 만에 다시 동네를 흔들고 말았습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동(洞)' 단위에 대한 '특별 방역조치'까지 내려진 곳이었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요. 특별 방역조치에 허점이 있었던 건 아닐까 알아봤습니다.


■ 주민 민원 잇따르자 규제 해제 '줏대 없는' 행정

지난 1일, 입구에 출입금지 테이프가 둘러져 있던 부산 만덕동의 한 공원. 당시, 만덕동에서는 목욕탕과 음식점 등에서 시작한 감염이 빠르게 번지며 모두 30여 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북구 주민들은 보건당국이 허술하게 방역대책을 마련해 지역 내 감염이 확산된 거라며 북구청과 북구보건소에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급기야 부산시와 부산 북구가 '특별 방역조치'를 시행하겠다며 전국에서 처음으로 '동' 단위에 대한 이른바, 맞춤형 '핀셋' 대책을 내렸지요. 그 중에 포함돼 있던 게 바로 관내 소공원 18곳 폐쇄 조치입니다. 이 조치, 불과 10여 일 만에 해제됐습니다. 북구청에 이유를 알아 보니, 이 동네에 나이 든 고령 인구가 많은데 노인들이 갈 곳이 없다는 민원이 많아 그랬다는 겁니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완화하기로 한 시기, 그 시기에 맞춰 소공원 폐쇄 조치는 해제됐습니다. 주민들의 항의에 서둘러 '특별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또 항의하면 슬그머니 한 발 물러서는, '줏대없는'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전국 최초 '동' 단위 특별 대책의 핵심?…'동네 식당' 제한 조치

어제(14일)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정명희 부산시 북구청장 등이 주재하는 특별 대책회의가 열렸습니다. 부산의 요양병원 한 곳에서 53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온 직후 긴급하게 마련된 자리였는데요. 여기서 도출된 대책은 쉽게 말해 기존의 '특별 방역조치'를 2주간 연장한다는 거였습니다. '소공원 폐쇄' 조치도 슬그머니 해제한 마당에 어떤 강력한 조치를 2주 연장하겠다는 건지 궁금해 확인해 봤습니다. 전국 최초 '동' 단위에 대한 특별 대책, 알고 봤더니 이름만 '특별' 대책이지 내용은 '특별'한 게 전혀 없었습니다. 부산 전체에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치와 차별화되는 점은 딱 한 가지, '150제곱미터 이하 음식점에 대한 방역수칙 준수'였습니다. 90명에 이르는 관련 확진자가 발생한 긴급하고 다급한 상황에 특단의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고작 '동네 식당에 대한 집합제한' 조치였던 셈입니다.


■ 만덕동 '특별 방역대책'의 성패, '감염 확산세 여부'에 달렸다

상황이 불안하게 돌아가자, 북구청은 다시 오늘(15일)에서야 또 대책을 수정했습니다. 출입금지를 해제했던 소공원에 대해 다시 출입금지를 하겠다고 했는데요. 방역 대책 수립이라는 것이 '감염 확산'을 막으면서 '경제 피해 최소화'도 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긴 하겠지만, 일관성 없이 이랬다저랬다 하며 실효성을 떨어뜨려서는 안 되겠지요. 부산 북구청의 전국 최초 '동' 단위 특별 방역조치,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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