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美 실업률 떨어졌다지만…일자리 회복 ‘부익부 빈익빈’

입력 2020.10.15 (18:06) 수정 2020.10.1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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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피해,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도 예외는 아닌데요.

코로나19 이전보다 네 배 이상 치솟았던 실업률이 7%대까지 내려가면서 고비를 넘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이게 속을 들여다보면 질좋은 회복이 아니라고 합니다.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뉴욕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한보경 특파원, 일단 미국 실업률이 최근 들어 하락하고 있다는 건 일단 반가운 소식이겠어요?

[기자]

네, 코로나19 이전 미국 실업률은 3%대였습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이사회가 '완전 고용' 수준으로 보는 게 3%인데, 거의 그 수준이었죠.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터지면서 바로 4월에 15% 가까이까지 뛰어올랐습니다.

그러다가 8월 실업률이 다섯 달 만에 한 자릿수대로 내려왔고, 지난달 9월 실업률은 7.9%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최악의 실업난에선 벗어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떨어지고 있는 추세긴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일자리 회복 추세 얘기할 때 우리가 실업률 말고 들여다보는 게 신규 일자리 개수인데요.

이 증가세가 굉장히 더딥니다.

지난 6월에 역대 최다인 479만개 일자리가 새로 생겼는데, 7월엔 173만 개, 8월에 137만 개, 그리고 9월엔 66만 개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넉 달 연속 늘고는 있는데 그 오름폭은 계속 줄어들고 있죠.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라진 일자리가 미국에서 2천만 개로 추산되는데, 이걸 회복하려면 아직 천 만여 개 일자리가 더 필요하다는 계산입니다.

전문가들은 2023년까지도 미국 노동시장이 회복되지 못할 걸로 보고 있습니다.

그 이후는 돼 봐야 알 거고요.

[앵커]

실업률 낮아졌다고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네요.

[기자]

네, 그렇게 봐야 할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인종별 실업률 격차가 큰 걸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질이 좋지 않은 회복이라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다섯 달 만에 8월 실업률이 한 자릿수대로 내려왔다고 앞에서 말씀드렸는데, 8월에 백인 실업률은 7.3%, 흑인 실업률은 13%였습니다.

9월에도 백인 7%, 흑인 12.1%로 나왔는데요.

이 백인-흑인 간 실업률 격차가 거의 6년 만에 최대 수준이라고 합니다.

[앵커]

남성과 여성의 차이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달에만 61만7천여명의 여성들이 직장을 떠난 걸로 집계됐는데, 남성은 이 숫자가 7만 8천명에 불과합니다.

직장 떠난 여성의 절반은 35살에서 44살의 황금연령대였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번 코로나19 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업종이 식당, 호텔 등의 접객 서비스 업종인데, 이쪽에서 일하는 분들이 아무래도 여성들이 많다 보니 그렇고, 또 하나는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계속 하게 되면서 자녀 양육으로 일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많아진 점도 무시 못 할 거 같습니다.

[앵커]

IMF도 관련 보고서 냈죠?

[기자]

네, 먼저 IMF가 지난 7월에 낸 보고서를 보면, 미국 여성 근로자의 약 54%가 원격으로, 그러니까 집에서 일할 수 없는 업종에 고용돼 있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전염병으로 인해 실직할 가능성이 여성이 굉장히 높다는 의미입니다.

이게 현실화되고 있다는 건데요.

IMF는 "기존의 불황기와 달리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여성 실업 문제는 특히 더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성별에 따른 불평등의 지속적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맞춤형 정책 시행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자녀들을 돌볼 수 있게 육아휴직 사용을 장려하는 걸 예로 들었습니다.

[앵커]

일자리 문제가 해결 안되면 성장도 더딜 거고, 경제적 취약계층도 더 늘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세계은행이 예상했는데요.

이번 코로나19로 올해 말에는 전 세계에서 최대 1억 천400만 명이 극빈층으로 전락할 것로 내다봤습니다.

세계은행이 말하는 극빈층은 하루 생활비 1.9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 2300원 이하를 버는 계층인데요.

전 세계 인구 중 이 극빈층 비율이 올해는 3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거라고 세계은행은 전망했습니다.

경제적 취약계층은 전염병에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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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美 실업률 떨어졌다지만…일자리 회복 ‘부익부 빈익빈’
    • 입력 2020-10-15 18:06:39
    • 수정2020-10-15 18:33:15
    통합뉴스룸ET
[앵커]

코로나19 피해,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도 예외는 아닌데요.

코로나19 이전보다 네 배 이상 치솟았던 실업률이 7%대까지 내려가면서 고비를 넘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이게 속을 들여다보면 질좋은 회복이 아니라고 합니다.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뉴욕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한보경 특파원, 일단 미국 실업률이 최근 들어 하락하고 있다는 건 일단 반가운 소식이겠어요?

[기자]

네, 코로나19 이전 미국 실업률은 3%대였습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이사회가 '완전 고용' 수준으로 보는 게 3%인데, 거의 그 수준이었죠.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터지면서 바로 4월에 15% 가까이까지 뛰어올랐습니다.

그러다가 8월 실업률이 다섯 달 만에 한 자릿수대로 내려왔고, 지난달 9월 실업률은 7.9%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최악의 실업난에선 벗어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떨어지고 있는 추세긴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일자리 회복 추세 얘기할 때 우리가 실업률 말고 들여다보는 게 신규 일자리 개수인데요.

이 증가세가 굉장히 더딥니다.

지난 6월에 역대 최다인 479만개 일자리가 새로 생겼는데, 7월엔 173만 개, 8월에 137만 개, 그리고 9월엔 66만 개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넉 달 연속 늘고는 있는데 그 오름폭은 계속 줄어들고 있죠.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라진 일자리가 미국에서 2천만 개로 추산되는데, 이걸 회복하려면 아직 천 만여 개 일자리가 더 필요하다는 계산입니다.

전문가들은 2023년까지도 미국 노동시장이 회복되지 못할 걸로 보고 있습니다.

그 이후는 돼 봐야 알 거고요.

[앵커]

실업률 낮아졌다고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네요.

[기자]

네, 그렇게 봐야 할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인종별 실업률 격차가 큰 걸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질이 좋지 않은 회복이라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다섯 달 만에 8월 실업률이 한 자릿수대로 내려왔다고 앞에서 말씀드렸는데, 8월에 백인 실업률은 7.3%, 흑인 실업률은 13%였습니다.

9월에도 백인 7%, 흑인 12.1%로 나왔는데요.

이 백인-흑인 간 실업률 격차가 거의 6년 만에 최대 수준이라고 합니다.

[앵커]

남성과 여성의 차이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달에만 61만7천여명의 여성들이 직장을 떠난 걸로 집계됐는데, 남성은 이 숫자가 7만 8천명에 불과합니다.

직장 떠난 여성의 절반은 35살에서 44살의 황금연령대였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번 코로나19 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업종이 식당, 호텔 등의 접객 서비스 업종인데, 이쪽에서 일하는 분들이 아무래도 여성들이 많다 보니 그렇고, 또 하나는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계속 하게 되면서 자녀 양육으로 일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많아진 점도 무시 못 할 거 같습니다.

[앵커]

IMF도 관련 보고서 냈죠?

[기자]

네, 먼저 IMF가 지난 7월에 낸 보고서를 보면, 미국 여성 근로자의 약 54%가 원격으로, 그러니까 집에서 일할 수 없는 업종에 고용돼 있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전염병으로 인해 실직할 가능성이 여성이 굉장히 높다는 의미입니다.

이게 현실화되고 있다는 건데요.

IMF는 "기존의 불황기와 달리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여성 실업 문제는 특히 더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성별에 따른 불평등의 지속적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맞춤형 정책 시행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자녀들을 돌볼 수 있게 육아휴직 사용을 장려하는 걸 예로 들었습니다.

[앵커]

일자리 문제가 해결 안되면 성장도 더딜 거고, 경제적 취약계층도 더 늘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세계은행이 예상했는데요.

이번 코로나19로 올해 말에는 전 세계에서 최대 1억 천400만 명이 극빈층으로 전락할 것로 내다봤습니다.

세계은행이 말하는 극빈층은 하루 생활비 1.9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 2300원 이하를 버는 계층인데요.

전 세계 인구 중 이 극빈층 비율이 올해는 3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거라고 세계은행은 전망했습니다.

경제적 취약계층은 전염병에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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