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견학 1년 만에 재개…14일 전 신청·개인도 가능

입력 2020.10.1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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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판문점 견학이 다음 달 4일 시범실시를 거쳐 본격적으로 재개됩니다. 지난해 10월 정부와 유엔사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 차원에서 판문점 견학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지 1년 여 만입니다.

신청기간 '60일 전→14일 전' 단축...개인·가족 단위 신청도 가능

통일부는 오늘(19일) 정례브리핑에서 다음달 4일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을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해 오던 판문점 견학은 지난해 경기도 파주시에서 아프라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정부와 유엔사가 ASF 확산 방지를 위해 10월 1일부터 전면 중단했고, 올해 코로나19까지 발생하면서 1년 넘게 중단 방침이 이어져 왔는데요. 통일부는 "파주 지역은 올해 6월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11월 4일부터 새로운 체계로 판문점 견학을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13개월 만에 재개되는 판문점 견학은 신청 절차 등이 대폭 개선됐습니다. 우선 그동안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으로 분산돼있던 판문점 견학 창구가 새로 설치된 통일부 '판문점 견학 지원센터'로 일원화됩니다. 종전에는 일반 국민은 국가정보원 홈페이지, 학생·교사·공무원은 남북회담본부 홈페이지, 외국인은 여행사를 통해 신청을 받아왔던 것을 통일부 단일 창구로 통합한 것입니다.

견학 신청 기간도 견학일 최소 60일 전까지 신청해야 했던 것에서 대폭 단축돼 견학일 14일 전까지만 신청하면 됩니다. 견학 신청 연령도 만 10세 이상에서 만 8세 이상으로 낮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도 견학이 가능해졌습니다. 또 이전에는 단체 단위(30~40명) 견학만 허용됐지만, 다음 달부터는 개인·가족 단위(최대 5명)로도 자유롭게 신청이 가능합니다.

판문점 견학은 다음 달 4일 80명 규모로 시범 견학을 실시한 뒤 이틀 뒤인 6일부터 본격 시행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홈페이지(http://www.panmuntour.g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자유의집·군정회의실·도보다리 등 둘러보는 코스

판문점 견학에 참여하게 되면 우선 파주 임진각에 있는 판문점 견학 안내소에 집결해 신원 확인과 방역 조치를 거친 뒤 버스를 타고 통일대교를 건너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후 JSA 경비대대에서 유엔사의 안내를 받아 유엔사 버스로 갈아타고 판문점으로 이동합니다.


판문점에 도착한 뒤 견학 코스는 다섯 장소로 구성돼 있습니다. 판문점 남측의 대표적인 건물인 자유의집에서 시작해 군사분계선 위에 걸쳐있는 군사정전위 회담장(T2)을 거쳐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 정상이 기념식수를 했던 장소에 도착합니다. 이어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이른바 '도보다리 회담'이라는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던 도보다리를 둘러본 뒤, 1984년 판문점 근무 당시 북한군과의 교전 과정에서 숨진 故장명기 상병의 추모비를 끝으로 판문점 견학이 마무리됩니다.

통일부는 견학 재개 초기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기존의 절반 규모로 시작한 뒤 향후 견학 횟수와 규모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판문점을 시작으로 'DMZ 평화의 길' 개방 확대 등 비무장지대 개방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상기 대변인은 "판문점 선언의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르면 판문점의 자유 왕래도 합의한 바 있지만, 아직 이와 관련해서 북측과 합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 측과 유엔사 간에는 관련 협의를 계속해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일부 "방역 등 우려 없도록 조치"... 유엔사 "환영"

방역 차원에서 견학이 중단됐던 만큼 견학 재개가 방역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통일부는 견학이 이뤄지는 파주 지역에서 지난 6월 이후 ASF가 발생하지 않았고, 최근 ASF가 발생한 강원도 화천 지역도 견학 지점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어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방역 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방역 대책을 세웠고, 동선별로 철저한 방역 조치를 했다고 강조했는데요. 멧돼지 차단 철조망을 설치하고 드나드는 차량을 소독하는 등 ASF 방역을 강화하고, 출입자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손 소독, 시설 및 차량 소독 등 코로나19 방역 지침도 준수한다는 방침입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견학 재개를 두고 북측과 협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북측과 협의한 바는 없다"며 북측에 통지문이나 연락선을 통해 견학 재개를 알린 바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판문점은 (남북) 쌍방 모두 비무장 상태로 경비 인원이 근무를 하고 있고 판문점 견학을 재개하는 데 안전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판문점 견학을 재개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일각의 비판적 시각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판문점 견학은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북측과의 협력사업도 아니다"라며 "방역상의 문제가 없는지, 또 견학 참여자들의 물리적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이중, 삼중으로 점검을 마친 뒤 견학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2010년 천안함 사건과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에도 판문점 견학은 정상적으로 실시됐고,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에도 10일정도 중단한 뒤 곧바로 재개된 바 있다는 것이 통일부의 설명입니다.

통일부가 19일 판문점 견학 재개를 발표한 뒤 유엔사령부가 트위터에 올린 글.통일부가 19일 판문점 견학 재개를 발표한 뒤 유엔사령부가 트위터에 올린 글.

이번 판문점 견학 재개 조치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외국인의 견학은 현재 유엔사령부가 담당하고 있는데요. 오늘 통일부의 발표에 대해 유엔사는 트위터를 통해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유엔사는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유엔군 사령관(주한미군 사령관 겸임)이 한국 정부와 코로나19 완화 조치와 관련한 검토와 협의를 거쳐 일반인들이 조만간 판문점 정기 견학을 시작하도록 승인했다"며 "곧 일반 대중에게 재개 날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는데요. 내국인 견학 재개가 확정되면서, 외국인 대상의 판문점 견학도 곧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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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문점 견학 1년 만에 재개…14일 전 신청·개인도 가능
    • 입력 2020-10-19 18:32:29
    취재K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판문점 견학이 다음 달 4일 시범실시를 거쳐 본격적으로 재개됩니다. 지난해 10월 정부와 유엔사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 차원에서 판문점 견학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지 1년 여 만입니다.

신청기간 '60일 전→14일 전' 단축...개인·가족 단위 신청도 가능

통일부는 오늘(19일) 정례브리핑에서 다음달 4일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을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해 오던 판문점 견학은 지난해 경기도 파주시에서 아프라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정부와 유엔사가 ASF 확산 방지를 위해 10월 1일부터 전면 중단했고, 올해 코로나19까지 발생하면서 1년 넘게 중단 방침이 이어져 왔는데요. 통일부는 "파주 지역은 올해 6월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11월 4일부터 새로운 체계로 판문점 견학을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13개월 만에 재개되는 판문점 견학은 신청 절차 등이 대폭 개선됐습니다. 우선 그동안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으로 분산돼있던 판문점 견학 창구가 새로 설치된 통일부 '판문점 견학 지원센터'로 일원화됩니다. 종전에는 일반 국민은 국가정보원 홈페이지, 학생·교사·공무원은 남북회담본부 홈페이지, 외국인은 여행사를 통해 신청을 받아왔던 것을 통일부 단일 창구로 통합한 것입니다.

견학 신청 기간도 견학일 최소 60일 전까지 신청해야 했던 것에서 대폭 단축돼 견학일 14일 전까지만 신청하면 됩니다. 견학 신청 연령도 만 10세 이상에서 만 8세 이상으로 낮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도 견학이 가능해졌습니다. 또 이전에는 단체 단위(30~40명) 견학만 허용됐지만, 다음 달부터는 개인·가족 단위(최대 5명)로도 자유롭게 신청이 가능합니다.

판문점 견학은 다음 달 4일 80명 규모로 시범 견학을 실시한 뒤 이틀 뒤인 6일부터 본격 시행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홈페이지(http://www.panmuntour.g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자유의집·군정회의실·도보다리 등 둘러보는 코스

판문점 견학에 참여하게 되면 우선 파주 임진각에 있는 판문점 견학 안내소에 집결해 신원 확인과 방역 조치를 거친 뒤 버스를 타고 통일대교를 건너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후 JSA 경비대대에서 유엔사의 안내를 받아 유엔사 버스로 갈아타고 판문점으로 이동합니다.


판문점에 도착한 뒤 견학 코스는 다섯 장소로 구성돼 있습니다. 판문점 남측의 대표적인 건물인 자유의집에서 시작해 군사분계선 위에 걸쳐있는 군사정전위 회담장(T2)을 거쳐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 정상이 기념식수를 했던 장소에 도착합니다. 이어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이른바 '도보다리 회담'이라는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던 도보다리를 둘러본 뒤, 1984년 판문점 근무 당시 북한군과의 교전 과정에서 숨진 故장명기 상병의 추모비를 끝으로 판문점 견학이 마무리됩니다.

통일부는 견학 재개 초기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기존의 절반 규모로 시작한 뒤 향후 견학 횟수와 규모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판문점을 시작으로 'DMZ 평화의 길' 개방 확대 등 비무장지대 개방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상기 대변인은 "판문점 선언의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르면 판문점의 자유 왕래도 합의한 바 있지만, 아직 이와 관련해서 북측과 합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 측과 유엔사 간에는 관련 협의를 계속해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일부 "방역 등 우려 없도록 조치"... 유엔사 "환영"

방역 차원에서 견학이 중단됐던 만큼 견학 재개가 방역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통일부는 견학이 이뤄지는 파주 지역에서 지난 6월 이후 ASF가 발생하지 않았고, 최근 ASF가 발생한 강원도 화천 지역도 견학 지점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어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방역 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방역 대책을 세웠고, 동선별로 철저한 방역 조치를 했다고 강조했는데요. 멧돼지 차단 철조망을 설치하고 드나드는 차량을 소독하는 등 ASF 방역을 강화하고, 출입자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손 소독, 시설 및 차량 소독 등 코로나19 방역 지침도 준수한다는 방침입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견학 재개를 두고 북측과 협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북측과 협의한 바는 없다"며 북측에 통지문이나 연락선을 통해 견학 재개를 알린 바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판문점은 (남북) 쌍방 모두 비무장 상태로 경비 인원이 근무를 하고 있고 판문점 견학을 재개하는 데 안전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판문점 견학을 재개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일각의 비판적 시각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판문점 견학은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북측과의 협력사업도 아니다"라며 "방역상의 문제가 없는지, 또 견학 참여자들의 물리적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이중, 삼중으로 점검을 마친 뒤 견학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2010년 천안함 사건과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에도 판문점 견학은 정상적으로 실시됐고,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에도 10일정도 중단한 뒤 곧바로 재개된 바 있다는 것이 통일부의 설명입니다.

통일부가 19일 판문점 견학 재개를 발표한 뒤 유엔사령부가 트위터에 올린 글.
이번 판문점 견학 재개 조치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외국인의 견학은 현재 유엔사령부가 담당하고 있는데요. 오늘 통일부의 발표에 대해 유엔사는 트위터를 통해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유엔사는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유엔군 사령관(주한미군 사령관 겸임)이 한국 정부와 코로나19 완화 조치와 관련한 검토와 협의를 거쳐 일반인들이 조만간 판문점 정기 견학을 시작하도록 승인했다"며 "곧 일반 대중에게 재개 날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는데요. 내국인 견학 재개가 확정되면서, 외국인 대상의 판문점 견학도 곧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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