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꿈꿨는데 남은 건 빚”…지역주택조합 25%만 ‘입주’

입력 2020.10.19 (21:46) 수정 2020.10.1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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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해 함께 땅을 사고 집을 짓는 지역주택조합은 좋은 취지와는 달리 변수가 많아 실패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조합 가입 조건을 까다롭게 바꿨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박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지역주택조합이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인 현장입니다.

6년 전, A 씨는 5천만 원을 내고 조합에 가입했습니다.

이미 예정부지 95%를 확보하고 있던 시점이어서 곧 들어설 것 같았던 아파트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사업 지연으로 지역주택조합 소유 땅을 담보로 받은 대출 이자가 연체되면서 땅은 모두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A 씨/지역주택조합 조합원 : "지금 조합 땅이 없습니다. 아파트를 건축하는데 하늘에다 짓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토지가 있어야 (아파트를) 짓는 것이고."]

이대로 사업이 무산되면 매몰 비용은 모두 조합원들이 분담해야 합니다.

[B 씨/지역주택조합 조합원 : "(제가) 돈이 많아서 여기 들어온 게 아니잖아요. 은행 빚을 내고 국민연금 최대한 줄여서 (들어왔고) 지금도 은행 빚을..."]

지역 주민들이 직접 땅을 사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지역주택조합'.

하지만 실제 아파트 입주까지 성공한 경우는 25%에 불과합니다.

전국에서 지역주택조합 관련 피해가 잇따르자 올해 7월부터는 조합 설립 단계부터 규제가 강화됐습니다.

조합원 모집부터 설립 인가에 필요한 토지 확보 기준이 높아졌고, 조합 사업 정보도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업 기간이 길어질 경우 발생하는 추가분담금을 돌려받기는 여전히 어렵고, 조합 사업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심교언/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현재 토지확보현황이라든가 인허가 현황을 계속 공시를 해놓으면 나중에 들어온 조합원들이 금전적으로 피해를 보고 하는 것들을 어느 정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지역주택조합 사업 성공 가능성을 신중하게 따져보고 가입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 홍성백/영상편집:권준용/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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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집 마련 꿈꿨는데 남은 건 빚”…지역주택조합 25%만 ‘입주’
    • 입력 2020-10-19 21:46:33
    • 수정2020-10-19 21:58:46
    뉴스 9
[앵커]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해 함께 땅을 사고 집을 짓는 지역주택조합은 좋은 취지와는 달리 변수가 많아 실패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조합 가입 조건을 까다롭게 바꿨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박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지역주택조합이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인 현장입니다.

6년 전, A 씨는 5천만 원을 내고 조합에 가입했습니다.

이미 예정부지 95%를 확보하고 있던 시점이어서 곧 들어설 것 같았던 아파트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사업 지연으로 지역주택조합 소유 땅을 담보로 받은 대출 이자가 연체되면서 땅은 모두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A 씨/지역주택조합 조합원 : "지금 조합 땅이 없습니다. 아파트를 건축하는데 하늘에다 짓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토지가 있어야 (아파트를) 짓는 것이고."]

이대로 사업이 무산되면 매몰 비용은 모두 조합원들이 분담해야 합니다.

[B 씨/지역주택조합 조합원 : "(제가) 돈이 많아서 여기 들어온 게 아니잖아요. 은행 빚을 내고 국민연금 최대한 줄여서 (들어왔고) 지금도 은행 빚을..."]

지역 주민들이 직접 땅을 사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지역주택조합'.

하지만 실제 아파트 입주까지 성공한 경우는 25%에 불과합니다.

전국에서 지역주택조합 관련 피해가 잇따르자 올해 7월부터는 조합 설립 단계부터 규제가 강화됐습니다.

조합원 모집부터 설립 인가에 필요한 토지 확보 기준이 높아졌고, 조합 사업 정보도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업 기간이 길어질 경우 발생하는 추가분담금을 돌려받기는 여전히 어렵고, 조합 사업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심교언/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현재 토지확보현황이라든가 인허가 현황을 계속 공시를 해놓으면 나중에 들어온 조합원들이 금전적으로 피해를 보고 하는 것들을 어느 정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지역주택조합 사업 성공 가능성을 신중하게 따져보고 가입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 홍성백/영상편집:권준용/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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