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

입력 2020.10.24 (08:32) 수정 2020.10.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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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주 해설위원

검찰의 꽃이라고 하는 검사장이 부임한 지 두 달여만에 지검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어제 의원면직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입니다.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는 사퇴의 글을 남겼습니다. 수사는 제대로 하고 있는데 정치권과 언론이 검찰을 흔들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박 전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의 잔고증명서 위조관련 사건을 사례로 거론했습니다. 처음에는 야당이 수사하라고 주장하고 여당은 반대했는데 나중에는 여야가 입장을 맞바꿨다고 직격했습니다. 법과 원칙대로 수사해서 기소했는데도 누구편이라는 식으로 보도가 되고 결국 정치검사가 돼버렸다고 토로했습니다. 여야 정치권은 라임펀드 사건과 관련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주장을 놓고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기범죄자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비난과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가 여야 사이를 오락가락했습니다. 결국 검찰 입장에서는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더라도 공정성을 의심받게 될 것이라는게 박 전 지검장의 항변입니다.

정치권이 이러는데다가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정면충돌하면서 과연 검찰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 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검찰개혁과 검찰의 중립성을 확보하는 길에는 진통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정치권 행태는 개혁이나 중립성 확보를 더 어렵게 할 뿐입니다. 정치권이 변하지 않으면 공수처가 설치돼도 공정성 논란과 공방은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검찰은 어떻게 해야 공정한 것입니까? 박 전 지검장 사퇴글의 한 부분입니다. 20년 넘게 검사로 일한 지검장이 오히려 정치권에 던진 이 질문, 여야는 무겁게 받아들여야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남부지검장 #박순철 #수사지휘권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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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
    • 입력 2020-10-24 08:32:16
    • 수정2020-10-24 08: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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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주 해설위원

검찰의 꽃이라고 하는 검사장이 부임한 지 두 달여만에 지검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어제 의원면직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입니다.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는 사퇴의 글을 남겼습니다. 수사는 제대로 하고 있는데 정치권과 언론이 검찰을 흔들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박 전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의 잔고증명서 위조관련 사건을 사례로 거론했습니다. 처음에는 야당이 수사하라고 주장하고 여당은 반대했는데 나중에는 여야가 입장을 맞바꿨다고 직격했습니다. 법과 원칙대로 수사해서 기소했는데도 누구편이라는 식으로 보도가 되고 결국 정치검사가 돼버렸다고 토로했습니다. 여야 정치권은 라임펀드 사건과 관련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주장을 놓고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기범죄자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비난과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가 여야 사이를 오락가락했습니다. 결국 검찰 입장에서는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더라도 공정성을 의심받게 될 것이라는게 박 전 지검장의 항변입니다.

정치권이 이러는데다가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정면충돌하면서 과연 검찰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 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검찰개혁과 검찰의 중립성을 확보하는 길에는 진통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정치권 행태는 개혁이나 중립성 확보를 더 어렵게 할 뿐입니다. 정치권이 변하지 않으면 공수처가 설치돼도 공정성 논란과 공방은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검찰은 어떻게 해야 공정한 것입니까? 박 전 지검장 사퇴글의 한 부분입니다. 20년 넘게 검사로 일한 지검장이 오히려 정치권에 던진 이 질문, 여야는 무겁게 받아들여야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남부지검장 #박순철 #수사지휘권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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