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편지 하늘에 닿았으면…’ 84살 할아버지의 도전기

입력 2020.10.30 (07:43) 수정 2020.10.3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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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든을 훌쩍 넘긴 할아버지가 10년 전 사별한 아내를 추억하며 글을 쓰고, 이 글을 드론에 실어 날리고 있습니다.

하늘에 닿을 순 없지만, 이렇게라도 기억하고 싶다는 여든 네살 박남규 할아버지의 드론 도전기와 사연을 하선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드넓은 잔디밭 위로 드론이 하늘에 닿을 듯 힘차게 날아오릅니다.

드론에 실로 이은 종이가 바람에 따라 펄럭입니다.

드론을 띄운 주인공은 여든 네 살 박남규 할아버지,

하늘로 날아오른 종이에는 박 할아버지가 하늘나라의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글이 담겼습니다.

지병과 치매를 앓다 10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그리움과 미안함을 담았습니다.

[박남규/광주광역시 : "(간병할 때)둘이 다투다가 내가 극단적인 얘기를 해버렸어. ‘전생에 무슨 악연이 있어서 나 만나고 나를 이렇게 고생시키냐’ 그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려..."]

아내와 사별한 뒤 우울증에 시달렸던 할아버지가 다시 기운을 차린 건 7년 전 영상 제작에 관심을 가지면서 부텁니다.

배울 땐 이해할 법한데 돌아서면 금새 잊어버리기 일쑤였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쌓이는 사이 박 할아버지는 다큐멘터리 8편을 만든 어엿한 감독이 됐습니다.

[이정아/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팀장 : "항상 그때 맞는 거를 도전하시는 거 편집 도전하시고 드론도 하시고 VR도 다루시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해나가시더라고요."]

넉 달 전부터는 드론 조종까지 배워가며 촬영과 편집의 또다른 맛에 푹 빠졌습니다.

[박남규 : "지금은 손발을 움직일 수 있고 활동을 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 내가 도저히 안되겠다고 할 때는 멈춰야죠."]

할아버지의 마음이 드론과 함께 사별한 아내에게 전해지길, 또 할아버지의 도전이 계속 되길 기대합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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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론 편지 하늘에 닿았으면…’ 84살 할아버지의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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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10-30 07: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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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든을 훌쩍 넘긴 할아버지가 10년 전 사별한 아내를 추억하며 글을 쓰고, 이 글을 드론에 실어 날리고 있습니다.

하늘에 닿을 순 없지만, 이렇게라도 기억하고 싶다는 여든 네살 박남규 할아버지의 드론 도전기와 사연을 하선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드넓은 잔디밭 위로 드론이 하늘에 닿을 듯 힘차게 날아오릅니다.

드론에 실로 이은 종이가 바람에 따라 펄럭입니다.

드론을 띄운 주인공은 여든 네 살 박남규 할아버지,

하늘로 날아오른 종이에는 박 할아버지가 하늘나라의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글이 담겼습니다.

지병과 치매를 앓다 10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그리움과 미안함을 담았습니다.

[박남규/광주광역시 : "(간병할 때)둘이 다투다가 내가 극단적인 얘기를 해버렸어. ‘전생에 무슨 악연이 있어서 나 만나고 나를 이렇게 고생시키냐’ 그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려..."]

아내와 사별한 뒤 우울증에 시달렸던 할아버지가 다시 기운을 차린 건 7년 전 영상 제작에 관심을 가지면서 부텁니다.

배울 땐 이해할 법한데 돌아서면 금새 잊어버리기 일쑤였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쌓이는 사이 박 할아버지는 다큐멘터리 8편을 만든 어엿한 감독이 됐습니다.

[이정아/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팀장 : "항상 그때 맞는 거를 도전하시는 거 편집 도전하시고 드론도 하시고 VR도 다루시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해나가시더라고요."]

넉 달 전부터는 드론 조종까지 배워가며 촬영과 편집의 또다른 맛에 푹 빠졌습니다.

[박남규 : "지금은 손발을 움직일 수 있고 활동을 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 내가 도저히 안되겠다고 할 때는 멈춰야죠."]

할아버지의 마음이 드론과 함께 사별한 아내에게 전해지길, 또 할아버지의 도전이 계속 되길 기대합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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