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고층아파트 화재…대피통로 미리 확인해야

입력 2020.11.01 (07:13) 수정 2020.11.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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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짓는 아파트들은 30층을 넘어 점점 고층화하는 추세이죠.

하지만 늘어나는 고층아파트에 비해 고가사다리차 같은 장비는 충분치 않아서 자체 소방시설이나 대피통로들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런 설비들이 잘 갖춰졌다하더라도 입주민들이 모르면 소용이 없겠죠.

특히 불이 나면 당황해서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피해를 키우기 쉬운데요.

평소에 한번쯤은 소방시설과 대피통로들을 확인하고 사용방법도 익혀두는 게 필요합니다.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최근들어 새로 짓는 아파트들이 고층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층에 사는 주민들은 조망권이나 일조권은 좋지만 불이 나면 어떡하나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홍경미/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 "진짜 이건 생각하기도 무서운데요 막상 닥치고 나면 아무 생각이 안날 것 같아요."]

[방현정/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 "무섭죠. 무서워서 울 것 같기도 하고 당황하고 가만히 가만히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지난달 8일 울산의 33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난데 이어 지난달 15일에는 부산 사하구 22층 아파트에서 큰 불이 나는 등 고층 아파트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30층 이상 고층 건물 화재 사고는 490여 건! 이로 인해 5명이 숨지고 100억원에 가까운 재산피해가 났습니다.

고층 건물에 불이 날 경우 소방대원들이 접근하기 까다로운데다, 물을 공급하는 호스를 연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불길을 잡는데 어려움이 많아 피해가 커지기 쉽습니다.

[정석환/세종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학과장 : "통상적으로 초고층 건축물 같은 경우 20분에서 40분 정도의 물량이 공급될 수 있는 수원을 가지고 있는데 10분이나 20분 동안 방수했는데도 불구하고 화재가 꺼지지 않게 되면 연기가 상층부로 이동함으로 인해서 화재 실로부터 먼 위층에 있는 사람들도 연기에 노출될 위험이 발생하기 때문에..."]

30층 이상 고층 건물에 난 불을 진압하기 위해선 70m이상의 고가사다리차가 필요한데요.

현재 전국에서 운용되고 있는 것은 단 10대 뿐입니다.

특히 화재 안전기준은 지난해 11월부터 강화됐는데 그 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외장재로 불에 잘 타는 재료를 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 화재 진압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실제로 한쪽은 불에 잘 타지 않는 유리섬유, 또 한쪽은 불에 잘 타는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을 놓고 불을 붙여봤는데요.

유리섬유 쪽과 달리 스티로폼 쪽은 3분 30초가 지난 시점부터 불길이 번지더니 단 12분 만에 완전히 불에 타 무너졌습니다.

[김황진/국립소방연구원 대응연구실 연구관 : "건축물 단열재 자체가 화재를 확산시킬 수 있는 소재가 된다면 상당히 (화재) 대응이 어려워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특히 인명피해가 우려가 깊은 건축물에는 불에 타지 않는 단열재를 사용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경우 안전한 대피요령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꼭 필요한데요.

먼저, 불이 난 것을 알았을 땐 경보를 울리거나 복도 소화전 위쪽에 있는 발신기 버튼을 강하게 눌러 화재 사실을 빠르게 알립니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가 옥상과 가깝다면 윗쪽, 지층과 가깝다면 아래쪽으로 대피해야 하는데요.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 내에는 최대 30개층마다 1곳 이상 피난안전구역이 설치돼있으니,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 비상계단을 통해 대피한 뒤 구조를 기다립니다.

[양길남/강서소방서 현장대응단 지휘팀장 : "50층 이상, 200m 이상 초고층 건물에는 피난안전 구역이 마련돼있는데요 비상 조명등이라든가 급수대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자동 제세동기 같은 것들이 마련돼있어서 입주자 건물 이용자분들이 임시적으로 피난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피난층으로 대피할 때는 반드시 방화문을 닫고 이동해야 하는데요 연기나 불길이 번지는 시간을 늦출 수 있습니다.

만약 따로 피난안전구역이 없거나 연기나 불길 때문에 대피로가 막혔을 경우엔 집안에 그냥 머무르는 것이 더 안전한데요

이때 문틈으로 들어오는 연기를 최대한 막은 뒤 외부에 적극적으로 구조요청을 해야 합니다.

2011년 신설된 국가화재안전기준에 따라 아파트 베란다에는 ‘하향식 피난기구’도 마련돼 있습니다.

덮개를 열고 사다리를 내리면 아래층으로 대피할 수 있습니다.

불이나면 심리적으로 당황해 우왕좌왕하기 쉽기 때문에 평소 피난안전구역이나 소방안전시설의 위치와 사용법 등을 점검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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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안전 인사이드] 고층아파트 화재…대피통로 미리 확인해야
    • 입력 2020-11-01 07:13:10
    • 수정2020-11-01 12:10:04
    KBS 재난방송센터
[앵커]

요즘 짓는 아파트들은 30층을 넘어 점점 고층화하는 추세이죠.

하지만 늘어나는 고층아파트에 비해 고가사다리차 같은 장비는 충분치 않아서 자체 소방시설이나 대피통로들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런 설비들이 잘 갖춰졌다하더라도 입주민들이 모르면 소용이 없겠죠.

특히 불이 나면 당황해서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피해를 키우기 쉬운데요.

평소에 한번쯤은 소방시설과 대피통로들을 확인하고 사용방법도 익혀두는 게 필요합니다.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최근들어 새로 짓는 아파트들이 고층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층에 사는 주민들은 조망권이나 일조권은 좋지만 불이 나면 어떡하나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홍경미/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 "진짜 이건 생각하기도 무서운데요 막상 닥치고 나면 아무 생각이 안날 것 같아요."]

[방현정/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 "무섭죠. 무서워서 울 것 같기도 하고 당황하고 가만히 가만히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지난달 8일 울산의 33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난데 이어 지난달 15일에는 부산 사하구 22층 아파트에서 큰 불이 나는 등 고층 아파트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30층 이상 고층 건물 화재 사고는 490여 건! 이로 인해 5명이 숨지고 100억원에 가까운 재산피해가 났습니다.

고층 건물에 불이 날 경우 소방대원들이 접근하기 까다로운데다, 물을 공급하는 호스를 연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불길을 잡는데 어려움이 많아 피해가 커지기 쉽습니다.

[정석환/세종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학과장 : "통상적으로 초고층 건축물 같은 경우 20분에서 40분 정도의 물량이 공급될 수 있는 수원을 가지고 있는데 10분이나 20분 동안 방수했는데도 불구하고 화재가 꺼지지 않게 되면 연기가 상층부로 이동함으로 인해서 화재 실로부터 먼 위층에 있는 사람들도 연기에 노출될 위험이 발생하기 때문에..."]

30층 이상 고층 건물에 난 불을 진압하기 위해선 70m이상의 고가사다리차가 필요한데요.

현재 전국에서 운용되고 있는 것은 단 10대 뿐입니다.

특히 화재 안전기준은 지난해 11월부터 강화됐는데 그 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외장재로 불에 잘 타는 재료를 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 화재 진압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실제로 한쪽은 불에 잘 타지 않는 유리섬유, 또 한쪽은 불에 잘 타는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을 놓고 불을 붙여봤는데요.

유리섬유 쪽과 달리 스티로폼 쪽은 3분 30초가 지난 시점부터 불길이 번지더니 단 12분 만에 완전히 불에 타 무너졌습니다.

[김황진/국립소방연구원 대응연구실 연구관 : "건축물 단열재 자체가 화재를 확산시킬 수 있는 소재가 된다면 상당히 (화재) 대응이 어려워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특히 인명피해가 우려가 깊은 건축물에는 불에 타지 않는 단열재를 사용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경우 안전한 대피요령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꼭 필요한데요.

먼저, 불이 난 것을 알았을 땐 경보를 울리거나 복도 소화전 위쪽에 있는 발신기 버튼을 강하게 눌러 화재 사실을 빠르게 알립니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가 옥상과 가깝다면 윗쪽, 지층과 가깝다면 아래쪽으로 대피해야 하는데요.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 내에는 최대 30개층마다 1곳 이상 피난안전구역이 설치돼있으니,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 비상계단을 통해 대피한 뒤 구조를 기다립니다.

[양길남/강서소방서 현장대응단 지휘팀장 : "50층 이상, 200m 이상 초고층 건물에는 피난안전 구역이 마련돼있는데요 비상 조명등이라든가 급수대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자동 제세동기 같은 것들이 마련돼있어서 입주자 건물 이용자분들이 임시적으로 피난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피난층으로 대피할 때는 반드시 방화문을 닫고 이동해야 하는데요 연기나 불길이 번지는 시간을 늦출 수 있습니다.

만약 따로 피난안전구역이 없거나 연기나 불길 때문에 대피로가 막혔을 경우엔 집안에 그냥 머무르는 것이 더 안전한데요

이때 문틈으로 들어오는 연기를 최대한 막은 뒤 외부에 적극적으로 구조요청을 해야 합니다.

2011년 신설된 국가화재안전기준에 따라 아파트 베란다에는 ‘하향식 피난기구’도 마련돼 있습니다.

덮개를 열고 사다리를 내리면 아래층으로 대피할 수 있습니다.

불이나면 심리적으로 당황해 우왕좌왕하기 쉽기 때문에 평소 피난안전구역이나 소방안전시설의 위치와 사용법 등을 점검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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