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언어 기획]⑥ 국어 전문기관 자문…‘밑빠진 독에 물 붓기’

입력 2020.11.01 (21:26) 수정 2020.11.0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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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 누구나 알기 쉽게 쓰게 돼 있는 공공언어의 변질 실태를 들여다보는 기획보도, 오늘은 잘못된 언어 사용을 바로잡아주는 자문기관의 자문조차 무시하는 부산시 등 공공기관의 행태를 고발합니다.

부산시가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공공언어 개선을 한다지만, 살펴보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습니다.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어 사용에 대한 자문을 전담으로 하는 동아대 국어문화원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기관으로 부산시와 16개 구·군, 부산시교육청 등 관공서의 공공언어 사용 실태를 조사해 잘못된 사례를 바로잡아주는 게 이곳의 핵심 업무입니다.

3개월 간격으로 조사를 벌여 평균적으로 지적사항 수십 건씩을 해당 기관에 전달합니다.

하지만 지적 사항들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강제 효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잘못된 언어 표기가 반복되거나 오히려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안태형/동아대 기초교양대 교수 : "(기관에서) 썩 좋아하진 않아요. 저희들이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해서. 왜냐면 자기들이 많이 노력해서 사업명을 정했는데, 우리가 정했는데, 왜 굳이 그걸 이런 식으로 바꿔야 되느냐, 이런 경우도 있고."]

부산시가 수립한 공공언어 실태 개선 체계입니다.

국어문화원에 공공기관이 생산한 문서를 제공하고 분석 결과를 전달받으면, 그걸 부산시의회에 보고하고 최종 개선안을 내놓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부산시의회에 결과 보고가 이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주환/부산시의원 : "한글을 바르게, 또 시민들이 누구나 알기 쉽게끔 사용을 하면 좋은데 지금은 한글날 행사를 어떻게 할지, 한글날 기념식은 어떻게 바꿀지에 자꾸 중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산 낭비도 심각합니다.

자문 절차 진행비만 한 해 2천만 원이 넘고, 공무원들의 국어능력을 향상하는 데 4억7천만 원이 배정돼 있습니다.

각종 홍보 활동비까지 포함한 국어 발전 전체 예산은 연간 20억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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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언어 기획]⑥ 국어 전문기관 자문…‘밑빠진 독에 물 붓기’
    • 입력 2020-11-01 21:26:06
    • 수정2020-11-01 21:35:59
    뉴스9(부산)
[앵커]

국민 누구나 알기 쉽게 쓰게 돼 있는 공공언어의 변질 실태를 들여다보는 기획보도, 오늘은 잘못된 언어 사용을 바로잡아주는 자문기관의 자문조차 무시하는 부산시 등 공공기관의 행태를 고발합니다.

부산시가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공공언어 개선을 한다지만, 살펴보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습니다.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어 사용에 대한 자문을 전담으로 하는 동아대 국어문화원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기관으로 부산시와 16개 구·군, 부산시교육청 등 관공서의 공공언어 사용 실태를 조사해 잘못된 사례를 바로잡아주는 게 이곳의 핵심 업무입니다.

3개월 간격으로 조사를 벌여 평균적으로 지적사항 수십 건씩을 해당 기관에 전달합니다.

하지만 지적 사항들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강제 효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잘못된 언어 표기가 반복되거나 오히려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안태형/동아대 기초교양대 교수 : "(기관에서) 썩 좋아하진 않아요. 저희들이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해서. 왜냐면 자기들이 많이 노력해서 사업명을 정했는데, 우리가 정했는데, 왜 굳이 그걸 이런 식으로 바꿔야 되느냐, 이런 경우도 있고."]

부산시가 수립한 공공언어 실태 개선 체계입니다.

국어문화원에 공공기관이 생산한 문서를 제공하고 분석 결과를 전달받으면, 그걸 부산시의회에 보고하고 최종 개선안을 내놓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부산시의회에 결과 보고가 이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주환/부산시의원 : "한글을 바르게, 또 시민들이 누구나 알기 쉽게끔 사용을 하면 좋은데 지금은 한글날 행사를 어떻게 할지, 한글날 기념식은 어떻게 바꿀지에 자꾸 중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산 낭비도 심각합니다.

자문 절차 진행비만 한 해 2천만 원이 넘고, 공무원들의 국어능력을 향상하는 데 4억7천만 원이 배정돼 있습니다.

각종 홍보 활동비까지 포함한 국어 발전 전체 예산은 연간 20억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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