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버리고 대신 실리?…‘정권재창출’ 이유로 명분 상실

입력 2020.11.03 (07:03) 수정 2020.11.0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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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이 성추행 사건과 연루된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의 빈 자리를 메우는 내년 4월 보궐선거에 결국,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정치 혁신을 내세우며 민주당이 도입했고, 상대당 비판에 활용했던 제도가 5년만에 폐기되는 셈입니다.

임세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민주당 당원 투표 결과는 정치권 예상대로였습니다.

당원 26%가 투표했고 86%가 내년 재보궐선거에 민주당이 후보를 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로써 민주당이 2015년 마련한 혁신안, 당 소속 공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선거를 또 하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약속은 폐기됐습니다.

[문재인/당시 새정치연합 대표/2015년7월 : 이 혁신안을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가 불편하고 두렵고 불안해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약속을 상대 정당을 공격, 비판할 때만 활용한 뒤, 정작 스스로에게는 적용하기 직전에 폐기 수순을 밟았습니다.

민주당이 내세운 이유는 국정과제 완수와 정권 재창출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 재보선 승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는데, 실리를 위해 명분을 포기하겠다는 고백이기도 합니다.

[이낙연/민주당 대표 : "당원들의 뜻이 모아졌다고 해서, 서울과 부산의 시정에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저희들의 잘못이 면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4월 총선 직전 약속을 뒤집고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했던 때처럼, 이번에도 답을 정해놓고 당원 투표에 책임을 넘겼다는 점도 비판받는 대목입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민과의 약속을 당원 투표로 뒤집었다고, 또, 피해자에 대한 3차 가해라고 비판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성추행 대한 수사, 처벌,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면서..피해자 보호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폭거입니다.”]

정의당도 철면피, 제 얼굴에 침뱉기라고 민주당을 꼬집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촬영기자:최연송,최원석/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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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 버리고 대신 실리?…‘정권재창출’ 이유로 명분 상실
    • 입력 2020-11-03 07:03:29
    • 수정2020-11-03 08:01:27
    뉴스광장 1부
[앵커]

민주당이 성추행 사건과 연루된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의 빈 자리를 메우는 내년 4월 보궐선거에 결국,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정치 혁신을 내세우며 민주당이 도입했고, 상대당 비판에 활용했던 제도가 5년만에 폐기되는 셈입니다.

임세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민주당 당원 투표 결과는 정치권 예상대로였습니다.

당원 26%가 투표했고 86%가 내년 재보궐선거에 민주당이 후보를 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로써 민주당이 2015년 마련한 혁신안, 당 소속 공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선거를 또 하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약속은 폐기됐습니다.

[문재인/당시 새정치연합 대표/2015년7월 : 이 혁신안을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가 불편하고 두렵고 불안해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약속을 상대 정당을 공격, 비판할 때만 활용한 뒤, 정작 스스로에게는 적용하기 직전에 폐기 수순을 밟았습니다.

민주당이 내세운 이유는 국정과제 완수와 정권 재창출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 재보선 승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는데, 실리를 위해 명분을 포기하겠다는 고백이기도 합니다.

[이낙연/민주당 대표 : "당원들의 뜻이 모아졌다고 해서, 서울과 부산의 시정에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저희들의 잘못이 면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4월 총선 직전 약속을 뒤집고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했던 때처럼, 이번에도 답을 정해놓고 당원 투표에 책임을 넘겼다는 점도 비판받는 대목입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민과의 약속을 당원 투표로 뒤집었다고, 또, 피해자에 대한 3차 가해라고 비판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성추행 대한 수사, 처벌,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면서..피해자 보호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폭거입니다.”]

정의당도 철면피, 제 얼굴에 침뱉기라고 민주당을 꼬집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촬영기자:최연송,최원석/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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