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짓기 위해 수억 원 금품 로비”

입력 2020.11.05 (09:49) 수정 2020.11.0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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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운대그랜드호텔 터에 대한 대규모 생활형 숙박시설 추진 의혹 보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곳의 용도 변경 추진을 호텔 경영진이 10여 년 전부터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규제를 풀기 위해 당시 시의원들을 상대로 수억 원대의 금품 로비가 있었다는 내부자 증언이 나왔습니다.

공웅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2008년부터 4년 넘게 서열 3위인 총괄본부장으로 일한 조 모 씨.

조 씨 말에 따르면 호텔 경영진은 2007년 호텔을 인수한 지 1년도 채 안 돼 이곳의 고도제한을 푼 뒤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조○○/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총괄본부장/음성변조 : "왜냐하면, 사업성이 나오려면 고도제한 내에서 증축하든 개축하든 (하더라도) 타산성이 안 나오니까, 훨씬 더 (건물이) 높이 올라가야 되거든요."]

실무는 조 전 본부장이 직접 맡았습니다.

당시 해운대그랜드호텔 측이 한 건축사무소와 맺은 용역 계약서입니다.

당시 지구단위계획으로는 이 터에는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수 없었기 때문에 지구단위계획을 바꾸기 위한 기술용역을 3억 원에 체결했습니다.

주상복합건물 3동을 짓기 위한 설계까지 마쳤는데, 당시 고도 제한 기준을 두 배 이상 넘는 65층짜리 건물입니다.

호텔 경영진은 고도제한 등 관련 조례가 개정되기도 전에 조감도를 내걸고 분양사무소까지 차렸습니다.

이런 무리수를 벌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조 전 본부장은 조례를 바꾸기 위한 금품 로비 자리에 참석하거나 본인이 직접 돈을 주기도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조○○/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총괄본부장/음성변조 : "(A시의원을) 내가 자리를 한 번 인가 두 번인가 광안리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일식집에서. (B 시의원은 호텔에) 와서 직접 4천만 원을 요구했어요. 그래서 그걸 줬고."]

조 씨는 또 당시 본인이 직접 백화점 상품권 3억 원 상당을 결제했고, 경영진들이 그 상품권을 시의원 여러 명에게 수백에서 수천만 원씩 뇌물로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KBS 취재결과 로비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시의원들은 실제 중심지 미관지구에 주상복합 건물을 지을 수 있게 허용하는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무려 세 차례나 발의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부산시의회 의원/음성변조/2009년 10월 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 : "중심지 미관지구 안에서는 주상복합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규정이 부산관광 특구 활성화의 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 봐도 해운대그랜드호텔에 일방적인 특혜를 주는 이 발의안은 시민 사회와 다른 시의원들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조례 개정을 주도한 시의원은 금품 수수를 부인했습니다.

[당시 부산시의회 의원/음성변조 : "상품권을 받고 하는 그런 일은 전혀 없었을 겁니다. 어쨌든 취지는 좋은데 이건 현재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철회를 시킨 거라서…."]

조례개정이 실패하고 12년이 지난 지금 해운대그랜드 호텔 터에 대한 무리한 용도 변경 시도가 재개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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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짓기 위해 수억 원 금품 로비”
    • 입력 2020-11-05 09:49:37
    • 수정2020-11-05 11:09:02
    930뉴스(부산)
[앵커]

해운대그랜드호텔 터에 대한 대규모 생활형 숙박시설 추진 의혹 보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곳의 용도 변경 추진을 호텔 경영진이 10여 년 전부터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규제를 풀기 위해 당시 시의원들을 상대로 수억 원대의 금품 로비가 있었다는 내부자 증언이 나왔습니다.

공웅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2008년부터 4년 넘게 서열 3위인 총괄본부장으로 일한 조 모 씨.

조 씨 말에 따르면 호텔 경영진은 2007년 호텔을 인수한 지 1년도 채 안 돼 이곳의 고도제한을 푼 뒤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조○○/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총괄본부장/음성변조 : "왜냐하면, 사업성이 나오려면 고도제한 내에서 증축하든 개축하든 (하더라도) 타산성이 안 나오니까, 훨씬 더 (건물이) 높이 올라가야 되거든요."]

실무는 조 전 본부장이 직접 맡았습니다.

당시 해운대그랜드호텔 측이 한 건축사무소와 맺은 용역 계약서입니다.

당시 지구단위계획으로는 이 터에는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수 없었기 때문에 지구단위계획을 바꾸기 위한 기술용역을 3억 원에 체결했습니다.

주상복합건물 3동을 짓기 위한 설계까지 마쳤는데, 당시 고도 제한 기준을 두 배 이상 넘는 65층짜리 건물입니다.

호텔 경영진은 고도제한 등 관련 조례가 개정되기도 전에 조감도를 내걸고 분양사무소까지 차렸습니다.

이런 무리수를 벌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조 전 본부장은 조례를 바꾸기 위한 금품 로비 자리에 참석하거나 본인이 직접 돈을 주기도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조○○/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총괄본부장/음성변조 : "(A시의원을) 내가 자리를 한 번 인가 두 번인가 광안리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일식집에서. (B 시의원은 호텔에) 와서 직접 4천만 원을 요구했어요. 그래서 그걸 줬고."]

조 씨는 또 당시 본인이 직접 백화점 상품권 3억 원 상당을 결제했고, 경영진들이 그 상품권을 시의원 여러 명에게 수백에서 수천만 원씩 뇌물로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KBS 취재결과 로비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시의원들은 실제 중심지 미관지구에 주상복합 건물을 지을 수 있게 허용하는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무려 세 차례나 발의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부산시의회 의원/음성변조/2009년 10월 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 : "중심지 미관지구 안에서는 주상복합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규정이 부산관광 특구 활성화의 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 봐도 해운대그랜드호텔에 일방적인 특혜를 주는 이 발의안은 시민 사회와 다른 시의원들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조례 개정을 주도한 시의원은 금품 수수를 부인했습니다.

[당시 부산시의회 의원/음성변조 : "상품권을 받고 하는 그런 일은 전혀 없었을 겁니다. 어쨌든 취지는 좋은데 이건 현재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철회를 시킨 거라서…."]

조례개정이 실패하고 12년이 지난 지금 해운대그랜드 호텔 터에 대한 무리한 용도 변경 시도가 재개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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