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레몬법’…실제 교환·환불은 5%뿐

입력 2020.11.11 (21:26) 수정 2020.11.1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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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달콤한 오렌지를 주문했는데 대신 신 레몬이 배달왔다면 어떻게 할까요?

교환이나 환불을 하겠죠.

미국에선 이런 식으로 정상 제품인 줄 알고 샀는데, 불량품이면 이걸 '레몬'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유래된 게 바로 '레몬법'입니다.

전자 제품, 특히 차량에 결함이 있을 때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교환이나 환불, 보상을 하도록 규정한 소비자 보호법입니다.

지난해 1월 국내에서도 '레몬법' 취지를 반영한 자동차관리법이 시행됐지만, 차에 결함이 있어도 실제로 교환이나 환불한 경우는 아주 드물다는데요.

그 실태를 먼저 이수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해 4월 벤츠 차량을 구매한 서 모 씨.

두 달 전부터는 벤츠에서 빌려준 다른 차를 타고 있습니다.

서 씨 차량 내부와 엔진 소음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두 차례나 수리를 받았지만 증상은 그대로였습니다.

계약 시 서명한 교환·환불 제도에 따라 차량을 바꿔 달라고 벤츠 측에 요구했지만 엔진 교환만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서○○/벤츠 차량 구매자/음성변조 : "비싼 제품을 사면서 이렇게 소비자를 무시하는 제품이 지금 우리나라에 있을까 할 정도로 황당했고, '교환이나 환불은 어렵구나. 아니, 아예 못 하겠구나' 느껴지는 게..."]

사전 예약까지 해가며 올해 7월 제네시스 G80을 받은 강 모 씨 상황도 비슷합니다.

엔진 소음과 차량 내부에서 나는 악취 등으로 지금까지 10번 넘게 서비스센터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기다려달라는 말만 할 뿐, 내부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강○○/제네시스 차량 구매자/음성변조 : "거의 포기했죠. 서비스를 받으러 가도 돌아가라는 말만 반복되고, 다음 예약을 걸고 오라고 해도 3달 이상 대기를 해야 하는데중고로 매물을 내놓으려고 연락해놓은 상태입니다."]

하자가 생겼을 때 소비자 권리를 규정한 자동차관리법, 일명 '레몬법'은 새 차를 구매한 지 1년 이내에 일반하자는 3번, 중대하자는 2번 이상 반복돼 수리한 경우에는 제조사에 차량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 지난 9월까지 접수된 중재 신청 520여 건 중 지금까지 교환이나 환불된 사례는 25건, 5%에 불과합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부품 자체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여러 가지를 얘기하다 보면 같은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이 되면은 신차 교환 환불이 안 되는 이런 부분도 발생하고요."]

그나마 교환·환불된 25건은 모두 '레몬법'이 규정한 중재 기구를 통해서가 아니라 제조업체와 소비자 간의 합의로 이뤄졌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홍성백 안민식/영상편집:송화인/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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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무실한 ‘레몬법’…실제 교환·환불은 5%뿐
    • 입력 2020-11-11 21:26:28
    • 수정2020-11-11 22: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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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달콤한 오렌지를 주문했는데 대신 신 레몬이 배달왔다면 어떻게 할까요?

교환이나 환불을 하겠죠.

미국에선 이런 식으로 정상 제품인 줄 알고 샀는데, 불량품이면 이걸 '레몬'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유래된 게 바로 '레몬법'입니다.

전자 제품, 특히 차량에 결함이 있을 때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교환이나 환불, 보상을 하도록 규정한 소비자 보호법입니다.

지난해 1월 국내에서도 '레몬법' 취지를 반영한 자동차관리법이 시행됐지만, 차에 결함이 있어도 실제로 교환이나 환불한 경우는 아주 드물다는데요.

그 실태를 먼저 이수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해 4월 벤츠 차량을 구매한 서 모 씨.

두 달 전부터는 벤츠에서 빌려준 다른 차를 타고 있습니다.

서 씨 차량 내부와 엔진 소음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두 차례나 수리를 받았지만 증상은 그대로였습니다.

계약 시 서명한 교환·환불 제도에 따라 차량을 바꿔 달라고 벤츠 측에 요구했지만 엔진 교환만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서○○/벤츠 차량 구매자/음성변조 : "비싼 제품을 사면서 이렇게 소비자를 무시하는 제품이 지금 우리나라에 있을까 할 정도로 황당했고, '교환이나 환불은 어렵구나. 아니, 아예 못 하겠구나' 느껴지는 게..."]

사전 예약까지 해가며 올해 7월 제네시스 G80을 받은 강 모 씨 상황도 비슷합니다.

엔진 소음과 차량 내부에서 나는 악취 등으로 지금까지 10번 넘게 서비스센터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기다려달라는 말만 할 뿐, 내부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강○○/제네시스 차량 구매자/음성변조 : "거의 포기했죠. 서비스를 받으러 가도 돌아가라는 말만 반복되고, 다음 예약을 걸고 오라고 해도 3달 이상 대기를 해야 하는데중고로 매물을 내놓으려고 연락해놓은 상태입니다."]

하자가 생겼을 때 소비자 권리를 규정한 자동차관리법, 일명 '레몬법'은 새 차를 구매한 지 1년 이내에 일반하자는 3번, 중대하자는 2번 이상 반복돼 수리한 경우에는 제조사에 차량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 지난 9월까지 접수된 중재 신청 520여 건 중 지금까지 교환이나 환불된 사례는 25건, 5%에 불과합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부품 자체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여러 가지를 얘기하다 보면 같은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이 되면은 신차 교환 환불이 안 되는 이런 부분도 발생하고요."]

그나마 교환·환불된 25건은 모두 '레몬법'이 규정한 중재 기구를 통해서가 아니라 제조업체와 소비자 간의 합의로 이뤄졌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홍성백 안민식/영상편집:송화인/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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