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아이 ‘학대 사망’ 엄마 구속…쇄골·가슴뼈도 부러져

입력 2020.11.11 (21:40) 수정 2020.11.1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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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7년.

영국 사회를 놀라게 한 사건.

가족에게 학대당하다 숨진 17개월 아기, 피터 코넬리입니다.

온몸이 상처로 가득한 채 핏자국 난 침대에서 발견됐습니다.

8개월동안 사회복지사, 경찰 등이 수십차례 집을 방문했지만 누구도 학대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영국 아동보호 시스템의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아이의 묘비명에는 “마침내 안전해지다” 라고 새겨졌습니다

먼 나라 얘기가 아니죠.

칠곡에서, 평택과 전주에서 최근엔 여행 가방에 갇혀 숨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발견하지 못했고, 보호하지 못해 잃어버린 생명들입니다.

지난달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간 16개월 여자 아기도 마찬가집니다.

학대치사 혐의로 입건된 아이 엄마가 오늘(11일) 구속됐는데요.

숨진 아이는 쇄골과 가슴뼈가 부러져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6개월 딸 아이를 숨지게 한 엄마 A 씨가 구속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A 씨 : "(왜 방임하신 거예요?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어떻게 소명하실 겁니까?) ..."]

법원은 아동학대치사와 상해, 그리고 방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 씨에 대해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앞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마사지하다가 멍이 들었고, 소파에서 떨어졌다며 학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 나온 사망 원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숨진 아이에 대한 학대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병원에 실려 왔을 때 이미 쇄골과 가슴뼈 등도 부러져 있는 등 복부 외에도 몸 곳곳에서 외부 충격이 가해진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이웃 주민은 사건 며칠 전부터 A 씨 집에서 몇 시간씩 큰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습니다.

[A 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오후 시간 3~4시간 연속으로 너무 다투는 소리가 들리고 소리 지르는 소리가 들려서 그냥 귀를 막아버렸었거든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부부싸움은 아니고 신랑은 없었더라고요."]

숨진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관계자도 "첫 학대 신고 이전에 다른 아이들보다 확연히 자주 볼이나 이마 등이 멍든 채 어린이집에 왔었다"라고 KBS에 밝혔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어린이집과 병원 등에서 3차례나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사건을 종결한 양천경찰서에 대해 감찰을 진행 중입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 박세준/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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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개월 아이 ‘학대 사망’ 엄마 구속…쇄골·가슴뼈도 부러져
    • 입력 2020-11-11 21:40:08
    • 수정2020-11-11 22:15:28
    뉴스 9
[앵커]

지난 2007년.

영국 사회를 놀라게 한 사건.

가족에게 학대당하다 숨진 17개월 아기, 피터 코넬리입니다.

온몸이 상처로 가득한 채 핏자국 난 침대에서 발견됐습니다.

8개월동안 사회복지사, 경찰 등이 수십차례 집을 방문했지만 누구도 학대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영국 아동보호 시스템의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아이의 묘비명에는 “마침내 안전해지다” 라고 새겨졌습니다

먼 나라 얘기가 아니죠.

칠곡에서, 평택과 전주에서 최근엔 여행 가방에 갇혀 숨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발견하지 못했고, 보호하지 못해 잃어버린 생명들입니다.

지난달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간 16개월 여자 아기도 마찬가집니다.

학대치사 혐의로 입건된 아이 엄마가 오늘(11일) 구속됐는데요.

숨진 아이는 쇄골과 가슴뼈가 부러져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6개월 딸 아이를 숨지게 한 엄마 A 씨가 구속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A 씨 : "(왜 방임하신 거예요?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어떻게 소명하실 겁니까?) ..."]

법원은 아동학대치사와 상해, 그리고 방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 씨에 대해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앞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마사지하다가 멍이 들었고, 소파에서 떨어졌다며 학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 나온 사망 원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숨진 아이에 대한 학대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병원에 실려 왔을 때 이미 쇄골과 가슴뼈 등도 부러져 있는 등 복부 외에도 몸 곳곳에서 외부 충격이 가해진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이웃 주민은 사건 며칠 전부터 A 씨 집에서 몇 시간씩 큰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습니다.

[A 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오후 시간 3~4시간 연속으로 너무 다투는 소리가 들리고 소리 지르는 소리가 들려서 그냥 귀를 막아버렸었거든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부부싸움은 아니고 신랑은 없었더라고요."]

숨진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관계자도 "첫 학대 신고 이전에 다른 아이들보다 확연히 자주 볼이나 이마 등이 멍든 채 어린이집에 왔었다"라고 KBS에 밝혔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어린이집과 병원 등에서 3차례나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사건을 종결한 양천경찰서에 대해 감찰을 진행 중입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 박세준/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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