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반복되는 아동 학대 참극, 법 강화·전담 인력 보강해야

입력 2020.11.12 (07:44) 수정 2020.11.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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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태어난 지 16개월 만에 세상을 등진 영아 사망 사건은 결국 아동학대로 인한 참극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숨진 B양의 사인을 정밀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 사인이라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경찰은 부검결과를 토대로 가해자로 의심되는 영아의 엄마 A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을 적용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 비극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수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놓쳤다는 사실입니다. 숨진 B양은 올해 초 현재 부모에게 입양됐습니다. 이후 어린이집 관계자와 이웃 주민, 소아과 원장 등의 3차례 학대의심 신고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B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냈습니다. A씨는 친딸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이유로 B양을 입양했지만, 입양 한 달 후부터 학대 행위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B양이 숨지기 불과 열흘쯤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에 B양과 함께 출연해 행복한 모습을 연출까지 했습니다. 이 영상에도 B양의 이마에 멍 자국이 있었고 표정은 침울했지만 아무도 학대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A씨는 B양의 사망 당일에도 휴대전화로 B양을 촬영했습니다. A씨가 강압적으로 부르자 B양이 울먹이며 걸어오는 모습,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입에 물고만 있는 모습 등이 영상에 담겼습니다. 불과 몇 시간 뒤 B양이 숨졌는데 A씨는 이 영상을 자신의 무죄 알리바이를 만드는 데 활용했습니다.

이번 사건과 이른바 ‘라면 형제’ 사건 등 수 많은 아동학대 사건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우선 초동 대응이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의심스러운 상황이 있어도 부모가 부인하면 대부분 그냥 돌려보냅니다. 가해자와 피해 아동을 강제로 격리하는 법규를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동보호 전문기관과 경찰에 아동학대 전담 인력과 예산을 보강해야 합니다. 나라의 미래인 아이를 보호하고 잘 키우는 것은 가정은 물론 사회 국가 모두의 책임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아동학대 #참극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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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11-12 09: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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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태어난 지 16개월 만에 세상을 등진 영아 사망 사건은 결국 아동학대로 인한 참극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숨진 B양의 사인을 정밀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 사인이라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경찰은 부검결과를 토대로 가해자로 의심되는 영아의 엄마 A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을 적용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 비극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수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놓쳤다는 사실입니다. 숨진 B양은 올해 초 현재 부모에게 입양됐습니다. 이후 어린이집 관계자와 이웃 주민, 소아과 원장 등의 3차례 학대의심 신고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B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냈습니다. A씨는 친딸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이유로 B양을 입양했지만, 입양 한 달 후부터 학대 행위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B양이 숨지기 불과 열흘쯤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에 B양과 함께 출연해 행복한 모습을 연출까지 했습니다. 이 영상에도 B양의 이마에 멍 자국이 있었고 표정은 침울했지만 아무도 학대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A씨는 B양의 사망 당일에도 휴대전화로 B양을 촬영했습니다. A씨가 강압적으로 부르자 B양이 울먹이며 걸어오는 모습,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입에 물고만 있는 모습 등이 영상에 담겼습니다. 불과 몇 시간 뒤 B양이 숨졌는데 A씨는 이 영상을 자신의 무죄 알리바이를 만드는 데 활용했습니다.

이번 사건과 이른바 ‘라면 형제’ 사건 등 수 많은 아동학대 사건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우선 초동 대응이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의심스러운 상황이 있어도 부모가 부인하면 대부분 그냥 돌려보냅니다. 가해자와 피해 아동을 강제로 격리하는 법규를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동보호 전문기관과 경찰에 아동학대 전담 인력과 예산을 보강해야 합니다. 나라의 미래인 아이를 보호하고 잘 키우는 것은 가정은 물론 사회 국가 모두의 책임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아동학대 #참극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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