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市 공공앱 개발의 그늘…민간 개발자 생존 위기

입력 2020.11.12 (19:10) 수정 2020.11.12 (19: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스마트폰 배달앱 시장에 지방자치단체들까지 뛰어들면서, 예산 낭비와 민간 앱 시장 교란이 우려된다는 보도를 최근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민간 업체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배달앱입니다.

강원도 내 18개 시군 가운데, 춘천으로 배달시장을 특화해 지역 밀착성을 높이는 전략을 동원했습니다.

지금까지 지역 업체 400여 곳을 가맹점으로 모집했습니다.

이 앱을 기반으로 올해 초에 5억 원의 투자 약속을 받았습니다.

연 매출 1억 원에 불과한 영세기업으로선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한 거금이었습니다.

[황환성/민간 배달앱 운영자 : "어떤 희망도 생기고, 그동안에 7~8년 노력했던 게 어떤 '결실을 맺을 단계가 됐구나'라는 생각을 갖고 너무나 좋았었죠."]

하지만 물거품이 됐습니다.

강원도와 춘천시가 각각 무료 공공배달앱을 출시할 거란 소식에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했기 때문입니다.

'수수료 무료'에, '홍보비 지원'까지 공공기관의 공짜 공세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었습니다.

[황환성/민간배달앱 운영자 : "공공앱이라는 건 저한테는 또 다른 거대한 대기업이 될 수 있다."]

춘천시는 공공배달앱으로 인한 피해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영애/춘천시 사회적경제과장 : "내년 운영부터는 새로운 운영업체를 공모를 통해서 선정할 계획입니다. 지역 업체가 함께 협업해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에 대해서 검토해보겠습니다."]

뒤늦게나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는 하지만, 시장 경쟁의 규칙을 만들어야 할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접 뛰어들면서, 민간 자생력을 키울 기회마저 빼앗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졌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道·市 공공앱 개발의 그늘…민간 개발자 생존 위기
    • 입력 2020-11-12 19:10:38
    • 수정2020-11-12 19:17:14
    뉴스7(춘천)
[앵커]

스마트폰 배달앱 시장에 지방자치단체들까지 뛰어들면서, 예산 낭비와 민간 앱 시장 교란이 우려된다는 보도를 최근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민간 업체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배달앱입니다.

강원도 내 18개 시군 가운데, 춘천으로 배달시장을 특화해 지역 밀착성을 높이는 전략을 동원했습니다.

지금까지 지역 업체 400여 곳을 가맹점으로 모집했습니다.

이 앱을 기반으로 올해 초에 5억 원의 투자 약속을 받았습니다.

연 매출 1억 원에 불과한 영세기업으로선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한 거금이었습니다.

[황환성/민간 배달앱 운영자 : "어떤 희망도 생기고, 그동안에 7~8년 노력했던 게 어떤 '결실을 맺을 단계가 됐구나'라는 생각을 갖고 너무나 좋았었죠."]

하지만 물거품이 됐습니다.

강원도와 춘천시가 각각 무료 공공배달앱을 출시할 거란 소식에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했기 때문입니다.

'수수료 무료'에, '홍보비 지원'까지 공공기관의 공짜 공세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었습니다.

[황환성/민간배달앱 운영자 : "공공앱이라는 건 저한테는 또 다른 거대한 대기업이 될 수 있다."]

춘천시는 공공배달앱으로 인한 피해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영애/춘천시 사회적경제과장 : "내년 운영부터는 새로운 운영업체를 공모를 통해서 선정할 계획입니다. 지역 업체가 함께 협업해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에 대해서 검토해보겠습니다."]

뒤늦게나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는 하지만, 시장 경쟁의 규칙을 만들어야 할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접 뛰어들면서, 민간 자생력을 키울 기회마저 빼앗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졌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춘천-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