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산재에도…“원청 처벌하기도, 책임 인정받기도 어려워”

입력 2020.11.14 (07:24) 수정 2020.11.14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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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시키자는 이른바 '전태일 3법'.

이 가운데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에 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탔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이고, 왜 입법요구가 거센 건지, 허효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황화수소 누출 사고.

포스코 기술연구원이 폐수 처리를 맡기면서 위험성분이 있다는 사실은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포스코는 피해자들의 고용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직원 2명만 집행유예를 받았을 뿐, 법인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 사고도 마찬가집니다.

희생자들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 원청인 삼성중공업은 역시 처벌을 피해갔습니다.

[박철희/산재 유족 : "조선소에서 가장 안전한 날은 무슨 날인지 아세요? 임원들이 그 현장을 방문하는 날이에요, 위험요소를 다 제거하니까. (처벌법이 있으면) 사고가 나지 않기 위해서 회사 측에서 많이 노력을 하겠죠."]

지난해 건설현장에서 동생을 잃은 김도현 씨는 다시 거리로, 또 국회로 나섭니다.

현장 노동자가 숨져도 기업은 책임지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김도현/산재 유족 : "사람이 죽어도 (기업이) 내는 벌금이 안전장치하는 것보다 싸게 먹히니까 노동자를 부품처럼 부리다가 버리는거죠."]

이를 바로잡자는 게 바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입니다.

사망사고가 났을 때, 원청기업과 대표자의 처벌을 강화한 게 골잡니다.

솜방망이 처벌을 막기위해 처벌의 하한선을 두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한 것도 법안의 주요 내용입니다.

경영계는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거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국민 10명 중 6명은 법 제정에 공감한다는 여론조사도 있습니다.

일하다 죽지 않는 노동환경을 어떻게 만들지, 이제 국회가 답할 차롑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영상편집:권혜미/그래픽:이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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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산재에도…“원청 처벌하기도, 책임 인정받기도 어려워”
    • 입력 2020-11-14 07:24:05
    • 수정2020-11-14 07: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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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시키자는 이른바 '전태일 3법'.

이 가운데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에 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탔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이고, 왜 입법요구가 거센 건지, 허효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황화수소 누출 사고.

포스코 기술연구원이 폐수 처리를 맡기면서 위험성분이 있다는 사실은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포스코는 피해자들의 고용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직원 2명만 집행유예를 받았을 뿐, 법인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 사고도 마찬가집니다.

희생자들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 원청인 삼성중공업은 역시 처벌을 피해갔습니다.

[박철희/산재 유족 : "조선소에서 가장 안전한 날은 무슨 날인지 아세요? 임원들이 그 현장을 방문하는 날이에요, 위험요소를 다 제거하니까. (처벌법이 있으면) 사고가 나지 않기 위해서 회사 측에서 많이 노력을 하겠죠."]

지난해 건설현장에서 동생을 잃은 김도현 씨는 다시 거리로, 또 국회로 나섭니다.

현장 노동자가 숨져도 기업은 책임지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김도현/산재 유족 : "사람이 죽어도 (기업이) 내는 벌금이 안전장치하는 것보다 싸게 먹히니까 노동자를 부품처럼 부리다가 버리는거죠."]

이를 바로잡자는 게 바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입니다.

사망사고가 났을 때, 원청기업과 대표자의 처벌을 강화한 게 골잡니다.

솜방망이 처벌을 막기위해 처벌의 하한선을 두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한 것도 법안의 주요 내용입니다.

경영계는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거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국민 10명 중 6명은 법 제정에 공감한다는 여론조사도 있습니다.

일하다 죽지 않는 노동환경을 어떻게 만들지, 이제 국회가 답할 차롑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영상편집:권혜미/그래픽:이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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