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주고 세금은 안 내고…‘부모찬스’ 편법증여 85명 세무조사

입력 2020.11.17 (21:38) 수정 2020.11.1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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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식에게 아파트는 사주고 싶고, 세금은 안 냈으면 좋겠고...

이런 잘못된 자녀사랑하다가 80여 명이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비싼 아파트 분양권 사서 자녀에게 싸게 주거나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식으로 집값을 대준 겁니다.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모 찬스를 이용해 고가 주택을 사들인 2,30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부모 찬스'로 이번에 새로 적발된 사람은 85명입니다.

어머니 회사 직원이던 30대 A 씨.

부산 인기 지역에 고가 아파트 분양권을 샀습니다.

분양권을 사는 돈은 물론 남은 분양대금까지 어머니가 대신 내줘 편법 증여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다운 계약서'도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또 다른 어머니는 3억여 원의 웃돈이 붙은 아파트 분양권을 천여만 원만 받고 아들에게 넘겼습니다.

어머니는 양도소득세를, 아들은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게 국세청의 판단입니다.

[세무사/음성변조 : "(부모와 자녀 거래는) 저가 양도 자체를 증여로 봐요. 남한테 팔면 10억이에요. 근데 자녀한테 팔면 2억 받고 파는 거예요. 차이가 8억이 나잖아요. 이 8억 자체를 증여로 봐요."]

빚을 대신 갚아주는 방식도 사용됐습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30대 B 씨는 수십억 원을 주고 건물을 샀습니다.

이 과정에서 빌린 돈이 근저당 설정된 것만 수억 원.

원금과 이자는 모두 어머니가 갚아줬습니다.

자금조달계획서에는 아버지에게 수억 원을 빌려 아파트를 산다고 해 놓고, 실제로는 증여받은 20대도 적발됐습니다.

편법증여 혐의자들을 유형별로 보면 분양권을 이용한 게 46명, 빚을 이용한 게 39명입니다.

[김태호/국세청 자산과세국장 : "금융거래내역을 집중 검토하여 거래 금액의 적정 여부와 실제 차입 여부를 면밀하게 검증할 계획입니다."]

올해부터 분양권 거래는 물론 근저당권 자료까지 전산화돼 기존 과세정보와 연계한 정밀 분석이 가능해진 덕입니다.

국세청은 빅데이터 분석까지 더해 편법 증여에 대한 정밀 추적 조사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신승기/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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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사주고 세금은 안 내고…‘부모찬스’ 편법증여 85명 세무조사
    • 입력 2020-11-17 21:38:06
    • 수정2020-11-17 22:04:30
    뉴스 9
[앵커]

자식에게 아파트는 사주고 싶고, 세금은 안 냈으면 좋겠고...

이런 잘못된 자녀사랑하다가 80여 명이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비싼 아파트 분양권 사서 자녀에게 싸게 주거나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식으로 집값을 대준 겁니다.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모 찬스를 이용해 고가 주택을 사들인 2,30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부모 찬스'로 이번에 새로 적발된 사람은 85명입니다.

어머니 회사 직원이던 30대 A 씨.

부산 인기 지역에 고가 아파트 분양권을 샀습니다.

분양권을 사는 돈은 물론 남은 분양대금까지 어머니가 대신 내줘 편법 증여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다운 계약서'도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또 다른 어머니는 3억여 원의 웃돈이 붙은 아파트 분양권을 천여만 원만 받고 아들에게 넘겼습니다.

어머니는 양도소득세를, 아들은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게 국세청의 판단입니다.

[세무사/음성변조 : "(부모와 자녀 거래는) 저가 양도 자체를 증여로 봐요. 남한테 팔면 10억이에요. 근데 자녀한테 팔면 2억 받고 파는 거예요. 차이가 8억이 나잖아요. 이 8억 자체를 증여로 봐요."]

빚을 대신 갚아주는 방식도 사용됐습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30대 B 씨는 수십억 원을 주고 건물을 샀습니다.

이 과정에서 빌린 돈이 근저당 설정된 것만 수억 원.

원금과 이자는 모두 어머니가 갚아줬습니다.

자금조달계획서에는 아버지에게 수억 원을 빌려 아파트를 산다고 해 놓고, 실제로는 증여받은 20대도 적발됐습니다.

편법증여 혐의자들을 유형별로 보면 분양권을 이용한 게 46명, 빚을 이용한 게 39명입니다.

[김태호/국세청 자산과세국장 : "금융거래내역을 집중 검토하여 거래 금액의 적정 여부와 실제 차입 여부를 면밀하게 검증할 계획입니다."]

올해부터 분양권 거래는 물론 근저당권 자료까지 전산화돼 기존 과세정보와 연계한 정밀 분석이 가능해진 덕입니다.

국세청은 빅데이터 분석까지 더해 편법 증여에 대한 정밀 추적 조사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신승기/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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