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전 물 도둑’ 잡고 보니 현직 군의원 가족회사

입력 2020.11.18 (08:24) 수정 2020.11.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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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성의 한 건설업체가 소화전을 통해 수돗물을 훔쳐 쓴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의성군은 이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이 업체, 현직 군의원의 가족회사였습니다.

최보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의성군의 한 건설업체.

창고 바닥에 시멘트로 땜질한 흔적이 보입니다.

지난 8월만 하더라도 소화전이 있던 곳으로 한 건설업체가 물을 몰래 빼내 쓰다 적발돼 폐쇄된 겁니다.

[건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직원도 내용을 잘 몰랐던 거지, 저걸 쓰면 안 된다는 거를. 솔직히 영 안 쓴 거는 아닌데 한두 번…."]

상수도 유량 그래프가 비정상적으로 변하자 해당 업무를 수탁한 수자원 공사가 잠복까지 하면서 추적, 적발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 "별다른 누수 사고나 복구가 없는 상황에서 (유량 그래프가) 급격하게 증가했다가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돼서 부정 사용을 의심했습니다."]

이 업체가 무단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돗물은 지난 5월부터 넉 달간 330여 톤.

의성군은 소화전만 폐쇄한 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재조사에 나섰습니다.

[김종범/의성군 상하수도사업소장 : "유량계가 많은 면적을 소화하다 보니까 추정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과태료 등을 부과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해당 업체 대표는 현역 군의원의 여동생인 A씨, 2년 전 지방선거 직후 대표 명의가 군의원에서 A씨로 바뀌었습니다.

문제의 소화전은 자치단체의 관리 대상에서도 빠져 있어 또다른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의성군은 해당 업체가 수돗물을 무단으로 사용한 적이 더 있는지 뒤늦게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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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화전 물 도둑’ 잡고 보니 현직 군의원 가족회사
    • 입력 2020-11-18 08:24:56
    • 수정2020-11-18 09:11:39
    뉴스광장(대구)
[앵커]

의성의 한 건설업체가 소화전을 통해 수돗물을 훔쳐 쓴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의성군은 이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이 업체, 현직 군의원의 가족회사였습니다.

최보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의성군의 한 건설업체.

창고 바닥에 시멘트로 땜질한 흔적이 보입니다.

지난 8월만 하더라도 소화전이 있던 곳으로 한 건설업체가 물을 몰래 빼내 쓰다 적발돼 폐쇄된 겁니다.

[건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직원도 내용을 잘 몰랐던 거지, 저걸 쓰면 안 된다는 거를. 솔직히 영 안 쓴 거는 아닌데 한두 번…."]

상수도 유량 그래프가 비정상적으로 변하자 해당 업무를 수탁한 수자원 공사가 잠복까지 하면서 추적, 적발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 "별다른 누수 사고나 복구가 없는 상황에서 (유량 그래프가) 급격하게 증가했다가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돼서 부정 사용을 의심했습니다."]

이 업체가 무단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돗물은 지난 5월부터 넉 달간 330여 톤.

의성군은 소화전만 폐쇄한 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재조사에 나섰습니다.

[김종범/의성군 상하수도사업소장 : "유량계가 많은 면적을 소화하다 보니까 추정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과태료 등을 부과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해당 업체 대표는 현역 군의원의 여동생인 A씨, 2년 전 지방선거 직후 대표 명의가 군의원에서 A씨로 바뀌었습니다.

문제의 소화전은 자치단체의 관리 대상에서도 빠져 있어 또다른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의성군은 해당 업체가 수돗물을 무단으로 사용한 적이 더 있는지 뒤늦게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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