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교육권’ vs ‘안전’…등교 둘러싼 학생들의 이유있는 반항

입력 2020.11.19 (10:52) 수정 2020.11.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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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랫동안 학교에 갈 수 없게 되자 이탈리아에서는 학생들이 학교에 가게 해달라며 시위에 나섰습니다.

반면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학교가 문을 열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지구촌인>에서 함께 보시죠.

[리포트]

쌀쌀해진 날씨에 털모자와 두꺼운 외투를 챙겨 입고 집을 나선 학생들.

도착한 곳은 굳게 닫힌 학교 밖 담장 아래, 익숙한 듯 접이식 책상과 의자를 펴고 원격 수업에 참여하는데요.

중학교 1학년인 12살 아니타 야코벨리는 따뜻한 집을 마다하고 굳이 야외에서 수업을 듣습니다.

정부의 학교 폐쇄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선데요.

지난 3월 초에도 봉쇄령이 내려져 한 학기 내내 학교에 가지 못했는데,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된 지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학교가 문을 닫게 되자 이 같은 이색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부터는 동참하는 친구들이 늘어나 거리의 책상 수도 꽤 늘었습니다.

[아니타 야코벨리/이탈리아 학생 : "학교와 관련된 모든 게 그리워요. 친구들과 함께 교실에 앉아 화면이 아닌 선생님의 눈을 보며 수업 듣던 거요."]

이탈리아 고등학생들도 학교 폐쇄 항의 시위에 가세했습니다.

수도 로마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학생 수십 명이 마치 수업을 듣는 것처럼 의자에 앉아 시위를 벌인 건데요,

법무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의원들의 가면을 쓰고 시위에 나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학생들은 정치권에 하루빨리 수업을 재개하고 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레오네 피바/이탈리아 고등학생 : "당장 내일 아침부터 교실로 돌아가게 해달란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이탈리아의 코로나 위기를 알고 있습니다. 다만 교육의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달라는 겁니다."]

프랑스에선 이탈리아와는 상반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학교 문을 여는 것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전국적인 봉쇄령에도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한다며 학교는 그대로 운영하기로 했는데요,

학생들은 학교에서 보건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학교로 돌아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줄/프랑스 고등학생 : "매우 좁은 교실에 갇혀 영어 수업을 듣자니 걱정이 됩니다. 식당 역시 작고 환기도 되지 않는데, 식사하는 동안 마스크까지 벗게 됩니다. 강력한 보건 수칙 마련을 요구합니다."]

영국에서는 봉쇄령 속에 학교 문을 연 데 대해 대학생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한 대학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해 기숙사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자 철장 안에 갇힌 동물 취급을 받고 있다며 항의에 나선 겁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등교를 둘러싼 논쟁, 이번엔 학생들이 직접 행동에 나섰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휴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마지막 제한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요,

학생들의 교육권과 안전 모두를 보장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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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19 10:52:06
    • 수정2020-11-19 11:01:31
    지구촌뉴스
[앵커]

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랫동안 학교에 갈 수 없게 되자 이탈리아에서는 학생들이 학교에 가게 해달라며 시위에 나섰습니다.

반면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학교가 문을 열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지구촌인>에서 함께 보시죠.

[리포트]

쌀쌀해진 날씨에 털모자와 두꺼운 외투를 챙겨 입고 집을 나선 학생들.

도착한 곳은 굳게 닫힌 학교 밖 담장 아래, 익숙한 듯 접이식 책상과 의자를 펴고 원격 수업에 참여하는데요.

중학교 1학년인 12살 아니타 야코벨리는 따뜻한 집을 마다하고 굳이 야외에서 수업을 듣습니다.

정부의 학교 폐쇄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선데요.

지난 3월 초에도 봉쇄령이 내려져 한 학기 내내 학교에 가지 못했는데,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된 지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학교가 문을 닫게 되자 이 같은 이색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부터는 동참하는 친구들이 늘어나 거리의 책상 수도 꽤 늘었습니다.

[아니타 야코벨리/이탈리아 학생 : "학교와 관련된 모든 게 그리워요. 친구들과 함께 교실에 앉아 화면이 아닌 선생님의 눈을 보며 수업 듣던 거요."]

이탈리아 고등학생들도 학교 폐쇄 항의 시위에 가세했습니다.

수도 로마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학생 수십 명이 마치 수업을 듣는 것처럼 의자에 앉아 시위를 벌인 건데요,

법무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의원들의 가면을 쓰고 시위에 나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학생들은 정치권에 하루빨리 수업을 재개하고 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레오네 피바/이탈리아 고등학생 : "당장 내일 아침부터 교실로 돌아가게 해달란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이탈리아의 코로나 위기를 알고 있습니다. 다만 교육의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달라는 겁니다."]

프랑스에선 이탈리아와는 상반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학교 문을 여는 것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전국적인 봉쇄령에도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한다며 학교는 그대로 운영하기로 했는데요,

학생들은 학교에서 보건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학교로 돌아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줄/프랑스 고등학생 : "매우 좁은 교실에 갇혀 영어 수업을 듣자니 걱정이 됩니다. 식당 역시 작고 환기도 되지 않는데, 식사하는 동안 마스크까지 벗게 됩니다. 강력한 보건 수칙 마련을 요구합니다."]

영국에서는 봉쇄령 속에 학교 문을 연 데 대해 대학생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한 대학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해 기숙사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자 철장 안에 갇힌 동물 취급을 받고 있다며 항의에 나선 겁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등교를 둘러싼 논쟁, 이번엔 학생들이 직접 행동에 나섰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휴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마지막 제한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요,

학생들의 교육권과 안전 모두를 보장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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